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16
116. 나의 남정군, 남중 3개군 회복!
나는 추격대가 고정을 놓쳤다는 보고를 받고는 아쉬움에 고개를 저었다.
‘아… 여기서 수족왕 고정을 반드시 생포하거나 척살을 했어야 하는데… 아쉽구나!’
하지만 이렇게 내가 고정을 사로 잡지 못한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으니 그 일은 곧 드러나게 될 터였다.
아무튼 작금은 우선 비수성을 함락하는 것이 먼저였기에 나는 고정을 잡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비수성 공격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수족의 왕 고정이 도망친 비수성을 아군은 총공격을 하여 곧 성과를 이루기 시작했으니,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오른 아군의 병사들이 성벽 위를 장악한 데 이어, 마침내 충차가 성문을 부수며 성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열었고 아군 병사들이 성난 파도처럼 비수성 안으로 쳐들어갔다.
수족 병사들은 자신들의 왕이 도망친 것을 그제야 알았고, 이미 성벽 위뿐만 아니라 성 안으로 물밀듯이 아군이 들어오고 있었기에, 굳이 내가 항복을 말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병장기를 버리며 투항하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항복한 적병을 학살하지 말라는 엄명을 병사들에게 내리며 그들의 포박을 명하였고, 이에 적들은 항복을 하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확실한 것을 확인하고는 누구랄 것도 없이 일제히 투항의 대열에 동참하였다.
이로써 월수의 반란은 진압이 되었으니, 이번 나의 월수의 진압 과정에서 아군의 피해는 거의 미미한데 반해, 월수의 수족 병사들은 적어도 이천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다.
나는 사상자 이외 나머지 8천의 포로들을 전부 포박하고, 임시 영채를 세워 그곳에 그들을 가둔 후 일단의 병사를 붙여 두어 감시를 하게 하였다.
이렇게 나는 전방의 요충지인 비수를 점령한 데 이어서 후방의 요충지인 정작을 손쉽게 함락하였다. 그것은 이미 옹개가 병력의 대부분을 전방인 비수에 집중한 탓에 후방의 정작의 병력이 거의 전무했기에 이를 손쉽게 점령한 것이다.
이로써 월수 지역은 다시금 아국인 촉의 품으로 돌아왔다.
월수가 회복되자 우리 군의 군수를 담당하고 있는 마량이 함대에 실려 있는 군량을 월수의 치소인 공도로 옮겨 공도에 *쌓여 있는 군수품과 합쳐 아군의 보급에 들어갔다.
[* 고정이 급히 달아나는 바람에 공도성에는 상당한 군량과 물자를 고스란히 얻을 수 있던 것이다.]나는 노수에 함대를 정박을 했을 때 마량에게 소수의 병력을 맡겨 함선과 군량을 지키게 하고서, 나머지 병력을 전부 이끌고 공도부터 치기 위해 달려 나갔다.
만약 적들이 내가 노수로 함선을 이끌고 올 것을 알았다면 이처럼 쉽게 월수의 후방으로 올 수 없었을 터였다.
그리고 내가 정박된 함대에 소수의 병력만 두고 그대로 월수를 쳤기 때문에, 만약 적들이 아군의 선박이 정박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이를 기습하여 불태웠을 것이 자명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월수의 치소인 공도를 치기 위해 나섰으니, 내가 얼마나 빨리 월수를 치기 위해 서둘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이번 나의 월수 공격은 한마디로 ‘병귀신속’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월수를 점령하고 나서야 비로소 영창군의 태수 이엄으로부터 나의 계책 덕분에 옹개를 물리칠 수 있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다.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의 계책으로 옹개를 물리쳤다는 것을 알고서, 나는 역시 세상의 일이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음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수백의 척후를 보내 이엄에게 구원군이 곧 영창으로 향할 것이라 알린 것은 이엄이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기를 바라는 것이 컸어. 그런데 혹시 몰라 척후병으로 허장성세를 펼친 것이 옹개를 물리칠 줄이야. 그러고 보면 ‘모사재인 성사재천 불가강야(謀事在人 成事在天 不可强也, 일을 계획하고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의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으니 강제로 할 수 없다.)라는 명언이 참으로 맞는 말이야. 특히 이번 나의 영창군에서의 계책은 내가 예상치 못한 더 큰 성공이 되지 않았던가. 일이란 이렇듯 성패도 확신할 수 없으나, 성패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크고 작은 성과로 나타날지 알 수가 없는 것이로구나.’
