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65)
제65화. 오, 니들이 그리 잘나간다며? (4)
“아 병신들. 문어 하나 못 잡냐.”
그 목소리에 세르게예비치가 깜짝 놀랐다.
소리가 들린 곳은 멀지 않았다. 그러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환청인가.’
그리고 그때였다. 세르게예비치의 부하가 재촉해왔다.
“성주님! 어서! 사자좌 성도들이 당하고 있는 지금입니다.”
이에 세르게예비치는 리모콘을 잡았다. 해역에 설치한 마갈좌의 성물을 발동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버튼을 누르려는 그 순간.
“이것 봐라.”
“!”
험악한 목소리와 함께 성인의 스위치가 박살났다.
파각!
“……!”
놀랄 사이도 없이 뭔가가 마갈좌의 턱을 노려왔다.
쉬익!
마치 바위도 뜯어낼 듯한 손이었다.
“……!”
당황한 마갈좌가 피해냈지만, 곧 상대가 날카롭게 웃었다.
손의 방향을 바꿔버린 것이다.
빠각!
마갈좌의 시야가 뒤흔들렸다. 턱이었다.
“…큭!”
“성주님!”
마갈좌가 재빨리 거리를 두었다.
머리가 흔들렸지만, 다행히도 스쳤다.
마갈좌는 제작신좌. 즉, 생산직이지만 기본적으로 이건과 맞설 정도의 능력자였다.
하지만 이 소름 돋는 위력.
세르게예비치가 상대를 노려보았다.
거기엔 검은 모자를 쓴 장신의 남자가 있었다.
“이게 어디서 통화질을 하나 했더니. 여기 계셨어?”
그 날카로운 미소에 마갈좌의 눈썹이 사납게 꺾였다.
‘환청이 아니었나.’
얼굴은 다르지만 저 건방진 말투.
앳된 외모와는 다르게 굉장히 어른스러운 목소리.
“설마 이건인가?”
틀림없이 아까 전 통화로 들은 목소리다. 부하도 놀랐다.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마갈좌가 당황스러워했다.
물론 이건의 능력 탓은 아니었다.
“말도 안 돼, 화면보다 더 잘생겼는데?”
“!”
그랬다.
이건이 TV에 나온 직후, 인터넷 상에 떠도는 이건의 사진이란 사진은 전부 확인했던 그였다.
하지만 떠도는 영상이나 사진하고는 굉장히 다르다.
화면이 되려 오징어로 느껴질 만큼, 카메라가 실물을 전혀 담아내지를 못했다.
“와, 화면 빨도 저리 안 받으면 인간이 아니다. 화면에선 준 오징어였는… 커헉!”
쾅!
부하를 날려버린 이건이 주먹을 우득거리며 다가왔다.
“처녀좌한테 가려는 거 너한테 먼저 와줬으니 고맙다고 복창해라.”
“기다려. 잠시 기다려주게.”
이건이 알겠다는 듯 흔쾌히 웃었다.
“콜. 1초마다 칼빵 한 대씩.”
“……!”
이건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동시에 그가 슬라임을 거대 망치로 변형시켰다.
예전에 그가 사용하던 물건이었다.
[업적을 부여하는 망치]그 망치는 이건의 8대 성물로 유명한 물건이었다.
물론 이건이 제작자로 알려지지 않았으니, 다들 제련망치가 아니라 버프형 도구로 알고 있다.
내리칠 때마다 독특한 일이 벌어졌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슬라임이 변신한 가품이지만, 원 주인이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포스가 전혀 다르다.
“이거.”
“!”
“네가 가져가서 무기제작에 쓰고 있다며.”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마력을 뿜어댔다.
처음부터 전투태세.
이건의 눈빛이 살벌하게 빛났다.
“내놔. 어전성물 고치려면 필요하니까.”
그 말에 마갈좌가 미간을 좁혔다.
어전성물이라 함은 필시 신궁좌의 활이겠지.
그래서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레드급 괴수가 쳐들어왔네. 지금은 저걸 잡는 게 우선 아닐까?”
그러나 이건은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망치를 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건 가죽을 찢을 때 쓰는 패천칼. 네모난 주걱칼처럼 생겼지만, 피부가죽까지 벗겨낼 것처럼 상당히 흉흉했다.
“만 명이나 모였다며. 그 숫자로 고작 문어 놈 회 하나 못 떠?”
“문어 수준이 아니야. 못 잡을 수도 있어.”
“잡으라고 성금 퍼주고 있는 거잖아? 밥값도 못하면 나가 뒤져야지?”
