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92
92화 – 걷고자 하는 길(3)
회의가 길었던 만큼 2차전 진행은 빠르게 준비되었다.
그리고 그 말은 3대 아카데미 측에서 서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말과도 같았다.
그렇게 2차전에 걸린 상금은 1차전인 토너먼트 때와 같은 60억.
또한 서준은 1차전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상금 60억을 선입금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입금이 완료된 것을 확인하고는 서준은 곧장 초월자 학원에 접속했다.
“이러면 마나 강의를 뭘 들어야 하지?”
멘토가 추천해준 강의는 다름 아닌 4개.
서준은 2개를 들을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중 2개를 골라야하는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서준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정성과 효율성 그 두 가지를 모두 취할 수 있다면 답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음 속 번뇌. 온전한 자신을 만나다. 천둔심법(天遁心法). (강사: 검선 여동빈)] [들끓는 용과 같은 힘. 드래곤 오러. (강사: 지크프리트)]극 안정성을 추구하는 여동빈의 천둔심법.
극 효율성을 추구하는 지크프리트의 드래곤 오러.
이 두 가지를 배우는 것이 가장 맞는 선택이었다.
서준은 두 강의의 수강 버튼을 눌렀다.
꾹. 꾹.
그렇게 원터치, 투터치 함께 200억이라는 거금이 증발해버렸다.
“……젠장.”
서준은 저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욕을 억지로 눌러 참았다.
이쯤되면 적응할 법 하건만, 이건 당최 적응할래야 적응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아니··· 내 인과는 측정되어 있지 않다면서 왜 가격은 이 모양인건데?”
막 내뱉기는 했지만 막상 내뱉고보니 또 그랬다.
인과가 측정되어 있지 않다면 모든 가격이 공짜여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최소치의 인과가 적용되는 건가···”
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에휴, 일단 빠르게 첫 강의만 듣자.”
이어 서준은 상념을 털어내듯 금방 고개를 털었다.
어쨌거나 2차전 시작 전까지, 단전을 뚫어놔야 했기에 시간이 빠듯했다.
서준은 강의 목록에 추가된 두 강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잠깐의 고민 끝에 먼저 검선 여동빈의 천둔심법(天遁心法) 강의를 수강하기로 했다.
꾹.
.
.
[하단전(下丹田)의 위치는 대체로 배꼽의 3치 아래에 존재하지만 이는 인간의 기준. 존재로서 표현하자면 양신(兩腎) 아래 전칠후삼(前七後三)의 부위에 위치하오.]강의 재생과 함께 화면에는 푸르른 죽림 숲에 고고히 앉아 있는 여동빈의 모습이 비쳐보였다.
전설 속, 팔선(八仙) 중 한 명이자 검(劍)의 끝을 보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검선(劍仙).
여동빈은 점잖은 서생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계속 말을 이었다.
[단전기혈(丹田氣穴)의 중점이자, 기맥과 혈의 중점으로 기를 끌어지는 장소이오. 이를 이용하여 내공을 쌓는 방법이 바로 운기조식(運氣調息). 또한 단전이 호흡하는 것 같다 하여 단전호흡(丹田呼吸)이라고도 부르오.] [그리고 이같은 단전호흡은 단전기혈을 열어야 가능하오. 그러나 단전기혈을 열기 위하여 먼저 소주천(小周天)을 이룰 수 있어야하지.] [그런 의미로 첫 강의에서는 천둔심법(天遁心法)의 묘리 이전에 단전기혈을 개통함과 동시에 소주천의 방법을 알려줄 것이오.] [자, 한 번 편안한 자세로 앉아보시오.]서준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보통 가부좌 자세가 가장 무난하다고는 하지만, 여동빈이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별 상관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천천히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환청처럼 여동빈의 말이 다시 들려왔다.
[먼저 마음을 모아서 하단전에 비추고 무심하게 관(觀)하시오.]서준은 배꼽 아래 3치 밑, 그러니까 하단전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래봤자 조금 의식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서준은 솔직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후끈.
다름 아닌 하단전 부근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서준이 놀라는 것도 잠시.
