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56)
제255화. 이건 아니야! (2)
아주 일순이었지만 분명했다.
연한 단발에 19살이나 20살 정도로 보이는 얼굴.
자신의 옆을 스쳐지나간 건 자신이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이건이 알 만한 사람이었다.
‘연우.’
분명 이건이 옛날에 함께 했던 가족으로, 이건 대신 괴수한테 잡아 먹혔다는 그 사람이었다.
‘분명 의 군주 짓이라고 했던가.’
뭐 죽인 건 시간이고, 그 육신을 먹은 쪽은 함께 있었다던 인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결국 이건도 연우의 시신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건질 것이라고는 이 먹고 떨어트린 작은 뼛조각 정도였다고.
그 일부가 천공의 단죄가 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아무튼 24년전에 죽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하지만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휴고는 깜짝 놀랐다.
‘사라졌다.’
잔영 같은 게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잔영까지도 완전히 사라졌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아아악!!! 신궁! 나 좀 살려줘!]“?!”
휴고를 쫓아오던 괴물들이 양웨이를 쫓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양웨이를 보고 섬뜩하게 웃고 있었다.
[가장 격이 낮은 천민 노비다. 천민 노비야!]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의 문양이 그 증거로다!] [하하하!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몰라도 저런 놈은 1,000년 만이로구나!] [난 눈부터 뽑을래] [난 손톱부터 뽑는다] [귀한 놈이다! 귀하게 모셔라!]아니 귀하게 모시라는 놈들이 눈하고 손톱을 뽑아?
“야이씨, 여기는 도대체 어디길래 이 지랄이야!”
그러자 휴고의 뒤로 쏙 숨은 양웨이가 엉엉 울부짖었다.
[타르타로스야!]“타…뭐?”
[고문계라고 불리는 신계의 지옥층 중 하나!]그 말에 휴고가 얼어붙었다.
물론 고문계라는 말을 들어도 솔직히 무슨 장소인지 모른다.
성신에게 물어봐도 ‘네가 신계에 말해주면 알아듣기는 하겠느냐?’하고 코웃음을 쳐서 그냥 묻기를 관뒀던 것이다.
하지만 아는게 없어도 이거 하나는 확실했다.
“야씨, 너 찾는 거잖아. 어서 가!”
[아악!!!]잡히면 자신도 고문당해 죽으리라.
그리고 휴고가 내치자, 양웨이가 어떻게 우리 사이에 그럴 수 있느냐며 다리를 붙잡았다.
[이러기야? 너 엄청 강하잖아! 우리 20년 간 뜨거운 우정을 나눈 사이잖아! 이건보다 나하고 더 친했잖아!]“너랑은 쓰레기를 나눈 기억도 없는데.”
[제발! 나 이 목걸이 때문에 성물도 쓸 수 없단 말이야!]휴고는 양웨이의 목에 걸린 검은 초커를 보았다.
잘 모르겠지만, 거기 새겨진 붉은색 글씨가 양웨이의 현재 신분을 가리키는 듯했다.
[간만에 들어온 죄수용 장난감 노비로다] [신계가 어쩐 일이더냐. 이런 귀한 놈을 내려주다니!] [도대체 얼만한 죄를 지었길래! 하하하!]그 말에 휴고는 슬쩍 양웨이의 목줄을 보았다.
물론 저 쵸커의 의미는 알았다.
‘신중에서도 노비계급 신.’
그리고 양웨이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노비신중에서도 제일 굴려지는 천민.
그래서 물었다.
“그 사이에 또 무슨 죄를 저질렀니? 그러게 그냥 얌전히 건이 옆에 붙어있지.”
[뭐래! 그 이건 놈이 날 이렇게 만든 거거든!]“뭐?”
[우리 성신을 5,997억 달란트에 낙찰하고 그 빚을 나한테 넘겼다고!]휴고는 질겁했다.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들어도 훤했다.
아니 그 전에.
‘5,997억 달란트??’
“너 그거 갚을 수는 있냐?”
[있겠냐!!! 아무튼 주머니에 너 뭐 숨기고 있어!]비록 노비가 되긴 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인간의 영혼이 요물화가 된 양웨이였다.
인간일 때보다 훨씬 힘에 민감했다.
그래서일까.
“어, 야!”
양웨이는 재빨리 휴고의 주머니에서 수첩을 빼내갔다.
검은 수첩에 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내용물을 보던 양웨이가 기겁했다.
이건의 자필로, 20년 전 기록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이거 옛날에 쓰던 이건의 아이디어 노트 아니야?]“어. 아는 SS급 감정사가 20년간 가지고 있던 건데, 건이가 다시 받으니까 메모리형 성물로 진화했다더라. 그래서 지금은 설계노트로 쓰는 모양이던데.”
양웨이는 이를 갈았다.
‘젠장, 이 노트를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그 감정사가 가지고 있었나.’
아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 미친 놈, 그 사이 또 무슨 설계도를 만들어 놓은 거야…!’
극히 일부였지만, 내용물을 훑어보는 양웨이의 손이 떨렸다.
타고난 장사꾼인 그는 이 설계도의 가치를 금방 깨달았다.
