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73
00073 검을 세우다 =========================
“커억…”
몰려오는 추락감.
한 순간 벽을 넘어서 위로 솟구치던 부유감이 단번에 땅으로 떨어져버렸다.
허전함과 상실감이 대전사 머록을 채웠지만, 그 덕에 그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엇다.
초월의 비술은 한계를 넘게 해주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한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만에 츠바사에 의해 강제로 추락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만약 강 强 의 묘리가 펼친 압도에 의한 강제적 추락이 아니였다면 츠바사의 검에 의해 썰려나갔을테지만, 지금은 다행히 목숨줄을 붙일 수 있었다.
“헉…헉..”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머록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웠다.
머리는 핑돌고 앞은 보이지가 않았다.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그를 강타하자,
도저히 자신들의 수준으로는 거들 수도 없다고 생각하여 물러서 있던 휘하의 빌론들이 대경하여 달려왔다.
“대전사님!”
“괜찮으십니까!!”
멸족의 위기에서 부족을 구해낸 영웅의 위험에, 그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들어 츠바사의 앞을 가로막았다.
지킨다, 이 목숨이 다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들의 영웅을 지킨다.
필사의 각오를 하고 막아선 빌론족들,
하지만 정작 츠바사는 뽑아든 검을 휘두르긴 커녕 다시 검집에 갈무리하고 있었다.
“얻은 것은 있더냐?”
“예, 감사합니다.”
“그러더냐”
문일지십의 제자를 보는 츠바사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그럼,”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츠바사는 다시 몸을 돌렸다.
“길을 좀 터주겠나?”
일본어로 뱉어진 말이 바벨이전의 기억에 의해 번역되어 빌론족들에게 전해졌다.
실컷 쳐들어와서 자신의 영웅을 사경을 헤메하게 만든채 하는 말이 길을 터달라?
어떤 호구같은 빌론이 길을 터줄까.
일족의 자존심마저 뭉개버리는 그 말에 빌론들은 이를 갈며 각기의 무구를 뽑아들었다.
“허허…”
명백한 적의.
그 모습에 츠바사는 고민에 빠졌다.
분쟁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살인에 거부감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몰랐으면 몰라도 운성에 의해 빌론과 어둠의 숲의 사이관계를 듣고서는 막상 칼을 휘두르기가 꺼려졌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신의 일족을 구하려는 자들.
빌론의 목숨은 커녕 인류의 목숨도 츠바사에게는 그닥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지만, 빌론들의 숭고한 의지는 충분히 존중받아 마땅했다.
어쩌면 그 의지가 자신이 좋아하는 ‘검’과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한 저들의 우두머리 되는 자 덕에 자신의 제자가 얻은 게 많으니 억지로나마 빛을 졌다, 라는 위선적인 생각으로 그들에게 죽음보다는 삶을 권하고 싶었다.
그렇게 막상 칼을 뽑아들지 않는 츠바사였으나, 그것은 마주선 빌론족들도 마찬가지.
죽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나, 막상 자신들의 공격이 효과가 있을지, 그 죽음이 개죽음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그들의 발목을 붇잡았다.
자신들의 영웅인 대전사 머록이 초월화를 하면서 덤벼들어도 일격에 찍어눌러버린 상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격해야 들어갈지도 막막하니 함부로 출수를 하기가 애매했다.
그러한 각자의 사정은 무의미하고 지루한 침묵을 불러왔고,
용화야 스승의 행보에 감히 끼어들 수 없다는 생각에 덩달아 가만히 기립해 있으니,
머록이 사경을 해매며 뱉어내는 거친 숨소리 만이 장내를 잠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가 흘렀을까,
결국 츠바사는 쓴웃음을 짓으며 검집에 손을 올렸다.
단순히 포기하고 돌아가기 위해 검을 정돈하려는 움직이였으나,
빌론들은 지레 겁을 먹고 무구를 더욱 앞으로 내세우며 나름의 기세를 발산해냈다.
하지만 츠바사가 아랑곳하지 않고 검 매무새를 정돈하니, 자신들이 괜히 겁을 먹고 예민반응한 것을 알고는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츠바사가 헛웃음을 지으니 그들의 얼굴은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목숨을 걸고 어둠의 숲과 싸워 일족의 터전을 지켜나가는 자신들이 겨우 검을 정돈하는 행위에 겁을 먹다니!
빌론들은 무안함에 부들부들 떨고있자, 츠바사는 그저 끌끌 웃으며 돌아가려했다.
그 때 였다.
“…쿨럭, 잠…깐..”
가쁜 숨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머록의 목소리가 그들을 붙잡았다.
“음?”
“대전사님!”
“대전사님!!”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바들바들 떨며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며 일어나는 대전사 머록.
일족의 대전사라는 자존심으로 그는 간신히 일어서며 말했다.
“..컥, 길을, 터준다면…쿨럭!!”