[어떤 열기나 변화가 일어나면 이때 이를 잡고 호흡하시오.]때 마침 여동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모습이 마치 서준의 진행 상황을 일일이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만 그 호흡을 강제해서는 아니되오. 신체란 우주 삼라만상에서 가장 정밀하고도 예민하게 만들어진 자율적인 존재.] [기(氣)는 근원의 힘으로서 그 둘은 인위적인 것에 의해 휘둘리지 않소.] [그러니 무리하거나 강하게 하지도 말고 처음에는 부드럽고 또 섬세하게 시작하시오. 가늘고 깊게. 또한 길게 이어다가다 다시 부드럽고 미세하게.]“……뭐라는 거야?”
서준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여동빈이 뭐라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기 때문이었다.
“강하지 말고 부드럽게? 길게 가다가 미세하게? 이게 뭔···”
서준은 몇 번이나 곱씹어봤지만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냥 한 번 해볼까.”
서준은 감각대로 그 열기를 잡아 이끌었다.
그런데.
“응?”
놀랍게도 막상 해보니 되었다!
정확히는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왔다고 할까.
“……뭔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이해한다는 표현이 딱 이러했다.
“이거 설마… 케이론의 환골탈태(換骨脫胎) 때문인가?”
막상 내뱉은 말이지만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다.
감각의 영역을 확장시켜 생각하면 얼추 들어 맞았다.
“이게 이런 식으로도 도움이 되네···”
어쩐지 멘토가 입문~고급까지의 초월자 커리큘럼을 강조하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서준이 하단전에 자리한 열기를 호흡하자, 여동빈의 말이 재차 들려왔다.
[이제 그 기(氣)를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을 중심으로 회음(會陰), 미려(尾閭), 명문(命門), 협척(夾脊), 대추(大推), 옥침(玉枕), 백회(百會), 그리고 다시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으로 순환하는 것이오.]“……이건 또 뭐라는 거야?”
그리고 서준은 다시 한 번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물론 이번에는 저것이 신체의 혈(穴)자리를 의미하는 것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혈자리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서준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해서 서준은 여동빈이 곧, 혈자리에 대해 설명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여동빈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나보고 뭐 어쩌라는··· 잠깐, 이것도 설마?”
서준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 감각대로 그 열기를 이끌어 보았다.
그러자.
쿵! 쿠쿵!
이것도 막상 해보니 또 되었다!
“……진짜 뭔데?”
서준은 간만에 어이가 승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참… 이것도 환골탈태 때문인가.”
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환골탈태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양을 태동시켜 불씨를 얻고, 호흡을 통해 단전에 내공을 축적하는 것이오.]뒤이어 어김없이 들려오는 여동빈의 목소리.
서준은 그런 여동빈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감각이 이끄는 대로 혈(穴)을 따라 기를 움직였다.
그렇게 모든 혈자리를 따라 이동하자 다시금 여동빈의 말이 들려왔다.
[이와 같이 기(氣)를 움직이는 방법을 소주천(小周天)이라 하오. 소주천을 완성하여 소약(小藥)을 이루고, 이를 주천하는 법을 대주천(大周天)이라 하니. 이 대주천을 완성함으로써 대약(大藥) 즉, 열반(涅槃)에 이룰 수 있으리라.]화아아아아악!!
여동빈의 말을 끝으로 서준의 하단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예고도 없이 달아오른 열기는 꽤 오랫동안 그 현상을 유지했다.
띠링!
-소주천(小周天) 100회 완료하기. [0/100]
떠오르는 개인 과제와 함께 달아오른 기운이 점차 서준의 몸 안으로 갈무리 되었다.
서준은 가만히 눈을 감아 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그리고 곧 하단전에 자리 잡은 내공, 즉 마나의 힘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무슨…”
그런데 어째 그 힘이 여간 예사롭지가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신력(神力)만큼은 아니었지만 오러 블레이드의 힘보다 살짝 우위에 있는 정도였다.
서준은 혹시나 싶어 강의 진행률을 확인했다.
