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271
사상 최강의 오빠 274화
바이러스(2)
사업장을 둘러보고 온 아카시의 말 에 미츠요시가 무겁게 가라앉은 기 색으로 반문했다.
“…다 죽었다고?”
“네. 형님. 제가 갔을 때는 이미 개미 새끼 한 마리 남지 않고 다 죽은 상태였습니다.”
“설마… 포르투나에서 움직인 거 냐‘?”
“아뇨. 포르투나의 일 처리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형님. 이걸 보시죠.”
아카시의 모습을 취한 김세훈이 스 마트폰을 꺼내 자신이 찍어온 현장 의 사진을 미츠요시에게 보여주었 다.
하나같이 사지가 절단되거나 분시 된 시체들. 지나치게 잔인하다 못해, 흡사 누군가에게 경고라도 하는 듯 한 현장을 본 미츠요시가 침음성을 흘렸다.
“이건….” 김세훈은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음 에도 고의로 잔혹하게 손을 썼다. 그건 김세훈이 여태 그들이 벌여온 반인륜적인 사업에 분노했다기보단, 단순히 필요에 의한 일이었다.
“경고입니다. 그리고 형님. 이 시점 에 우리에게 이런 경고를 해올 이가 포르투나가 아니라면 누가 있을까 요? 제 생각엔… 한 명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김세훈이 말하고자 하는 바 를 알 아차린 미츠요시가 미간을 찌푸렸 다.
“너 지금… 보스가 나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생각이 아닌 확신입니다. 형님. 제 가 문자를 받고 외근을 나간 지 얼 마나 됐습니까? 짧지요?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형님의 계파 조직원 이 다 몰살당했습니다. 이건… 점조 직으로 운영되는 우리 조직의 몸통 전부를 꿰고 있는 내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김세훈의 거듭되는 말에도 아카시 는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아카시. 비약이 심하구나. 보스는 그렇게 미련한 사람이 아니다. 그가 나를 적으로 삼아서 좋을 일이 뭐가 있겠느냐? 게다가 그는 뱀과 같은 자로 바로 등을 쳤으면 쳤지. 쓸데 없이 경고 따위를 해서 내게 경각심 을 심어줄 위인이 아니다.”
사람과의 대화는 일종의 줄다리기 와 마찬가지다. 너무 세게 당기면 상대방은 힘을 주며 버티고, 약하게 당기면 끌려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고 당기기가 중요했다. 끌려가다가도, 다시 끌어오는 그런 균형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보스는 미 련하지도 멍청하지도 않지요. 그래 서 말인데… 사실 저도 보스가 했다 곤 생각 안 합니다.”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동생이 말을 빙빙 돌리다 못해 이 해 안 가는 잡소리를 떠들자 미츠요 시가 성질을 부렸다.
“쯧, 이 자식이 진짜… 야, 너 지 금 나랑 뭐하자는 거냐?”
김세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 며 넌지시 말했다.
“형님. 분명히 이건 보스의 스타일 이 아니지요. 그리고 보스가 이런 짓을 했다고 보기엔 근거도 비약하 고요. 그렇지만, 어쩝니까? 보스가 한 게 확실한걸요.” “뭐라? 허… 이 자식이 진짜 무슨 소리… 아니지. 너… 설마?”
뜬구름 같은 김세훈의 말본새에 혀 를 차던 미츠요시가 순간 뇌리를 스 치는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카시. 너 이 자식.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몰라도 거기까지 해라. 경거망동했다간 크게 경을 치 는 수가 있다!”
“형님 이제 와서 누가 했든지 간에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아마 포르투 나겠지만… 이미 현장은 만들어졌으 니 알 바 아닙니다. 어떻습니까? 제 연출이?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꽤 노력했는데 말입니다.”
“너….”
“이미 사업장에 있었던 일은 저희 조직 내에 알음알음 퍼지고 있습니 다. 누군가 사업장을 통해 저희에게 경고했다는 소문도 말이지요. 흠… 서열 2위 부하의 사업장을 경고 삼 아서 몰살시켰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중립세력도 움찔할 만한 빌 미 아닙니까?”
