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388
사상 최강의 오빠 392화
미녀와 야수(3)
장쩌우의 연락처를 받아 파티장을 나온 김세훈의 옆에서 에일린이 종 달새처럼 지저귀었다.
“말해줘요? 네? 응? 이 선생님은 아주 궁금하단 말이에요. 세상에, 가 르쳐 준 적도 없는! 그것도 선생님 도 모르는 걸 풀다니? 격하게 칭찬 해 줄 테니까 어서 자랑해봐요.”
김세훈이 시큰둥하게 답했다.
“그래. 배운 적 없긴 하지.”
“그쵸? 그런데 어떻게 풀었냔 말이 에요.”
에일린이 급기야 검지로 자신의 옆 구리를 쿡쿡 찌르기 시작하자, 옆으 로 한 걸음 도망가며 말했다.
“별거 없어. 안 걸릴 수만 있다면, 이라는 전제하에 이 세상 수험생이 모두 꿈꾸는 짓을 했으니까.”
“수험생의 꿈이면… 윽, 설마?”
김세훈이 비리 수험생처럼 음험하 게 웃으며 말했다.
“배운 적도 없는 걸 어떻게 풀어? 모르는데? 그래서 컨닝했지.”
“와… 대박. 지금 표정 완전 빻았 어요. 다른 의미로 심쿵. 무슨 사기 전과 7범 눈앞에 있는 줄.”
“…무슨 7범이야. 그 정돈 아냐.”
“됐고요.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틈이 없었는데. 게다가 그 문제. 답지가 있긴 했어요? 심지어 그거… 백신 팀장도 오답을 낸 문제잖아요.”
김세훈이 씨익 웃으며 물었다.
“알고 싶어?”
“넹넹.”
김세훈이 에일린의 귓가에 나직하 게 속삭였다.
“비밀이야.”
에일린이 일자 눈매로 김세훈을 매 섭게 노려봤다.
“어쭈, 이렇게 나온다 이거죠?”
김세훈이 손사래를 치며 앞서갔다.
“설명하기 귀찮아.”
“우와, 이 선생님은 말이죠. 아주 실망이 크답니다. 삼 일 동안 그렇 게 열심히 가르쳐 줬는데… 은혜를 뒤통수로 갚다니…. 흑… 전 아주 슬퍼요.” 에일린이 보란 듯이 촉촉해진 눈가 를 검지로 문질렀다.
그런데 어설픈 감정 연기 탓인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급기야 손가락으로 눈을 찌르려는 에일린에게 김세훈이 말했다.
“괜한 헛수고 마. 그런 거 안 통하 니까.”
“쳇… 치사하긴.”
입을 빼죽거리며 툴툴거리는 에일 린을 본 김세훈이 쓴웃음을 지었다.
티격태격하는 둘의 꼬락서니가 마 음에 안 들었던 걸까?
파티장에서 나오기까지 말 한마디 없던 망명이 김세훈에게 투덜거렸 다.
-남의 지식으로 운 좋게 위기를 넘긴 주제에 뻔뻔하기 짝이 없군.
요즘 들어 잠들어 있던 망명이 깨 어나, 먼저 말을 거는 횟수가 늘어 나고 있었다.
김세훈은 그 이유가 궁금했으나, 몇 번이나 물어도 망명은 답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김세훈은 몽환미궁에서의 생활이 그에게 뭔가 자극을 준 것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짐작하고 있 었다.
‘살아 있는 해답지가 옆에 있는데 안 쓸 이유라도?’
김세훈이 답을 써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망명.
그가 문제의 답을 알고 있었던 것 이다.
-가끔, 너와 내가 하나라는 사실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넌… 너무 재수 없거든.
‘그거 누워서 침 뱉기라는 거. 알 지?’
-역시 재수 없어.
‘뭐, 좋아 오늘은 꽤 수다스럽군. 그래서 말인데… 망명 하나만 묻 자.’
– 무엇을?