그런데 강의 진행률은 정작 0.8%밖에 올라있지 않았다.
“엥? 고작 0.8%라고?”
서준은 놀람을 넘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 계산만 때려도, 지금 느껴지는 이 힘이 고작 0.8%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었으니까.
“이 정도면 진짜··· 존재가 소멸하는 거 아니야?”
서준은 저도 모르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드래곤 오러 강의 또한 이와 비슷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두 개의 단전을 동시에 사용하면 존재가 소멸한다고 했던 멘토의 말.
그 말이 마냥 농담이 아니었음을 서준은 몸소 느낄 수가 있었다.
“드, 들어도 되는 게 맞겠지···?”
서준은 심히 주저했지만… 결국 강의를 수강하기로 결심했다.
어쨌든 100억은 이미 써버렸고, 초월자 학원의 원장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눈 딱감고 드래곤 오러의 강의를 눌렀다.
꾹!
.
.
[미리 말하지만 난 고리타분한 것을 싫어한다!]화면 속 등장한 사람은 삐죽삐죽, 가시 머리가 인상적인 근육질의 남자였다.
신화 니벨룽의 노래에 등장하는 영웅이자 최초의 드래곤 슬레이어, 지크프리트.
등에는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검이 달려있었는데, 그것이 전설의 명검 ‘발뭉’임을 서준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고리타분한 것이 뭐냐고? 자, 잘 들어라.]지크프리트는 인상을 팍, 찡그리며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마나란 존재의 근원이다. 한 마디로 모든 물질이 존재로서 존속하게 하는 개념체라고 할 수 있지.] [말 그대로 존재를 존속하게 하는 근원이기에 어마어마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존재의 힘을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야. 해서 그 근원을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의지를 투영하는 기관. 네가 느끼고 생각하는 의지를 근원에 투영하는 기관으로, 네 의지가 마나에 영향을 미치기 쉽도록 만드는 증폭 기관이라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우리는 그것을 심장 부근에 활성화하기에 저 쪽 분들은 중단전(中丹田)이라 부른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써클(Circle)이지.] [이 써클을 이용해 우리는 근원의 힘을 보다 쉽고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그 써클을 탈피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확히는 심장 자체를 하나의 완전한 써클로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지.] [그게 바로 너희들이 알고 있는 드래곤 하트(Dragon Heart)다.] [내가 가르치는 이 드래곤 오러 강의는 너희들의 심장을 드래곤 하트에 가장 근접하게 만들기 위한 강의라고 할 수 있다.]그 순간.
돌연 지크프리트가 등에 맨 발뭉을 꺼내 바닥에 꽂아버렸다.
쿠구구궁.
쩌저저저적!!
그러자 마치 대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더니 쩌저적, 사방팔방으로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저 검을 내려찍은 것만으로 펼쳐진 광경.
“……뭔데?”
서준은 당황스럽다기 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서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크프리트가 계속 말을 이었다.
[어떠냐! 엿같이 지겹지 않은가! 너무 지겨워서 강의를 꺼버리고 싶지 않은가!! 지금 당장이라도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고 싶지 않은가!!!] [고리타분해!! 지루해!!! 솔직히 이딴 개념 같은 거 알게 뭐야! 이런 고리타분하고 시덥지 않은 것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그러더니 지크프리트가 땅에 박힌 발뭉을 집어 들었다.
이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힘이 지크프리트 전신에서 터져나왔다.
그리고 찰나.
콰가가가가가가가각!!!!
갈라졌던 대지의 파편들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발뭉의 검신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 끝을 알 수 없는 대지 위.
휘둘러지는 발뭉과 함께 부채꼴 모양으로 일대가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표현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이어 지크프리트가 화면 정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그냥 이런 힘을 사용하는 방법이 궁금한 거잖아! 그렇지! 맞지? 하! 어디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어도 네 심장은 이미 솔직할텐데!!] [복잡한 개념 같은건 원래 배우다 보면 알아서 체득하기 마련이다! 개념같은 건 집어치워! 줄 수 있다면 옆집 드래곤한테나 줘버려!!!] [효율이다! 모든 것은 효율이야!! 복잡하고 고리타분한 것은 집어치우고 당장 써클부터 만들어라!!]그리고는 정말 순식간이었다.
