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of Gangnam Big Men RAW novel - Chapter 368
368
출산 휴가 (3)
(368)
구건호는 오늘 직산 공장으로 출근하는 날이다. 하지만 김영은이 입원하여 언제 출산할지를 몰라 신사동 빌딩 사무실에서 있기로 하였다. 이모한테는 연락이 없는걸 보니 아직은 산통이 시작된 것 같지는 않았다.
사무실에서 신문이나 보고 앉았는데 모빌의 박종석 이사가 전화를 했다.
“형, 나야. 나, 붙었어!”
“붙다니? 아 편입시험 말이냐? 축하한다.!”
“헤헤, 기대를 안했는데 합격했네.”
“내가 그랬잖아. 너 아니면 합격할 놈 없다고!”
“토익 점수가 낮아서 쫄았는데 해주네.”
“당연히 해 주어야지. 면접에서 뒤집었구나.”
“면접 전형위원들이 그러더라고.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 뭐 맡고 있느냐고 해서 공장장이라고 하니까 놀라던데? 킥킥.”
“그러겠지.”
“그러면서 종업원이 몇 명이냐고 해서 500명이라고 하니까 또 놀라더라고.”
“하하, 그랬어?”
“그러더니 내 지원서 뒤에 붙은 각종 자격증 사본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자그마치 국가 기술자격증이 7개나 되잖아.”
“시험관들이 너 아니면 누굴 뽑겠냐?”
“형, 나 이제 죽어라 하고 공부 열심히 하고 회사 일도 열심히 잘 할게.”
“지금처럼 하면 된다.”
“2년만 고생하면 나도 이제 학사모를 쓰는 건가? 헤헤.”
“무슨 학과라고 했지?”
“메카트로닉스 공학부 생산시스템 전공이야.”
“이름도 거창하다.”
“헤헤, 그런데 형 오늘 여기 안 와?”
“응, 오늘 못가. 내가 서울에서 일이 있어.”
“그래? 그럼 다음 주에 봐 형.”
구건호는 전화를 끊고 표정관리 못하는 박종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짜식, 어지간히 좋아하겠군. 맨날 뒷골목 양아치처럼 하고 다닌 놈이 4년제 대학 졸업하게 생겼으니 안 그렇겠어?] [대학 다니면서 공장장을 하니 이제 생산관련 용어 같은 건 이해하겠군. 주위에 입으로 생산하는 놈들이 아직은 많으니까 그 놈들한테 입으로라도 꿀리진 말아야지.]구건호도 박종석이 한국 기술교육대학 편입시험에 합격을 했다니 기뻤다. 실상 종업원이 1천명, 2천명이 되면 통솔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박종석이 밑에 있는 중간관리자들이 모두 대학출신일 텐데 가방끈이 짧아 용어를 못 알아듣거나 관리의 요체를 모르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종석아, 너는 어쩌면 공장장을 오래할 것 같다. 억대 연봉 받으면서 거기서 귀여운 딸 재롱이나 보면서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오후 5시 무렵 최 화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방금 출산했어요.”
“아, 그래요?”
“씩씩한 아들이에요. 축하해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한테 고맙다고 하지 말고 영은이한테 고맙다고 하세요. 걔 진통 심했어요.”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신림동 영은이 아빠에게는 내가 알릴 테니 사돈어른들한테 알려 드리세요. 지금 궁금해 하실 거예요.”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구건호가 즉각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야.”
“어떻게 됐니?”
“방금 나왔데. 아들이래.”
“그래? 하하, 드디어 손 봤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아빠를 크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 여보! 건호가 아들 났데.”
아빠의 놀라는 소리도 들렸다.
“네 처한테 수고했다고 전해라. 너 지금 어디서 전화 하냐?“
“사무실이요.”
“지금 갈 거지?”
“갈 거에요.”
“우리도 갈게. 먼저 가서 기다려라.”
“알겠어요.”
구건호가 서울대 병원 산부인과로 갔다. 이모가 복도 의자에 지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모에게 구건호가 90도 각도로 인사를 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아기는 신생아실에 있어요. 면회가 가능하니 얼른 가보고 오세요.”
