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44)
제144화. 귀양살이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음 날.
오후 시간에 보코하람 클랜 본사 3층 회의실에서 간부 회의가 열렸다.
“오늘은, 내가 보코하람 클랜을 창설한 이래 가장 기쁜 날이다.”
상석에 앉은 당고테가, 양옆에 앉은 6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클랜 창설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슬러터하우스 클랜을 상대로 반격다운 반격을 하지 못했었다. 기억나나?”
당고테가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아쿠마를 돌아보며 물었다.
“단순히 각종 불법 강화 물약으로 개조된 애완 몬스터 때문이 아니었어. 클랜원 숫자도 부족했고, 무기의 질이나 화력도 뒤떨어졌고, 자금력도 항상 두 배 이상 차이가 났었어.”
“심지어 트리운포 쪽에게 더 인정받고 있기도 하죠.”
“당연하지! 트리운포 쪽에 바치는 물자의 질과 양이 우리랑은 차원이 다르니까!”
아쿠마가 맞장구를 치자 당고테의 목소리가 커졌다.
“무엇 하나 슬러터하우스를 이기는 게 없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얻어맞기만 했어! B18 구역을 간신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반격다운 반격을 했어!”
쿵! 하고 당고테는 테이블을 내리쳤다.
“심지어 다른 곳도 아니고 슬러터하우스의 상징과도 같은 도축장을 말이야.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아나? 위쉬안!”
이름을 불린 위쉬안이 바로 술술 대답했다.
“도축장은 슬러터하우스의 주요 자금줄이자, 트리운포 클랜에게 각종 포션 재료를 공급해주는 필수 장소입니다.
이곳을 점령당했다는 것은, 슬러터하우스 입장에서는 실리와 명예 둘 다 크게 잃은 셈입니다.”
“그래! 반대로 우리는 그 실리와 명예를 크게 가져왔고!”
말을 잇는 당고테는 절로 입가에 그려지는 미소를 숨기지를 못하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야! 이 도축장을 지키면서 더 많은 자금을 벌어들이고, 더 질 좋은 무기와 용병들을 사서, 계속 남은 슬러터하우스의 도축장들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거야!
물론 겨우 도축장 하나를 뺏었을 뿐이야. 슬러터하우스의 남은 도축장은 아직도 많아! 하지만 지금까지 반격은 시도조차 못했던 걸 생각하면 이 얼마나 크나큰 발전이란 말인가? 안 그런가!”
“맞습니다!”
크게 대답하는 간부들을 돌아보던 당고테의 시선이 이내 한 명에게 고정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알롭스키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군.”
모두의 시선이 오른쪽 중앙에 앉아 있는 알롭스키로 향했다.
원래 그가 앉은 자리는 전 1팀장, 오콜로의 자리였다. 그 자리를 알롭스키가 꿰차 앉은 것이다.
“용병으로 들어온 지 정확히 이틀 만에, 모두가 인정할 만한 큰 활약을 두 번이나 했어!
애완 몬스터 처치는 물론, 오콜로가 첩자인 걸 밝혀내는 아이디어까지 제공했으니 말이야!”
간부들을 한 명씩 불러서 각각 다른 장소를 친다고 속인 후, 적군이 어디로 집결하는지 확인해 보아라. 그러면 바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김진성은 당고테와의 술자리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 계략은 완벽히 성공했다.
“아까 직원들을 통해 오콜로의 숙소를 털어보라고 지시했었는데, 5개나 되는 ‘어비스 TNT’가 발견되었다고 하더군.”
“……!”
“현재 우리 클랜이 보유한 게 3개인데, 이 개새끼만 혼자 5개를 갖고 있었다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말 안 해도 알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비스 TNT는 설치형 폭발물로, 주로 첩자로 잠입해서 적진을 테러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즉, 오콜로는 기회를 봐서 보코하람 본사를 테러하려는 계획을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조금만 늦게 발견했으면 정말 본사 건물과 함께 우리도 폭사해 버렸을지 몰라. 이게 다 알롭스키 덕분이야!
