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04)
제303화. 생명 4단계 (2)
‘아, 이게 죽었다는 거구나.’
사내는 솔직히 무서웠다.
그는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비유하자면 마치 미생물의 세계라고 해야 할까.
마치 자신이 먼지보다, 분자보다 더 작은 존재가 되어, 형체도 모를 세상을 영구히 떠돌게 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최후엔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게 될 것 같은.
그래서 무서웠다.
‘아, 어릴 땐 사람이 죽으면 사신이 마중 올까봐 진짜 무서워했는데.’
그런데 차라리 사신이 마중 나오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
그만큼 그저 느껴지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까마득한 어둠의 세계.
몸에서는 감각도 기억도, 모든 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사내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있었다.
다름 아닌 괴수와 싸우던 여자였다.
‘아, 제발 살아있으면 좋겠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대피소를 지키는 그녀를 위해, 그녀에게 날아오는 공격에 맨몸을 날리긴 했지만, 그 뒤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생사를 알기 위해 다급히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쿠웅!!
그는 갑자기 거대한 돌풍에 휩쓸려갔다.
‘컥!’
그리고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새까만 어둠의 공간.
사내는 몸이 오싹해졌다.
‘제, 젠장. 저건 뭐야…!’
마치 마굴(魔窟)이라 해야 할까.
정체 모를 빛들이 그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정체모를 빛들은 모두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싫어했다.
실제로 저 안에 들어가면 두 번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그는 깨달았다. 그리고 절망했다.
‘젠장, 이제 끝이구나.’
무서웠다.
이미 감각도, 통각도 사라져가는 몸이지만 영혼까지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엔 그 마굴 속으로 끌려가던 그 순간!
[돌아와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이 차가운 세계에서 유일하게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이끌리듯, 사내는 강제로 어디론가 끌려가기 시작했다.
누구의 힘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도망가려고 하면, 왠지 그 목소리에게 뒤지게 맞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치 머리채를 쥐어 잡히듯 아찔하게 맞아가며 끌려가길 수차례!
“커헉!!”
사내는 마침내 물속에서 꺼내진 사람처럼 숨을 토해냈다.
“헉, 허억…!”
시야가 흐려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아른 거렸다.
그리고 그게 방송용 카메라며, 기자들이라는 걸 파악했을 때.
사내는 왠지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안도할 사이도 없이 그는 고막이 터질 뻔했다.
“꺄아아악!!”
“아아악!!!”
“세, 세상에 죽은 사람이 되살아났어!!!”
“……????”
그랬다.
벤자민 고트.
그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 * *
기자들은 지금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세, 세상에…!”
“주, 죽은 사람이 다시 일어났어?!”
그랬다.
그들은 지금 있을 수 없는 일에 충격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을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이건!
“이건 님이 사람을 되살렸어?!”
때문에 흰 천을 들고 왔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카메라를 든 사람들과 성도들은 창백한 얼굴로 고트에게 몰려왔다.
“고, 고트 님? 정말 고트 님이십니까?”
“괜찮으세요? 말할 수 있으십니까?”
“사후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죠?!”
“세상에, 분명 심정지한 거 확인했는데…!”
유하도 살아난 고트를 보고 놀란 듯 했다.
그러나 정작 막 눈을 뜬 고트는 어리둥절해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커헉!!”
“고트 님!!!”
“아, 아악! 배가! 어깨가! 다리가아!! 의, 의사 좀!”
고트의 절규에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아 좀, 엄살 좀 부리지마라 새끼야.”
“커헉!!!”
시끄럽다는 걸까. 고트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이건이 혀를 차며 고트의 머리를 찰싹 내리쳤다.
그래봐야 꼬맹이의 손이었지만, 고트는 마치 괴수한테 후들겨 맞는 것 같은 착각에 피를 토했다.
그리고 그는 유하가 무사한 것에 안도하면서도 끙끙 거렸다.
“아, 아니 이건 님.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어떻게 된 거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거지 뭐.”
“예… 예?!”
“아, 근데 상처를 치유 안 하고 부활시키면 이 꼴이 된다는 걸 몰랐네. 고맙다. 참고하마.”
“차, 참고라니!”
그러나 고트는 곧 말문을 잇지 못했다.
“재, 재원 형님!”
그의 옆에 나란히 누워 있는 이재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재원은 자신과 달리 상태가 굉장히 심각했다.
자신은 이곳저곳이 상처 밭이긴 했지만 신체 훼손은 없었다.
하지만 에게 직접 공격당한 이재원은 달랐던 것이다.
그는 팔 한쪽이 없었고, 다리도 문드러지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도 거의 반이 뭉개져 얼굴의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거기에 배에는 구멍이 뚫려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볼 수 없을 수준.
때문에 고트는 창백해졌지만, 이건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동생들을 지키려 애썼다.’
그 시선과 함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이재원 성단장의 몸이!”
금녹빛과 함께 이재원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초재생]잘려나갔던 팔에는 뼈와 근육, 세포, 신경, 그리고 피부가 생겨났고 문드러진 다리도 복구되었다.
그리고 얼굴까지 깨끗하게 돌아와, 마치 자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단순한 망자.
이건은 다시 4단계의 스킬을 발동했다.
[돌아와라.]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금녹빛이 이재원의 몸에 스며들면서 고트 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그 알림과 함께 이재원의 몸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그때였다.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 이재원 성단장님!”
“…아.”
이재원이 숨을 몰아쉬듯, 숨을 토해냈다.
그 광경에 고트도, 유하도 입을 틀어막았다.
“재원 오빠…!”
이재원은 시끄러운 주변 환경에 어리둥절한 기색이었다.