그 또라이 미소에 마갈좌는 정말 본인이 맞구나 싶었다.
그래서 말했다.
“난 자네와 싸울 생각이 없어.”
“1대.”
“함정에 빠트린 범인이 있었다면서. 함께 찾아주지.”
“2대.”
“자네 물건은 전부 돌려주겠네. 지금이라도 당장….”
“10대.”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
그가 든 패천칼은 아예 회칼로 변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건이 바다 쪽을 응시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천유하의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곧 그 기운이 사라졌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비명은 덤이었다.
하지만 그걸 알 턱 없는 마갈좌는 잘 됐다는 듯 손짓했다.
사실 이건과 마주했을 때 대비책으로 만들어둔 물건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잘됐군.”
마갈좌가 험악하게 웃었다.
[경고. 마갈좌 성인이 마갈좌의 성신, 의 소환문을 열었습니다. [경고. 소환의 문 안에서 천적의 기운이 느껴집니다]그러나 그때였다.
“라임이.”
무슨 생각인지. 이건이 돌연 슬라임의 변신을 풀었다.
그리고.
“저거 먹어.”
동시에 슬라임이 신이 난 듯 입을 쩌억 벌렸다.
“허억!”
이건은 당황하는 마갈좌의 성도까지 슬라임에게 내던졌다.
“성주ㄴ… 아악!”
그뿐이 아니었다.
“토치.”
[포로, 토치 (상태: 공포에 떪)를 소환했습니다]이건은 슬라임에게 토치를 먹였다. 슬라임의 뱃속은 불지옥으로 변해버렸다.
“염소새끼, 일단 거기 있어라.”
이건이 해변으로 뛰어내렸다.
바다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대다수가 이번 일을 기록하기 위해 온 기록 성도들.
언론인들이었다.
“저, 저거 괜찮은 거 맞아요?”
“괜찮을 리가 있어?!”
천의 다리가 불러낸 것일까.
바다엔 문어 떼들로 가득했다.
한 마리로도 성도들이 나가 떨어졌는데 똑같은 놈으로 10마리, 아니 20마리.
“이젠 틀렸어. 여기도 레드존이 될 거야!”
“이건의 재현은 무슨…!”
그때였다.
이건이 바다로 향하자 기자들이 기겁했다.
“이봐요! 그쪽으로 가면 죽는다고요!”
그러나 이건은 무시했다. 기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진짜 죽는다고요!”
“저 사람 뭐야!”
“저거 죽으려고 환장한 거 아니야?”
그런데 그때였다.
기자들이 이건을 쫓아가려 하자 누군가가 황급히 붙잡았다.
기자들 중 누군가가 창백히 질려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건이에요…!”
“네?”
“저 사람 이건이라고요!”
“뭐라고요?!”
* * *
“천유하 부성단장!”
바다 위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다른 성도를 구해내고 바다에 떨어진 천유하가 눈살을 찌푸렸다.
“부성단장님! 괜찮으세요?”
물 위로 올라온 그녀는 드물게 난처해하고 있었다.
‘무기가.’
그랬다.
그녀의 시선은 문어의 다리를 향했다. 동료를 구하고 섬광으로 빠져나온 건 좋은데 무기를 빼앗겼다.
하물며.
콰직!
“아!”
거대한 문어 다리가 천유하의 붉은 창을 나뭇가지 부러트리듯 박살을 냈다.
이에 성도들이 기겁했다.
“붉은 섬광의 S급 무기가…!”
성단장급들의 무기는 SS급 성도가 만든 전설급 불멸 속성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게.
그뿐이 아니었다.
풍덩!
“이든!”
숫자가 늘어난 해역의 사냥꾼은 성도들을 낚아채갔다.
풍덩!
“커헉!”
성도들은 공포에 질렸다.
앞은 천의 다리.
뒤는 천의 다리가 불러낸 제 똘마니들.
도망칠 곳은 없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
“이건이 한 대로, 토씨도 틀리지 않고 똑같이 해본다!”
“네? 괜찮을까요?”
“어쩔 수 없잖아!”
성단장들이 눈을 부릅뜨고 나섰다.
“대열을 맞춰라!”
성도들이 돌진했다.
무려 합동 스킬이었다.
[합동스킬] [백수야행]천의 사자좌 성도들이 모여 만들어낸 스킬이었다.
신수의 형태를 한 마력이 치솟아올랐다.
콰지직!
전투신좌 답게 공격스킬로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 에너지는 순간적으로 성인의 힘에 맞먹었다.
“여기서부터다!”
“저쪽을 노려라!”
