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144
그는 이 도시의 역사와 중요성에 대하여 쾌활하게 떠들어댔지만 내 귀로 들리는 모든 소리는 눈앞의 광경이 주는 압도감에 사그라든다.
나는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얼마나 사는가?”
“뭐라 하셨습니까?”
“이 도시의 인구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네.”
“흠··· 노예와 가솔들까지 포함하자면.”
오소르콘은 턱을 살짝 높이 치켜들고서는 말한다.
“최소 30만 명은 될 겁니다. 아마 그보다 수만 명은 더 많겠지요.”
30만.
그토록 자라난 안탄드로스를 10개, 아니 20개씩 모아도 이기지 못할 규모.
나는 순간 당황하여 헛웃음을 짓는다.
이제껏 1만 명이 사는 한낱 작은 마을을 두고서 자랑스러워했었다.
이제껏 너무 작은 데에 만족했었다.
내 머릿속에서 뭔가가 불타오르는 기분이다.
“···오소르콘?”
“예, 주군.”
“당장 장인들부터 만나볼 수 있겠나?”
“가능은 합니다만··· 그러려면 일단 제 저택으로 가시죠.”
“그래, 좋아.”
이 도시의 장인들을··· 남김없이 쓸어오고 싶어졌다.
***
“자네, 미쳤나!!”
“들어보게. 그리 나쁜 조건만은 아닐세.”
“나쁘지 않긴. 웬 아카이아인 족장을 데려와서는 따라오라고? 황금은 얼마든지 주겠다고?
미쳤나?”
“그렇게 야만스럽지만은 않네. 이 야박한 피람세스와는 다르게 자그마한 안탄드로스에서는 사람들도 정이 많고 따뜻하다네.”
“그 좋은 데서 자네나 실컷 살게. 자네도, 이상한 사교에 빠진 뒤로는 사람이 아주 맛이 갔어!”
-쾅!
“···흐으으음. 이걸, 어떻게 전해야···”
“다 들었네.”
“···.”
“···.
“···언제부터 거기 계셨습니까?”
“방금 전부터.”
침묵.
이것으로 내가 본 것만 다섯번째 거절이다.
“혹시, 아이깁토스에서도 장인들끼리 이것저것 이야기가 통하지는 않나? 서로 막 정보공유를 한다거나.”
“물론 합니다. 장인들의 조합도 있으니까요.”
“···그 말은, 오늘 안에 설득 못하고 안 좋은 소문만 퍼지면 더더욱 장인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그리고 염려는 사실이 되었다.
사흘째가 되자 오소르콘의 저택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주군, 죄송합니다. 제 역량의 부족 때문인 듯합니다.”
“아닐세. 아니야. 그냥 안탄드로스가··· 조금 많이 모자랐을 뿐인 듯하네.”
아무튼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기에 나는 한숨을 쉬었고, 오소르콘은 신음 소리를 내며 미간을 주무를 뿐이었다.
-딸깍.
그리고, 마침 옛 주인과 그 손님을 위해 노예 한 명이 내가 묵는 방으로 들어와 음료를 한 잔씩 건넸다. 마시고 보니 보리차 비스끄무리한 무언가였다.
그러니까, 탄산 보리차.
“맥주라, 오랜만이군.”
“겪어보신 적이 있으신가 보군요. 좋아하십니까?”
“싫어하지는 않네만.”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보게.”
“예, 주인님.”
“지금 맥주가 얼마나 남아 있나? 저 북쪽으로 돌아갈 때 좀 가져가려고 하는데.”
나는 그때까지는 오소르콘의 말을 여상히 듣고 있었다.
“지금, 주인님의 조카께서 12통씩 43묶음으로 맥주통을 구매하셨으니 더하면 한··· 537통 정도 남았군요.”
노예의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나는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말했다.
“···충분하군.”
“그렇지요. 저 정도면 식구들 다 먹고도 꽤 남을 테니 저희가 약간 값을 내려서 사가도 뭐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산수를 할 줄 아는 인력.
나는 손사래를 치며 노예에게 다가갔다.
“자네, 혹시 글 아나?”
“예? 아··· 그렇습니다.”
