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399)
제399화
#399. 그때 다시 네가 이 자리의 주인이라고 증명하거라.
“아이언윌엔 주세아만 있었던 게 아니로구나.”
부바글라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맞은 일격에 신음을 흘렸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력이었다. 슬레이어를 신경 쓰느라 최소한의 방비만 하고 내버려 뒀더니 어느새 방어진의 일각을 무너트리고 자신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아저씨, 딱 대. 한 대만 때릴게.”
특히 저 여자애.
그야말로 소악마가 따로 없었다.
능력은 단순한 텔레키네시스트.
그런데 그 단순함이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됐다.
미라주의 헌터들을 날려버리면서 부바글라를 향해 일직선으로 다가오는 모습은 섬찟할 정도였다.
게다가 독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여자도 문제였다. 몬스터나 헌터를 상대할 때 무기에 독을 바르는 건 기본이니 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저런 식으로 물 뿌리듯 독을 뿌리면 불타는 숲에 물 한 바가지 뿌리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 진법이 파괴된 게 문제였어. 누구였을까?’
황룡 길드가 몰래 개발해 미라주에 몰래 넘긴 이 범위형 아이템은 팔진도와 미로를 응용해 자유자재로 실시간 변형이 가능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다.
첫 실전에서 그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냈으나 정체를 알 수 없는 헌터에 의해 단숨에 핵이 파괴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지금은 그 헌터가 여기에 없는 듯했으나 만약 그가 여기 남아있었다면…….
“진작에 승부가 낫겠지. 여기까지인가?”
부바글라는 스크롤을 꺼냈다. 비상 탈출을 위해 마련해둔 수단이었다.
그가 꺼낸 아이템의 정체를 깨달았는지 날아오던 염동력 소녀가 소리쳤다.
“도망가기냐? 치사하게?!”
격한 환송 인사에 부바글라가 답례했다.
“죽음을 재촉하지 말라, 소녀여. 죽음의 환영은 언제든 그대의 꿈을 대신할 수 있으니.”
“뭐라는 거니?”
마침 도착한 염동력 소녀의 공격이 부바글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부바글라는 스크롤을 찢는 동시에 전신을 짜부라트리려는 무형의 기운을 피해냈다.
그때 그가 피하려는 자리로 섬뜩한 쇠붙이가 날아왔다.
“큭!”
옆구리를 꿰뚫린 부바글라는 이를 악물며 스크롤을 마저 찢었다. 그는 몸이 희미해지는 사이 자신을 공격한 자를 찾았다.
‘저 자는… 감우영인가?’
슬레이어의 차기 에이스라 불리는 헌터.
감우영이 끝내 그 두꺼운 미라주의 종심 방어를 뚫고 자신에게 일격을 가한 것이었다.
“그대도 기억해 두겠다.”
그 한마디를 남기고 부바글라는 사라졌다.
이로써 문경새재에서의 전투도 끝을 맺었다.
* * *
상황이 종료되고, 미라주의 잔당을 처리하고, 잔불 때문에 산불이 번지지 않게 조처를 하는 와중에도 고을지와 감우영은 서로를 노려보며 기싸움하고 있었다.
“그쪽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내가 잡을 수 있었는데.”
“원래 심장을 노리고 던진 단검이야. 네가 무식하게 힘만 쓴 공격으로 놈이 피하지만 않았어도 저놈 스크롤 찢기 전에 끔살이었다고.”
“그래도 나름 미라주 대빵 같던데, 겨우 단검 하나로 잡을 수 있었을까?”
“세아 누님이 너한테 기본은 안 가르치디? 기습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최고의 기습은 뭐다? 몰래 하는 거다. 배운지 얼마 안 돼서 모르나 보네?”
“약한 애들이나 기습하는 거고. 우리 길마가 기습하는 거 봤어?”
“어, 많이 봤어. 먼저 때리면 장땡이라고. 첫 대련에서 한 방에 나가떨어졌을 때 들었었지.”
“음, 나도 당했던 거라 부정을 못 하겠네. 하여간 나 정도 되면 잔꾀보다 정면승부라고. 그게 우리 둘의 역량 차이인가 보지.”
