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62
84. 분란을 조장하는 자.
심판자의 대륙 3번 구역.
3번 구역 전체가 파티 분위기로 바짝 달아올랐다.
당연히 왁자지껄할 수밖에 없고.
“그거 봤지? 이지원님이 적의 총대장을 데리고 적의 진영을 막 휘젓는 것.”
“당연하지. 장난 아니었잖아.”
“맞아. 적들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르더라니까.”
“그럴 수밖에. 자신들의 총대장이 미쳐서 자신들을 향해 온갖 공격을 퍼붓는데 제정신을 차리는 것은 불가능하지.”
“그것뿐이게? 이지원님이 적의 총대장을 처리하고 남은 적들을 상대할 때 놈들 움직임도 봤을 것 아냐. 캬하.”
“크크크. 겁을 잔뜩 먹어가지고 이지원님이 한발자국만 움직이면 어떻게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애쓰는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었지.”
“나는 솔직히 그게 가장 멋지더라.”
“뭐가?”
“놈들을 끝까지 추적하다 멈출 수밖에 없었잖아. 너무 멀리 떨어져서. 그런데 이지원님이 혼자서 놈들을 추적한다면서 딱 말했잖아. ‘아직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요.’ 와. 진짜 지금 생각해도 미쳤다. 미쳤어.”
“그러게. 적의 총대장을 데리고 수십만이 넘는 적군 진영 속에서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도 쌩쌩하다는 것이. 어휴.”
“맞아. 난 아직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지원님이 우리 지구 소속이라는 것이. 만약에 적군 소속이었으면…”
“…….”
“…….”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몸을 살짝 떠는 자들도 있었고.
“야. 농담도 그런 무서운 농담은 하지 마. 나 방금 소름 돋았어.”
“나도. 이 새끼야! 어디서 그런 무서운 말을.”
제대로 꽝 붙은 공식적인 첫 대결.
그 대결을 완벽하다 못해 압도적으로 승리했기에 파티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왁자지껄 떠드는 내용 중의 반이 이지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두 지켜봤다.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했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그런 현장을.
그래서 위안을 얻은 자들도 많았다.
왜냐하면 이지원의 뒤만 쫓아간다면 무조건 승리할거라는 믿음 아닌 믿음이 생겼기에.
그렇게 이지원은 이번의 대승으로 같은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힘이 되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단순히 황제파의 리더가 아닌 지구 전체를 대표하는 존재로 거듭난 것은 당연했고.
물론 그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자들도 있긴 했지만.
3번 구역에서 진행되는 파티의 정중앙.
승리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당연히 나도.
왜냐하면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파티의 주인공은 나였기에.
그래서 송대철 회장이나 여러 길드의 길드장 그리고 황제파가 아님에도 두발 벗고 나서준 여타 다른 길드의 길드장이 건네주는 술을 연거푸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확인했다.
도살자 즐로바를.
“여. 여기야.”
반가운 마음에 도살자 즐로바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확인한 즐로바가 살짝 인상을 찌푸린 것을 확인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 힘차게 손을 흔들며 그를 불렀다.
왜냐하면 확실히 도움이 됐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고.
씨익.
그래서 입가에 미소를 잔뜩 머금고 그를 반겼다.
털썩.
그렇게 내 옆으로 다가와 앉는 즐로바.
아무도 그런 즐로바를 막아서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두 봤다.
나와 함께 적의 무리 안에서 고군분투했던 즐로바의 모습을.
“어떻게 된 거지?”
“뭐가?”
물론 무엇을 묻는지는 아는 상황.
하지만 일부러 곧이곧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부른 것.”
“아. 그것? 나를 도와주러 일부러 나타나준 것 아냐? 나는 그렇게 알고 있는데.”
빠직.
순간 즐로바의 이마에 큰 힘줄이 솟아나는 것이 보였다.
“됐고. 즐로바 혹시 다이아몬드 클래스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
“?”
순간 내 말에 무슨 헛소리냐는 듯 한 표정을 짓는 즐로바.
그래서 즐로바에게 바짝 붙어 입을 열었다.
“다른 3대제랑 연락은 하지? 혹은 너만큼은 안 되도 얼추 어디 가서 방구깨나 뀌는 자도 좋고.”
“무슨 헛소리냐?”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즐로바.
“후. 아직 잘 모르나본데 즐로바 너는 지금 실버 클래스야. 즉, 아주 좋은 사냥터를 소개한 최상위층인 나에게 소개값을 줘야하지. 한 50%? 하지만 특별히 너는 새로운 신규 판매원을 데려오면 골드, 에메랄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이아몬드 클래스로 올려줄게. 알지? 다단계.”
“…….”
그리고 그렇게 즐로바에게 다단계로 최상위층에 올라가면 생길 이점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장밋빛 미래를.
“이건 특별히 너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야.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이미 콜에 등록이 된 즐로바.
놓아줄 생각은 없다.
나는 아주 욕심이 많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즐거운 파티를 즐겼다.
아직은 실버 클래스이자 단 한 명뿐인 판매사원과.
물론.