서준은 이어지는 지크프리트의 협박 비스무리한 설명에 써클을 만들었다.
그렇게 멀린의 통찰력이 도움이 된건지도 모를 느낌으로 순식간에 강의는 끝이 나버렸다.
띠링!
[일일 개인 과제가 도착했습니다.] [인과율을 계산하여 현재 수강생의 수준에 적합한 과제가 부여됩니다.]-써클 순환 100회 완료하기. [0/100]
떠오르는 일일 과제와 함께 서준은 하나의 고리가 심장 부근에 있는 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
동시에 출타해버리는 어이까지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파프니르 해설 강의때부터 심상치 않다 싶었지만···”
어째, 지크프리트는 다른 의미로··· 아니, 진정한 의미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뭐, 어렵지 않은 건 좋다만.”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어쨌거나 서준은 하단전과 함께 중단전, 써클까지 무사히 개방할 수 있었다.
서준은 잠시 눈을 감아 현재 상태를 점검했다.
“음··· 딱히 별 다른 건 없는데?”
하지만 딱히 다른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평소와는 사뭇 다른 힘이 몸에서 느껴지고 있다 정도?
존재가 붕괴될 정도의 압박감이나 느낌 같은 것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진짜 괜찮은건가. 아니면 아직 완성되지 않아서 그런건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
“김서준님! 준비 다 되셨습니까?”
어느덧 시간이 다되었는지 서준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약은 대회 끝나고 먹어야 겠다.”
서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렇게 교류전의 마지막, 2차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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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의 룰은 이러했다.
드림, 헌터밀, 가온, 에일의 대표와 수강생 대표 한 명이 팀을 이룬다.
그리고 구현된 던전을 레이드하면 끝인 간단한 룰이었다.
다만, 그 방식이 조금 특이 했는데 던전이 하나가 아닌 3개로 나뉘어져있었다.
1던전, 2던전 그리고 3던전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수강생들은 1던전.
아카데미 대표들은 2던전을 홀로 레이드 한다.
그리고 각 던전을 클리어하면 마력 결정이 생성.
그렇게 각 던전마다 생성된 2개의 마력 결정을 가지고 나와, 3던전에 꽂아 넣으면 던전 어딘가에 보스 몬스터가 소환된다.
그 보스 몬스터를 수강생과 대표가 협동하여 처리하면 끝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1던전을 클리어 한 시간, 2던전을 클리어 한 시간.
그리고 3던전에서 보스 몬스터를 찾아 처리하는 시간까지 합산하여 기록이 가장 빠른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었다.
1던전은 7성 던전으로 구현하는 몬스터는 라이칸슬로프.
2던전은 8성 던전으로 구현하는 몬스터는 샐러맨더.
그리고 마지막 3던전의 보스 몬스터는 9성 몬스터로 바실리스크였다.
“이번 2차전에는 아카데미 대표들이 직접 나섰다며?”
이에 교류전에 참관한 기자들과 수강생들 그리고 여러 관계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거 원래는 강사들이었는데 김서준이 그냥 대표들 싹다 나오라고 했다던데?”
“이야··· 엄청난 자신감이구만.”
“아무리 그래도 S급 헌터들인데… 힘들지 않을까?”
“그렇긴 한데… 김서준이라면 또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2차전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내뱉었다.
하지만 대부분 아무리 김서준이라도 이번에는 힘들거라는 의견이 다분했다.
그런 의견들 속, 서준은 서윤과 함께 곧 시작될 2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후우···!”
서윤은 심호흡을 내뱉으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아닌 척해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실 서준도 살짝 긴장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윤이 3대 아카데미 대표들보다 뒤쳐지는 건 어쩔 수는 일이었다.
하지만 2차전은 결국 팀으로 하는 대회.
승부의 요건은 개인 기록이 아닌 팀 기록의 합산이었다.
따라서 서윤이 뒤쳐지더라도 서준이 압도적인 기록을 낸다면 우승은 문제가 없었다.