“자네 같은 이들을 내가 얼마나 구할 수 있을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자네 같은 이들이 희귀하지는 않겠지? 막 이 수도에서 열댓 명뿐이라든가. 나도 노예를 구입하고 싶은데.”
“여긴 피람세스입니다.”
내 말에 노예가 코웃음치며 말한다.
“고작 글 알고 계산 잘하는 노예가 저 하나뿐이겠습니까?”
“오소르콘? 이런 이들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지?”
“저 한켠에 시장에 가면 노예들을 팝니다만···”
“계획 변경일세.”
나는 오소르콘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망토부터 걸쳤다.
“당장 시장부터 가지.”
“예, 예?”
“자유민 되고 싶지 않나? 날 따라오면 자유민이 될 수 있을 텐데.”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좀 망설이기라도 하지.
***
선반기술자, 서기, 석공, 건축가, 측량사··· 안탄드로스에서는 돈 주고도 못 살 귀중한 인재들이 노예로 거래가 되고 있었다.
그런 이들 백수십 명을 죄다 돈주고 사서 해적들에게서 ‘징발’한 배에다 태워놓으니 어떻게 보아도 이득이었다.
물론 재능 있는 노예들은 그만큼 비쌌지만, 이 땅에서 강철은 황금의 최소 5배 정도 되는 가격으로 거래된다.
야만인을 피해다니던 상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큰손이 나타났다며 내 앞에 좌판까지 깔아놓고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했다.
아무튼, 사람을 거래한다는 데서 좀 찝찝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가진 돈을 반절 이상 털어서 쓸 만한 노예들을 샀다.
괜찮다. 다들 안탄드로스 땅을 밟는 동안 노예 신세는 벗어날 테니.
“···아, 안돼. 제발! 제발, 나으리, 저, 저를 정말 저 해적한테 파실 생각이십니까?”
“차라리 죽여라! 이 악독한 새끼들아!! 돈밖에 모르는 개자식들!!”
···정말로 괜찮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져서 맥주를 마시고 있자니 오소르콘이 손수 간식거리를 들고 왔다.
오징어 튀김이었다.
맥주에 오징어 튀김.
내 양손에 들린 음식들을 보니 더더욱 생각이 많아진다. 지난 세월 동안 생각도 안하고 있던 21세기 대한민국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참 섬뜩하면서도 설레는 일입니다.”
내 표정을 살피며, 오소르콘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낯선 경험이··· 많으셨을 겁니다.”
“물론이네. 이렇게 말하면 우스울지 모르겠으나, 나는 혹시 파라오라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었지.”
비유하자면 옆나라 구청장이 개인적으로 여행을 왔는데 그 나라 대통령이 직접 만나줄 필요 없다는 느낌일까?
1만 명을 조금 넘게 다스리는 이를, 인구 300만을 거느린 막강한 군주가 만나줄 의무 따위는 없을 테니 완벽한 오만이었던 셈이다.
그만큼 놀라운 게 많았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동시에, 모든 것이 손에 잡힐 듯 가능해 보였다.
저 기술은, 저 건물은, 저 제도는 내가 조금만 더하면 내 도시에도 세워놓을 수 있을 텐데! 뭐,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나를 충동질했다.
아이깁토스는 그런 땅이었다. 사람을 갈망하게 만드는 땅.
“그래도 고향이 좋군.”
“그렇지요. 고향보다 좋은 건 없습니다. 그래도 영영 돌아가지 않으리라 결심할 게 아니라면 이렇게 떠나는 것도 두려운 일은 아니지요.”
“영영 돌아가지 않으리라 결심한다면?”
“그건, 자신의 삶을 버리는 것과도 같겠지요. 이전의 삶에 대해 잊고, 또 침묵하기를 택한 것과 다름없을 겁니다.”
내가 무엇을 물으려 했는지, 잘 아는 듯한 대답이었다.
나는 그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당신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 대궐 같은 저택을 버리고, 아이깁토스의 거대 도시에서 사는 영광을 버리고 저 궁벽한 트로이아 땅까지 왔는가.
무엇이 당신의 가슴속에 그리 강렬한 신앙을 심어놓았는가.
