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91)
제350화. 잡았다? (2)
이건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보았다.
‘세인트 가면이라니.’
사기를 치려면 제대로 쳐야지.
하물며 이런 금박에 깃털에. 조잡한 가면을 쓰고 자신을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
하지만 그때였다.
“컥…!”
연우에게 찔려 피를 토했던 지략성의 주인이 눈을 부릅떴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저 녀석은…!’
그녀의 시선은 연우에게 향해있었다.
가면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신들은 영혼의 기척으로 상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전과 아예 똑같지는 않지만, 낯이 익었던 것이다.
‘이 냄새는 분명 그 쌍둥이 뱀의….’
황도13궁의 뱀주인좌. 거기의 임시 성신을 맡고 있던 쌍둥이 뱀의 냄새였다.
그래서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그 뱀들은 주인이 죽고 처형 당한 게 아니었나?’
황도13궁의 수장인 의 성신은 원래 크레아토르인 아스란이었다.
하지만 아스란과 12명의 동료들이 미치는 바람에 그 권속신들이 처형시킨 사건이 있었다.
신계에서도 굉장히 큰 사건이었다.
그도 그럴게 무려 중 하나였던 이들의 파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때 처형당한 13명이 바로 축복의 신 크레아토르들이었으니까.
아무튼 크레아토르들은 그때 멸족.
아스란의 뒤를 이었던 쌍둥이 뱀은 악신의 술법을 썼다며 마찬가지로 처형당했다.
그런데 옛날에 처형당했을 뱀의 냄새가 왜 난단 말인가.
아니, 지금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뱀주인좌에 있던 권속신들이 문제지…!’
당시 권속신들의 질로는 신계 탑을 찍었던 뱀주인좌였다.
물론 뱀주인좌가 파멸하고 난 뒤엔 8대 세력의 대성신들이 신이 나서 훔쳐갔지만 말이다.
지금도 각자의 세력에서 중요한 노예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 쌍둥이 뱀은 임시라고 해도, 뱀주인좌 소속의 인물이었다.
‘분명 그 노예들이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데…!’
뱀주인좌의 옛 권속신들이 괜히 헛생각을 품고 반항하거나, 탈출을 감행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럼 굉장히 곤란했다.
‘크레아토르 쪽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워낙에 사기였던 마법신 아스란은 그렇다 쳤다.
하지만 그와 함께 처형당한 다른 크레아토르들은 달랐다.
‘권속신에게 찬탈 당할 정도면, 보나마나 크레아토르 일족 자체가 별 볼일 없을게 분명한 거지.’
그러니 은 크레아토르를 찾는데 회의적이었지만, 뱀주인좌에게서 빼앗아온 권속신들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연우를 보며 눈썹을 치켜떴다.
“야. 지연우. 너 왜 여깄냐?”
이건의 말에 금박에 깃털에, 화려한(?) 축제 가면을 쓰고 있는 연우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지, 지연우라니요? 전 세인트 가면이라니까요? 연우가 아니에요.”
이건은 헛웃음을 흘렸다.
“내가 널 못 알아볼 것 같아?”
기겁한 연우는 더더욱 땀을 흘렸다.
“아, 아닌데요! 전 그, 연우 씨에게 부탁을 받고 온!! 세인-트 가면!!!”
“그 나이 먹고 뭐 하냐.”
그 말에 연우는 으앙 울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건은 혀를 찼다.
“아무튼 너 여기 왜 왔어. 지우 씨는? 아니 그보다 여긴 어떻게 온 거야?”
“아! 지우 씨는 내 분신이… 아니 아니 연우 씨가 잘 보고 있다네! 그보다 그대에게 전달해줄게 있어서 왔지!”
“아, 그래?”
이건은 여전히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연우는 주변을 살폈다.
“저기 근데, 뱀주인좌의 성신이시여.”
“뭐.”
연우는 누군가를 찾듯 이건의 주변을 살폈다.
“저기 혹시… 일행 분은? 같이 있는 분은 없는 건가?”
이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혼잔데.”
“유, 유하는? 듣자하니 그대를 따라갔다고… 들었….”
“유하야 자기 아빠랑 있지.”
그 말에 여러 의미(?)로 안도하며 숨을 내쉬던 연우가 아차 싶어 물었다.
“아! 그, 그럼 그 외에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
“그 외의 일행은 없어?”
이건은 얘가 도대체 왜 이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권속신이 전부지. 있긴 누가 더 있어. 다 지구에 있으라 했는데.”
그 확답에 연우는 굉장히 안도(?)했다.