즉, 서준이 얼마나 시간을 단축시키냐가 이번 2차전의 관건이었다.
문제는 이번에는 그 대상이 3대 아카데미 대표들이라는 점이었다.
전직 S급 헌터들로서 그간 상대해왔던 수강생이 아닌 진짜 프로 헌터들.
‘격차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
물론 그를 대비해 삼단전(三丹田)을 개방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 효용을 알 수가 없으니 서준으로서도 조금은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드림 아카데미. 준비 되시면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자니 어느덧 관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던전 구현의 문제로 시간 차를 두는 바람에 드림 아카데미가 가장 나중에 입장했다.
우우웅!
서윤과 함께 던전에 입장하자 가장 먼저 양 옆으로 보이는 2개의 게이트였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제단 같은 것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척 보기에도 양 옆 게이트가 1,2 던전. 중앙의 제단이 마력 결정을 넣는 곳 인 것 같았다.
서준은 재빨리 걸음을 옮겨 1던전 게이트 앞에 서보였다.
그리고 슬쩍 뒤를 돌아보자 2던전 앞에 서있는 서윤이 보였다.
여전히 긴장한 표정.
“서윤씨! 그럼 조금 이따가 뵐게요!”
서준은 그런 서윤의 긴장을 풀어줄 겸, 힘차게 답하며 1던전으로 몸을 밀어넣었다.
아우우우우우우!!!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사방으로 늑대의 하울링이 울려퍼졌다.
라이칸슬로프는 인간형 늑대 몬스터로서 흔히 늑대인간으로 알려진 몬스터.
날카로운 발톱과 민첩성은 7성 몬스터다운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으로 인해 7성 몬스터 중에서도 상당히 까다로운 몬스터 중 하나였다.
“아우우우우우!!”
“아우우우우!!”
이윽고 붉은 광채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서준을 발견한 놈들은 한데 무리지어 하늘을 향해 포효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도 놈들은 끊임없이 모여들어 빨간 물감을 덧칠하듯 새빨간 광채로 뒤덮여갔다.
분노, 증오와 더불어 기쁨과 환희같은 감정의 파편들이 피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공명하듯 울부짖는 비명에선 모든 핏줄에서 쥐어짜낸 듯한 광기가 터져나왔다.
피를 향한 끝없는 갈증. 굶주림의 욕망들이 당장이라도 서준을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
저릴듯이 죄여오는 맹목적인 살의를 마주하며 서준은 타닥, 땅을 박찼다.
“일단은 가볍게···”
그와 동시에 서준은 방금 전에 배웠던 천둔심법(天遁心法)의 구결을 외웠다.
물론 고작 첫 강의만 듣고 온 터라 구결이라 하기엔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어쨌든.
서준은 검선 여동빈이 알려주었던 그 과정을 되뇌였다.
그러자 하단전(下丹田)에서 치밀어오르는 뜨거운 기운.
그 순간.
쐐애애애액!
갑자기 심장 부근에 위치한 써클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어 써클은 하단전의 힘을 끌어오더니 혈류와 함께 그 기운을 전신으로 퍼트렸다.
화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서준의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어··· 자, 잠깐···!”
서준은 그 갑작스러운 힘을 순간적으로 제어를 할 수가 없었다.
서준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 결국 창에 그 힘을 담아 허공에 내질러 버렸다.
투─쾅!
공기가 갈라지며 둔탁한 소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찰나.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폭발적인 힘이 공간을 가르듯 서준의 창 끝에서 터져나왔다.
그리고 하필, 서준이 창 끝이 향한 곳은 라이칸슬로프 무리가 있던 곳이었다.
“……”
서준은 쓸려나가다시피 한 라이칸슬로프 무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다 우연찮게 그 범위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라이칸슬로프들과 눈이 마주쳤다.
“아, 아우우···!”
그러자 서준과 눈이 마주친 라이칸슬로프들이 슬며시 눈을 내리깔더니…
“끼잉!!”
“낑!”
갑자기 뒤돌아 꽁지 빠지게 도망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