‘너. 불로 세포 백신의 공식을 알 고 있지? 아까 파티장에서 알려준 그런 덜떨어진 일부가 아닌… 완전 한 백신 공식.’
망명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김세훈이 다시금 물었다.
‘알고 있었군. 그래… 알고 있었어.’ 망명은 확답해 준 적 없으나, 지금 에 와서 김세훈은 그의 정체가 선조 시대의 자신, 즉, 현 몽환미궁의 원 본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뇌리에 이따금 떠오르던 장면 과 기억.
그것이 망명에게서 비롯된 것이었 기 때문이다.
하긴,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영혼 세계에서 만난 영혼체.
그것의 외양이 아무리 괴기스러울 지언정, 그것이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일 확률은 없었으니까. 그러니, 망명의 말은 처음부터 틀 린 구석이 없었다.
너는 나. 나는 너.
그래. 결국, 둘은 하나였다.
-그게 왜 갑자기 궁금한 거지?
‘나는 네가 이 세계를 무너뜨리려 는 걸 네 기억을 통해 엿봤다. 하 나, 너에겐 다른 길이 있었어. 백신 공식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으니까. 그렇지?’
-그럴 수도.
‘왜 그랬지?’
하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망명이 곤란한 질문을 회피하는 친 구처럼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수해 버렸다는 걸 깨달은 김세훈이 허탈 한 숨을 뱉었다.
‘…대체 누가 누구보고 재수 없다 는 건지….’
망명과 대화하느라 여념이 없던 김 세훈의 옆구리를 에일린이 찔렀다.
“저기요. 최요한 교수님.”
“응‘?”
에일린이 자신들의 앞에서 길을 막 고 있는 벨린을 향해 고갯짓하며 말 했다.
“…한번 얘기해 보셔야겠는데요.”
벨린이 왜 여기까지 와서 저러고 있는지 짜증 났던 김세훈이 뒤통수 를 벅벅 긁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벽에 기댄 채 그들을 기다리고 있 던 벨린이 옷매무새를 다듬더니 김 세훈과 우뚝 마주 섰다.
김세훈이 말했다.
“아무래도 우릴 기다리고 있던 것 같은데… 무슨 볼일이라도?”
자신보다 위에 있는 김세훈의 눈높 이가 불편했던 벨린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김세훈의 길쭉길쭉한 기럭지를 부 럽다는 듯 한 차례 바라본 벨린이 헛기침과 함께 말했다.
“크홈, 인정하지.”
“ 뭘요?”
“네가 꽤 유능한 교수라는 거. 솔 직히 네가 그 공식을 풀 줄은 상상 도 못 했거든. 그것도… 내 친구도 못 푼 난제를 말이야.”
“고작 그 칭찬 한번 해주자고 여기 서 죽치고 있었던 겁니까? 보기와 다르게 꽤 한가하신 분이네요.”
김세훈이 대놓고 이죽거리자, 이런 부분에 내성이 떨어졌던 벨린이 발 끈하며 소리쳤다.
“당연히 아니지! 나 엄청 바쁜 사 람이야! 난 그저… 남자답게 정정당 당하게 선언하려고 온 거다!”
“정정당당? 선언? 뭘요?”
“당연히 에일린 씨의 마음을 누가 훔치느냐다!”
푸훕! 하는 소리와 함께 사레가 들 렸는지 뒤에서 켁켁거리는 에일린을 힐끔 본 김세훈이 입맛을 다시며 말 했다.
“…저 뒤에 있는 장본인은 동의하 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허락 맡고 훔치는 도둑 봤나? 그 녀는 자기 마음이 언제 빼앗겼는지 도 모를 거다.” 오글거리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는 말인지라, 김세훈이 짓궂은 미소와 함께 에일린에게 물었다.
“저기… 그쪽 마음 간수 잘해야겠 는데? 보아하니, 조만간 절도 당할 지도 모르겠어.”
에일린이 입꼬리를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그럴 일 없거든요?!”