미츠요시는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끼며 의자에 다시 풀썩 앉았다. 그는 이제야 자신의 동생이 품은 역 심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 일을 빌미로 보스를 몰아붙일
셈이냐?” “형님이 말씀하셨지요. 보스는 뱀 과 같은지라 경고 따위 하지 않고 바로 등 뒤에 칼을 꽂을 위인이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거잖습니까. 등에 칼을 꽂히고 난 뒤 발악해봐야 죽음은 기정사실 이니까요. 그러니 먼저 움직여야지 요.”
“배신당할 것이 두려워서 먼저 배 신한다? 하아… 이 바보 같은 놈 아… 그게 말이 되느냐?”
“아니 형님. 제가 언제 배신당할 것이 두려워서 먼저 배신한다고 했 습니까?”
“하, 여태 네가 한 말이 그런 뜻이 아니고서야 뭐냐?”
“미츠요시 형님. 새삼스럽군요. 우 리는 마천루 출신으로, 악성향 랭커 들의 땅에서 악바리처럼 살아왔습니 다. 그런 우리가 배신을 두려워했다 면 어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으 며,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까? 형님. 배신은… 그저 합리화입니다. 보스 가 그럴 수 있으니, 우리가 이리 할 수밖에 없었다는 합리화. 혹은… 명 분!”
김세훈이 슬쩍 일어나 미츠요시의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마사지. 사람의 마음을 절로 편하게 해주는 그 손길 이 미츠요시는 당혹스러웠으나, 한 편으론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썩 손맛이 괜찮았다.
“형님.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조직 은 점조직입니다. 그리고 점조직의 장점은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머 리는 안전하다는 것이지요. 그 어떤 상황에도, 머리가 어디 있는지는 들 키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 말은 머리가 없어져도 사지 육신은 멀쩡 히 기능한다는 말과 진배없지요.”
자신의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마사 지하는 동생의 손길이 감미로운지, 미츠요시는 지그시 눈을 감고 마사 지를 즐겼다.
“목숨이 걸린 일이다. 사람은 만족 할 줄 알아야 장생하는 법이야.”
“형님. 제발 주제 파악을 하시지 요.”
그 직설적 언사에 미츠요시가 한쪽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뭐라? 주제 파악?”
“맞습니다. 주제 파악. 형님이 지금 서열 2위에 만족할 주제십니까? 보 스. 오마르를 보시지요. 놈은 편협합 니다. 소심하고, 능력도 없고… 주제 에 안 맞게 욕심이 아주 많지요. 한 마디로, 보스의 그릇이 아닙니다.”
“음… 그렇긴 하지.”
“반면에 형님을 보시지요. 매사에 신중하고 꼼꼼하십니다. 그러다 보 니 무슨 일을 해도 실패하는 법이 없지요. 자… 이제 누가 보스에 어 울립니까? 그리고 누가 그 자리에 올라야 조직에 이롭겠습니까?”
“으음….”
“그뿐입니까? 때가 때이니만큼, 조 만간 기회가 생긴다면 사업의 규모 를 키워 큰 공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지요. 물론, 형님이라면 보스보 다 훨씬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 갈 수 있을 거고요. 그리고… 원래 나눠 먹는 것보단 혼자 먹는 게 더 맛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미츠요시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동생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동생의 목소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끈적거렸고 뱉는 말에는 단내가 짙 게 배어 있어 듣다 보면 자신도 모 르게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마치, 악마가 속삭이는 것처럼
“보스는 레벨 10의 강자다. 게다가 따르는 자들이 많아 세가 융성하지. 우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문득, 아카시가 말했다.
“뭐가 문제입니까? 형님도 레벨
10이신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비밀로 간직하고 있던 사실을 아카시가 알 고 있자 미츠요시의 안색이 살짝 창 백하게 변했다.
“…알고 있었냐?”
“하하, 제가 누구 동생인데 그 정 도 눈치가 없겠습니까?”
그때, 미츠요시가 아카시의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 강제로 악수해 그 의 스텟을 확인했다. 레벨 9 후반. 레벨 10을 목전에 둔 그 기량에 미 츠요시가 눈매를 꿈틀했다.
