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352
353화
질문지를 펼친 김정아가 김충호를 보았다.
“일단 첫 번째 질문은 잘 통과하셨어요. 마음에 드는 답이에요.”
“고맙다.”
김충호가 살짝 웃으며 하는 말에 김정아가 말했다.
“일단 저희 질문이 무례할 수도 있어요.”
“괜찮아. 뭐든 물어봐.”
“그리고 이해해 주셔야 해요. 우리한테도 인생이 달린 문제고…… 가족이 생기는 일이니까요.”
김정아의 말에 김충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자신과 이효정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 너희한테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일이니까. 물어봐. 한 점의 거짓도 없이, 더하거나 빼지 않고 말을 할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은 그이지만, 그녀에게는 두 명의 아이가 있다.
이효정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것이니, 두 아이도 자신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에 김충호가 진지한 얼굴로 둘을 보자, 김정아가 입을 열었다.
“사는 곳이 우리 동네라고 하던데, 맞아요?”
“맞아. 대덕 아파트 1502호.”
같은 동네에서 우연히 이효정을 보고 반했으니 말이다.
“자가? 전세? 설마 월세는 아니죠?”
“뭘 그런 걸 물어?”
이효정이 놀라 하는 말에 김충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이것도 애들 알아야죠.”
그러고는 김충호가 김정아를 보며 말했다.
“자가기는 한데 대출금이 2억 정도 있어.”
“대출이 2억요?”
“그래도 집값이 6억은 넘으니까. 4억은 내 돈 넣고 들어간 거야.”
김충호의 말에 김정아가 볼펜을 꺼내 메모지에 간단하게 뭔가를 적었다.
“연봉은요?”
“얘!”
이효정이 놀라 하는 말에 김정아가 이것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듯 보자, 김충호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 능력 정도는 알아야죠.”
그러고는 김충호가 김정아를 보았다.
“아무래도 민감한 질문이 많이 적혀 있는 것 같은데, 그거 주면 아저씨가 적어서 줄게.”
“사실대로 적으셔야 해요.”
“사실대로 적을게.”
김충호의 말에 김정아가 질문지를 내밀었다. 그에 김충호가 그것을 받을 때, 이효정이 그 내용을 보려 하자 그가 급히 그것을 가렸다.
“저는 옆에서 쓰고 올게요.”
스윽!
자리에서 일어난 김충호가 종이를 들고는 구석진 자리로 가서 내용을 확인했다.
질문지에는 짧은 물음만이 적혀 있었다. 그 질문들을 보던 김충호가 사실대로 글을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에 그의 시선이 닿았다.
마지막에 적힌 질문을 보던 김충호가 글을 적었다.
글을 적은 김충호가 몇 번이나 자신이 쓴 글을 읽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마음을 잘 적은 것 같았다.
그러고는 질문지를 들고는 자리로 돌아와 김정아에게 종이를 건넸다.
“더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도 된단다.”
“더 궁금한 건 아저씨가 더 궁금해지면 그때 물을게요.”
김충호의 말에 종이를 받아 든 김정아에게서 김수아가 종이를 받으려 하자, 김정아가 고개를 저었다.
“이건 집에 가서 보자.”
김정아의 말에 김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홀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방에서 지켜보던 강진이 음식들을 쟁반에 담아서는 가지고 나갔다.
“음식 나왔습니다.”
강진이 식탁에 쟁반을 놓고는 음식들을 옮겨 놓았다.
“오색 찹 스테이크와 단호박 찹 스테이크입니다. 밥은 조금만 놨으니 더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식탁에 김치찌개 두 개를 놓았다.
“김치찌개가 두 개네요?”
김충호의 물음에 강진이 웃으며 답했다.
“하나는 저희 가게의 명물, 돼지고기 김치찌개입니다. 그리고 이건 특별히 하나 더 만들어 본 참치김치찌개입니다.”
강진이 반찬을 올리고는 김치찌개 옆에 따뜻하게 데운 두부를 올려놓았다.
두부를 본 김충호가 웃었다.
“효정 씨 좋아하는 두부네요.”