“원래 실버 클래스는 50%는 받아야 하지만 특별히 1억 골덴링만 받을게.”
“뭐?”
“못해도 내 덕분에 몇 억 골덴링은 벌었을 것 아냐. 제대로 물 반 고기 반 이었으니까. 레벨도 좀 올랐을테고.”
“…….”
그렇게 황당함을 넘어서 경악에 찬 표정을 짓는 즐로바에게 악착같이 1억 골덴링을 뜯어냈다.
이런 꼴 당하기 싫으면 얼른 다이아몬드 클래스로 올라오라고 말하며.
심판자의 대륙 쿠르트 행성 115번 구역.
지구와 달리 쿠르트 행성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침울했다.
왜냐하면 웬만한 자들은 모두 안다.
자신이 속한 쿠르트 행성의 대패를.
물론 신리움 최고 회의에서도 너무 충격적인 패배라 어지간하면 감추려했지만 하늘에 떠있는 정보창에 갑자기 확 줄어든 인원과 사망한 인원이 대부분 정예라 티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신리움 최고 회의도 당연히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클라우디아 진영의 최고 참모인 코비가 입을 열었다.
“밖에 가지고 왔답니다.”
“들고 와라.”
코비의 말에 클라우디아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곧 회의실 문이 열리며 10명의 바리움이 동상 하나를 들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신주단지 모시듯이 아주 조심조심.
쿵.
곧 10명의 바리움이 나가고 신리움 최고 회의에 하나의 동상이 추가됐다.
마치 사람을 박제한 것 마냥 너무나 현실감 있는 동상.
그 동상을 보고 한 신리움이 입을 열었다.
“똑같네요. 그때처럼요.”
“그의 모든 시간을 뺏었으니까.”
시간의 지배자 클라우디아의 답변.
가장 강력한 신리움을 뽑을 때 항상 첫손에 꼽히는 것은 당연하고 쿠르트 행성 내에 가장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클라우디아.
당연히 딱지치기로 그것들을 딴 것은 아니다.
그럴만한 능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신리움 최고 회의를 다른 신리움들의 아무런 반발 없이 주도적으로 진행할 정도로.
그리고 그의 힘 중에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역시 호칭에서 말해주듯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시간.
물론 과거로 간다든지 미래로 간다든지 그런 류의 힘을 사용치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가능했다.
타인의 시간을 뺏는 것.
그래서 그 시간을 클라우디아 자신이 착복하는 것.
그것만으로 클라우디아는 다른 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강해지는 것이 가능했다.
클라우디아에게 물질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시간은 경험치 이기도 했으니까.
물론 살짝 제한이 존재하긴 했지만.
곧 클라우디아가 동상을 향해 손가락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파파두니아 너의 시간을 돌려준다.”
분란을 조장하는 자 혹은 변절자, 전향자 아니면 사기꾼.
파파두니아를 지칭하는 호칭은 이것 외에도 수없이 많았다.
다만, 죄다 썩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곧 한 치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동상이라 생각했던 그것이 살짝살짝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감았던 눈을 떴다.
검은색인지 붉은색이지 애매한 눈동자를 드러내며.
그와 동시에 클라우디아의 입이 열렸다.
“다시 한 번 그 붉은 눈동자를 내보이면 영원히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없을 것이다.”
“크크크.”
그와 함께 파파두니아 웃음을 토해냈다.
완연한 검은색 눈동자를 띠며.
“잘나고 잘나신 클라우디아님의 명령을 감히 천한 바리움 따위가 어기겠습니까? 그나저나 빈자리가 꽤 있군요. 크크크.”
“눈치는 빠르군.”
“크크크.”
수많은 신리움들 앞.
하지만 파파두니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안방인양 그 천박한 웃음을 가감 없이 내뱉었다.
그럼에도 한낱 노예로 여기는 수많은 바리움 중의 한명인 그의 행동에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는 자들 대부분 아니, 전부는 한번쯤 파파두니아에게 농락을 당했으니까.
시간의 지배자 클라우디아를 비롯해 괴물 아도라와 거머리 스카일라까지.
“이곳은 더 이상 오토본 단계였던 쿠르트 행성이 아니다.”
“심판자의 대륙인겁니까?”
“…어떻게 알았지?”
파파두니아의 시간을 0으로 만든 것이 5년 전.
5년간 정지된 시간 속에 있을 수밖에 없던 파파두니아가 심판자의 대륙을 언급하자 클라우디아뿐만 아니라 신리움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떤 멍청이가 제 앞에서 속마음 단속을 안 하네요. 크크크.”
거짓말.
모두 안다.
파파두니아에게 남의 속마음을 읽을 능력은 없다는 것을.
하지만 항상 파파두니아는 남보다 먼저 알았다.
특히나 꽁꽁 숨기고 싶었던 비밀도.
“어쨌든 좋아. 이곳은 심판자의 대륙.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다. 죽어라 레벨을 올려서 스탯포인트를 획득할 필요도 없고 운만 좋다면 도박으로 아이템 업그레이드로 10등급의 아이템으로 도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다못해 스킬 레벨업도. 아, 물론 레벨업 걱정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어지간한 몬스터 수백 마리를 잡는 것보다 효과가 좋은 적이 13억 마리는 있으니까.”