즉, 때로는 예측보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때로는 예상외의 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것이 바로 세상의 일이란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엄의 보고에서 옹개가 코끼리 부대를 투입한 것을 확인하고, 아군이 남만의 코끼리 부대와 맞닥뜨릴 경우 어찌 상대해야 할지 고심하여 대응책을 미리 마련하였다.
나는 빠르게 월수 지역을 안정화 시키는 가운데, 영창군의 이엄에 이어 주제군으로 향했던 강유와 황서 등으로부터도 주제군의 치소인 주제성을 함락하였다는 낭보를 전해 들었다.
‘역시 강유와 황서로다! 쉽게 반란군을 꺾고 주제군을 회복하였군. 그래, 그들이 동관에서 상대한 조위의 사마의에 비하면 주제군의 반란군은 상대하기가 역시 쉬웠던 것이겠지.’
원 역사에서 주제군은 원래 건위속국으로 익주를 얻는 유비가 215년 *남중(익주 남부)의 호족들을 관리하기 위해 주제군으로 승격시키고 등방을 주제태수로 삼아 내강도독을 겸임하게 하였다.
[*이 당시 월수, 영창, 익주, 장가 등의 4군(또는 주제까지 포함한 5군)은 ‘남중’이라는 지방 명칭으로 불리고 있었다.]이 역사에서는 옹개가 남중지역을 이미 원 역사보다 더 크게 혼란스럽게 만들고 거기다 익주군에 이어 영창군 등의 남중 전역을 위협을 하니, 법정의 진언으로 이엄이 수천 병력을 이끌고 영창군의 태수가 되어 옹개를 견제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옹개가 원 역사보다 역시 이른 시점에 남중 호족들을 끌어들여 대반란을 일으키며, 옹개는 부하 장수에 상당한 병력을 맡겨 주제군을 공격하게 하니, 주제군을 지키던 등방은 최선을 다해 싸웠으나 패하고 패잔병을 이끌고 주제군 입구에서 주둔을 한 것이다.
그러한 때 강유와 황서의 중로군(中路軍)이 주제군을 회복하기 위해 움직였고 여기에 등방군이 합류를 하여 함께 주제군을 되찾기 위해 공격에 나섰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전투를 치른 강유 등에게 남중의 반란군은 상대가 되지 않으니, 얼마 되지 않아 강유 등은 치소 주제성을 함락하고 옹개의 부하 장수를 참살한 것이다.
여기서 원 역사의 헤살(스포일러)을 하자면 등방은 얼마 있지 않으면 세상을 떠나게 될 사람이었다. (원 역사 221년 혹은 222년 사망)
하여, 나는 등방의 노고를 치하하고 그를 성도로 돌려보내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편하게 지내도록 조치를 하였다.
그리고 우선 강유와 황서 등에게 임시로 주제군을 통제하게 하고, 내가 남정을 모두 마치게 되면 대왕 유비에게 진언하여 정식 태수를 임명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반란을 일으킨 남중 지역 4개군 중 2개군이 아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으로 이제 익주군과 장가군만 회복하면 남만의 대반란을 평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가군에서도 쾌보가 전해지니 1만 정예를 이끌고 장가의 주포를 토벌하기 위해 나선 장비가 예상대로 반란 수괴 주포가 점거하고 있는 장가군의 치소 저란성을 함락하고, 아국에 배신한 주포를 참살한 것이다.
장비는 장가군을 회복하자 남정군의 총사인 나에게 보고를 올렸다. 장비가 보낸 승전보를 본 나는 크게 기뻐하였는데, 거기에는 장비의 부장으로 이번 주포 토벌전에 참가한 마충의 활약 또한 상세히 적혀 있었다. 보고에서 장비는 ‘역시 상서령이 등용한 인물이라 다르다’라며 마충의 맹활약을 칭찬하고 있었기에 역시 실제 역사에서 남만을 평정한 마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원 역사에서 사실상 남만을 평정한 마충답군.’