키득거리던 김세훈이 전투에 나가 는 병사처럼 결연한 벨린의 얼굴을 보고 쪽지 하나를 꺼내 들었다.
돌연 쪽지를 꺼내든 김세훈의 태도 에 벨린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뭐지?” “아, 이거요? 에일린 씨 본인이 자 기 남자친구 되려면 클리어해야 되 는 조건이라면서 저한테 준 답지입 니다.”
벨린이 흥분한 강아지 같은 표정으 로 손을 번쩍 들었다.
“사겠다!”
에일린이 뒤에서 달려와선 김세훈 의 정강이를 걷어찼지만, 유들유들 한 김세훈의 스텝에 빗나가 버렸다. 에일린이 울상을 지으며 버럭 소리 를 질렀다.
“그걸 왜 가지고 있는 건데요!”
“왜긴, 차근차근 클리어해 보려고 가지고 있었지. 보자… 으음, 느끼하 지만 면상은 이 정도면 됐고. 착한 것도… 뭐, 비열하게 뒤통수를 안 치는 것만 봐도 나보단 낫군. 똑똑 해야 됨? 뭐… 클리어.”
김세훈이 쪽지를 들더니 ‘4번. 몸 매가 좋아야 됨’을 가리키며 물었 다.
“몸매는….”
김세훈이 야생마를 품평하듯 벨린 의 복부를 스리슬쩍 만진 후 고개를 끄덕인 후 말을 이었다.
“괜찮은데? 이봐, 에일린. 네 이상 형 여기 있는데?”
“아, 아니거든요!”
에일린의 아니라는 말에 시무룩해 진 벨린이 고개를 떨구자 김세훈이 어깨를 다독여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마음이야 흠치면 되 는 거니까요. 그렇죠?”
안면이 어찌 이렇게 휙휙 바뀌는 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처럼 울 었다 웃었다 하던 벨린이 동의했다.
“그거야 그렇지.” “자, 그럼 남은 건… 6번인데… 실 례지만, 몇 살이십니까?”
“…나? 30대 중반.”
30대 중반에 시온의 교수라니, 그 의 유능함이 드러나는 덕목이었으 나, 지금 이 순간만은 그 어떤 장점 도 무색하게 하는 단점이었다.
김세훈이 안됐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쯧, 안되셨네.”
“안되다니? 뭐가?”
김세훈이 그에게 쪽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 보시다시피, 6번이 연하라고 돼 있어서요. 그것도 옆에 별표에다 괄호치고 중요까지…. 음, 이건 어쩔 수 없죠. 다른 건 노력으로 어떻게 되지만 나이는… 네, 뭐. 아, 참고로 저는 연하입니다. 그것도 상당히.”
벨린이 넋 나간 얼굴로 뇌까렸다.
“이럴 수가… 그게 무슨….”
“어쩌겠습니까? 연하가 취향이라는 데.”
“…그럼 여태 에일린 씨가 철벽 친 게 다 나이 때문이었나…. 어쩐지… 왜 안 넘어오나 했더니 그런….” 김세훈이 벨린의 어깨를 다독였다. “걱정 마세요. 잘 찾아보면 정상인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 나 이에 연하 킬러면 인성에도 문제가 있… 으윽.”
에일린이 김세훈의 귀때기를 잡고 끌고 가며 으르렁거렸다.
“…교수님? 그쯤 했으면 입도 털 만큼 터셨는데 그만 다물고 가시는 게 어떨까요?”
웃으면서 화낸다는 말의 의미가 그 녀의 얼굴에 쓰여 있었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그대로고, 이마에는 혈관이 툭툭 튀어나와 있 는 게, 더 놀렸다가는 경을 칠 기세 라 김세훈은 벨린에게 위로의 한마 디만 남긴 채 떠났다.
“벨린 교수, 힘내세요. 세상이 아재 한텐 조금 쌀쌀맞긴 하지만, 구석구 석 찾다 보면 늙다리도 사랑해 주는 착한 여자도 있을 겁니다. 어쩌면 요.”