<유려한 자격을 갖춘 자는 을, 자격을 갖추지 못해도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자는 을…>
양웨이는 침을 삼켰다.
뭐, 휴고가 보기엔 망상을 적어놓은 걸로 밖에 안보이겠지만.
‘이 미친 새끼, 이런 걸 설계하고 있었어?’
인간은 성신에게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성물과 스킬은 성신의 마력이 없으면 절대 쓸 수 없으니까.
그리고 미지문명의 존재가 있는 한, 그리고 위협이 존재 하는 한 인간은 황도12성신에게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물론 이건의 지금 행보를 보면 이런 걸 만들 이유도 없었다.
이건이 황도12신좌를 전부 합병하고, 유일신이 된다면 본인이 인류를 이끌면 그만이니까.
즉.
‘그 새끼. 만약 자신이 잘못되었을 때의 일도 대비하고 있는 거야.’
가만히 있다가 악마의 탑에서 배신 당해본 이건이었다.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몇 가지를 준비해두는 것이리라.
‘아무튼 이것도 저것도, 전부 미친 설계도들이다.’
마갈좌의 설계도가 비싸게 거래됐던 만큼, 양웨이는 설계도를 읽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이건이 수첩에는 무기뿐 아니라, 건물, 다양한 것들의 제작도가 있었다.
심지어 수준이 높다.
쉽게 말하면 이걸 다 만들어내면 인류도 신도 300년은 기술적 불편함을 겪지 않을 정도?
‘천재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양웨이는 새삼 자신의 성신이 왜 그렇게 죽은 이건의 성물을 악착같이 모아오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동시에 그때 성신이 중얼거렸던 말도.
‘이상하다. 역시 그 창조일족이랑 같은 마력을 띄는 것 같은데 말이야.’
13개의 권좌를 만든 제작일족들 말이다.
사실 모든 신들은 군세를 꾸리고 공물을 받을 수 있지만, 그건 단순히 병력을 모으는 것이었다.
즉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성도를 꾸려서 경험치로 성장할 수 있는 신좌는 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였고, 때문에 는 우주의 보물 취급을 받는 듯했다.
아니, 비단 뿐이 아닐 것이다.
‘지금은 모든 성신급들이 가지게 되었다는 도 전부 그 창조일족의 제작품이라 했다.’
그래서 그 창조일족이 만든 물건은 모든 게 특별 취급을 받는다고 했다.
쉽게 말하자면 각 시대를 바꾸는 건 천재들이 만든 발명품이듯이, 그 창조일족이 만든 물건도 같다는 것이었다.
신들이 탐낼 수밖에 없는 천재 제작꾼들인 것이다.
그리고 아까, 노비가 된 자신의 성신이 내뱉은 진실로 미루어볼 때….
‘확실해. 이건 놈. 그 창조일족의 피가 흐르는 거야.’
동시에 이건이 의 원주인일 가능성이 있다.
‘뭐 뱀주인좌는 원래도 황도 13궁의 대장이라 들었다만.’
아무튼 그래서 양웨이는 아까운 것이었다.
‘이건 이 새끼. 이만한 걸 또 인류에게 뿌릴 것 아냐!’
자기 이득을 못 챙기는 놈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준으로 이놈은 너무 장사를 몰랐다!
‘이걸 신들에게 팔면 엄청난 돈이 될 텐데!’
아니 신이 대수냐.
이만한 물건이면 신계 자체가 사려고 달려들지도 몰랐다.
그럼 자신의 빚 5,997억 따위야, 단숨에 청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노예도 벗어날 수 있어!’
아니 그뿐이 아니었다.
‘설계도를 떠나서 이미 이 수첩만으로도 상당한 기능이 있는 성물이다!’
그렇게 양웨이는 희망에 찬 눈을 번득인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이건 기회다. 훔쳐야해. 신계에 팔아서 노예를 벗어나야 해.’
하지만 그걸 두고 볼 휴고도 아니었다.
“야. 그거 내놔.”
[……!?]“너 생각하는 거 다 보이거든? 빨리 내놔.”
휴고가 다급히 수첩을 빼앗아가려고 했다.
“새끼가 요물이 되더니 스피드만 빨라져서! 놔!”
그러나 노비로 살 수 없었던 양웨이는 필사적이었다.
[싫어! 안 놔! 니 새끼는 이게 얼만한 가치가 있는 지도 모르지!]“나도 알거든! 안 내놔?”
[알긴 뭘 알아! 아는 놈이 이걸 그냥 냅둔단 말이야?]휴고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손을 뻗었다.
그리고 휴고가 수첩을 낚아채는 순간!
[고오오오!]신들의 습격에 이건의 설계도가 날아가 버렸다.
“?!”
결국 수첩은 어두운 강가에 떨어졌다.
그리고 강에 빠진 수첩을 낼름한 건 다름 아닌 강의 신!
“아악!! 저 삼지창 할배가!”
새하얗게 질린 휴고가 재빨리 활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마력의 화살이 날아갔지만, 강의 신은 대수롭지 않게 강 속으로 들어갔다.
