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44
수색이 종료되고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생존자를 구출해 영안성으로 복귀했다.
낙봉산에서 난리를 피우는 사이 영안성의 성문의 보수는 끝났고 성벽 역시도 어느정도 복구시켰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양양에서 보내오는 수성장비들을 설치하는 작업, 그리고 첨병을 보내 적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보상과 죽은 이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는 것 까지.
할 일은 넘쳐났다.
위령제를 주관하여 제사를 지낸 후 난 회의장으로 모두를 불렀다.
“음… 다들 알겠지만 이번 전투에서 타격이 컸다.”
추격을 하는 도중에 적의 암습에 걸려 피해를 입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방통이 이끌던 이들 중 생존자는 백여명도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죽었다고 할 수 있고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도 당분간은 싸우지 못할 것이다.
찾은 시신도 있고 찾지 못한 시신도 있다.
조 사제와 감녕, 장합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시신과 부상자들을 수습했지만 이천이 넘는 병력을 잃은 셈이다.
“그들에게 규정대로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니까 병사들에게 알려줘.”
어쨌든 그들은 위국의 전투를 위해서 죽은 것이다.
남은 가족들을 위한 위로금과 보상급은 규정대로 지급된다.
모두가 한숨을 내쉬자 난 방통을 보았다.
“그리고 방통. 너는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져야겠지?”
“내 녹봉 까. 그리고 보상금의 절반은 내 재산에서 낸다.”
“그걸로 부족해. 방통. 넌 강등이다. 형주목 자리에서 물러나.”
“아니 잠깐.”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합니다. 고작 한번의 패전으로 강등을 하시는 것은…”
당황한 감녕과 괴월이 나를 만류하려 했지만 방통은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이건 사부님의 제단에서 이미 나눴던 이야기다.
아무리 말도 안되는 기습을 받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패전은 패전이다.
누군가는 그 책임을 져야 했고 그 상황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총대장이었던 방통이다.
방통도 납득을 하고 있었기에 별다른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형주목 직위는 일단 순 대부에게 넘기도록 하지.”
“그래. 순 대부라면 잘 할 수 있겠지.”
“어이! 도련님!”
“이의는 받지 않는다.”
“괜찮으십니까?”
하후상이 조심스레 묻자 방통은 시큰둥히 답했다.
“단순한 장수라면 괜찮겠지만 나는 형주목이며, 또한 형주 측 방면의 총대장이야. 내가 이끌고 간 부대가 거의 전멸당한 셈인데. 내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수는 없지.”
“으음…”
만약 총대장이 괴월이나, 아니면 만총이었다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거다.
총대장이 방통이기에 이런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방통의 실패에 대해 그냥 넘어간다면 분명 이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을 이는 나타날 것이다.
괜히 말이 나올 수 있는 여지는 최대한 줄여 두는 것이 나았다.
그리고 방통이 형주목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나 양 사형이 승상부에 있고, 또 조앙이 위왕의 자리에 있는 이상 형주목 자리는 얼마든지 방통에게 돌려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순유도 주목 자리에 욕심을 내는 사람은 아니었고.
순가는 나와 혈연으로 맺어진 가문이다.
그런만큼 사정을 이야기해준다면 순유도 이해하고 나중에 형주목의 자리를 방통에게 돌려주는 것에 납득할 것이다.
“그간 형주목이 세운 공을 생각하면.”
“아냐. 지금은 차라리 이게 나아.”
“예?”
“어차피 영안성의 성주직을 맡을 사람이 필요하니까. 당분간 나는 익주와의 전투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군.”
항변하려던 괴월은 방통의 말에 작게 탄성을 터트린 후 입을 다물었다.
형주목으로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영안성의 성주로서 전쟁에 참여한다.
모든 신경을 영안성의 수성과 익주가 형주로 들어가지 못는 데에 쏟아붓겠다는 말이다.
“일단 양양에 이것부터 가져다 드려라.”
방통은 품에서 형주목의 인수를 꺼내어 나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은 내가 책상 옆에 인수증을 놓자 괴월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첨병의 보고에 의하면 적 부대가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승상부주. 이제는.”
“나는 전쟁에 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야. 그리고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영안성주가 할 일. 영안성주에게 묻도록.”
