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28
75. 디펜스
1번 레인의 마지막 열 번째 칸.
쾅! 쾅!
10명의 인원은 어째서 자신들이 마지막 보루인지는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3대제의 일원인 도살자는 더더욱.
“크크크! 먹어 치워라!”
도살자 즐로바는 두 손으로 꽉 쥔 양손검을 연신 휘두르며 즐겁다는 듯이 웃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양손검이라 하기에는 너무 큰 도살자 즐로바의 성장형 무기 ‘보보치카’는 자신이 베어낸 몬스터의 살점을 뜯어먹고 피를 흡수했고.
회귀 전에도 꽤나 유명했기에 그의 활약에 얼추 기억이 났다.
“일명 ‘보보치카’라는 성장형 무기입니다. 도살자 즐로바와 한 몸이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즐로바의 몸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뜯어먹는 살점은 순간 회복의 정점에 있는 트롤도 쉽사리 회복되지 않습니다. 흡수한 피도 잠시나마 즐로바에게 힘을 보태주는 역할을 하고요.”
옆쪽에 앉은 전략부 수장 타니야가 속삭이듯 말했다.
“괜히 3대제가 아니군요.”
“네. 맞습니다. 괜히 3대제가 아니죠. 저렇게 몬스터를 사냥하고 그것을 보보치카에 먹이는 행위만으로도 무기 보보치카는 성장하니까요. 당연히 그 소유주인 도살자 즐로바도요. 하지만…”
말을 흐리던 타니야가 나를 슬쩍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에는 그런 3대제를 밑바닥에 깔고 있는 1황제님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부럽네요. 평생 값비싼 무기 걱정은 안 해도 되고요.”
무기는 비싸다.
특히 좋은 것일수록 더.
“네? 하. 하하. 정말 그러네요. 무기는 비싸니까요.”
내 말에 타니야가 약간 당황한 기색을 지우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런 타니야에게 살짝 웃어주고 다시 전장을 주시했다.
쾅! 쾅!
도살자 즐로바의 활약은 확실히 눈부셨다.
물론 나머지 9명도.
그렇기에 첫 번째에서 아홉 번째 칸까지 각 칸에서 20분 아니, 15분 이상을 버티지 못한 것을 열 번째 칸에서 20분 넘게 버텨냈다.
그리고 충분히 더 버텨낼 것 같았다.
“젠장. 너무 잘 버티는 것 아냐?”
“그러니까. 최상급 난이도인데 2시간 20분 이상의 기록이라니…”
“현재 신기록이지?”
“응.”
“역시 3대제야. 아무리 용병왕의 크라뷔크 용병대가 대단하다해도 저렇게 도살자에 늪지의 용병들 거기에 북극곰까지. 불가능해. 3대제인 도살자 급의 외부 영입이 없다면.”
“더러운 라그라페 놈들! 이미 지들은 이렇게 준비를 철저히 해놓고서는. 용병왕도 그래! 멍청하게 그걸 덜컥 수락하면 어떻게 해!”
“쉿! 용병왕의 크라뷔크 용병대가 바로 옆이야! 조심해.”
“답답하니까 그렇지.”
1분 1초가 신기록의 연속인 상황.
그렇기에 용병왕을 지지하는 쪽은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물론 반대로 라그라페를 지지하는 쪽은 표정 관리하는데 집중했다.
이곳은 아직 용병왕의 크라뷔크 용병대가 있으니까.
그의 거주지이기도 하고.
평생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모습.
하지만 디펜스를 하는 쪽은 갈수록 생명력과 마나가 줄어들고 피로도가 쌓여만 가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몬스터는 점차 강해져만 갔다.
그렇기에 점차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막아!”
“불가능합니다. 철벽이 깨진 상황입니다!”
“제기랄! 그래도 막아! 앞이 뚫리면 끝이다.”
2시간 30분이 경과한 시간.
더욱이 최상급 난이도가 말해주듯 한방 한방이 강력한 몬스터들의 연이어 등장했다.
탱커가 뚫리면 뒤를 받쳐주는 딜러와 힐러 그리고 서포터가 버티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악착같이 몬스터들을 막아섰다.
하지만 고난은 연이어서 온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한방 한방 강력한 몬스터 사이로 뿔 오우거와 스톤 골렘을 넘어선 아이언 골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즉, 아까처럼 빠른 정리가 안 되는 상황.
몬스터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뜻하는 바는 단 하나.
곧 뚫린다는 것.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낌없이 퍼부어라!”
“10초! 아니, 1초라도 좋다. 그 1초라도 버틴다.”