자네 한 명 덕분에 이번에 우리 보코하람 클랜이 얻은 게 너무나 많아! 마치 하늘에서 우리 보코하람을 위해 내려준 존재 같을 정도야!”
연이어 극찬하는 당고테의 말에 김진성은 얇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이렇게 무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비상한 인재를 어찌 그냥 일반 용병으로 굴릴 수 있겠나?
마침 1팀장 자리가 딱 비어 있으니, 그 빈자리에 알롭스키가 앉으면 딱 알맞을 것 같군!”
당고테의 선언에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개 용병이 4인자나 다름없는 1팀장 자리로 한 번에 파격 승진한 경우는 보코하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당고테가 나머지 간부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가장 먼저 부마스터인 아쿠마가 대답했다.
“저는 찬성입니다. 제가 본 알롭스키의 실력이라면 1팀장 자리를 충분히 메꾸고도 남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팀장들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상 알롭스키 외에는 1팀장 자리를 메꿀 만한 사람도 없어 보입니다.”
위쉬안도 이어서 동의했다.
둘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검증된 실력의 인재인 데다가, 활약상을 보니 슬러터하우스 쪽 첩자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앉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저놈만 내 라인으로 만들면 기어오르는 위쉬안을 완전히 짓눌러 버릴 수 있겠어.’
‘알롭스키만 어떻게 꼬드기면, 아쿠마를 정치질로 내쫓는 것도 꿈이 아니야.’
2인자 자리를 위해 계속 알력 싸움 중인 둘에게는, 같은 편으로 만드는 순간 완전히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강력한 인재가 등장한 것이다.
둘이 알롭스키를 빛나는 눈빛으로 쳐다볼 그때.
당고테는 나머지 팀장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자네들은 어떤가? 반대 의견이 있으면 말해보게.”
“…….”
“…….”
“…….”
나머지 세 명의 팀장은 서로의 눈치만 볼 뿐, 어떤 반대 의견도 꺼내지 못했다.
들어온 지 이틀 만에 고속 승진해서 자신들의 선임이 되어버린 상황 자체가 탐탁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이틀간 세운 공적이 너무 크기도 하고, 2인자 자리를 두고 싸우고 있는 아쿠마와 위쉬안이 같이 찬성한 마당에 자신들이 뭐라고 억지로 트집을 잡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만장일치로 알롭스키를 1팀장으로 선임하겠네. 축하하네, 알롭스키. 앞으로 잘 부탁하네.”
“감사합니다.”
인사하는 김진성을 향해 다섯 명의 간부들이 축하의 의미로 박수를 보냈다.
마침 그가 1팀장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자리 배치를 바꿀 필요도 없었다.
“자, 비어 있는 1팀장 자리도 다시 메꿨으니, 이제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당고테는 바로 새로운 안건을 꺼냈다.
“다름 아닌, 이번에 새로 점령한 3호 도축장의 방어를 어떻게 할 것이냐, 에 대한 문제야.
알다시피 이번에 얻은 도축장은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갔어. 그래서 방어 병력을 필수적으로 둬야 하는 상황이야.
현재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보코하람 병력의 절반 정도를 남겨놓고 다시 돌아왔고.”
혹시나 제이슨이 화가 난 나머지 바로 도축장을 되찾겠다고 전 병력을 끌고 공격해 올 수도 있다는 가정 때문이었다.
“제이슨, 그 돼지 새끼 엄청 다혈질인 거 알지? 한번 눈깔 돌면 주변 충고고 뭐고 다 무시하고 달려드는 놈이야.
내가 보기에는 지금 제일 위험한 곳이 3호 도축장이야. 이곳에 방어를 힘써야 하는 상황은 맞아. 맞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죠.”
“바로 그거야!”
김진성의 한마디에 당고테가 바로 화답했다.
“3호 도축장은 여기서 차를 타고 전속력으로 두 시간은 달려야 나와. 습격을 당하면 바로 도와주러 갈 수가 없는 곳이라고.