김충호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두부 김치와 같이 먹으면 맛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이효정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숙이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 한쪽에서는 김진배가 배용수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고 있었다.
‘허겁지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김진배는 아주 맛있게 음식들을 입에 넣고 있었다.
우물! 우물!
고기를 크게 집어 입에 넣고 씹다가 다시 소시지를 먹는 김진배의 모습에 강진이 웃었다.
“맛 괜찮으시죠?”
강진의 물음에 김진배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너무 맛있습니다.”
“부족하시면 말씀하세요. 아니면 먹고 싶었던 음식이 더 있으면 말해 주세요. 금방 해 드릴게요.”
“이것만 먹어도 배 터질 것 같습니다.”
김진배의 말에 강진이 홀로 나와서는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며 힐끗 손님들을 보았다.
김정아와 김수아는 핸드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까이서도 찍고 크게도 찍었다.
“김치찌개 너무 맛있어 보여요.”
“그러네요.”
웃으며 김치찌개를 보던 김충호와 이효정이 이야기를 나눌 때, 김정아가 말했다.
“이제 먹어도 돼요.”
김정아의 말에 이효정이 김충호를 보았다.
“식사하세요.”
“드세요.”
그러고는 김충호가 숟가락을 들어서 김치찌개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아! 좋네요.”
김충호의 말에 이효정이 김치찌개를 보았다. 하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였고 하나는 참치찌개였다.
참치찌개를 보던 이효정이 숟가락을 들어 참치찌개를 한 숟가락 떠서는 입에 넣었다.
맛을 본 이효정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참치찌개를 먹고 굳어진 이효정의 모습에 김충호가 의아한 듯 그녀를 보았다.
“왜 그러세요?”
의아한 듯 자신을 보는 김충호를 보며 이효정이 미소를 지었다.
“너무…… 맛이 좋네요.”
이효정의 살짝 떨리는 목소리에 김충호가 의아한 듯 그녀를 보다가 침치김치찌개를 떠서는 입에 넣었다.
“이것도 좋네요. 칼칼하고…… 근데 마늘이 좀 많은 것 같은데…….”
김충호가 의아한 듯 입안을 혀로 핥았다. 입안에 마늘 다진 게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마늘을 너무 많이 넣으신 것 아닌가?’
맛이 없지는 않았다. 아니, 칼칼하고 개운하면서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참치 기름이 어우러져서 더욱 맛이 좋았다.
다만 마늘 간 것이 입안에서 도는 것이 살짝 거슬리는 것이다.
김충호의 말에 이효정이 미소를 지었다.
“제가 마늘도 좋아해요.”
스윽!
이효정이 젓가락으로 파를 건졌다. 길쭉하게 썰려 있는 파는 가운데가 잘려 있어 얇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파도 좋아하고요.”
이효정이 파를 밥 위에 올리고는 찌개에서 김치와 좀 덩어리진 참치를 집어 그 위에 올린 뒤 크게 수저로 떠서 입에 넣고는 미소를 지었다.
아주 맛있다는 표정이었다.
그에 김충호가 미소를 지었다.
‘아무렴 어때.’
이효정이 맛있게 먹으면 된 일이다. 그에 김충호가 김치찌개에서 김치와 고기를 떠서는 입에 넣었다.
참치김치찌개를 먹던 이효정이 딸들을 보았다.
“이것 좀 먹어 봐.”
“맛있어?”
“먹어 봐.”
이효정의 말에 김정아와 김수아가 수저로 국물을 떠서는 입에 넣었다.
“맛있…….”
말을 하던 김정아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국물을 떠서 먹더니 김치와 참치, 그리고 파를 올려서는 다시 한 입 먹었다.
말없이 김치찌개를 먹는 여자들의 모습에 김충호가 힐끗 찹 스테이크를 보았다.
처음에 잘 먹던 두 여자아이는 어느새 김치찌개만 먹고 있었다.
“저기 사장님, 여기 공깃밥 두 그릇 주시겠어요?”
김충호의 말에 강진이 주방에서 공깃밥을 두 개 가져다주었다.
강진이 밥을 가져다주자 김충호가 한 그릇은 아이들에게 주고, 한 그릇은 이효정에게 주었다.
