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21
00221 만신전 =========================
난장판.
어울리는 수식어를 고르자면 그것만한 단어가 없었다.
배경인 숲은 그 자체로 날뛰고 기괴한 생물체가 날아든다.
왼팔에는 도저히 인간이라 할 수 없는 괴생물체의 거대한 팔을 단 마타 쥬디케이터와 운성이 격돌했다.
쾅!
3M에 달하는 그의 주먹을 운성이 발을 들어막아냇다.
“아까부터 느꼇지만, 그대는 실로 대단하군.”
매 죽음을 그에게 당한 것은 아니지만 저 자에게만 3번쯤 죽었다.
그 때 마다 그는 가지각색의 방식으로 전투를 펼쳤다.
“도대체 익히고 있는 무예가, 아니 투법鬪法이 몇이나 되는 것이지? 도저히 그 뿌리를 알기가 힘들구나!”
“뭐래 혼종새끼가”
투콱!
거대한 주먹을 수직으로 타고 올라 몸을 풍차처럼 회전시켜 발을 내리찍었다.
궤도에 걸린 주먹이 그대로 끊어지며 땅으로 쳐박혔다
그러나 운성이 채 다가서기도 전에 끊어진 자리에서 수십개의 촉수가 꿈틀거리며 쏘아졌다.
근거리에서 쏘아지는 산탄총과 같은 공격에 운성은 오른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우수가 불꽃이 되어 뻗어졌다.
지나간 궤적마저 태워버린 불꽃은 공간을 태우는 방패가 되어 촉수를 막아냈다.
“그것은..?”
그 정체를 알아본 쥬디케이터가 눈살을 찌푸렸다.
“소화도 다 안됬는데, 채할지도 모를일이야.”
“그대는 정말 우리에게 어울릴 인재일지 모르겠군.”
제 아무리 지근목이 유전자를 조합해 새로운 능력을 불어넣어준들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괜히 숙련도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능력이라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발휘되는 것은 천차만별.
동일한 역량이라면 기량이 전투의 향방을 좌지우지한다.
특히나 무궁무진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지근목이라면 운성처럼, 방금 얻은 태고의 용광로의 힘도 자연스럽게 발휘해내는 운성의 능력은 분명 인상적인 것이다.
“뭐래 혼종새끼가.”
그러나 운성의 이 능력은 어디까지나 재능이 아닌 경험에 기인하는 것.
전생에 살기 위해 이것저것 다 쓴 경험에 의한 것이다.
제 아무리 마지막 순간에 얻은 것으로 인류최강의 좌에 올랐고 그 전엔 십존에도 못 들고 빌빌거린 운성이라도 그 순간의 인류가 어디 인류라 불릴말한 놈들 틈바구니였던가.
적어도 아직은 인간계라 할 수 있는 현재에 어디가 꿀릴말한 경험의 산물은 아니다.
츠팟!
피어난 불꽃이 운성을 축으로 이루어진 나선으로 회전하는 마력의 궤도를 타고 소용돌이가 되어 퍼져나갔다.
다만 그것은 마그란이 쓰던 것 처럼 모든 것을 태운다는, 쥬디케이터의 뿌리창과 태식의 주먹, 용화의 검처럼 개념 그 자체를 변동시키지는 않고, 그저 닿는 궤적에 놓인 것은 공기라 할지라도 태워버리는 강한 화염일 뿐이기에 쥬디케이터는 대응에 나섰다.
“흡!”
지근목이 자신의 몸에 넣은 수 많은 유전인자, 그 중 불에 특출난 내성을 가진 식물의 유전인자를 왼팔에 넣어 급속도로 생장시킨후 뻗은 것이다.
“식염화食炎花구나.”
불을 먹는 꽃.
넘실거리는 용암지대에서 피어나 불을 먹고 자라난다.
그 덕에 주변은 정상적인 토양이 형성되는 기이한 장면을 만드는 식물이다.
그런 식물이 지금 쥬디케이터의 왼팔에서 덕지덕지 피어나 불꽃을 삼켜갔다.
‘왼팔, 단순히 근력이 강한 생물을 갖다 박은 게 아니라 재생력이 강한 딥 트롤Deeptroll의 것을 개조해서 박아놓은 후에 유전인자를 발동시킬 수신기로 삼는 것이구나.’
쥬디케이터 쯤 되는 인재라면 괜히 덕지덕지 이런 저런 생식물의 부위를 붙여놓는 것 보단 저렇게 한 부위에다 자신이 원할때 적재적소에 맞게 여러 유전인자의 능력을 발화시키게 하는 것이 효율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운성은 미소지었다.
‘그게 곧 약점이고.’
쾅!
운성의 몸이 폭발하듯 사출됬다.
얼마나 강하게 땅을 박찼는지 지축을 울리는 폭음이 한 발 늦게 울려퍼졌다.
무슨 원리의 보법이라기 보단 막대한 힘으로 자신의 몸을 내던진 것이다.
“흠?!”
막 불꽃을 없앴던 쥬디케이터는 따라올 운성의 공격에 대비했다.
그런데 일순간 운성의 기척이 사라졌다.
순간적으로 운성이 율의 권능을 발동, 시선을 차폐하며 가장 감각의 사각이 되는 부분으로 움직인 것이다.
“얕은 수를..큿?!”
물론 항상 보던 시각이 사라지는 것은 당황스럽긴 하나 이 숲 공간자체가 그들이 모시는 지근목의 영역이다.