“사람 열받게 하는 건 확실히 세아 누님한테 배운 게 맞네. 아후, 이 조막만 한 녀석 어디 때릴 데도 없고. 오늘 너 운 좋은 줄 알아라.”
“그쪽이야말로 네 잎 클로버라도 찾아봐야 할 거야. 오늘 운을 다 썼을 테니까.”
“역시 생긴 대로 애 같은 소릴 하는군.”
“애한테 한번 맞아볼래?”
두 헌터의 갈등이 최고조로 유치해지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둘의 목덜미를 잡아채는 존재들이 있었다.
“꽥!”
“쿨럭!”
고을지와 감우영은 각각 장득구와 소상엽에게 붙들렸다.
“헤헤, 왕사부…….”
“철수다, 고을지. 갈 준비해.”
“예입.”
고을지는 총총걸음으로 장득구에게서 도망쳤다.
그녀의 뒷모습을 본 소상엽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감우영을 야단쳤다.
“감우영, 고딩하고 싸우고 싶나? 싸울 거면 차라리 칼로 승부 보지 그랬어. 헌터가 왜 말로 싸워?”
“쟤 민짜였어요? 어쩐지 유치하더라니.”
“네가 더 유치해. 힘이 남아도는 걸 보니 전투가 밋밋했나 보지? 돌아가면 각오해. 제대로 굴려주지.”
“윽, 설마 그 지옥의 세트 플레이를…….”
“두 바퀴 돌리기 전에 너도 퇴각 준비해.”
“예에…….”
감우영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뒤돌아섰다.
소상엽은 장득구에게 살짝 묵례를 한 뒤 걸음을 옮겼다.
“그럼, 이만.”
그때 장득구가 조심스레 말했다.
“성 팀장님 소식, 저도 방금 전해 들었습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소상엽은 잠시 멈칫했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돌아갔다.
감우영의 반응을 봐선 성선제의 상태는 아직 소상엽만 아는 얘기인 듯했다.
장득구는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헬기 소리를 들으며 등을 돌렸다.
“슬레이어도 많은 변화가 있겠어. 아까운 사람이었는데.”
* * *
미라주가 저지른 크리스마스이브 날의 테러는 공식적으론 없는 사건이 되었다.
북악산 절반이 사라진 건 게이트에서 나온 보스 몬스터의 소행이 되었고, 서울숲이 황폐해진 것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를 들어 무마시켰다.
정부는 언론을 통제했고, 관계자들의 입은 길드 차원에서 단속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인원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기에 틈으로 새는 말까지 모두 막을 순 없었다.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모두 ‘카더라 통신’이 되어 인터넷 상에 루머로 떠돌았다.
이런 조치에 대해 길드협력처는 차길주 처장이 직접 나서서 관련 길드의 책임자들을 모아놓은 화상 회의에서 다음과 당부했다.
“올해 초 동북 방어전을 치르고 게이트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아웃 브레이킹이 연달아 터지면서 민심이 흉흉한 마당에 미라주의 테러까지 겹쳤다는 걸 국민들이 알면, 그 혼란을 잠재우기가 어렵습니다. 이 혼란이 가라앉을 때까지만이라도 각 길드에선 철저히 보안을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게 당연했지만, 게이트 안보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였다.
정부는 철저히 숨기고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고 시끌벅적한 연말이 되길 바랐다.
이는 길드 측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특히 슬레이어와 아이언윌이 곤란해했다. 슬레이어는 성선제의 전력 이탈로 인한 충격을 줄여야 했고, 아이언윌은 일루전이라는 존재를 숨기고 독단적으로 작전을 수행한 책임을 피해야 했다.
아무리 기밀을 요하는 작전이더라도 세계적인 테러리스트이자 S랭크 헌터를 상대하는 일을 일개 길드가 국가 몰래 진행했다는 건 자칫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신의주와 마경에서 벌인 일로 아이언윌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낙인찍혀서야 앞으로 정부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최소한 이번만큼은 납작 엎드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강무혁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최대한 정부의 방침에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도 세간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지 않는 게 낫다는 데 동의했다.