근데 그렇다고 여기에 병력을 많이 배치하면, 본진인 B18 구역이 위험해져. 마찬가지로 도축장에서 여기로 바로 원군을 보내기도 힘든 거리고.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당고테는 참모인 위쉬안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도축장이 중요한 곳이라 해도, 본진인 B18 구역보다 중요하지는 않잖아? 당연히 이곳에 병력을 많이 두는 게 맞아.”
“동의합니다.”
“그래서 도축장에 최소한의 병력을 두는 대신, 정예 병력을 남겨두려고 해.”
“정예 병력이라 하시면,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적어도 간부 중에 둘은 남겨두려고.”
“음….”
위쉬안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 같습니다. 안 그래도 간부 중에서 한 명쯤은 도축장 운영을 배워놓아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리고 방어할 때는 많은 병력이 필요 없다는 점까지 생각해 본다면, 클랜 내 최고의 정예 병력인 간부들을 남기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입니다.”
“좋아, 자네도 동의한다니 됐네.”
“그렇다면 누구를 남기실 생각입니까?”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팀장들을 돌아보는 위쉬안.
당연히 그는 본인이나 아쿠마가 남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둘은 당고테와 마찬가지로 본사에 필수적으로 남아 있어야 할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때 당고테가 대답했다.
“일단 4팀장하고, 나머지 한 명은 부마스터나 참모, 둘 중 한 명이 갔으면 좋겠군.”
“……!”
“!!”
위쉬안과 아쿠마, 둘 다 놀라서 당고테를 돌아보았다.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 위쉬안은 다시금 되물었다.
“저희 둘 중 하나를 말입니까?”
“그래야 내가 안심될 것 같아. 아무리 봐도 제이슨이 이대로 도축장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당장 3호 도축장에서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에 다른 슬러터하우스 도축장이 두 개나 있지 않나?”
“…맞습니다.”
“그렇게 위험한 곳이면, 그나마 나랑 비슷한 경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자네와 아쿠마, 둘 중 한 명은 남아 있어야 든든하지 않겠어?”
“…….”
둘은 대답하지 못했다.
당고테의 말이 옳으므로 반박을 못 하는 것도 있었고, 그렇다고 가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가면 24시간을 냄새나는 도축장과 허름한 숙소 안에만 박혀 있어야 하잖아?’
‘내가 이 짬이 돼서 그런 곳에 귀양살이하러 가야겠어?’
둘 다 비슷한 생각을 품은 채로 서로의 눈치만 흘끗 바라보고 있을 그때였다.
“그렇다면 1팀장님을 보내는 건 어떻습니까?”
2팀장인 오마르가 입을 열어 제안한 것이다.
“1팀장?”
“네. 제가 보기에 1팀장님 실력 정도면 참모님과 부마스터님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두 분보다는 부족하겠지만요.”
아부성 멘트를 중간에 섞으면서 오마르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마스터님 다음으로 바쁜 두 분을 굳이 멀리 떨어진 도축장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1팀장님을 방어 병력으로 남기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말을 마친 오마르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고개를 돌아보았다.
“좋은 의견입니다. 솔직히 본사 업무로 바쁜 참모님과 부마스터님이 남으시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오히려 두 분보다 1팀장님이 더 적합한 인물 같습니다.”
3, 4팀장이 먼저 2팀장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는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틀 만에 자신의 상관이 되어버린 알롭스키를 고생 좀 시키고 싶다는 시기심이 아직 남아 있었다.
“음….”
“저도 나쁘지 않은 생각 같습니다만….”
아쿠마와 위쉬안도 겉으로는 덤덤한 척 동의했다.
마음속으로는 도심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지만 말이다.
당고테는, 이들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진성을 돌아보며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1팀장 자리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굳이 본사 밖으로 파견 보낼 생각은 없었는데, 다들 의견이 이러니….”
“저야 좋습니다.”
알롭스키는 바로 대답했다. 너무 빨리 대답해서 당고테가 살짝 놀랄 정도였다.
“…정말 괜찮겠나?”
“네. 그리고 4팀장이랑 같이 남기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 혼자 남겠습니다.”
“……!”
모두의 눈이 커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