“네 스텟 원래 90대 초반 아니었 냐? 그런데 지금은 하나같이 97이 넘는 게… 조만간 레벨 10에 이르 겠구나? 이건 꽤… 빠르군. 아니지. 너무 빨라.”
의심이 짙게 깔린 미츠요시의 말에 아카시가 싱긋 웃었다. 갑작스레 받 게 된 의심 앞에서도 여유롭기 짝이 없었다.
“형님. 저를 의심하시는군요. 혹시 저를 거울 술사라 생각하시는 겁니 까?”
“미안하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확 인이 필요해서 말이야. 그래서 말인 데… 아에두라로 너를 한번 들여다 봐야겠다. 괜찮지?”
“물론이죠. 하나… 형님 굳이 일 처리를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겠습 니까? 보시죠.”
아카시의 손이 투명해지더니 미츠 요시의 바지를 파고들어 갔다. 이내, 자신의 주머니를 파고들어 스마트폰 을 꺼내는 아카시를 본 미츠요시의 눈에서 의심의 기색이 옅어졌다.
아카시의 고유 어빌리티.
투과(透過)를 본 탓이다.
“투과… 이걸 쓸 수 있는 건 아카 시 너뿐이지. 음… 내가 괜한 의심 을 했군.” “이뿐입니까? 소싯적 형님이 여자
를 겁탈하다 성기의 끝부분이 잘린 것도 알고 있지요. 어… 더 말할까 요?”
생각도 하기 싫은 과거의 치부를 들춰내는 아카시의 말에 미츠요시가 손사래를 쳤다.
“됐다. 이 자식아. 거기까지 해. 믿 는다. 믿는다고.”
“믿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자, 형님. 어쩌실 겁니까? 그로드나. 통째로 씹어 삼키실 겁니까? 아니면 계속 남이 먹다 남은 찌꺼기나 먹으시렵 니까?”
하지만, 물으면서도 김세훈은 참으 로 의미 없는 질문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신중한 척하고, 아무리 자 중하는 척 해봤자, 음지에 사는 벌 레는 식탐이 많기 마련이라는 걸 그 는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츠요시가 말했다.
“보스에게 누명을 씌워 중립세력을 우리 쪽으로 끌고 와도 우리가 열세 다. 맞불을 놓으면 우리가 져.”
세력의 우세와 열세를 점친다는 건 싸울 맘을 먹었다는 뜻.
김세훈이 씨익 웃으며 답했다.
“형님. 뒤통수는… 뱀만 치는 게 아니지요. 안 그렇습니까?”
미츠요시를 설득한 김세훈은 발 빠 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적의 심장 을 찌를 칼을 구했으니, 이제 적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차례였던 것이 다.
김세훈은 보스 오마르의 수족들을 한 명, 한 명. 처리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 과정에는 심문과 같은 자 잘하고 지루한 작업 따윈 필요치 않 았다.
수족의 과거와 미래를 보며 정보를 확보하는 순간, 오마르가 그토록 은 밀하게 숨기고 있던 정보통도, 비밀 세력도 전부 김세훈의 손아귀 안에 들어왔으니까.
그다음은?
때로는 정보세력의 수장으로, 때로 는 비밀 세력 수장의 모습으로 변하 며 그들 세력을 와해시키거나 해체 시켜 버리는 것이다.
김세훈은 그렇게 그로드나를 안에 서부터 좀 먹었다.
마치 바이러스가 질병을 퍼트리는 것처럼.
‘눈과 귀를 멀게 했으나, 손과 다 리는 둬야 상잔하기 좋지.’
그러면서도 김세훈은 오마르에게서 모든 걸 앗아가지 않았다. 그는 오 마르가 미츠요시의 쿠데타를 못 알 아챌 정도로 눈과 귀가 어두워지는 것만 원했지, 속수무책으로 당할 정 도로 쇠약해지는 건 원치 않았기 때 문이다.
그리고 3일 후.
미츠요시에게서 준비가 다 됐다는 메시지를 받은 김세훈은 오마르를 찾아가 말해주었다.