머록은 힘들게 말을 하던 중 역류한 피를 토해냈다.
검게 죽은 피를 한바가지나 토해낸 그는 놀라서 달려오는 부족원들을 한손으로 제지한 뒤 숨을 돌렸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 폐부를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으나, 겨우내 참아내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큭.. 어디로, 가려하지?”
“행선지 말인가?”
“후우…그래.”
간신히 숨을 돌린 머록은 확신을 담은채로 단정지었다.
대전사는 주술과 무의 양방향에 걸쳐 경지에 올라야한다.
단순히 힘만 강한 것이 아니라, 한 무리를 이끄는 장으로 지혜와 통찰력도 필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대들이 여기서 얻을 것은 없더군.”
바른 말로하자면,
그들이 애써서 지켜내는 그들의 고향은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시때때로 모든 살아있는 것을 부정하기 위해 덤벼드는 어둠의 숲은 물론이요,
숲에는 각종 독충과 맹수가 존재하여 그들과의 기싸움도 벌여야했다.
어둠의 숲이야 그러한 생물학적인 공격에 하등 피해를 입지 않기에 거세게 그들을 삼키려고 들지만, 어둠의 숲을 막기위해 애쓰는 빌론들은 그들의 공격에 취약했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살기위해서 어둠의 숲의 확산을 막는 행위가 독충과 맹수들로부터의 공격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고 먹을 것이 풍족하지도 못했다.
섬이 싫다고 바다로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다.
그 곳은 어둠의 숲보다도 더한 죽음이 도사리고 있으니까.
그런 그들에게 있어 저 자들이 이 곳에서 이렇게 있을 이유가 없다.
그들이 아는 과거의 자신이였던 저들은 얻을 게 없는 이상 여기서 자신과 무의미한 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
“어둠의 숲으로 가려하는가?”
적. 상대할만한 강자.
“호오.”
정확한 예측에 츠바사는 낮게 웃었다.
생기기로는 무식하게 근육만 울퉁불퉁한 이가 제법 머리를 쓰지 않는가.
“대답은?”
“그렇다.”
츠바사의 답에 머록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가라.”
“대전사님!”
“안됩니다!!”
머록의 말에 부족원들은 크게 놀라며 반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섬의 정중앙에 존재하는 어둠의 숲을 가기 위해서는 섬을 관통해야 하고, 그러자면 자연히 부족의 근처를 지날 수 밖에 없다.
저들처럼 강한자들이 미친척 난동을 피운다면 답이 없다.
가뜩이나 지금은 어둠의 숲에 역공을 가하기 위해 주술사들이 오버페이스로 무리를 한 지금은 방어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걱정과 우려로 빌론들은 아우성쳤다.
“그만”
그런 그들을 머록은 한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리고 그는 불타오르는 듯한 눈빛으로 츠바사를 바라보았다.
어찌보면 미친 일이나 다름 없다.
한 무리의 우두머리격의 역할을 하는이가, 제대로 알지도 모를 위험요소를 자신들의 삶의 터전의 근처로 지나가게 한다?
“허허, 무엇을 믿고 우리를 보내주려는 것이지?”
츠바사조차 어이가 없어 말했다.
하지만 머록은 한치 흔들림 없이 답했다.
“우두머리로써 반드시 가져야 할 3가지가 있다.”
“3가지?”
“첫번째는 용기,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아야 함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힘조차 일격에 무너뜨리는 상대를 보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의 소유자가 머록 그 자신이다.
“두번째는 지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한 통찰이다.”
한 무리를 이끄는 자로써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 지혜다.
“호오, 그럼 세번째는?”
첫번째와 두번째는 츠바사또한 예측한 바가 있다.
비록 무리짓는 것에 귀찮음을 느껴 이끄는 자로써의 생활은 해본적이 없으나, 그래도 어렴풋이 가지던 덕목이였다.
그렇다면 세번쨰는 무엇인가?
호기심을 담은 츠바사의 눈을 마주보며 머록은 담담히 말했다.
“세번째는 감이다. 우두머리로써 용기와 지혜를 전부 짜내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왔을 때. 도저히 역량이상희 현실이 다가왔을 때,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끄는 자로써 무리에 최악을 피하고 최선으로 이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말하던 도중 고통이 밀려오는지 머록은 잠시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피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한 감이 말한다. 너희에게 길을 터주라고.”
“허…!”
어찌보면 무책임해보이는 말.
근거도 뭣도 없지만 자신의 감을 믿고 무리의 운명을 거는 말.
하지만 그 선택을 위해 어깨위에 짊어진 무게를, 츠바사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츠바사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실로 훌륭하지 않은가…!’
========== 작품 후기 ==========
음, 사실 이번화는 맨마지막 부분이 중요한 포인트.
바벨의 탑은 탑을 오를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스케일이 커집니다.
그 마저 버텨내가야 하는 것은 단순히 말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