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78
제278화
278화
사람들이 행방불명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인충이라 불리는 존재들에 대한 것을 알게 되었다.
사태 해결을 해 보려고 했지만 인간과 인충을 구분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망연자실해야만 했다.
“해외 이주를 얼마나 진행했지?”
“멕시코에 200만 명 이상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도 50만 명 이상을 내보냈습니다.”
“많이도 보냈구만.”
많이 보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많이 남아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민족을 최대한 생존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 정도가 한계였다.
이만큼 해외로 내보내기는 했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아니 관리까지 할 여력이 없었다.
정부 기관이 붕괴되지 않고 있는 것만 해도 신기할 지경이었다.
한국인들 자체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지독한 집단주의적인 존재들이기에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위기 상황에 강력한 집단의식을 가지는 한국인들의 특성이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은가?”
“오래는 못 버틸 겁니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인충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방법은 없겠는가?”
“있습니다.”
“그건 듣기 좋은 소리구만. 단지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일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야.”
“언제나 인간들은 방법을 찾아내고야 마는 법입니다.”
“그게 뭐지?”
김석호 대통령은 박충렬을 보며 물었다.
“인간이길 포기하면 됩니다.”
“인간이길 포기한다?”
“예. 러시아의 뮤턴트 군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십니까?”
“보고받았었네. 수인족인가? 뭐, 짐승처럼 모습을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라고 하던데.”
“예. 러시아 쪽에는 상당수의 인간들이 수인화를 선택한 듯합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수인족이 되어 가는 북방의 인간들이었다.
전 세계 경제가 붕괴되고 에너지 생산과 유통도 붕괴가 되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상관없었지만 혹독한 추위의 겨울은 인간들에게 꽤나 가혹했다.
더욱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온난화가 멈춘 지 10년이 넘었다.
반작용인지 온난화로 인해 따뜻해지던 지구는 평년 기온보다 훨씬 기온이 떨어지는 이상 기후 현상을 경험해야만 했다.
지구가 적정 온도를 되찾으려는 것인지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그렇게 확인을 할 인간들은 없었지만 북극과 남극 그리고 고산 지역의 만년설의 면적이 크게 늘어났다.
그렇게 러시아 북부나 캐나다 북부 그리고 북유럽 쪽은 인간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땅이 되어 갔다.
아무리 옷을 따뜻하게 입는다고 해도 버티기 힘들었다.
결국 러시아 정부는 자국민들의 생존을 위해 자국민들을 뮤턴트로 변이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수인족으로 변이되고도 번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자 인간의 틀에서 벗어나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그렇게 뮤턴트였지만 뮤턴트가 아닌 수인족이라 스스로를 칭하며 러시아인들은 수인족이 되어 갔다.
물론 모든 러시아인들이 수인족이 되기를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괴물로 변하는 것을 원치 않아 하는 러시아인들도 있었고 러시아 정부도 그런 이들의 의견을 따라서 놔두었다.
수인족과 인간의 공존이 가능한지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거대한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정주 생활을 하는 인간들과는 달리 수인족들은 한곳에서 머물며 살지 않는 습성을 보였다.
농사를 짓지도 않았기에 수인족들은 처음에는 인간들과 함께 살아갔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베리아의 울창한 숲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울창한 러시아의 숲속에서 수인족들은 동물과 뮤턴트들과의 생존 경쟁을 벌이며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짐승들이나 뮤턴트들과는 달리 수인족들은 자신들이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언어 또한 잊지 않았기에 시베리아의 숲속에서 길을 잃은 인간들을 공격하기보다는 돕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뮤턴트화를 선택했습니다.”
“인간이 아닌 뮤턴트로라도 살아남는 것을 선택한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래. 그럼 우리도 수인족이라도 되자는 소리인가?”
“아닙니다. 강화 군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새로운 변이를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변이?”
“예. 이걸 봐 주십시오.”
김석호 대통령은 박충렬이 내민 서류를 살펴보았다.
한참 동안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대통령실을 채웠다.
“외형적으로는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군.”
“예. 내부만 달라집니다.”
“한국인을 대뮤턴트 제거 생태 인간으로 만들자는 건가?”
김석호 대통령은 박충렬이 건네준 서류에서 신체 강화나 외형 변화가 아닌 신체 내부에 독을 생성하는 특수 변이법이 작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뮤턴트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이유. 손쉬운 먹잇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번식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을 먹을 수 없다면 더는 공격하지 않을까 합니다.”
“일부 동물이나 식물들의 생존법을 따르자는 것이로구만. 뮤턴트가 한국인들을 먹으면 죽는다는 것으로 말이야.”
“그렇습니다.”
“부작용은?”
“모릅니다. 관찰을 할 만한 여력은 없었습니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실토하는 박충렬이었다.
“효과는?”
“효과는 이미 몇 차례 확인을 했습니다. 특히 인충은 신체에 포이즌 변이가 된 사람의 몸을 섭취하면 신체가 즉시 녹아내립니다.”
“다른 뮤턴트들도?”
“예. 거미 뮤턴트를 통한 번식 실험에서 포이즌 변이를 한 실험체에 알을 낳았지만 알에서 나온 새끼 개체들 중 성체로 자란 개체는 없었습니다.”
“포이즌 개체와 비포이즌 개체의 구분법은?”
“그게. 냄새가 납니다.”
“어떤 냄새지?”
“마늘 냄새와 유사한 냄새가 포이즌 개체에게서 납니다.”
“마늘 냄새?”