“그럼, 이걸 받아라. 혹시나 해서 가져왔… 연우 씨가 보내주라 하더구나.”
“!”
연우는 이건이 지구에서 군주를 갈아 만들어놨던 무기들을 내밀었다.
“활은 안 들고 갔을 것 같아서.”
곧 연우가 매고 있던 라이플 케이스를 열자 이건은 몹시 좋아했다.
안에는 아직 조립되지 않은 활이 있었다. 원래는 택수를 데려온 후 줄 물건이었다.
“오. 이거면 택수도 싸울 수 있겠다.”
신격을 빼앗긴 탓도 있지만, 안 그래도 신계에서 빌빌대고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때였다.
“누구 마음대로.”
“!”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던 지략성의 주인이 귀신처럼 달려들었다.
괜히 지주신에 전투신은 아닌 듯, 그녀는 살벌한 눈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어차피 활은 근접전에서는 사용할 수도 없다.’
즉, 지주신의 방어까지 뚫고 들어온 저 정체모를 무기만 없애면 그만!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맹렬한 검이 연우가 들고 있던 도검을 먼저 날렸다.
챙!
“!”
연우는 흠칫 놀랐다.
동시에 이건의 신격을 뽑아갈 생각인 듯, 아테나가 거친 신위를 뿜어냈다.
콰지직!
이건은 때마침 아프로디테가 신위를 바닥까지 깎아놔서 권능을 쓸 수 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제 그 괴이한 무기는 없다.’
즉 이쪽의 승리!
[신격살 (神格殺) (5성)]“몸종으로 삼아주마.”
마침내 아테나가 신기를 뻗을 때였다.
이건이 귀찮다는 듯 주먹을 쥘 때였다.
푹!!
“커헉?!”
기세 좋게 달려오던 아테나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푸학!!
마치 짐승을 사냥하듯, 아테나의 등 뒤로 꽂힌 창 때문이었다.
“몸종? 뒤질려고.”
“?!”
유하였다.
심지어 멀었다. 아테나는 당혹스러운 듯 눈을 부릅떴다.
‘저 거리에서?!’
괜히 신궁좌 성인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닌 걸까.
유하는 몇백 미터 거리에서 창을 던진 것으로도 모자라 명중까지 시킨 것이다.
덕분에 이건과 연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정도면 이미 인간의 종족을 넘어선 듯했다.
하지만 곧 이건은 괴로워하는 여신을 보았다.
그리고.
“커헉!”
창을 뽑은 그는 그대로 그녀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미의 신이 떨어진 지면의 구멍으로 아테나를 집어 던졌다.
“꺄아악!!”
결국 아테나까지 대성신의 궁에서 구름 아래로 떨어지고, 이건이 떨어지는 여신을 향해 한 번 더 투척!
쾅!!!
“꺄아악!!”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신적에 기록이 새겨졌습니다]제대로 명중시킨 이건이 웃을 때, 유하가 숨을 헐떡이며 이건에게 다가왔다.
“삼촌, 안 더럽혀졌… 아니 아니, 무사하세요?”
그런데 그때였다.
“어?”
다가온 유하가 연우를 보고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연우…언ㄴ….”
“아, 아니야!!! 난 세인트 가면!! 연우란 사람 절대 아니야!”
“????”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그 광경에 이건이 혀를 차던 그때. 그는 돌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하야. 너 아빠는?”
“?!!”
아빠라는 말에 유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아차! 아빠 두고 왔다!!!”
“뭐, 뭐?”
“도청기에서 웬 여자들이 삼촌을 종으로 삼는다는 개소리가 들려서 그만!”
이, 이 녀석아. 아빠 운다.
* * *
그 무렵이었다.
“아아악!!”
혼자 남겨진 휴고는 비명을 질렀다.
그는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는 사내를 피해서 도망치고 있었다.
“야. 너 이리 안와?!”
“악! 오지 마!”
“빌어먹을 새끼가, 생쥐처럼 쫄래쫄래 도망이나 쳐가고!”
무표정한 얼굴에 짜증이 가득한 사내는 군신의 주인, 아레스였다.
그는 휴고 일행이 찾는 휴고의 신격을 일찌감치 지키고 있었다.
이건의 폭탄에 휘말리기 전에 지략성과 찬미의 주인과 함께 궁 내부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휴고의 신격을 되찾으러 온 유하가 사라진 지금.
“악!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무튼 딸아이야! 아빠를 버리고 가면 어떡하니!”
휴고는 생쥐처럼 아레스의 검을 피해 다니고 있었다.