영상 속의 이건은 분명 가장 거대한 다리를 향해 달려나갔다.
‘필시 저게 놈의 약점!’
물론 빨판 하나가 성인 키 만했고, 스치기만 해도 죽을 것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괜찮아! 우린 S급이야! 영상처럼 왼쪽으로 붙어서… 허억!”
쾅!
거대한 다리가 맨 앞줄의 성도들을 날렸다.
“……!”
대열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S급, A급.
상급 성도들이 무자비하게 바다로 빠졌다.
“살려줘!”
그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영상대로 해보기는 개뿔이.
‘접근조차 불가능해!’
접근은 커녕 대열이 무너지면서 놈들의 먹이가 되었다.
“아악!”
그때였다.
쇄애액!
천지가 울리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섬광이 문어 다리들을 날려버렸다.
주운 무기들에 번개를 둘러 창처럼 내 던진 것이다.
쾅! 쾅!
마치 레이저포처럼 날아간 것들이 적의 다리를 터트렸다.
“천유하!”
동시에 천유하가 질주했다.
성단장들 중에서 유일하게 천의 다리의 품을 파고들었다.
쉬익!
“역시 십성!”
천유하는 눈을 번득였다.
삼촌 영상이라면 눈감고 그려낼 정도로 보고 또 봤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끔 갈고 닦은 신체능력까지.
붉은 섬광이 천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하늘로 치솟았다.
그렇게 50m.
30m.
20m.
마침내 10m!
천개의 다리를 헤치고, 놈의 틈을 파고들려는 순간.
“큭!”
“천유하!”
튕겨져나간 천유하가 낙법으로 중심을 잡았다.
‘역시 너무 빨라!’
천유하가 눈살을 찌푸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스쳤지만, 위력이 상당하다.
‘공략이 불가능해.’
사색이 된 성도들이 주저앉았다.
“S급이라지만 십성조차도 접근을 못하다니…!”
“역시 이건처럼 성인들의 버프가 없으면…!”
하지만 모여 있는 성단장 중, 누군가는 생각했다.
‘장난해?’
‘이게 버프를 받아서 될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다.
영상 속 이건의 움직임은 단순하고 쉬워보였지만, 직접 해보려 하니 깨달았다.
버프를 받아도 그건 도저히 못한다.
쉬워 보이는 게 아니라, 그걸 쉽게 보이게 한 이건이 미친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아악! 위!”
몸을 완전히 편 천의 다리가 양 팔을 들었다.
희망이 없었다.
“젠장 이제 끝…!”
울음이 섞인 비명이 터지던 그 순간이었다.
“비켜, 새끼들아.”
“……!”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 듯했다.
그와 함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콰직!
악마와 같은 문어 다리가 바다 속으로 떨어졌다.
“키에에엑!”
오늘 처음으로 놈의 울음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천의 다리가 괴로워하면서 물러섰다.
동시에 사람들이 기겁했다.
“방금 누구야!”
“저기!”
고개를 돌린 천유하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삼촌!’
바다에는 이건이 서 있었다.
하물며 중장비를 착용한 다른 성도들과는 굉장히 비교될 정도로 가벼운 옷차림.
후드에 츄리닝이었다.
성도들은 경악했다.
“어떤 미친놈이 저런 차림으로…!”
하지만 술렁거림도 잠시, 누군가가 외쳤다.
“저거 이건이잖아!”
“뭐?”
“확실해요!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봤어요!”
성도들은 비명을 질렀다.
진짜 그 영웅이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그 반응 속에서 영웅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요즘 새끼들은 저런 문어 대가리 하나 못 잡고.”
동시에 억울했던 성도들이 외쳤다.
“너무 강해요! 공략 불가능 등급입니다!”
“그 영상하고는 완전히 달라요! 도망쳐야!”
“옘병 하네.”
이건이 코웃음을 치는 순간이었다.
쿵!
“아악!”
천의 다리가 포효하며 바다에서 완전히 튀어나왔다.
성도들은 주저앉았지만, 이건이 눈을 번득였다.
“뭐, 어차피 잘됐네. 저놈 다리는 좀 쓸 만했는데.”
이건이 문어에게 다가가자 경고소리가 들려왔다.
[주의. 페널티 적용 중입니다] [뱀주인좌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도 있습니다]경고에 이건이 꺼지라는 듯 웃었다.
저딴 놈을 상대로 능력을 쓸 것도 없다. 어차피 옛날에도 그딴 능력 없이 잡았던 놈이었다.
“이건 님!”
“됐으니까, 니들은 보고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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