“네!”
“혹한의 창.”
“들끓는 분노.”
“쏟아지는 폭풍우.”
무려 30분 이상의 버티기.
할 만큼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래서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감동해서? 아니, 경쟁하는 대상이니까.
더욱이 마음에 들지 않는 놈들의 집합체다.
라그라페도 그렇고 3대제의 일원인 도살자도 그리고 그들에 힘을 보태는 늪지의 용병들도.
그리고 1분 정도 지났을까?
앞을 막아서던 탱커가 파도에 휩쓸리듯 몬스터 무리에 그대로 휩쓸렸다.
그리고 탱커가 사라지자 뒤의 딜러와 힐러 그리고 서포터는 몇 십초도 버티지 못하게 그대로 사라졌다.
쾅! 쾅!
하지만 끝까지 버티는 1명이 있었다.
바로 도살자 즐로바.
“분출한다!”
거의 5미터 가까지 커진 무기 보보치카를 정면으로 겨누고 내뱉은 말.
콰르르 쾅!
도살자 즐로바의 외침에 따라 보보치카의 크기가 줄어들며 정면을 향해 붉은 기운을 쏟아냈다.
마치 지금까지 먹은 것을 토해내듯.
그리고 그 공격에 쌓일 대로 쌓여 라인에 빽빽하게 들어찬 몬스터들이 그대로 뒤로 밀려나며 나자빠졌다.
“이게 바로 라그라페다!”
그 모습에 구경꾼 쪽에서 힘찬 함성이 쏟아졌다.
“멍청한 소리 하지마라고!”
“맞아. 언제부터 3대제의 일원인 즐로바가 라그라페 소속이었냐.”
“즐로바 뿐만 아니라 북극곰에 늪지의 용병들까지. 죄다 외부 영입을 해놓은 주제에 입 닥쳐라!”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반박.
“흥! 영입도 능력이지.”
“맞아. 그리고 트롤마켓의 계약서에 분명 각 길드나 단체에 소속된 인원으로만 디펜스에 참여한다. 라고 했었잖아. 그럼 저기서 디펜스에 참여한 3대제도 라그라페 소속이라고 봐야 하지 않아?”
“그렇지. 아무리 그게 당분간이라도 지금은 라그라페 소속인 것은 확실하지.”
분명 이곳은 터키 앙카라.
즉, 용병왕이 터줏대감으로 있는 세력권이다.
그렇기에 라그라페를 응원하는 자들이 있을지언정 속으로 했었고.
하지만 2시간 30분이 넘는 기록.
그리고 상상을 뛰어넘은 강력한 한방.
높은 확률로 아니, 이제는 라그라페가 무조건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자 라그라페를 응원하는 자들이 숨기지 않고 겉으로 표출했다.
바로 옆에서 두 눈을 부릅뜬 용병왕 휘하 카라뷔크 용병대가 있음에도.
어째서 자신이 3대제의 일원인지를 똑똑히 보여준 도살자 즐로바.
물론 마지막은 다른 자들처럼 몬스터에 휩쓸려 사라졌다.
곧이어 마지막 방어선을 뚫은 몬스터에 점령된 작은 탑.
그러자 탑 위로 누구나 확인 가능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탑이 몬스터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라그라페의 디펜스가 종료됩니다.
-난이도 : 최상급.
-방어 시간 : 2시간 35분 44초.
-현재 랭크 : 1위.]
“와아아아!”
“2시간 30분을 넘었다.”
“1위다! 1위!”
4000명의 라그라페 소속을 필두로 그들을 응원하는 자들의 힘찬 함성.
더욱이 그 함성을 부채질하는 일이 벌어졌다.
기록판에 나타난 기록으로.
[디펜스 기록판 – 난이도 최상급-1위. 2시간 35분 44초 – 라그라페
-2위. 1시간 1분 18초 – 호르산
-3위. 56분 31초 – 달라만
:]
2위와의 격차가 무려 2배 이상.
물론 터키 내에서 진행되는 퀘스트이기에 전 세계에 이름난 길드나 단체의 참여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격차는 매우 컸다..
내가 알기로 용병왕의 크라뷔크 용병대가 승리를 위해 상정한 기록이 2시간 20~30분 내외다.
그런데 라그라페의 2시간 30분을 훌쩍 넘긴 35분의 기록.
최상급 난이도만 아니라면 5분 정도야 충분히 감안하겠지만 등장하는 몬스터의 위력이 순식간에 증가하는 난이도가 바로 최상급이다.
그렇기에 라그라페의 환호성에 침묵이 감돌았다.
