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94
194. 회성 공방전 … 알 수 없는 제갈량의 의중
제갈량의 1군은 전격적인 진격을 하여 빠르게 회성에 다다랐다.
회성에 당도한 제갈량은 즉시 적 성에 대한 포위망을 갖추고, *공성병기를 회성을 향해 배치하였다.
[* 이는 법정이 낙양에서 사용한 공성병기로 제갈량은 이를 활용하여 야왕을 빠르게 함락했던 것이다. 또한 포위망을 갖추고 공성무기로 적 성을 공격하는 방식은 이제 한군의 공성전의 기본 방식이 된 것이다.]그리고 법정으로부터 인수받은 코끼리 부대를 제갈량 또한 공성전에 투입하려고 하는 것으로.
법정이 그러했던 것처럼 코끼리를 충차처럼 활용하려는 것이다.
한편, 이렇게 제갈량의 1군이 회성을 포위하고 공격할 준비를 하자, 회성을 지키고 있는 조진과 학소는 분주해졌으니.
* * *
– 하내 치소 회성.
조진과 학소는 성루에서 제갈량의 1군 진영을 살폈고, 제갈량군의 군세를 확인한 조진이 말하기를.
“제갈량이 이끄는 촉적의 병력을 대충 살펴도 3만 정도 같군. 아군 병력에 비해 약 만 명은 적으니 아군이 병력 수에서는 우위에 있는 셈이지. 그런데 문제는 촉적의 저 공성무기야.”
“예, 대장군 실로 그러합니다. 하오나 아군은 그러한 촉적의 공격 방법을 알고 있기에, 대장군의 명으로 이미 회성을 단단히 보강해두었으니, 촉적의 공성병기가 이 회성을 어찌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랬다.
조진과 학소는 한군과 공방전을 벌인 경험이 있었고, 조진과 학소는 한군 공성무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 안팎에 벽돌을 쌓아 본래의 성벽 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어둔 것이다.
그리고 학소는 한군에 반격할 방법을 생각해 내어 이를 조진에게 진언하였고, 조진이 이를 받아들이니, 이번 회성 공방전에서 ‘학소의 반격 방법’이 무엇인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
그러며 조진은 한군 진영에 서황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분노하였다.
“저 변절자 놈이 이번에도 촉적의 앞잡이로 나서려 하는구나!”
그러자 학소는 조진에 맞장구를 치는 대신, 코끼리 부대를 가리키며 조진에게 물었다.
“대장군, 저 동물이 대장군께서 말씀하신 코끼리가 맞습니까?”
“그렇다네.”
“보아하니 코끼리를 공성전에 투입할 모양입니다.”
이러한 학소의 말에 조진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투로 말하였다.
“이미 낙양에서 공방전에 투입한 촉적의 코끼리 부대를 아군이 *격퇴한 전례가 있지. 하여, 내가 코끼리를 어찌 물리칠지 잘 알고 있으니 걱정 말게.”
[* 이는 낙양 공방전 당시 장합이 돌팔매로 코끼리의 눈과 코를 공격하여, 코끼리를 화나게 하여 공성전에서 이탈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그러자 학소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치 자신도 방법이 있다는 표정을 언뜻 짓는 것이다.
한데, 조진은 잠시 서글픈 표정이 되었다.
“촉적의 코끼리를 물리칠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이 바로 진서장군(장합)이었는데… 나를 구하기 위해 진서장군이 *희생을 하였지.”
[* 조진은 장합이 전사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에 학소가 조진을 향해 공수를 취하며 이런 다짐과 같은 말을 하였다.
“소장 또한 진서장군처럼 대장군을 구하는 일이라면 이 한 몸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학소의 말에 조진이 기겁을 하면서 말렸다.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 어떡해서든 촉적을 물리쳐야지 어찌 그런 최악의 경우부터 생각하는가?”
조진의 말에 학소가 사과를 하였다.
“대장군, 소장이 실언을 하였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대장군의 말씀처럼 소장, 대장군을 도와 최선을 다해 싸워 촉적을 무찌르겠습니다.”
그러며 학소는 한군 진영을 지휘하고 있는 한군 총사 제갈량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 촉적의 장수인 제갈량과는 소장이 두 번째로 맞붙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어쩔 수 없이 소장이 함곡관에서 퇴각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이 회성을 반드시 지켜내고 제갈량을 패퇴시킬 것입니다.”
그러자 조진이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바로 그러한 자세로 촉적과 싸워야지.”
“예, 대장군!”
그런데 그때 조진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한데, 어째서 촉적은 제갈량만이 이곳 회성을 치는 것이지?”