구건호가 신생아실로 갔다. 신생아실은 출입을 할 수 없었다. 아기를 유리벽 밖에서 보아야 했다.
“산모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구건호가 산모이름을 불러주었다. 간호원이 유리벽 안에서 아이를 들어보였다. 이 아이는 이제 막 흙수저가 아닌 금수저로 태어난 것이다. 수천억의 자산가인 아빠와 서울대 병원 의사인 엄마를 부모로 둔 확실한 금수저인 것이다.
구건호 처럼 경비원이나 하고 요양원에 나가 굳은 일을 하는 부모를 둔 흙수저와는 운명의 출발선부터 다른 것이다.
아이는 방금 태어나서 그런지 붉은 빛이 있고 약간 주름이 있는 것 같았다.
“아빠랑 똑 같네.”
어느새 최 화가가 뒤에 따라와 말했다. 구건호가 보니 자기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것 같았다.
“붕어빵이네요. 아기가 예쁘네요.”
뒤에서 최 화가가 웃었다.
구건호가 신생아실에서 있는데 엄마와 아빠가 헐레벌떡 왔다.
“건호 있었구나. 어디냐?”
구건호가 간호원에게 아기를 다시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셨으니 다시 들어주세요.”
간호원이 유리벽 안에서 아이를 다시 들어 보여주었다. 아이의 발목에는 부모의 이름을 적은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와, 이쁘다.”
엄마는 두 손을 모으고 탄성을 질렀다.
“건호랑 똑 닮았네!”
아빠도 유리에 붙어서 아이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이제 대가 안 끊어지는겨?”
아빠도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구건호가 최 화가를 인사시켰다.
“영은이 이모에요.”
“어머, 난 누구신가 했네. 사돈댁에서 오신 줄 몰랐네. 산모를 돌봐주셨다고요? 고맙습니다. 우리가 할 일을 해주셨네요.”
아빠도 최 화가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니 다행입니다.”
최 화가도 아빠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구건호와 엄마 아빠가 모두 김영은이 입원해 있는 병실로 갔다.
김영은이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구건호가 김영은의 손을 잡아주려고 했는데 엄마가 달려가서 먼저 잡았다.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아빠도 손은 안 잡았지만 뒤에서 점잖게 한마디 하셨다.
“욕봤다.”
구건호가 손을 잡아주었다.
“수고했어.”
김영은이 엷은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김영은의 손을 다시 잡고 말했다.
“이모님이 오셔서 애를 많이 쓰신 모양이더구나. 고맙고 미안해서 이를 어쩌나.”
김영은이 말없이 몸이 아픈지 얼굴을 찡그렸다.
“아직 몸이 회복이 안됐으니 우린 가야겠다. 아기를 보고 왔는데 탐스럽고 참 예쁘다. 우리 집안에 복덩이가 태어난 것 같다.”
구건호가 엄마에게 말했다.
“이제 가 보세요. 산모도 좀 쉬어야 하니까요.”
“그래, 우리 이젠 갈게.”
뒤에서 아빠가 헛기침을 하더니 김영은의 손에 봉투를 하나 쥐어주었다.
“미역국이라도 사 먹어라.”
김영은은 이틀 만에 퇴원하였다. 김영은의 육아가 시작되었다. 구건호도 날마다 퇴근하면 집에 가서 아이를 보는 것이 취미였다. 아이는 김영은의 건강한 모유를 먹고 하루가 다르게 몸무게가 불어가고 있었다.
구건호가 오래간만에 직산 공장엘 들렸다. 송사장이 구건호 방에 들어왔다.
“득남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득남을 축하라도 하듯 H그룹의 도면이 왔습니다. 3건이 왔는데 조립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 수는 있는 겁니까?”
“현재 연구실에서 시험 제작 중에 있습니다. 이달 안으로 끝낼 예정입니다.”
“물량은 얼마나 됩니까?”
“물량은 아직 말 안하고 있습니다만 A/S용 입니다.”