결국 수첩을 도난당한 휴고가 팔과 바지를 걷었다.
“강으로 가면 못 쫓을 줄 알아?!”
이에 양웨이가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이 바보야! 그 강은 삼도천이야! 망각의 강이라고! 빠지면 바로 아웃이야!]“뭐?!”
결국 당황하던 휴고가 양웨이를 돼지 잡듯 번쩍 들었다.
양웨이는 까무러쳤다.
[야! 무슨 짓이야!]“걱정 마. 금방 꺼내줄게.”
휴고가 손짓하자 양웨이의 다리에 붉은 올가미가 채워졌다.
그리고 이 스킬은 원래 신궁좌 전용 트랩 스킬로, 사냥감을 유인할 때만 쓰는 스킬이었지만 알게 뭐람.
“자! 잡고 있을 테니 건이 수첩을 향해 헤엄쳐라 양돼지!”
[뭐?!]“왜? 건이 설계도 팔아야지? 다른 신한테 뺏길 거야?”
[아니! 야!]“수첩에 추적 스킬 걸었으니 손만 뻗어!”
마침내 휴고가 양웨이를 강으로 내 던졌다.
하지만 그때였다.
“커헉?!”
바닥에서 나온 뭔가에 휴고도 강에 빠지고 말았다.
풍덩!
망각의 강으로 끌려간 휴고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다.
강바닥에서 손을 뻗고 있는 수 많은 손들 때문이었다.
마치 자갈처럼 쫙 깔린 손이 강에 빠진 휴고와 양웨이를 노렸다.
[귀한 천민 노비로다] [또 한 놈은 인간이군, 하지만 신격을 띄고 있다] [권속신인가?] [뭐, 힘의 따라 기억이 지워지는 속도는 다르다만, 어떤 강한 신도 이곳에서는 30초를 못 견딘다] [맞도다. 이놈을 이곳의 지배자에게 넘기자] [그럼 우리의 형도 줄어들 것이다]다리를 붙잡힌 휴고는 이를 갈았다.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추적 스킬 덕에 양웨이가 수첩을 물고 튄 강의 신에게 달라 붙어있었다.
[으어, 난 누구지. 하지만 수첩, 수첩은 잡아야 해]누가 욕심쟁이 아니랄까봐 기억은 지워졌으면서, 수첩은 악착같이 붙잡았다.
이에 휴고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러자 늘어나 있던 올가미의 줄이 줄어들면서 양웨이가 끌려왔다.
끌려온 양웨이에게 수첩을 뺏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수첩을 빼앗긴 강의 신이 미친 듯이 쫓아왔지만 휴고가 화살을 날렸다.
쾅!!
휴고의 화살에 강의 신이 먼저 나가떨어지고.
바로 이어 수백의 손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을 최대출력으로 사용합니다]파앙!!!
이번엔 화력이 상당했다.
강 전체가 폭발하면서, 아예 삼도천의 강이 날아가버렸다.
강 아래에 있던 노비신들의 손까지 한꺼번에였다.
[경험치가 대폭오릅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자격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의 이름을 얻었습니다. 전투권속신의 길을 알게 됩니다]괴수들을 처리할 때보다도 훨씬 성장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휴고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 급히 강 위로 헤엄쳤다.
‘아직 안 늦었다. 기억은 안 지워졌어.’
그런데 그때였다.
“……!”
뭔가가 휴고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
자신이 파괴한 강 밑에, 뭔가가 있었던 것이다.
상대는 노비신이 아니었다.
[내 노비들을 전부 죽이다니. 여기 쓸 만한 권속신 급이 있구나]“……?!”
[네놈은 특별히 이 몸의 종으로 삼아주마]휴고는 아차 싶었다.
상대는 아마 이곳을 관리하는 신이리라.
[모든 기억이 지워집니다]그와 동시에 휴고의 몸에서도 마력이 사라졌다. 기억을 잃으면 신앙심도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번쩍!
휴고의 앞에 웬 여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여자가 눈을 번득이자, 휴고를 노리던 존재가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동시에 섬광이 터지고, 휴고의 시야도 함께 바뀌었다.
눈을 뜨자 강 밖이었다.
“콜록, 콜록.”
곧 여자가 휴고의 머리를 톡 건드리자 그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래서 휴고는 눈앞에 있는 여자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연우.’
그리고 그때였다.
[택수야, 내 말 들리냐]“!”
하늘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휴고가 화들짝 놀랐다.
물론 이건이 이 세계에 온 건 아니었다. 들리는 건 목소리 뿐.
하지만.
‘건이가 구하러 왔다.’
동시에 휴고는 급히 연우를 보았다.
‘이 사실을 건이한테 알려줘야 하는데.’
하지만 그때였다.
고개를 젓는 여자가 뭔가를 중얼거렸다.
[뱀주인께 꼭 전해주세요]그 목소리에 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평소 자신에게 들리던 여자 목소리랑 같아서였다.
하지만 더 놀랄만한 건 그게 아니었다.
뭘 전해달라는 건가 싶을 그때, 휴고 앞에 빛나는 물건이 나타났다.
의자.
뱀주인좌의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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