그랬다.
법정의 병력이 합류하여 함께 공격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한군은 회성을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한데 법정이 없다니.
충분히 조진이 의심을 할 만하다.
그러자, 학소가 조진에게 공수를 취하며 말하기를.
“대장군, 소장의 생각에 법정은 낙양의 후방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것 같습니다. 즉, 거기장군이 *허창으로 병력을 이동하여 그곳에서 병력을 추가로 모을 것이기에 이를 경계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바로, *법정까지 낙양에서 병력을 이끌고 자리를 비우게 되면 거기장군이 허창의 병마로 낙양을 노릴 수 있기에 이를 미리 차단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 조인은 허창으로의 병력 이동을 조진에게도 알렸던 것이다.] [* 법정과 제갈량은 전격적으로 황하를 도강하여 법정이 기관을 치고 제갈량이 야왕을 쳤기에 미처 회성의 조위군이 법정의 출진을 알지 못하였다.]학소의 말에 조진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렇다면 허창이 위험하지 않은가.”
이에 학소가 진언하였다.
“허창은 아국의 전 도읍으로 성이 크고 튼튼한 데다 거기장군의 병력도 많으니 충분히 법정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장군께서는 거기장군을 믿으시고, 우선 눈앞에 있는 제갈량을 물리치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학소의 진언을 들은 조진이 한숨이 섞인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말이 맞네. 우선은 눈앞에 촉적을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지.”
그러며 조진은 수성의 의지를 다졌다.
“그래, 우리 한번 최선을 다해 제갈량을 막아 보도록 하지!”
“예, 대장군!”
이렇듯 수비 측인 조진과 학소도 나름 대비를 하며 마음을 다 잡고 있었고, 이제 곧 ‘회성 공방전’이 펼쳐질 터였다.
아!
저기 한군의 벽력거가 기동을 하며 바윗돌이 회성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니 공방전이 시작된 모양이다.
* * *
제갈량의 명이 떨어지자 한군의 벽력거가 큼지막한 돌덩이를 회성으로 날려 보냈다.
그렇게 날아간 바윗돌은 회성의 성벽을 사정없이 두들겨 댔고, 일부 부서지는 성벽이 생기기는 하였으나, 회성은 그 정도로는 꿈쩍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이미 제갈량은 이를 예상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회성을 조진과 함께 지키는 장수가 학소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함곡관 전투에서 학소는 함곡관의 앞뒤로 벽을 쌓아 올린 3중 성벽으로 제갈량을 곤란하게 만든 바 있었다.
때문에 제갈량은 이번에도 필시 학소가 회성의 성벽을 함곡관과 같이 보강을 해두었으리라 예상은 한 것이다.
그리하여 벽력거의 공격만으로는 역부족이라 판단한 제갈량은 벽력거의 공격을 멈추고, 곧 다른 공성병기인 운제와 정란, 그리고 코끼리 부대를 활용한 충차 코끼리 공격으로 회성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였다.
한데, 여기서 학소가 준비한 반격이 펼쳐졌으니.
학소가 준비한 것은 바로 노포(弩砲)로 즉, 거대한 노였다.
노포에 사용되는 화살의 크기는 약 1m로 짧은 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발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방향을 쉬이 바꾸기가 어려운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위력은 상당하여 사거리가 수백 미터에 달하니 운제와 같은 커다란 공성병기를 파괴하는데 효과적이었다.
학소는 제갈량이 벽력거의 공격을 멈추고 근접 *공성무기인 운제, 정란 등을 투입할 때를 기다렸다가, 노포를 날렸다.
[* 제갈량은 지난 홍농 공방전에서처럼 원융을 공성무기로 활용하지 않았으니, 이것은 함곡관과 같이 단단한 회성의 성벽을 원융으로 공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렇게 되자 학소의 노포에 맞은 한군의 운제와 정란 등이 와지끈 우지끈 부서져 갔다.
또한 충차 코끼리도 노포의 커다란 화살에 맞았고, 비록 철갑옷을 입고 있는 코끼리라도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학소는 제갈량의 공성병기와 함께 성을 향해 달려오는 한군에게 궁수대가 화살을 날리게 하니, 이러한 화살을 맞아 사상하는 한군이 꽤 많았다.
이러한 학소의 반격에 한군은 제대로 혼이 나고 있었고, 이에 제갈량은 즉시 퇴각령을 내려 군을 물렸다.