백성빈의 일까지 엮여있는 탓에 게이트 폭발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자면, 불리한 것은 아이언윌이었다.
게다가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만큼 쌓여 있었다. 길드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는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고. 제야의 종을 듣는 날이 다가왔다.
* * *
주세아는 성선제가 입원해 있는 헌터 전문 병원을 찾았다.
강무혁에게 같이 가길 권했으나 그는 이미 다녀왔다며 사양했다.
성선제는 병원에서도 티어 길드의 일부 VIP만 이용할 수 있다는 보안 병동에 있었다.
각 병실이 완전히 독립되어 있었고, 의료진의 입도 무거웠기에 누구도 그 안에 누가 입원해 있는지 쉽게 알지 못했다.
주세아가 찾은 병실은 입구에서부터 경비가 삼엄했다.
슬레이어의 헌터들이 문지기가 되어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주세아의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돌아가십시오.”
“성 팀장님 얼굴만 좀 보고 가려는 거예요. 직접 봐야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며칠 전에 그쪽 길드 강무혁 단장이 다녀갔습니다. 그분께 얘길 들으시죠.”
“그쪽?”
주세아는 병실 입구를 지키는 헌터에게서 적의를 느꼈다.
단순히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고 보기엔 감정이 듬뿍 담긴 어투였다.
‘어떻게 할까? 확 밀고 들어갈 순 있는데.’
싸우러 온 것도 아니니 소란을 피우는 건 아닌 듯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돌아가자니 어쩐지 친정으로부터 문전박대당한 것 같아 기분이 몹시 상할 것 같았다.
그녀가 고민하는 와중에 입구에 있던 인터폰이 울렸다.
헌터 경비조장이 그 인터폰을 받더니 허리를 굽신거렸다. 그리곤 수화기를 내린 그가 주세아에게 다가와 말했다.
“안에서 들어오시랍니다.”
주세아는 병실 안의 인물이 입구에 있는 CCTV로 자신을 확인했음을 알아챘다.
‘날 들어오라고 하는 걸 보니 역시 이 느낌은 능구렁이 영감이었군.’
안쪽에서 느껴지는 성선제의 기운은 평온했지만 미약했다.
하지만 그의 곁에 있는 기운은 힘차고 사나웠다.
주세아는 그 기운의 정체가 누구인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VIP병동의 입구를 지나 병실 안으로 발을 들인 주세아를 기다리고 있던 건 역시 예상대로 슬레이어 길드 마스터인 사문혁이었다.
반백의 머리카락에, 날카롭게 각진 콧날, 고집스러움을 대변하는 눈매.
주세아는 오랜만에 보는 사문혁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오랜만이네요. 길마.”
사문혁은 주세아를 쳐다보지 않은 채 침상에 누워있는 성선제만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말렸어야지.”
말과 다르게 원망이 담긴 목소리는 아니었다. 단지 아쉬움과 후회가 짙게 깔려있었다.
“말린다고 들을 사람이었으면 길마가 후계자로 점찍었을까요?”
“하긴, 그런 뚝심이 있는 녀석이긴 하지. 하도 말을 들어 먹지 않는 녀석이라 곤란할 때가 있지만.”
“다 길마 보고 배운 거지. 누구 탓을 해?”
“자랑이다, 이놈들아. 배울 게 없어서 이런 무모한 짓만 골라 하고.”
주세아는 오랜만에 사문혁과 옛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퇴단과 다툼으로 사이가 멀어져 있었지만, 원래 그녀는 사문혁과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어쨌든 주세아를 슬레이어로 데려온 것도 그였고, 지금의 위치에 이를 수 있게 지원해줬던 것도 그였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가 싶더니 기어코 사문혁이 불평을 토해냈다.
“집 나갔으면 여긴 돌아보지도 말아야지. 뭐 주워 먹을 게 있다고 허구한 날 얼굴을 들이대서 이런 사달을 만드나?”
“비즈니스잖아요. 내가 한 일도 아니고.”
“그 단장을 뽑은 게 너잖냐. 선제 꼬신 걸 보면 보통 요물이 아니야. 애들이 말렸어도 듣지 않고 진작 솎아냈어야 했어.”