끝까지 방정을 떠는 김세훈의 입을 찰싹 때린 에일린이 사과처럼 벌게 진 얼굴로 말했다.
“으으, 쪽팔려! 그만 해요, 진짜!”
완전히 K.0 당한 벨린의 절망한 얼굴을 보고 스트레스가 풀렸는지, 김세훈이 싱글벙글 웃고 있을 때, 어느새 툭 튀어나온 망명이 한마디 툭 내던졌다.
-그러고 보니, 너 나이… 아니, 연 세가 세자릿수는 가뿐하게 넘지 않 던가?
움찔한 김세훈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났다.
-양심은 있는 거지?
생각지도 못하게 급소를 찔린 김세 훈이 성을 냈다.
‘…닥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김세훈은 에 일린과 함께 이사오를 찾았다.
작업이 다 완료됐다는 연락을 어제 받았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이사오의 공방으로 들어 간 김세훈이 난장판이 된 공방의 풍 경을 보고 중얼거렸다.
“뭐야, 이거 완전 다 작살났는데?”
태풍이 머물다 간듯한 광경에 에일 린이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이모탈에서 뭔가 눈치채고 공방을 수색한 걸까요?”
“글쎄… 그랬다면 오히려 깔끔했을 것 같….”
김세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방 벽에 있는 문이 와장창 부서져 나가며 기계용이 튀어나왔다.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며 나는 듯한 움직임으로 달려온 기계용이 경박한 웃음과 함께 김세훈의 가슴 에 얼굴을 파묻었다.
-케케케케케!
“큘? 아니… 너 왜 이렇게 커졌 어?”
강아지만 한 체구였던 큘의 몸은 어 느새 대형견 수준으로 커져 있었다. 두 발로 서면 김세훈의 가슴까지 얼굴이 닿는 큘이 자신의 덩치는 생 각도 안 하는지 헥헥거리며 그의 품 에 얼굴을 비볐다.
그때, 부서진 문 저편에서 혼나 이 사오가 빗자루를 들고 악을 지르며 달려왔다.
“으아아! 이 악마 새꺄! 내가 널 부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
악을 지르던 이사오가 자신이 만들 어준 인피면구를 뒤집어쓰고 있는 김세훈과 에일린을 발견했다.
일전에 봤을 때 보다 배는 더 늙 은 것 같은 얼굴의 눈매가 촉촉해지 더니,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흐윽… 으허엉… 드디어 왔어. 드 디어 왔다고….”
이사오가 비틀거리며 김세훈에게 다가오더니 그의 손을 양손으로 간 절히 잡았다.
“이봐… 제발, 제발 저 자식을 이 만 데려가 줘…. 저, 저놈은 악마야. 치와와도 저놈한텐 쨉도 안 될거라 고.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내, 내가 10년간 써오던 장비를 저 놈 때문에 폐기해야 했고… 또….”
찰싹!
큘의 꼬리가 우연인 것처럼 이사오 의 주둥이를 후려쳤다.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나 죽는 다며 바닥을 구르는 이사오를 보며 김세훈이 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 었다.
“잘했어. 원래 돼지는 때려야 말을 들어.”
-캬캬컄 케르륵 캬캬!
모처럼의 칭찬에 기분 좋아진 큘이 방방 뛰며 김세훈의 볼을 혀로 핥았 다.
그 모습을 본 에일린이 홍조 띤 얼굴로 다가와 큘의 꼬리를 쓰다듬 었다.
“와, 완전 귀여워. 이거 뭐예요? 펫이에요?”
“어. 내 기계펫.”
큘이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을 만지 는 에일린을 쳐다보더니 경박한 웃 음과 함께 그녀의 품에 뛰어들었다.
자신에게 애교를 부리는 큘에게 홀 딱 넘어간 에일린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우우… 얘 눈 똘망똘망한 거 봐.”