이렇게 제갈량군이 퇴각을 하자, 회성의 조위군은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 * *
제갈량은 아예 회성에 대한 포위까지 풀며 군을 회성 밖으로 물려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러자 이제는 1군 장수인 위연이 제갈량에게 어찌하여 포위까지 풀었는지 이유를 물었다.
“승상, 어찌하여 적 성에 대한 포위까지 푼 것입니까?”
이에 제갈량이 침착하게 말하였다.
“나에게 다 계획이 있어서 그리한 것이니 더는 묻지 마시오.”
이렇게 제갈량이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자, 위연은 궁금하였으나 더는 묻지 말라 제갈량이 명을 내리니 하는 수 없이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 제갈량은 회성에서 좀 더 이동하여 아예 그곳에 진을 치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편, 제갈량군이 아예 성에 대한 포위까지 풀고 군을 물리자 조진과 학소는 의아해하며, 더욱 경계를 하였다.
그런데 거기다 제갈량은 성에서 더 떨어져 진영을 차린 채 공격해 오지 않자, 조진과 학소는 제갈량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째서 제갈량이 군을 뒤로 더 무르고 진영을 꾸린 것일까?”
이러한 조진의 혼잣말 같은 물음에 학소는 곧바로 답변을 하지 않고 한참을 생각한 다음 입을 열었다.
“대장군, 소장의 생각에 제갈량은 일부러 아군을 풀어지게 만들어 아군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려는 수작인 것 같습니다.”
“그 말인즉, 아군의 경계가 풀렸을 때, 제갈량이 기습을 해온다는 말인가?”
이러한 조진의 물음에 학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대장군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지난날 아국이 촉적과 한중에서 공방전을 벌였을 때도 촉적은 하후 장군(하후연)이 경계를 소홀하도록 만든 다음 갑작스러운 기습을 펼쳐, *하후 장군을 전사시켰습니다. 필시 제갈량은 그때처럼 이번에도 아군의 경계가 풀어지는 틈을 타 기습을 가해 올 것입니다.”
“그렇군. 학 부관 그렇다면 아군은 어찌하면 좋겠는가?”
조진이 이리 하문하자, 학소가 두 손을 모으며 답하기를.
“예, 대장군. 아군은 촉적보다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여, 수비 병력을 둘로 나누어 2교대로 성을 지키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아군은 휴식도 취하면서 경계도 풀리지 않으니, 촉적의 기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
이러한 학소의 진언을 받아들인 조진은 병력을 둘로 나누어 교대로 돌아가며 수비를 하였다.
그렇게 꽤 시일이 지나갔는데 어째서 그때까지도 제갈량은 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조진과 학소는 제갈량이 기습이 아닌 다른 꿍꿍이를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째서 제갈량은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지? 어째서?”
이렇게 조진이 제갈량이 공격하지 않는 것에 오히려 안달이 나자, 학소가 자신의 생각을 조진에게 말하였다.
“대장군 아무래도 제갈량이 오히려 아군이 촉적을 기습하도록 유인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조진이 학소에게 묻기를.
“제갈량이 아군의 기습을 오히려 기다리고 있다는 말인가?”
“예, 대장군 그렇습니다. 제갈량은 필시 아군이 도리어 촉적의 경계가 풀어졌다 여기게 만들고 아군으로 하여금 그 틈을 타 기습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하여 만약 제갈량의 의도대로 아군이 기습을 가게 되면 이미 준비를 하고 기다리던 제갈량에 아군은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학소의 답변에 조진은 일리가 있다고 여겼다.
“학 부관 자네의 말이 참으로 일리가 있네. 상대가 법정이었으나, 지난 낙양 공방전에서 진서장군의 기습을 법정은 기다리고 있다가, 오히려 아군을 요격하였지. 아마, 제갈량 또한 이번에도 아군이 기습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야.”
이러한 학소의 추측은 언뜻 보면 맞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제갈량이 기다리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으니.
* * *
– 회성 밖, 제갈량의 1군 진영.
제갈량이 공격을 하지 않은 채 진영 안에서 그대로 머물고만 있자, 그 침착한 서황도 답답함을 느꼈는지, 제갈량에게 왜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에둘러 말을 하였다.
“승상, 아군의 재정비가 이미 끝났습니다. 그리하여 충분히 회성에 대한 재공격을 하여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서황의 말을 들은 제갈량이 미소까지 띠며 말하였다.
“침착한 정동장군도 내가 어째서 적 성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고 있는지 궁금한 모양이구려. 하나, 지금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소. 그리고 아군이 공격에 나서지 않는다고 하여도, 회성을 지키고 있는 조진이 알아서 성을 버리고 퇴각을 할 것이니 한번 기다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