“일단은 수성을 할 생각이다. 적들이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방비가 다 된 이상 쉽게 뚫지는 못하겠지.”
지금 시기는 여름.
기온이 높아 혼응토가 빠르게 굳는다.
지금까지는 적의 영역에서 싸웠지만 영안성을 우리가 차지한 이상 이 주변은 우리의 영역이다.
혼응토를 이용한 함정, 방벽을 만들어 놓았으니 전장을 우리가 가져갈 수 있다.
수성을 위한 준비는 완벽하게 되어 있다.
우회할 수 있는 길에도 초병들이 배치되어 있는데다가 함부로 들어갔다간 공격받기 쉬운 위치에 있었다.
우리도 한대 맞아 단단히 열받아 있는 상태이니 법정도 쉽게 틈을 내어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결국 안정적으로 형주를 공격하려면 반드시 영안을 통해야 한다.
괴월은 머뭇거렸다.
“보급로의 보호는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적이 부대를 나누어 영안성을 우회해 양거현이나 무현을 공격한다면…”
“괴 군사가 고생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려나?”
“명을 따르겠습니다.”
영안성은 방통이 지킨다.
그리고 보급로는 괴월과 문빙이 오가며 보호한다.
각 현에 배잠과 만총이 있는 만큼 보급로의 유지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지도를 가리키며 명령을 내려 각자에게 임무를 준 후에야 겨우 한가함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까지 일을 준 이유는… 네가 일년상을 하려는 거냐?”
다들 나가자 방통은 나에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부님의 유지를 어길 생각은 없어.”
“허…”
“하지만 최소한 사부님의 유해를 옮기는 작업부터 해야겠지?”
낙봉산은 아직까지 위험이 있는 곳,
최소한 영안까지 옮겨야 안심할 수 있었다.
그 산에 산악병을 가져다 놓는 미친 짓까지 하는 놈인데 사부님의 유해를 발견하면 그것으로 뭔 짓을 할지도 모른다.
“흠… 그건 어떻게 할거냐?”
“내가 해야지.”
방통에게는 영안성을 맡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부님의 유해를 그곳에 둘 수는 없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조 사제도 나를 따랐다.
방통, 그리고 조 사제와 흑귀대원들을 데리고 난 사부님의 모옥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워낙 가파른 산길이라 그런지 운구를 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다.
하지만 다들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왕필이나 장삼 같은 최고참 흑귀대원들도 그렇고 그 다음 대의 흑귀대원들도 그렇고.
그들 모두 사부님을 알고 있었다.
양양에서 살 때 사부님께 도움을 받았던 이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다른 시신들을 불태워놓고 이렇게 선생님만 따로 챙겨도 되려나?”
“꼬우면 승상부주 하라지.”
제자라고 있는 것이 잘 찾아뵙지도 못했다.
물론 사부님이 천하를 유람하기를 좋아하고, 워낙 공명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 그렇기는 했지만.
모든 제자들이 다른 일 다 제쳐두고 사부님을 찾으려고 했다면 사부님을 찾을 수는 있었을거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
나도, 방통도 그리고 서복도.
양 사형과 가 사형도. 채 사저마저도.
우리 모두 사부님을 찾지 않은 것이다.
항상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신 분이다.
홀로 천하를 돌아다니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또 모든 일을 어렵지 않게 해결하신 분.
그런 분이기에 마음을 놓고 있었던 것에 불과했다.
사부님은 쓰러지지 않는다.
사부님은 죽지 않는다.
거기에 든든한 사제가 사부님의 옆에 있다.
그저 그렇게 생각하고 안심했을 뿐이다.
사부님의 모옥에 도착하자 나와 방통, 조 사제는 사부님의 묘 앞에서 절을 했다.
그리고 삽을 들어 묘를 파헤쳤다.
“조 사제 혼자 한건가?”
“예.”
“고생했겠네.”
“아뇨.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사부님의 묘를 전부 파고 그 안에 있는 관을 열었다.
군데군데 부패한 곳이 있지만 사부님이 늘 입는 옷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 시체를 깨끗한 관에 옮긴 후 나와 조 사제는 위패를 챙겼다.
“가자.”
우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딱히 할 말도 없고.
그렇게 사부님의 유해를 옮겨 영안성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방통은 천천히 말했다.
“어떻게 할래.”