에일린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 큘 을 뚱한 얼굴로 바라보던 김세훈이 녀석의 꼬리를 잡아채선 자신에게로 이끌었다.
그러자 싫다며 바둥거리는 큘.
하지만 김세훈이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으로 쏘아보자, 찔끔한 큘이 귀 를 살포시 접은 채 김세훈에게 터덜 터덜 돌아왔다.
에일린이 그런 큘을 두 팔로 끌어 안으며 소리쳤다.
“애 기죽게 왜 그래요! 못 됐어, 정말.”
큘한테 질투가 나서 그랬다곤 죽어 도 말 못 하는 김세훈이 급히 화제 를 돌렸다.
“아, 그렇지. 이봐, 이사오. 내 갑 주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리고 큘은 덩치가 왜 이렇게 커진 거고.” 입술이 터져선 바닥을 나뒹굴던 이 사오가 삐진 표정으로 말했다.
“싫어. 말 안 할래. 사람이 아파서 구르는데 그 악마놈만 귀여워하다 니. 너희들은 글러 먹었어.”
김세훈이 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큘. 물어.”
_크르르르….
상어 입처럼 쩍 벌어지는 큘의 아 가리 앞에 이사오의 삐진 마음은 여 름날 얼음처럼 녹았다.
“하, 하지 마! 말할 테니까… 걔, 걔가 갑주야.”
“뭐?” “큘인지 뭔 지 하는 저 악마놈이랑 그 갑주를 융합시켰어. 그러니 저게 갑주 맞아.”
“큘이랑 갑주를 융합시켰다고? 허… 좋아. 그럼 어디가 어떻게 좋 아진 거야? 크홈, 참고로 무려 융합 까지 시켰는데 쓸모없으면 뒈질 줄 알아.”
자신의 노고는 생각도 않고 뒈지네 마네 하는 김세훈의 인성에 이사오 가 투덜거렸다.
“…펫이 누굴 닮았나 했더니 주인 을 닮았….”
“큘.”
-크헝!
“깜짝이야! 알았어! 말한다고. 크 흠, 근데… 너는 진짜 나한테 그러 면 안 돼. 내가 진짜 오지게 끝내주 는 물건을 만들어 버렸거든.”
“홈… 얼마나 끝내주는데?”
“그야말로 최고지!”
“그러니까 어떻게 최고냐고.”
“좋아, 잘 들어. 저 녀석. 그러니까 넘버링 제로(Zero)는… 남자의 로망 이야!” 결국, 참지 못했던 김세훈이 말했 다.
“큘. 일단 물어.”
-캬르르륵 케켁!
덥석.
큘이 진짜로 다리를 물어버리자, 이사오가 뾰족한 비명과 함께 말했 다.
“보, 보여줄게! 보여준다고.”
“좋아. 큘 그만.”
큘이 다리를 놔주자, 안도의 한숨 을 내쉰 이사오가 큘을 한차례 본 후, 파탄이 난 공방의 상태를 다시 확인했다.
이내, 이 꼬락서니로는 큘의 능력 을 확인시켜 줄 수 없다는 걸 깨달 은 이사오의 이마에 땀 한 방울이 삐질삐질 솟아올랐다.
“…지금 말고 다음에.”
김세훈이 검지로 이사오의 다리 사 이를 가리켰다.
큘이 정말? 하는 듯한 눈빛으로 김세훈을 쳐다보자, 그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맛을 다신 큘이 서서히 다가오자 이사오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말 했다.
“뭐야? 그거 지금 어디 가리키고 있는 거야? 응? 야, 이러지 마라. 진짜로. 나 혼나 이사오야. 신의 손 이라고. 절대 이런 취급 당해선 안 되는 인재라… 끄아악!”
차마 더 이상 못 보겠다는 듯 고 개를 돌리며 외면하는 에일린의 옆 에서 김세훈이 홉족하게 웃고 있었 다.
아무래도, 큘의 덩치가 커져서 좋 은 점이 적어도 하나는 있는 것 같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