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11
00111 살아가는 것 =========================
“네?”
단언컨데 용화 스스로가 내뱉은 가장 멍청한 소리였다.
운성은 역시 이해할 수 없이 홀로 낄낄대더니 기이한 수인을 맺었다.
그러자 그를 주위로 한 어둠이 일렁이더니 크게 솓구쳐 운성과 용화를 포함한 주위를 덮었다.
이내 다시 어둠이 가시자 그 곳은 녹음이 가득한 전혀 다른 곳.
“여긴…?”
“세계수의 중심부다.”
세계수와 직접적으로 링크가 가능한 곳.
운성이 피스아이시스템에 접속하는 곳과 비슷한 장소였다.
“네 스승의 현재 허락되지 않는 경지를 넘본 대가로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
드득드득.
운성의 손이 녹음만이 가득한 곳을 움직였다.
그럴 때 마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 곳임에도 무언가 잡히며 이리저리 요동쳤다.
“세계에 각인을 새기려면 항상 유의해야되지, 세계에 그대로 파묻힐 수 있거든.”
지지직지직.
흐릿한 무언가가 모인다.
뭉쳣다가 사라졋다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무언가가 되었다가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됨을 반복한다.
“사실 네 스승은 죽은게 아니다. 자신을 유지하지 못해 세계속에 통폐합되버린 거지.
물론 평범하게 사람기준으로 그걸 죽었다고 하지만.”
녹음이 우거져 사람의 형상이 된다.
동시에 다시 녹음이 되어버리나, 그것은 분명..
“스승님?!”
“네 스승의 잔재일 뿐이야.”
아으~ 하며 운성은 뻐근하다는 듯이 몸을 풀었다.
실제로 조금전 운성이 한 행위는 세계에 각인을 새기는 행위.
강기를 넘어선 단계에서나 시도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수와 그랜드터틀이라는 ‘세계’를 이루는 2개체의 힘을 마음껏 쓸 수 있기에, 게다가 전생에 운성이 가졌던 특이점이 있었기에 시도할 수 있는 행위였다.
‘차라리 죽인놈살리는게 쉽지, 이건 미친짓이구만.’
여유롭게 말하지만 실상은 운성조차 꽤 무리하고 있었다.
“제가, 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제가 할 것이 있으니 이 자리에 부르셨을 것 아닙니까?”
다급하게 용화가 소리쳤다.
그에 운성은 차분히 답했다.
“존재는 존재하며 그 잔재를 세상에 흩뿌리지.
쉽게 말하자면 그 존재의 정보야.
체온이나 체취일 수도 있고 그 존재가 살아왔던 행적, 타인에 새겨진 기억.
그 모든게 그 존재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되지.”
A가 있어 B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 반대도 될 수 있겠지. 그 정보와 잔재를 모아 존재를 구축하는 거야.”
“어, 어떻게 말입니까?”
“별 것 있나.”
운성의 손가락이 용화를 가리켰다.
“검을 휘둘러, 네 스승을 기리며.”***광활한 바다.
그 곳을 영마수 라이오넬이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빠.”
위에 타고 있던 운성과 운성의 어깨위에 목마를 타고 있던 어둠이가 입을 열었다.
“왜?”
“인간이란 참 신기하지.”
“뭐가?”
“그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한거.”
“아, 세계선?”
“응응, 아직 우주는 커녕 별에 대한 것도 이해하지 못한 인간이 어떻게 모든 걸 건너뛰에 그것에 닿았을까?”
“진리라는게 다 그런거지. 언제나 눈 앞에 있으나 보지 못할 뿐.”
“으으, 모르겠어어..”
운성의 머리위에 축 늘어지며 울상을 지었다.
제 아무리 운성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어둠이라지만, 저 상위의 경지까지는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대화도 다른 인류가 들었으면 모두 바벨이전의세계에 번역되지 못한 이음으로 들릴 것이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가 대신 죽은 것도 이해를 못하겠어.”
“그래?”
“응응, 그리고 그 말고도 많아. 알 수는 있는데 이해는 못하겠어.”
수없이 많은 것을 삼켜온 어둠이다.
그 중엔 괴물도 있고 인간도 있다.
그들을 삼키며 과거의 행보를 알앗다.
그것을 산출시킨다면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됬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결코 그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원래 완벽한 이해라는 것은 없는거야. 세상이 불공평한듯 사람은 결국 제각기 다르지. 그게 사람뿐말인까하냐만은, 이해하는 척은 할 수 있어도 이해할 수는 없는 거야.”
“우웅, 왜에?”
“다르니까. 사람의 꿈이라는 것은.”
“꿈?”
“사람이 바라고 사람이 갈망하고 사람이 희망하는 것.
꿈이라 해서 좋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게 살인과 방화, 강간등의 연쇄범죄의 실현일 수도 있고, 혹은 피붙이원수에 대한 복수일지도 모르지.”
“으음”
“또한 사람은 매순간매순간다르지. 극심한 분노를 느끼다가도 다른 생각을 하는게 사람이야. 그러다가도 초인같은 집중력을 보여주지. 십인십색이라 하기도 부족한게 사람이야.”
“남에게 쓸데없이 관심이 많다가도 이기적이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져도, 필요할 때는 단합이 안될수도 있고, 감정적이면서도 공감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 중요한 사건은 금방 잊어먹지만 과거의 역사에 매달리며 절절될 때도 있지. 어른답다는 말은 퍼져있으나 성숙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지만서도 아이들처럼 순수하지도 못해.”
“으에, 그거 완전 모순투성이인데…”
“괜히 사람의 속을 소우주라고 하는게 아니지. 모든게 불확실하고 매순간 변화하며 모순투성이. 어설프게 분석하려하는게 웃기고 이해하려 한다는게 오만한 행위야.”