아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자신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것이리라.
하지만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건일까.
“…이건 님?”
“미안하다, 좀 더 빨리 구하러가지 못해서.”
“……!!”
나름 처음 보는 이건의 따스한 눈빛이었다.
이재원은 그제야 자신에게 무슨 기적이 벌어졌는지 깨달은 듯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는 감격도 잠시, 그는 다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이건이 말했다.
“걱정 마. 유하랑 염소 놈이라면 거기 옆에 있으니. 성재도 지 아빠랑 있어.”
“……!”
둘을 확인한 이재원은 고개를 숙이며 깊이 안도했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도 동생들이 못내 걸렸던 것이리라.
하지만 그 광경에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
탄성이 터져 나온 건 한 순간이었다.
“이건 님이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
“세상에, 이게 말이 돼?!”
“뱀주인좌는 부활의 신좌였어!”
동시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 힘이 약화됩니다] [개인별로 스럽던 마음이 으로 합쳐지고 있습니다] [신앙심이 올라갑니다]경이로움과 믿음의 감정이 혼란을 단번에 휘어잡을 수 있듯, 전 세계를 둘러싼 의 힘도 약해졌다.
그건 이건을 둘러싼 힘 역시 마찬가지.
[몸에 적용된 의 힘이 둔화됩니다]그뿐이 아니었다.
이 진화한 덕분일까.
[ 4단계가 을 상태이상으로 분류. 혼란 상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상태이상 을 제거합니다]그와 함께 작은 꼬마였던 이건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 이건 님이!!”
이건의 몸에서 빛이 나면서 순식간에 이건의 몸이 커지기 시작했다.
섬광 때문에 몸은 잘 보이지 않지만, 작은 꼬마 옷이 찢어지자 성도들이 기겁했다.
“아! 이건 님 옷이!”
그리고 그럴 때, 어디에서 나타난 건지 슬라임이 이건의 몸을 휘감았다.
번쩍!
그리고 슬라임이 변신한 건 다름 아닌 정장.
[가 주인에게 3단계 로 옷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합니다] [개인적으로 핑크드레스가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합니다]이건은 대답대신 정장을 꼬집었다.
슬라임은 끼잉 아파 죽으려고 했다.
그리고 모두가 기겁하고 있는 그 상황.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기겁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바로 이었다.
금이 간 전광판 TV에는 틀림없이 이건과 되살아난 세 사람의 모습이 똑똑히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를 보는 휴고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록 금방 지나가긴 했지만, 이재원과 고트는 분명 죽어있었고 치유계 각성자들이 고개를 젓는 광경도 보았다.
하물며 하얀 천으로 두 사람을 덮으려는 광경까지.
그런데.
“부활했어….”
그리고 그럴 때였다.
죽은 부하들의 모습에 휴고가 폭주하려는 걸 눈치챘던 것일까.
[병신아, 괜찮으니까 폭주하지 마.]“……!!!”
들려오는 이건의 목소리에 금방이라도 폭주할 것 같은 마력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쿵!!!
“!”
휴고는 바로 경계하듯 바로 에게서 떨어졌다.
무시무시한 힘이 건물을 붕괴하고,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하늘로 치솟는 그 형상은 인간이 아닌, 군주의 형상일까.
전광판을 노려보는 은 흉악한 기운을 풍기면서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분노라기보다는, 멘탈이 날아간 걸로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친!! 이 4단계라고?!’
창백하게 질린 은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짓이겼다.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고작 치료하는 재주밖에 없는 으로 내 자식들을 죽여? 그리고 그걸 경험치 삼아 4단계?!’
이래서야 의 신으로 성장 시키려다가 괜히 자신이 쓸데없는 을 깨워버린 꼴이 아닌가!
“젠장! 의 신으로 각성시켜야 하는데! 따위가! 내 계획을 다 망쳐!”
이 대로면 굉장히 위험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과 이 각각 4단계.’
이제 정말 간발의 차이로 이건이 의 신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 중 하나가 먼저 레벨업 하면 다른 신격은 반드시 사라진다.’
둘 다 동시에 쓸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었다.
그러니 곤란한 것이다.
‘이 4단계가 되면 도 더 강하게 억제할 텐데!’
최종단계 직전인 4단계부터는 위력이 상당히 달라졌다.
그래서 이 힘을 발휘하기 애매한 단계인 3단계일 때 뚜껑을 열리게 해서 6단계 마신으로 진화 시켜야 했는데!
그런데!
‘이건 저 새끼는 미쳤어? 어떻게 자기 조카랑 자기가 키운 부하가 처참하게 죽은 꼴을 보고도 멘탈이 저리 멀쩡해?!’
미친 게 틀림없었다.
‘저건 사이코패스인가?’
하지만 그때였다.
쾅!!!
“!!!”
을 향해 살벌한 공격이 날아왔다.
은 눈에 핏발이 선 채 공격을 막아냈다.
거기엔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휴고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몹시 열받은 기색이었다. 의 계략을 눈치챈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건이를 죽음의 신으로 각성시켜서 뭘 할 생각인데?”
하지만 그때였다.
휴고를 본 의 눈빛이 바뀌었다.
절망했던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저거다.
신급을 죽이면 인과율이 어긋날까봐 죽이긴 싫었지만, 가까운 사람으로도 계획이 실패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제 단짝이 죽으면 죽음도 단번에 성장하겠지?
그 생각에 미친 이 기이하게 움직였다.
그 흉악한 살의에 휴고는 반사적으로 흠칫 물러섰다.
하지만 그때였다.
덥썩.
누군가가 을 붙잡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30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