“그런데 스테이크가 마음에 안 드시나요?”
찹 스테이크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본 강진이 묻자 김정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맛있어요.”
“그럼 다행입니다.”
강진이 답을 하며 몸을 돌리려 하자, 김정아가 급히 말했다.
“김치……찌개가 너무 맛있어요.”
“그러세요?”
“네.”
김정아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몸을 돌리고는 주방으로 들어왔다.
주방에서는 김진배가 홀을 보고 있었다.
“애들이…… 잘 먹네요.”
“저 김치찌개가 혹시 진배 씨 레시피인가요?”
“애들 어렸을 때 제가 해 주면 잘 먹었어요.”
미소를 짓는 김진배를 보던 강진이 냄비에 육수를 부었다.
“더 끓이게?”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1인분 김치찌개를 셋이 먹으니 벌써 거의 다 드셨다.”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가림막을 쳤다.
그러고는 고무장갑을 벗어서는 김진배에게 내밀었다.
“끼세요.”
“네?”
“밥 먹었으니 일해야죠.”
“일?”
“끼세요.”
배용수의 말에 김진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밥을 먹었으니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배가 고무장갑을 끼자 배용수가 검수림 칼을 내밀었다.
“이제 요리합시다.”
“요리요?”
배용수가 강진 앞에 있는 김치찌개를 눈짓으로 가리켰다.
“가족분들 배고파합니다.”
“아…….”
김진배가 잠시 망설이다가 냄비로 다가오자 강진이 싱크대를 가리켰다.
“재료들은 여기 있으니 쓰시면 됩니다.”
“제가…… 해도 되는 겁니까?”
“해 보세요.”
강진의 말에 김진배가 칼을 들었다. 자신의 손에 칼이 잡히는 것에 입맛을 다신 그는 김치 통에서 김치를 꺼내 그릇에 담아서는 냄비에 대고 김치를 쥐어짰다.
주르륵! 주르륵!
김칫국물이 냄비에 흐르자 몇 번 더 쥐어짠 김진배가 김치를 도마에 넣고는 먹기 좋게 썰었다.
서걱! 서걱!
김치를 썬 김진배가 그것을 냄비에 넣고는 참치를 넣었다. 그러고는 캔에 물을 담아 흔들어서는 남은 것도 다시 집어넣었다.
찌개가 끓어오르기 시작하자, 파를 썰어 넣고 마늘도 넣었다. 처음 끓였던 것처럼 마늘을 좀 많이 말이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데.’
김충호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효정과 딸들이 말없이 김치찌개를 먹고 두부에 김치를 올려서 먹고 있었다.
김치찌개를 먹기 전만 해도 그런대로 밝고 들뜬 모습을 보이는 두 딸이었다.
아무래도 밥 먹고 방탄을 보러 갈 생각에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김충호도 오늘 날짜 잘 잡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무거워진 것이다.
‘맛있는데 왜 그러지?’
의아한 눈으로 이효정과 딸들을 보며 김충호가 김치찌개를 떠서 먹었다.
그가 세 사람을 살펴보고 있을 때, 강진이 주방에서 김치찌개를 들고 나왔다.
“너무 맛있게 드시는 것 같아서 조금 더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서비스입니다.”
말을 하며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김치찌개를 옆으로 치운 강진이 새로 만든 김치찌개를 놓았다.
“맛있게 드세요.”
강진의 말에 이효정이 슬며시 그를 보았다.
“사장님.”
“네?”
“저 소주 한 병 주세요.”
이효정의 말에 김충호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효정 씨?”
“안 되나요?”
“아니…… 안 될 것은 없죠.”
점심때에 소주를 찾아서 살짝 놀라기는 했지만, 안 될 것은 없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그녀가 술을 마시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잔을 나누지도 못했기에 이효정과는 첫 번째 술자리가 되는 것이다.
그에 김충호가 기분 좋은 얼굴로 강진을 보았다.
“소주 한 병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김충호의 말에 강진이 소주와 잔을 가져다주었다.
드륵!
기분 좋게 뚜껑을 딴 김충호가 이효정에게 소주를 따라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