“예. 마늘 냄새와 비슷합니다.”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것이 특이하긴 했지만 한국인들에게 마늘 냄새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인충들을 박멸하려면 필요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일종의 백신입니다. 물론 부작용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죽을 수도 있고 설령 죽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뮤턴트나 괴물로 변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석호 대통령은 질병과도 같은 인충에게서 몸을 지킬 수 있는 백신이라는 박충렬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인충뿐만 아니라 다른 뮤턴트에게도 효과가 있는 백신이었다.
“죽고 난 뒤에 토양을 오염시키거나 하진 않는가?”
신체가 독을 가지게 된다.
뮤턴트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했다가 자연을 망가트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드는 것이다.
국토는 미래였다.
“독이 있는 동물이라고 해서 자연을 오염시키진 않습니다. 인간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정말 이 방법밖에는 없겠는가?”
“인충을 박멸해야 합니다. 인충이 멕시코로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간신히 보내 놓은 한국인들마저 전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충의 등장을 확인하고 해외 이주가 중단이 되었다.
이주 대상자들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 포이즌 변이 백신을 인간이 아닌 뮤턴트에게 접종을 하면 어떻게 되지?”
“백신 접종이 되면 인간이든 뮤턴트든 가리지 않고 포이즌 내부 변이가 일어납니다. 포이즌 내부 변이가 일어난 개체는 먹을 수 없습니다. 설령 인간들도요.”
“보통 말이야. 백신은 기간이 있어서 맞으면 중간에 효과가 끝이 나거나 하지 않나?”
“후우! 이건 면역 작용이 아닌 DNA 단위의 변이입니다. 1차 접종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가장 문제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돌이킬 수 있다면 시도해 보겠지만 돌이킬 수 없었기에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충분한 백신의 양을 만들 수 있는가?”
“뮤턴트 밀크를 활용하면 대량 생산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사를 할 필요도 없이 한 모금의 뮤턴트 밀크를 마시기만 하면 끝납니다.”
“그건 간편해서 좋구만. 샘플 있으면 하나 줘 보게.”
“대통령님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입니다.”
박충렬의 말에 김석호 대통령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 늙은이 그만 괴롭힐 때도 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부작용이든 뭐든 이제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싶었다.
“나는 말일세. 지옥이 존재한다면 분명 지옥에 갈 거야.”
“가시게 된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훗! 자네같이 딱딱한 이하고 같이 가고 싶진 않군.”
진심이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자신의 국민들이 더 많이 괴물의 먹이가 될 것이었다.
“참! 최창수 원사하고 자네가 아는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
“예. 과거 칠레의 아리가에서 함께 작전을 했었습니다.”
“그래. 그 친구 언제 한번 만나 보려고 했었는데 영 기회가 되질 않는구만. 그 친구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말이야.”
김석호 대통령은 몇 번이고 창수와 만나 대화를 나눠 보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기회가 닿지 않은 것이 아쉬워졌다.
“한번 그 친구 만나 보고 싶은데. 데리고 와 줄 수 있나?”
왠지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가 이번에도 수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창수에 대한 보고서는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수많은 엔젤과 강화 물약으로 이제는 인간이라기보다는 뮤턴트에 가깝게 변해 버렸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니, 뮤턴트 이전에 생동성 시험의 부작용으로 이미 인간 이상의 강화 인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정 보고서도 있었다.
다만 어떤 작용인지 창수와 같은 부작용을 다시 일으키는 것에는 실패를 했다.
동일한 실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체질이 다르면 동일한 부작용이 발생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을 벌이기 전에 창수에게서 조언을 받고 싶은 김석호 대통령이었다.
박충렬도 그런 김석호 대통령의 마음을 읽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 * *
명령에 따르는 것이 군인이라지만 그 명령이 의미 없는 개죽음이라면 따를 이유는 없었다.
두 개 팀의 뮤턴트 대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색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물론 지휘부에서는 뮤턴트 대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숨겼지만 이미 동료들이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이 퍼져 나가 있었다.
“최 원사님! 이대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지만 이런 대우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맞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요?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싸워 왔는데! 이건 의도적으로 우리를 전부 죽이려는 거잖아요!”
믿을 것은 창수뿐이었다.
뮤턴트 부대가 정식 편성되기 전 창수와 함께 각종 위험한 임무를 도맡아 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이다.
“그래서. 반란이라도 일으키자는 거야?”
창수의 말에 뮤턴트 대원들은 당황한 듯이 입을 더는 열지 못했다.
반란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이 반란이라도 일으키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반란을 일으키면 결국 자신들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인간보다 강하다고 해도 결국 수적 열세는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다들 인간들을 무차별 살상을 할 자신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의미 없이 소모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의미 없는 소모는 아니다. 엄연히 작전 중 임무 실패야. 그리고 아직 죽었다고 볼 순 없어.”
“그럼 살아 있다는 겁니까? 그놈들 말처럼 지휘관을 살해하고 탈영을 했다는 말입니까?”
화를 내는 대원을 보고 창수는 최대한 냉철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창수의 생각으로도 수색 작전에 투입된 동료들은 전멸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휘부에서 의도적으로 전멸을 시킨 것은 아니었다.
지휘부도 몰랐던 일이었고 그 때문에 복수의 방향은 지휘부가 아닌 동료들을 죽인 인충들에게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부대의 지휘부에게 적의를 보인다면 정말로 뮤턴트 대원들은 지휘자들을 죽이고 탈영을 했다는 뮤턴트 대원들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든 동료들을 살려야 하는 창수였다.
“적은 인충이다. 복수는 인충에게 해야 해.”
“…….”
뮤턴트 대원들은 창수의 말에 분노를 일단 삭여야만 했다.
지휘부의 말과 생각이 괘씸하기는 했지만 지휘부가 자신들을 직접 죽인 것은 분명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