나는 역시 임시 조치로 우선 마충을 장가의 임시 태수로 삼고, 장비에게 명하여 마충에 일단의 수비 병력을 맡겨 장가를 지키게 하고, 장비는 나머지 병력을 이끌고 아군에 합류하게 하였다.
그러며 나는 즉시 성도에 아군이 남중 4군 중 3군을 되찾은 일을 상세히 적어 상신하였다.
그리하여 이제 반란군의 남은 근거지는 익주군 하나만 남은 셈이었으니, 나는 곧 월수에 최소의 수비 병력만 남겨두고, 옹개를 토벌하기 위해 전군을 진군시켰다.
* * *
앞서 살펴보았듯이 수족왕 고정은 법정에게 패하고 도주하여 간신히 옹개가 있는 익주군으로 도망쳤다.
이러한 사실은 곧 *강유의 척후를 통해 파악이 되어 법정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법정은 강유가 곁에 있으면 항시 병법을 가르쳤는데, 특히 전장에서 척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였다. 하여, 강유는 법정의 가르침대로 척후를 풀어 익주군의 옹개의 상황을 살폈고, 고정이 옹개에게 도망친 일을 알게 된 것이다.]법정은 월수에서 주력을 이끌고 우선 주제군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익주군의 위쪽에 붙어 있는 주제군에서 병력을 모아 빠르게 정비를 한 후에 대군을 이끌고 옹개를 들이치려 하는 것이다. 장가에서 출발한 장비의 정예군 또한 주제로 합류할 터였다.
주제군으로 진군하는 와중에 전령을 통해 고정이 옹개에게 도망쳤다는 강유의 보고를 들은 나는 한 가지 묘책이 떠올랐으니, 그 계책은 바로 ‘*반간계’였다.
[*반간계(反間計), 병법 36계(三十六計) 중 서른세 번째 계책으로 적을 이간질하여, 적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자기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계략이다.]이러한 반간계는 원 역사에서도 제갈량이 남만 정벌 과정에서 사용한 계책으로, 이 역사에서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나는 확신을 하였다. 특히 원 역사에서 고정이 제갈량의 공격에 수세에 몰리자 옹개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는데, 옹개는 구원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뒤늦게 원병을 보내니, 이 일로 고정은 옹개를 원망하게 되어 둘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것이다.
강유의 보고에는 원 역사처럼 옹개의 원병이 뒤늦게 보내졌으나 이미 월수를 내가 함락한 후였고, 도망친 고정이 원병과 합류해 익주군으로 퇴각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따라서 원 역사처럼 고정이 옹개의 늦은 원병을 불평을 하며 속으로 미워하는 감정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여, 나는 그러한 고정의 감정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원 역사나 이 역사에나 상황이 어찌 되었건 옹개가 원병을 뒤늦게 보낸 것이로군. 그 일로 인해 고정이 옹개를 못마땅히 여기고 탓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지. 그렇다면 고정의 그런 뒤틀려진 감정을 잘 이용하여 반간계를 쓴다면, 옹개와 고정 두 놈이 자중지란을 일으켜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스스로 파멸할 수도 있음이야. 그래, 어서 반간계를 써야겠군.’
* * *
고정은 법정에게 대패하여 간신히 몸만 빠져나와 옹개가 있는 익주군으로 도망쳤고, 옹개는 그런 고정을 살뜰히 맞아들였다.
“수족왕 어서 오시오.”
고정은 자신을 반기는 옹개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네놈이 조금만 일찍 원병을 보냈다면 내가 이리 비참하게 도망을 치지는 않았을 것이야!’
하지만 작금 고정은 근거지도 잃고 병사도 잃은 처량한 신세이기에 그런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며 옹개의 맞이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대성, 나를 맞아주니 감사할 따름이오.”
옹개는 고정을 안으로 안내하여 자신과 같이 동등하게 상석에 앉게 하고, 곧 먹을 것을 내오게 하여 고정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게 배려를 하였다.
이러한 옹개의 환대에 고정의 마음은 조금은 풀리는 듯하다. 하지만 곧 옹개가 말하는 것을 듣고 고정의 표정이 굳어지게 되었으니 그것은 과연 무엇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