“자네 아들은?”
“많이 병약한지라 방에서 쉬고 있습니다. 보통 반나절은 꼬박 잠에 들어야 하는 녀석이라서 말입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나는 손을 털고서 일어난다. 테라스로 걸어나가자 난간 너머에는 이제껏 보아온 그 어느 도시보다도 찬란하고 위대한 도시가 물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도시가, 도시의 온갖 문물과 향락이 나를 유혹하는 듯했다.
“자네 아들이 깨어나자마자 출발하지. 최대한 빠르게 출발하고 싶군.”
“사정을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일단 짐들은 모두 배에 싣고, 병사들도 불러모으자고.”
하지만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은 아니었다.
“이노가 아마 집에서 많이 기다릴 거야.”
“···.”
오소르콘은 잠시 내게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문다. 그렇게 잠시간의 평화가 지속되고.
-쿵쿵쿵쿵! 쾅!
“주인님! 큰일입니다!”
“무슨 일이기에 손님 앞에서 소란인가!”
“그, 그···
파라오께서 승하하셨습니다!”
또, 깨진다.
귀로 (1)
노예의 외침에 나는 곧바로 오소르콘 쪽을 돌아보았다.
일순간 그의 눈이 커졌다가, 곧 줄어든다. 오소르콘은 대수롭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코웃음쳤다.
“아, 그래. 파라오가 죽었다고.”
“예···? 예.”
“그렇다는군요, 주군. 어찌하시겠습니까?”
“흐으음··· 나는 그대들 나라의 풍습을 잘 알지 못하네. 뭐라 할 말이 없군.”
소식을 들고 온 노예에게는 대단한 소식이었을지 몰라도, 나와 오소르콘 두 사람은 시큰둥한 반응밖에 내놓을 수 없었다.
내게는 어디까지나 평생 만나보지도 못할 먼 곳의 낯선 사람이었고, 오소르콘에게 이곳은 더 이상 오래 머무를 고향이 아니었으니까.
“하.”
아니, 오소르콘의 반응은 시큰둥해하는 것 이상이었다.
“보십시오. 결국 백만을 넘는 신민들에게 흠숭받는 이도 결국에는 죽음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는 노골적인 냉소를 드러내며 내게 말했다.
“그렇게 오시리스의 심판정에 서게 될 때면, 황금으로 된 옥좌를 자랑하고, 제 몸에 걸친 비취와 터키석 목걸이를 자랑해봤자 아무 소용 없을 겁니다. 신들께서 그 부덕한 영혼에 안식을 주실 리가 없지요.”
“···.”
노예는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아이깁토스의 신화 속에서 파라오는 신의 대리자였다. 신들의 허락 아래 세상을 다스리는 지상의 신.
아무렇지도 않게 현인신에 대한 신성모독을 되씹던 오소르콘은 곧 표정을 펴고서 나를 방 바깥으로 안내했다.
“그럼 장례 행렬이나 이런저런 소란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납시다. 운 나쁘게도 이 아이깁토스가 가장 야만스러운 이전투구와 억지 울음으로 가득 찰 시점에 왔군요.”
“···그러지. 챙겨야 할 것들은 이미 다 챙겼으니. 자네 말대로 이런저런 일들로 시끄럽고 길이 막히면 수도를 빠져나가기 좋지 않을 테지.”
“다행히도 파라오의 장례는 미라가 모두 만들어진 뒤에야 시작됩니다. 일단 저희에게는 주어진 말미가 있다는 말이지요.”
오소르콘은 지휘자처럼 노예들에게 명령을 하달하더니 금세 화려한 옷과 지팡이를 챙긴다. 내 몸에도 곧 아이깁토스 풍의 고관대작 같은 의복이 휘감겨진다.
화려한 황금 허리띠와 주름 잡힌 치마, 그리고 속이 비치는 웃옷까지.
“아무래도 이 편이 눈에 덜 띄니, 이대로 나가면 될 듯하군요. 이제야 위엄이 살아납니다, 주군. 한 나라의 당당한 군주 같군요!
이런 복식만으로도 파라오들의 위엄을 압도하시니 주군은 참으로 섬길 만한 주군이십니다.”