“천국입니까?”
“글쎄. 천국인지 지옥인지 아직은 모르겠군. 다만 그대가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천국을. 우리 모두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 크크크. 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시는군요.”
“그런가? 뭐. 그때처럼만 해줬으면 좋겠어. 우리 신리움 114명 전부가 스스로 모가지를 메게 만들었던 그때처럼.”
“하. 추억이군요. 그나저나 지금 생각해도 그때가 너무 아쉽네요. 마지막 욕심만 부리지 않았으면 이곳에 있을 모두의 면상은 두 번 다시는 보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요.”
“뭐. 빈번하게 있는 일 아니겠나. 욕심이 모든 것을 망쳐놓는 그런 일이.”
“네. 그래서 이제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고요.”
“좋은 마음가짐일세.”
“그럼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과연 저 파파두니아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요.”
“좋네.”
곧 클라우디아는 적과의 교전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한 내용과 함께 이지원이라는 자에 대한 언급을 했다.
물론 말하는 자는 끝까지 클라우디아 한명이었다.
왜냐하면 파파두니아와 대화를 하다보면 그의 수작질에 놀아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괴물 아도라와 거머리 스카일라를 포함해 이곳에 자리한 신리움 모두가.
심판자의 대륙 35번 구역.
“가보자. 최상급 던전은 어떻게 생겼는지.”
5일 동안 이어진 파티를 끝내고 앞으로의 행동에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나 혼자라도 적의 진영에 한번 넘어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자신이 있으니까.
특히나 변질된 당겨쓰기의 쿨타임이 24시간으로 바뀌고서 더.
하지만 애매했다.
바로 죽음 약탈자의 쿨타임이 3일 남았고 운명의 갈림길 쿨타임도 6일 남은 것이.
특히 1400개 혹은 죽음의 기운이 떨어졌다지만 못해도 1300개 정도의 스탯포인트를 얻을 죽음 약탈자는 꼬박꼬박 사용해야 했다.
아낀다고 죽음의 기운이 회복되는 것도,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기에.
그래서 정했다.
오토본 단계의 지구에는 없던 최상급 던전을 한번 방문해 보기로.
난이도에 비해 쥐꼬리만큼의 경험치에 골덴링을 준다고 원성이 자자한 곳을.
그래서 이동한곳이 35번 구역의 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오우거 던전.
“역시나 없네.”
오우거 던전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는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오우거 던전 앞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지구에 비하면 너무나 이색적인 모습.
왜냐하면 지구의 모든 던전은 주인이 있었다.
혹은 주인이 되기 위해 겨루는 자들이 있던가.
그만큼 던전의 가치는 무척이나 컸다.
몇 개의 던전을 보유했는가가 그 길드나 단체의 힘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고.
그런데 심판자의 대륙 이곳은 그런 경쟁 자체가 없었다.
이렇게 버려지다시피 한 던전도 심심찮게 확인이 가능했고.
“뭐. 나에게는 상관없지. 더욱이 가만히 시간만 때우는 것은 성미에도 안 맞고.”
최상급 던전이 주는 난이도는 오히려 기대가 됐다.
그리고 5일간의 파티로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그래서 고작 3일이지만 부득불 이곳까지 왔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해서.
“마나 변환 – 파이어, 전사의 용맹한 정신, 늑대의 포효.”
[7레벨의 마나 변환을 사용…] [2레벨 전사의 용맹한 정신을 사용…] [늑대의 포효를 사용…]“변질된 당겨쓰기까지 쓰는 것은 오버겠지?”
지금보다 훨씬 약했던 상태에서도 지구의 상급 던전의 몬스터를 가지고 놀았다.
물론 지금은 최상급 던전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상급 던전을 가지고 놀 때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강해졌으니까.
그리고 정 힘들면 그때 사용해도 되고.
그렇게 아무런 부담감이나 긴장감 없이 뚜벅뚜벅 오우거가 출몰하는 최상급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최상급 던전에 입장하였습니다.]“응?”
원래 던전을 입장하는데 메시지는 울리지는 않는다.
물론 울리는 경우가 있긴 하다.
가령 최초로 던전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그걸 내가 경험했었다.
서울의 북한산 하급 던전부터 제주도의 한라산의 중급 던전까지 최초로 발견함으로써.
그래서 혹시나 심판자의 대륙의 던전도 최초 발견을 하면 보너스를 주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나도.
왜냐하면 지구에 있을 때 72번 상점의 지점장인 안톤도 말했었다.
심판자의 대륙에도 던전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 혼자 늦게 심판자의 대륙에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던전의 보너스 여부였고.
“없었지. 아무런 보상이.”
그래서 나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속 좁은 것이 보일까봐 아무도 모르게.
왜냐하면 남이 강해지는 것은 싫으니까.
그것도 나 빼고.
“그런데 뭐가 있다고?”
곧 내 의문에 답하듯이 메시지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