사실 유하는 물론, 가족들에 대한 것도 아직 잘 떠오르지 않았다.
유하에 대한 건 갓난아이를 안았던 기억과 어린 유하를 데리고 다니던 단편적 기억 정도.
그래서 아빠를 버리고(?) 갈 정도로 이건이 소중하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었다.
물론 딸이 자신을 버리고 갔다고 하기엔, 아레스를 따돌리고 숨어 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뭔가에 놀란 유하가 잠시만 기다리며 사라지고, 자신도 그 후 아레스의 광역기에 발각 된 거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호구, 니 새끼 하나 때문에 올림포스가 지금 개판이 된 거잖아!!”
“!”
군신의 주인은 짜증난다는 듯 칼을 들어 올렸다.
“너만 아니었어도 그 미친 뱀신이 여기로 올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지.”
“아씨, 뭐래!! 그걸 따지려면 애초에 날 납치한 하데스한테 따져야…!”
“알게 뭐야! 잠자다가 끌려와서는, 귀찮아 죽겠네!! 그냥 죽어!”
아오!
여기 제 친구만큼 성질 괴팍한 놈이 또 있었다.
하지만 싸우고 싶어도 자신은 지금 무기도, 하물며 신격도 없는 평범한 인간인 상태였다.
‘젠장,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휴고는 자신이 하데스 궁에 갇혀 있을 때를 올렸다.
[뭐? 크레아토르가 살아있어?] [네. 대성신도 찾는 그들이요.]사실 하데스 궁에 헤르메스라는 전령의 주인이 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휴고는 아주 중요한 정보를 들었다.
그래서 휴고는 하데스 궁에서 기이한 편지를 남겨 날려 보냈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도 있고, 빨리 이곳에서 탈출을 해야 하는데….
‘빌어먹을, 그전에 내가 먼저 죽겠다!!!’
휴고는 비명을 지르며 군신의 주인의 검을 피했다.
하지만 내몰린 곳은 막다른 곳!
군신의 주인이 위험천만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쓸모도 없는 분신 놈. 그래도 특별히 신으로서 자비를 베풀어 다리만 자르는 걸로 끝내주지. 그래봐야 어차피 일주일 목숨이니까.”
마침내 검이 세워졌다.
결국 도망칠 곳도 사라진 휴고가 다급하게 외쳤다.
“기, 기다려!”
“허, 살려달라고 빌어도 소용없….”
“나 실은 뱀신이 아니라 작열사자리 주인의 성인이야!! 그래, 권속이라고! 작열사의 직속 부하!”
“뭐?”
군신의 주인은 상당히 놀란 듯, 드물게 검을 살짝 물렸다.
“아, 미안. 그러니까 네가 루이스의 권속이었다고?”
휴고는 됐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작열사 주인은 너희 친구잖아. 그러니까!!”
“와아, 네가 그 재수 없는 새끼의 종자였구나!”
“엥?”
“하하하하! 그럼 그냥 이 자리에서 바로 죽여야겠다!!!”
“아아아악!!!”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대검이 소환되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살벌해진 공격에 휴고는 목구멍에서 쌍욕이 터져 나올 뻔했다.
“죽어라!!! 그 재수 없는 작열사의 종자야!!!”
“아악!! 작열사 이 빌어먹을 성신 놈! 도대체 평소에 뭔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휴고는 이건이 임시로 준 칼을 휘둘렀지만, 군신의 주인의 힘에 밀려 종이짝처럼 날아갔다.
쾅!!
“크윽!”
역시 이곳은 성신들이 모래알 개수만큼 모인 천외천의 세계.
인간과 신의 차이는 컸다.
‘젠장. 역시 저기에 있는 신격을 되찾아오지 않는 이상은…!’
바로 그때였다.
푸학!!
“!!!”
광선처럼 날아온 창이 군신의 주인의 팔을 꿰뚫었다.
“크악!!”
군신의 주인이 비명을 지르자, 휴고는 밝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딸아이야, 돌아왔….”
그러나 그때였다.
군신의 주인을 공격한 장본인을 본 휴고의 표정이 볼만했다.
그도 그럴게 그곳엔 쌩뚱 맞게 긴 머리에 웬 가면을 쓴 여인이…
“괜찮은가!”
덕분에 휴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헤일리?”
그 말에 가면을 쓴 여인이 흠칫 놀랐다.
“헤, 헤일리라니!! 나는 블랙 스콜피온!! 사, 사람 잘못 봤다!”
“???”
아, 아니 저기요?
어딜 봐도 헤일리인데?
그리고 군주님은 여기 계시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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