“싸우러 온 거 아니에요. 그리고 경고하는데 우리 강 단장 건드리면 알죠?”
“어이구, S랭크 헌터님 무서워서 살겠나.”
“너무 비아냥대지 말고요. 성 팀장도 그 S랭크가 되고 싶어서 저렇게 된 거잖아요.”
“누가 S랭크 되라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선제가 너무 급했어.”
사문혁의 후회는 바로 여기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길드의 대소사를 모두 성선제에게 일임하는 바람에 그를 S랭크에 집착하게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주세아는 그의 자책을 느끼곤 말을 돌렸다.
“의사가 뭐래요? 성 팀장 언제 깨어난다든가 말 없었어요?”
“마나 회로가 어쩌고, 심부에 타격이 어쩌고 하던데. 결론을 말하자면, 식물인간이란다.”
“그 말은…….”
“기약이 없다고….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자리 털고 일어날 수도 있고. 그 확률이 기적에 가깝다더군.
주세아는 입을 다물었다.
건넬 위로의 말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말할 게 있었지만, 괜한 희망을 보탰다가 원망을 사게 될지도 몰라서였다.
‘서울숲에서 느꼈던 성 팀장의 기운은 이미 벽을 넘었어. 다만, 예전의 나처럼 그 벽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그런데 식물인간이 됐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그때 사문혁이 말했다.
“뭐가 됐든 난 선제의 빈자리를 채워야겠다.”
“갑자기 그 얘긴 왜 하는데요?”
“도유가 복귀할 거다.”
“!!”
주세아가 흠칫 놀랐다.
“부길마가……?”
“미리 경고하마. 그 녀석은 선제와 다를 테니까.”
“길마. 부길마는 성 팀장이 기를 쓰고 쫓아낸 사람이야. 그 사람을 불러오면 나중에 성 팀장 얼굴 어떻게 보려고?”
“나도 이 상황은 수습해야지 않겠냐. 선제가 깨어나면 다행이지만, 이대로 영원히 안 깨어나면 어쩌겠냐?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택해야지.”
“부길마는 최악 아닌가?”
“능력 좋은 녀석이다. 오랫동안 자숙했으니 심경에 변화가 있었겠지. 왜? 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녀석이 돌아온다니 긴장되나?”
주세아는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만에. 내가 겁먹을 녀석인 것 같아? 그냥 슬레이어가 걱정돼서야.”
“슬레이어 싫다고 나갈 때는 언제고, 걱정은 무슨?”
“뒤끝 진짜 기네. 앞으로 슬레이어 걱정 안 할 테니까, 부길마 고삐나 단단히 잡으세요. 성 팀장 돌아왔을 때 피곤하게 하지 말고.”
그 길로 주세아는 병실을 나갔다.
성선제가 여전히 걱정됐지만, 더는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최도유가 돌아온다. 앞으로 시끄러워질 거야.’
슬레이어 길드의 부길마가 복귀한다는 선언에 그녀의 마음은 이미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있었다.
직접 싸울 일은 없었으나 그런 긴장이 들게 할 인물의 등장이었다. 다른 데 눈을 돌릴 여유가 사라졌다.
한편, 주세아가 나간 자리를 홀로 지키고 있던 사문혁에게 비서가 병실로 들어와 일정을 알려왔다.
“길마님. 파티장급 이상 전원 본사에 소집했습니다.”
“그래. 이만 가보도록 하지.”
사문혁은 비서를 따라 병실을 나섰다. 병실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성선제를 바라봤다.
‘선제야, 오늘 난 예전 네 결정을 뒤집을 거다. 네가 돌아온다면, 그때 다시 네가 이 자리의 주인이라고 증명하거라.’
사문혁이 나간 뒤 병실은 고요해졌다.
오로지 성선제의 가느다란 숨소리만 들려왔다. 그의 숨결에 따라 가슴이 보풀었다가 가라앉았다.
그의 들숨과 날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같은 간격을 유지했다.
그때였다.
까딱.
잠시 성선제의 손가락 끝이 꿈틀대다가 멈췄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작은 빛이 영글었다가 사그라들었다.
병실은 이제 완전히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