미츠요시가 당신을 노리고 있으며 이제 곧 쳐들어올 거라고.
격노하며 전쟁을 준비하는 오마르 를 보며 김세훈은 생각했다.
적혈구와 백혈구가 싸우면 어떻게 될까? 또한, 그러다 그 두 개가 전 부 죽어버리면?
그리고, 아마도 그 결과는 김세훈 이 제일 원하는 그림일 것이다.
전투의 날.
경계의 공터에서 기세등등하게 마 주 선 두 세력의 수좌. 오마르와 미 츠요시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오마르가 철천지원수를 보는 것처 럼 서슬 퍼런 안광을 번뜩이며 미츠 요시에게 말했다.
“이래서 머리 검은 개는 키우는 게 아니라더니… 미츠요시. 이 간살맞 은 쪽바리 새끼. 네놈이 내 뒤통수 를 칠 줄은 상상도 못 했구나.”
“오마르. 이 모든 건 당신이 내 계 파 조직원들을 먼저 건드림으로써 시작된 거라는 걸 알 텐데?”
“흐흐… 네 놈이 제 손으로 가족들 을 죽여놓고 쇼한다는 걸 내 모를 것 같으냐?”
“내 형제들과 나를 이간질할 셈이 라면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사람 을 잘 믿지 않는 데다 인색한 당신 과 다르게… 나는 내 형제들에게 결 코 부족하게 베풀지 않았거든.”
“너 같은 원숭이 새끼를 서열 2위 로 앉힌 게 바로 나이거늘 인색하다 니? 개놈의 자식이 뚫린 입이라고 못하는 말이 없구나.”
“오마르. 모든 건 당신의 욕심이 문제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 그러게 왜….”
“뻔한 말은 집어치워라. 좋다. 그래 서? 네가 원하는 게 뭐냐? 내 자 리‘?”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러면? 내가 이 자리를 넘겨주면 어떨까? 그래도 이대로 싸우겠나?”
딱 봐도 만만찮아 보이는 미츠요시 의 세력을 본 오마르가 던진 회심의 한 수에 미츠요시가 동요했다.
“…그게 무슨… 진심으로 하는 소 리인가?”
“영악한 네 놈이 생각 없이 나한테 개길 리 없으니… 필시 레벨 10이 됐을 테지? 홍, 그렇다면 나도 목숨 을 걸어야 하는데… 네놈도 알다시 피 나는 모험을 싫어하지. 그러니 그로드나. 이딴 시시껄렁한 조직은 너에게 넘겨주마. 그리고 이 모든 걸 마천루의 그분께 공증을 받지. 그러면… 물러나겠….”
-끄아아악!
돌연 오마르의 진영에서 누군가의 목이 잘려 공중으로 떠올랐다. 사방 에 흩날리는 핏방울의 세례 속에서 오마르의 조직원들이 분기탱천해선 소리쳤다.
-기습, 기습이다! 저 간악한 놈들 이 먼저 공격했다!
일사불란하게 무기를 뽑는 조직원 들을 보며 오마르가 서늘한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피를 본다? 흐흐… 피차 더 이상 의 대화는 필요 없겠군. 그간의 정 리를 보아 건넨 마지막 제안이건 만… 내가 미츠요시 너를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구나!”
오마르가 등에서 거대한 반월도를 뽑아 들고 성난 불곰처럼 달려들자 미츠요시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차분한 기색을 되찾고 롱소드를 뽑 았다.
문답무용.
일이 이렇게 된 김에 잡념은 불필 요했기 때문이다.
서로 뒤엉키며 혈전을 벌이기 시작 한 두 세력을 보며 김세훈은 피 묻 은 칼을 손에 든 채 공터의 구석에 서 있었다.
그러나 기이한 것은 그 많은 조직 원 중 누구도 구석에 수상하게 서 있는 김세훈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명 망토. 쓸 만하네.’
역시 아티팩트란 건 많고 봐야 하 는 것이다.
테오에게 받은 투명 망토를 이용해 혈전의 방아쇠를 당긴 김세훈이 소
리 없이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