저 호문클루스 군단처럼 감각을 동화시켜 시각의 한계를 넘는 것은 아니나 지근목으로부터 수신되는 정보로 시각에서 벗어나더라도 위치를 찾을 수 있다.
다만 그게 늦었다.
그의 감각이 운성을 포착했을 때는 이미 그의 거대한 왼팔을 타고 빙 돌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그의 왼팔은 분명 강대하고 위협스러운 흉기지만, 흉기는 어디까지나 신외지물이다.
특히나 다양한 능력을 발동시키기 위해, 그 능력으로부터 발휘되는 이질감이 본질적인 마타 쥬디케이터라는 자신의 존재성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감각을 둔화시켰기에 아주 조금씩이나마 인지의 차이가 있었다.
단순히 휘두를 때야 그게 무슨 필요가 있나 싶지만, 거대한 장병기가 거리를 두르고 휘두를 때야 리치차이와 그 크기와 무게, 중량에서 나오는 이득이 근거리에서는 오히려 몸을 굼뜨게 하는 요소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아주 찰나의 시간, 그 시간을 한 없이 길게 느려뜨릴 수단이 운성에게는 존재했다.
‘…깃털?’
무언가가 나풀거린다 싶었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쿠지직!
10여미터 쯤 지나쳐간 운성의 손에는 뜯겨버린 쥬디케이터의 목이 존재했다.
“크흐..!”
목을 잡아챈 손과 팔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엇고 두 다리의 근육은 내부에서 걸레쪼가리가 되었다가 재생을 반복했다.
비익천, 그가 가진 쾌속의 권능을 발동시킬 수는 있었으나 아직 그 속도가 강요하는 반작용의 부담을 완전히 줄일 방법은 강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몸으로 때웠다.
비익천과 싸울 때 엘리전을 하듯이 마냥 주먹에 뚜드려맞으면서도 누가 먼저 죽냐 시험하듯 후드려패던 자신의 육체를 믿고 그냥 밀어붙인 것이다.
화르륵.
운성의 손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놀란 듯 크게 떠진 쥬디케이터의 얼굴을 완전히 태워버렸다.
쿠당탕!
그런 운성의 곁으로 하나의 인형이 날아와 쳐박혔다.
그대로 죽기 딱 좋은 속도였으나 그 인형은 몸을 툭툭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이고 두야. 오, 아재 또 그 새끼 목 땃나보네요?”
어느새 다 타고 눈 윗 부분만 남은 쥬디케이터의 머리를 흘깃 본 태식이 말을 걸었다.
“마지막에 한 방 먹었나보군.”
“아, 거 새끼 자폭하데요. 아프지는 않은데 밀어내는게 좀 짜증나요.”
흘깃 돌아보니 그가 날아온 자리엔 주변이 완전히 날아간 나무 숲이 보엿다.
“근데 쟤들은 명색이 나무를 모시면서 저렇게 환경파괴를 일삼아도 되는 거요?”
“나무를 모신다고 환경보존을 외치지는 않지.”
“그린 캠페인 뭐 그 딴 거 안하고?”
“어차피 본체만 안뒤지면 주변에 놈들 죽이든 살리든 결국 다 거름이 될 뿐이니까.”
태식이 쳐죽인 한 괴생물체는 숨통이 끊어지기 직전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자폭했다.
그 덕에 주변 나무들이 와장창 부서졌으나 그대로 땅에 떨어지면 다시 거름이 되는 것이다.
“어후 소름끼쳐.”
그에 태식이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그보다 더한 진동이 울려퍼졌다.
쿠구구구궁!
지축을 뒤흔드는 떨림.
말 그대로 땅속에서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올라와서 한데 뭉치고 있었다.
“저건 뭐 신의 현신이라거나 그런건 아니죠?”
“아직 그 까지는 아닌 것 같고.”
이내 그것들은 한데 뭉치더니 거대한 괴물이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150m가 넘는 거대한 벌과 같은데 그 위로는 나무들이 숲과 같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동충하초?”
“나쁘지 않은 별칭이군.”
모 만화의 버섯게처럼 진화하면 본체가 죽고 등에 달린 버섯이 본체가 되고 진화전에 본체이던 게의 눈이 새하얗게 죽어버리는듯한 모습이 특히나 그랬다.
“저것도 본체는 등에 달린 숲이요?”
“꼭 그런 건 아니지. 어차피 본체인 지근목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놈의 거름. 그에게 열린게 동물이든 식물이든 중요할까.”
“그런 끔직한 혼종이!”
어차피 자기 밑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그게 식물이든 동물이든 무슨 상관일까?
식물같은 동물이든 동물같은 식물이든 큰 상관은 없는 것이다.
실로 신다운 마인드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은 결국 다 본질은 식물일 뿐이지만.’
“그래서 저게 뭔데요?”
“수호수守護樹 정도로 볼 수 있겠지.”
“수樹? 수獸가 아니구요? 그럼 결국 식물이네?”
“상관없을 뿐이지만 결국은 식물이니까.”
“쩌네. 우린 저런 거 없어요?”
“꿀리는 것 같나?”
“흠, 약간?”
엄지와 검지를 벌리며 눈산을 찌푸리는 태식이다.
뭐 쫄리는 것은 아니지만 저런 것 하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로망적인 측면에 불타오르는 태식다운 말이었다.
그에 피식하고 운성이 웃으며 말했다.
“왜 없을까.”
그가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려 튕겼다.
딱!
그러자 저 높은 곳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콰앙!
그것은 그대로 수호수를 덮치며 주변 나무고 대지고 할 것 없이 전부 개박살을 내며 뒹군후에 크게 포효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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