“양양으로 옮긴다. 수경원 터에 사부님의 묘역을 만들 생각이야.”
수경원 터는 형주목 관아의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만큼 아직까지 공터로 남아 있다.
다른 사형들이나 사매에게 말하지는 못했지만 그정도라면 다들 만족할 것이다.
내가 함께 가려 하자 조 사제는 고개를 저었다.
“사형들께서는 이곳에 남아주십시요.”
“하지만.”
“만약 일년상을 지내야 한다면 제가 하는게 맞겠지요. 사부님의 유지를 어기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사제는 괜찮은 건가?”
“저야 뭐 관직도 없고.”
“난 이제 사제가 슬슬 나를 도와줬으면 하는데. 사제도 알겠지만…”
이번에 방통이 죽을 뻔 했다.
사부님의 혜안, 그리고 조 사제의 무력으로 간신히 방통이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다시 그런 일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러려면 강한 무장의 영입은 필수다.
내 부탁에 조 사제는 머뭇거렸다.
“임관하기 싫은 것이라면 그냥 호위무사 정도로도 충분하네. 난 자네가 우리와 함께 있어줬으면 해.”
나야 장합이든 관평이든, 하후상이든 있으니 괜찮다.
하지만 방통이나 서복은?
가 사형이나 양 사형이 어디가서 맞고 다닐 사람은 아니지만 그 둘은 진짜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아서 걱정된다.
그나마 서복은 격검의 달인이라 개인의 무력이 강하지만 방통 저 자식은 어쩔까.
내가 간절히 말하자 조 사제는 머뭇거렸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배움이 낮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만. 미력한 힘이나 사형들께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사부님의 묘역만 만들면 영안성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렇지? 안 떠날거지?”
근묵자흑이라고 한다.
사부님과 오랜 시간 함께 있었던 조 사제인 만큼 사제도 사부님처럼 방랑벽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약속하겠습니다.”
조 사제는 쓴웃음을 지었고 난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렇게 그와 약속을 하고 사부님의 운구를 실은 마차가 준비되자 난 조 사제의 팔을 두들겼다.
“돈 따위는 얼마든지 써도 괜찮아. 최대한 화려하고, 웅장한 묘역을 만들어주게나. 그리고 이건 내 소개장이니 순 대부에게 보이도록 하고. 분명 도움을 주실 것이야.”
못난 제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것 뿐이다.
내가 패를 건네주자 조 사제는 그것을 받아 품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이상한 소리 말게나. 그럼 잘 가게.”
조 사제는 나와 방통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마차로 향했다.
우리가 돌아가려고 할 때 따라나온 관평은 조 사제를 향해 천천히 물었다.
“혹시…”
“왜 그러십니까?”
“그때 도적채에 계셨던 분이십니까?”
응?
아.
그러고보니 그걸 확인하지 않았군.
관평은 조 사제의 허리에 걸려 있는 검을 보며 물었다.
그 질문에 조 사제는 빙긋 웃었다.
“그때 그 분이시군요. 덕분에 사형들께서 움직이고 계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젠가 대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역시 그건 조 사제였군.
관평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후 양 손을 들어 예를 갖췄다.
그를 향해 부드럽게 웃어보인 조 사제는 대답하지 않고 말에 올랐다.
“수경원의 제자들은 모두 문관이 아닙니까? 관 도위께서 신경 쓰실 정도 강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손상향이 작게 말하자 옆에 서 있던 하후상은 고개를 저었다.
하후상도 예전에 조 사제가 싸우던 것을 보았었다.
북방 원정을 나갔을때 였지.
“저 분은 정말 강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더 강해지신 것 같고.”
“응. 저 녀석. 엄청 강하더라고. 어쩌면 감녕보다 더 강할지도 모르겠는데.”
방통은 피식 웃으며 조 사제가 자신을 구했을 때의 일을 말해주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으아! 이번 주 주말은 쉰다!
푹 쉬어야징!
그럼 대댓글 갈게용!
실버스타 // 안타깝게도 낙봉산!
윤하 // 이럴때 나타나는 멋진남자 조운!
마리오넷 // 이미 오십개를 넘어건 코멘!
天空意行劍 // 날아오르라 주작이여ㅋㅋ 네요
Aremise // 안타깝게도 낙봉산….
cruel_pilot // 정답입니다~!!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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