“단종된 차량 A/S용 입니까?”
“단종은 아닙니다.”
“단종이 아니더라도 A/S용이니 수량은 많지 않겠네요.”
“그렇지 않습니다. 1차 벤더의 자격으로 납품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이 많을 겁니다. 세계적인 그룹 H그룹 아닙니까?”
“그렀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당기순이익을 회사의 부채를 줄이는데 쓴다면 송사장님도 못 받아가는 것 아닙니까?”
“제 5%지분에 대한 배당은 내년에 받아가겠습니다. 회사의 부채를 정리하는데 저도 동참을 해야지요.”
“그럼 계속 미안하네요. 작년에도 그랬는데.“
“염려 마십시오. 내년에는 많이 받아가겠습니다.”
“미디어의 신사장이나 중국의 김민혁 사장들도 다들 6천만원씩 배당받아갔는데 미안하군요.”
“걱정 마십시오. 모빌은 이익 볼륨이 미디어나 중국 회사들하고는 다릅니다. 내년에는 제가 야물게 챙기겠습니다. 하하.”
“그렇게 편하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저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만동전장 사장하고 점심 약속이 있습니다.”
“그래요? 그럼 얼른 가보세요.”
비서 박희정이 차를 가지고 왔다, 천천히 차를 마시고 있는데 A전자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래간만입니다.”
“거기 H그룹에 1차 벤다로 거래를 시작하게 되었다고요? 축하드립니다.”
“옛?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는 루트가 있습니다. 일단은 A/S차량을 하시다가 실력을 쌓고 품질 인증을 받으면 신형 개발차량의 부품도 줄 겁니다.”
“허, 전자 부분에 계신분이 다른 회사의 사정을 유리알 보듯이 하네요. 그것도 전자가 아닌 자동차 분야를 말입니다.”
“우연히 들은 것입니다. 하하.”
구건호는 소름이 끼쳤다.
[이 양반이 정말 어떻게 알지?]“아, 그리고 제가 이번 A그룹의 인사에서 A전자 사장을 그만 두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옛? 어디로요? 그럼 우리의 A전자 납품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제가 멀리 가는 건 아니고 A그룹의 기획조정실 사장으로 갑니다. 26개 계열사를 관리합니다.”
“신문을 못 봤는데요?”
“인사소식은 내일 아침 조간신문부터 나올 겁니다.”
“더 중책을 맡으셨네요.”
“A전자에 관한 일은 제가 모빌만 특별 관리합니다. 앞으로도 A전자 납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 불량만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조만간 희소식을 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건호는 전화를 끊고 생각을 해 보앗다.
구건호는 이런 생각을 하며 현장을 내려가 보았다. 생산 A동을 둘러보았다. 생산A동 부장이 나와 인사를 하였다.
“지금 생산 A동은 생산1부, 생산B동은 생산2부 인가요?”
“그렇습니다.”
“나누니깐 어때요? 관리하기가 더 나은가요?”
“아무래도 관리범위를 좁혔으니 관리하기는 더 좋습니다.”
“흠, 그래요? 박이사는 어디 있는가요?”
“이사님실에 계실 겁니다.”
“흠, 그래요? 그럼, 일 보세요. 열심히 하세요.”
“알겟습니다.“
구건호가 생산2부로 올라가 보았다. 차장으로 있다가 새로 부장이 된 생산2부장이 황급히 뛰어와 인사를 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구건호가 손을 내밀어 주었다.
“이번에 승진했지요? 축하합니다.”
“사장님께서 배려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구건호가 생산2부를 둘러보고 이사실을 들어갔다. 노크를 하고 바로 들어갔다.
“야, 뭐하니?”
“어? 형 왔어?”
“너 책만 보는구나. 무슨 책이냐? 생산관리?”
“생산관리 책인데 좀 어려워.”
“책 보는 것도 좋지만 현장도 점검해야지.”
“헤헤, 조금 전에 하고 왔어.”
“흠, 그래?”
“참, 형 득남 축하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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