나만 빼고.
“재미있게 됐네요.”
딱히 옆자리의 용병왕도 전략부의 수장 타니야를 포함한 참모들에게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다.
아니, 아주 약간 들으라는 의도는 있다.
시작도 전에 침울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정말로 약간이고 다른 쪽으로 기대가 됐다.
왜냐하면.
5분전.
“저거 경험치도 주나요?”
“네?”
“저렇게 등장하는 몬스터요. 당연히 경험치는 주겠죠?”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몬스터들.
그것도 강력한.
“겨… 경험치는 줍니다. 골덴링이나 아이템은 안주지만요.”
씨익.
“좋네요.”
마음에 들었다.
현재.
한 달간은 카라뷔크 용병대 소속이지만 엄연히 외부인.
그리고 이곳에 있는 자들은 전부 생각이 없는 자들이 아니다.
외부인인 내가 이렇게 자신감에 차 있는데 직접적인 당사자인 자신들이 침울했다는 것을 내 말로 깨달았는지 몇몇은 얼굴이 붉어지고 나머지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하하. 이거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아닙니다.”
그렇기에 용병왕 마둔 야테킨이 나를 향해 사죄 아닌 사죄를 하는 것이고.
곧 자동적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된 1번 레인.
그 옆으로 몬스터에 휩쓸려 죽은 55명이 나타났다.
신리움인 도살자 즐로바도.
그걸 확인한 용병왕이 앞쪽으로 걸어 나왔다.
“크라뷔크 용병대는 들어라!”
“네!”
“고작 2시간 35분 44초로 기고만장한 라그라페 놈들이다. 보여주자. 고작 그 정도로 도발을 해온 무지함을!”
“네!”
“알겠습니다!”
곧 나를 포함해 55명이 깔끔하게 정리된 1번 레인으로 이동했다.
내 자리는 가장 먼저 몬스터를 만나며 단 1명이 서는 첫 번째 칸.
“후우.”
긴 숨을 내쉬었다.
부담감에?
아니, 약간의 들뜸에.
아주 어릴 때에 시험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던 적이 있었다.
곧 있을 시험에 대비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시험을 앞둔 상황.
지금이 그때처럼 들떴다.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고 내 실력을 모두에게 내보일 수 있을 기회이기에.
“마나 변환 – 아이스”
[5레벨의 마나 변환 – 아이스를 사용…]2레벨의 전사의 용맹한 정신은 2시간 유지다.
늑대의 포효는 1시간이고.
물론 스킬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6등급 제작 아이템 ‘스킬의 지속 시간을 늘려줘’가 있지만 내 목표는 한두 시간 정도를 버티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잠시 아꼈다.
그리고 그때 뒤쪽에서 큰 외침이 들렸다.
“난이도 설정은 최상으로 한다!”
그와 함께 생성된 거대한 검은 문.
“크크. 와라.”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며 검은 문으로 걸어 나오는 오크 노예를 쳐다봤다.
디펜스를 끝낸 라그라페 진영.
“역시 용병왕도 같은 전략이군.”
용병왕 마둔 야테킨이 위치한 열 번째 칸을 바라보며 라그라페 의장 벨냐크가 말했다.
“그나마 이게 최선이니까요.”
“하지만 용병왕의 집결이면…”
“상관없다. 고작 10명. 인원이 많을수록 위력적인 집결이지만 고작 용병왕 자신을 포함해서 10명뿐이다.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올 수가 없지. 그래서 이 디펜스를 골랐고.”
용병왕 마둔 야테킨의 능력 집결.
광역 스킬로 최대 1만 명까지 전투력을 급상승 시키는 사기 스킬이다.
물론 집결을 제외해도 가진 능력은 절대 가벼이 볼 수 없다.
그렇기에 알레포 마크가 힘을 가졌다.
만약 마둔 야테킨 같은 자가 아닌 능력이 없거나 고만고만한 자가 알레포 마크가 진짜 용병이라며 외쳤다면 전부다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둔 야테킨은 힘을 가졌다.
그 누구의 동의를 얻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진짜 용병과 가짜 용병을 구분했음에도 그것이 성립되고 유통될 수 있는.
“흠. 외부 인사는 보이지 않는군.”
“네. 전부다 카라뷔크 용병대 소속입니다.”
2시간 35분을 버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도살자 즐로바의 말에 의장 벨냐크가 대답했다.
물론 다섯 번째 칸부터 자세히 살펴봤지만.
하급이나 중급의 난이도라면 1명이 서는 첫 번째 칸도 유심히 확인했겠지만 직접 체험하고 느꼈다.