“하지만 내가 삼킨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예상이 가는데?”
“그럴 수 있지.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반복적인 행동을 하니까. 그렇지만 변수는 존재한다는 거지.”
“우우, 모르겠어.”
“살아가는 것이 다 그런거야. 모르는거 투성이에 불확실의 연속. 그 속에 꿈을 꾸며 살아가는 거지.”
어둠이의 탄생은 실제론 십년도 되지 않았다.
그 안에 삼킨 수많은 존재들로 인해 깊고 오랜 세월을 담았으나 그 중심에 자신의 역사는 짧다.
수만년의 역사를 알고 있으나 자신의 역사는 짧은 것이다.
“너무 이해하려하지마. 나 또한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포기했으니까.”
운성또한 넓은 길을 제시하고 그 쪽으로 강요할 뿐이다.
그 길의 중간에 누군가 이상행동을 벌이든 큰 변화가 없도록 충분히 넓은 길을 파고.
“우우…”
고뇌에 빠지는 한 손으로 어둠이를 쓰다듬으며 반대손으로는 달리는 라이오넬을 어루만졌다.
“빠르게 가자, 라이오넬.”
“아우우우!”***도망친다.
도망쳐야 한다.
분명 그것은 자신이 동경했고 두려워했던 이들의 기운.
그들이 돌아오면 자신따위는 금새 사라져버릴 것이다.
공포에 물들어 거대한 바다를 헤치며 도망쳐나가는 하프라인 데드라이브, 그 위를 거대한 동체가 날았다.
“스테인씨, 이 속도로 가나요?”
“음, 고맙네.”
그들은 거대한 새 위에 타고 있었다.
날개를 펼쳤을 때 길이가 20m도 넘는 그 위에는 각종 도구가 설치되어 있었고, 머리쪽에는 거대한 식물이 자라나고 있었다.
식물 아메카.
동충하초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 꽃의 색에 따라 성향이 다르다.
붉은 아메카는 동물의 알이나 새끼때부터 거기에 뿌리를 내려 동체를 장악한다.
초록 아메카는 동물의 시체에 뿌리를 내려 동체를 장악한다.
푸른 아메카는 반쯤죽어가는 성체에 뿌리를 내려 동체를 장악한다.
장악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동물에 피해가 크게 없다.
오히려 푸른 아메카는 꽃으로부터 주변 에너지를 흡수해 죽어가던 동체에 영양분을 주어 부상을 회복시키기도 한다.
붉은 아메카가 뿌리 내린 동물은 주변개체보다 훨씬 강하게 자라나기도 한다.
그 상태로 번식을 한들 오히려 건강한 후손을 보기도 한다.
동충하초는 기생되는 동물의 양분을 뺏고자라지만 오히려 아메카는 기생하는 동물을 더욱 강하게 해준다.
하지만 장악은 장악.
그 아메카를 부릴 수만 있다면 해당 생명체를 자신의 수족처럼 부릴 수 있다.
지금 혜진이 그랬다.
거조 라팔랑카.
그 머리에 뿌리내린 아메카를 통해 지금 그들은 하프라인 데드라이브를 추격하고 있었다.
“3,2,1 Fire!”
라팡랑카의 거체 위에서 다발로 무언가가 떨어져내렸다.
워낙에 큰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이기에 5천피트 상공에서 떨어트렸음에도 고루고루 맞았다.
콰아아앙!콰앙!콰아아앙!
터져나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섬광의 연쇄.
그가 제작한 특제 섬광탄이 어둠을 가르며 터져나갔다.
“——-!!!!!!”
“이런, 고도를 높여주게!”
“네!”
분노를 담은 포효가 요동치켜 검은 촉수가 위로 솟구쳤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라팔랑카의 몸이 상공으로 치솟았다.
한두번 해본 동작이 아니다.
실제로 여러번 연습도 해봤고, 좀 전에도 몇번이나 이같은 행위를 반복했었다.
섬광탄과 위력탄을 떨어트리며 놈의 발목을 붙잡고, 놈이 공격하면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는 행위의 반복을.
“워낙 괴상한 놈이라 그렇지 크게 특수 능력은 없는게 그래도 다행이네요.”
“별다른 피해를 주지도 못하지만 말이야.”
놈은 어마무시한 질량의 덩어리였다.
저자체로는 휘두르는게 흉기인 대신 별 다른 스킬이 없었다.
놈이 발출하는 거대한 파동은 심신에 피해를 주기는 하지만 난해함이 없고 그냥 양으로 때려박는 방식이라 운성 휘하의 인물들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그런 놈이라서 그런지 자신들의 공격조차 별 효과가 없었다.
정확히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피해를 주기는 하는데,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어마어마한 검은물결이 순식간에 피해부분을 복구해버렸다.
“우리가 정화한 어둠의 숲 몇개를 합쳐도 부족하겠네요?”
“그렇겠지. 아무래도.”
그들은 실제로 몇번 어둠의 숲을 정화하기도 했다.
인류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그들에게까지 미지의 영역은 아니였으니까요.
하지만 저것은 견적이 안선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역시 그가 오길기다려야겠네요.”
“그렇군.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왔어.”
스륵.
한숨을 내쉬는 그들의 사이로 어둠이 솟구쳐올랐다.
========== 작품 후기 ==========
여기 나오는 인물의 생각과 작가의 생각은 다릅니다!
달라요 ㅠㅠ 그냥 저런 인물의 설정일 뿐이에요 ㅠㅠ
그리고 드디어 운성의 전투씬!
저는 몇달동안이나 달려가고나 하는 것은 하지 않습니다!
다 필요한 부분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