최소 네 번째 칸까지는 여러모로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다섯 번째 칸부터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난이도 최상급을 선택한다는 용병왕의 외침.
“시작합니다!”
“크크. 아무리 용병왕도 그 카라뷔크 용병대의 능력이 출중하다지만 2시간 30분을 버티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맞습니다.”
라그라페 지휘부는 편안한 마음으로 1번레인을 쳐다봤다.
당연히 첫 번째 칸에 선 자에게는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은 채.
푹!
“크엑!”
한방.
푹!
“켁!”
또 한방.
끊임없이 몬스터를 토해내는 검은 문.
하지만 그 문 밖으로 나오는 몬스터를 처리하는 데는 성의 없이 대충 내지르는 한방이면 충분했다.
물론 막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몬스터가 나온 것도 한몫하긴 했지만.
그렇게 나오는 족족 몬스터를 향해 따로 준비한 7등급 양손창을 내질렀다.
서프라이즈를 위해.
생명력 약탈자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우월한 내 능력에 위대한 제왕의 위엄 디버프와 5레벨의 마나 변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5분이 넘는 시간동안 나오는 모든 몬스터를 단 한방에 처리하는 것은.
웅성웅성.
물론 그전부터 웅성웅성 거리던 소리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5분이 넘어가자 그 소리가 바로 옆에서 외치는 소리마냥 크게 다가왔다.
푹! 푹!
하지만 내 할 일을 계속 했다.
물론 도중에 내 정체를 드러낼 일이 발생했다.
파지직 쾅!
[상대방이 최대로 강렬한 쇼크에 걸렸습니다.10만의 고정 데미지를 입힙니다.
3초간 이동속도 80%, 공격속도80%, 물리방어력80%, 마법방어력80%을 하락시킵니다.]
붉은 번개가 몬스터를 향해 내리침으로써.
라그라페 진영.
“첫 번째 칸에 위치한 자의 실력이 범상치 않군.”
“그러네요.”
도살자 즐로바와 라그라페의 의장인 벨냐크의 대답.
“확실히 외부 영입은 불가능하겠지? 이지원 같은.”
“물론입니다.”
도살자 즐로바의 물음에 의장인 벨냐크가 아닌 이 모든 전략을 수립한 라그라페의 전략부 수장 알비니가 대답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지원이 떠오르는군.”
“같은 무기인 창. 하지만 이지원은 검은색 날의 붉은 문양의 눈에 확 띠는 창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일반 양손창. 절대로 이지원일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지원의 모습이 그대로 오버랩 되는 거지? 내 눈에만 그런가?”
“그건…”
도살자 즐로바의 의문 제시.
하지만 전략부 수장 알비니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눈에도 분명 그렇게 보였으니까.
그리고 곧 모두의 두 눈을 부릅뜨게 할 장면이 나타났다.
이지원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붉은 번개를 동반한 공격.
그게 몬스터를 향해 내리 꽂혔다.
“이지원!”
“1황제 이지원이다!”
“3대제의 일원인 즐로바에 이어 1황제 이지원이 등장했다!”
순간 수만 명이 한목소리로 외쳐댔다.
흥분해서.
무려 3대제와 1황제의 대결.
“와아아!”
“그렇지! 이래야지.”
“이 정도는 돼야 흥미진진하지.”
언제나 강자들의 대결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쉬게 볼 수 있는 장면도 아니고.
“…….”
“…….”
물론 정적에 휩싸인 곳도 있었다.
라그라페 진영의 지휘부.
“어떻게 된 거지?”
“모르겠습니다. 트롤마켓에서 구입한 3억 5천만 골덴링의 계약서는 아직 유효합니다.”
“그럼 그전부터 이지원이 카라뷔크 용병대 소속이었다고?”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의장 벨냐크의 물음에 전략부 수장 알비니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데 오만인가?”
그때 도살자 즐로바의 낮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첫 번째 칸.
오래 버티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한 위치.
그런데 그 자리에 이지원이 섰다.
“어쩌면 이지원의 그 오만과 자만 덕분에 승리할 수도 있겠군.”
직접 참여했기에 느꼈다.
절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이 즐로바 자신은 자신을 서포터해주는 인원이 있었기에 30분 이상 버티는 것이 가능했다.
혼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게 즐로바의 말 때문에 라그라페 지휘부는 그나마 기대감을 안고 쳐다봤다.
붉은 번개를 동반한 공격이 들어간 후에는 원래의 무기와 모습을 감추던 모자 등도 전부 벗어젖힌 이지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