그렇게 흡족한 미소로 나를 지켜보는 오소르콘을 지켜보면 볼수록, 나는 그의 차가운 분노와 조롱, 증오가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했다.
무엇이 그가 신의 대리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모욕하도록, 디오니소스교도가 되어 이 땅과 이 재산을 모두 버리고 안탄드로스 외곽의 다 스러져가는 저택에 은거하도록 만들었는가?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슬슬 저택에 머무르던 철쇄대원들이나 다른 하인들 역시 슬슬 짐을 챙겨 저택의 출구 쪽을 향했다.
나와 오소르콘은 아모시스를 깨우고 나오면서 친척 중 누구도 그들을 배웅하러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쓰게 웃었다.
기다리던 오소르콘이 나오자마자 나는 허리띠에 칼을 차고서 말했다.
“그럼 이제 출발하지.”
“좋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대문을 열고 대로를 향해 발을 내딛었고.
“오소르콘, 미안#네. 갑작#레 찾#온 내 무례를 용#$주게.”
“잠시만 몸을 피하게 해주$#오!! 이 도시를 벗어나게만 #$면 황$은, 황금은 얼마든지 주겠소!”
“자네, 소문 못 들었나? 저기 저 아카#$인 왕이 바로 얼마 전에 온 피람세스를 들#$며 철전을 뿌%네. 황금 따위 눈에 찰 리가. ”
“자, 장인을 찾$다 들었소! 나는 별점을 볼 줄 알고, 글을 알며, 연금#에 능#하오!”
“오소르콘 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저희 아이만$%도···!!”
다시 곧장 뒷걸음질쳐 문을 닫았다.
“···.”
“···.”
다시 문을 열자.
“제발!! 배에 자리가 남#는 않소? 저 안탄드로스까지 가지 않아도 좋@니, 피람세스 바깥으%만 나가면 되오!”
“사, 살려주게. 오소르콘? 우리는 함께 몰래 디오니소스를 믿던 사이가 아니던가?”
“다른 어떤 신들보다도 위$하신 아몬이시여···. 부디 저희의 목숨을 구해#%$고···.”
온갖 소란이 일어난다. 나는 그들의 말의 반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나 반만으로도 충분했다.
오소르콘은 우두커니 그 난장판을 지켜보다 앞으로 나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가?”
그의 질문은 짤막했으나, 돌아온 것은 왁자한 아우성들이었다.
나는 고귀하게 차려입은 이들이 자신의 가솔들을 이끌고 이렇게 비굴하게 애원하는 까닭을 알지 못했다. 아이깁토스의 말을 몰랐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한 오소르콘이 내게 이야기해주기 전까지는.
“주군.”
“그래, 무슨 일이라던가?”
“지금 당장 이 땅을 떠야 합니다.”
오소르콘의 표정이 한없이 창백하게 굳어 있었다.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말했다.
“숙청이 시작되었습니다.”
***
아이깁토스 땅에 첫번째 통일왕조가 들어선 뒤 2,000년이 약간 덜 되었고, 그 뒤로 19개의 왕조가 서로 이어지고 끊어지면서 이 땅에 등장했다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 중에서 19번째 왕조.
후대의 학자들이 이집트 제19왕조라 부르는 이 왕조는 이전 왕조와 혈연 없는 이들의 반란으로 일어나 약 100년 정도를 존속할 운명이었다.
그 중 그 유명한 피람세스의 건설자이자 모세의 형제로 추정되는 람세스 2세의 치세가 66년이다.
그 이후로 이어진 파라오들은 나약했고, 무력했다. 반란이 이어졌으며 그들의 치세 역시 고작 수년만에 끊어졌다.
메르넵타는 세티, 아멘메세스, 투스레트 등의 자녀를 낳았고 그의 사후에는 유언에 따라 세티가 즉위하여 세티 2세가 되었다.
허나 형제 아멘메세스는 반란을 일으켜 상이집트를 4년 동안 장악했고, 세티 2세는 치세의 대부분을 그와의 전쟁으로 소모해야 했다.
세티 2세가 죽은 뒤로 파라오 자리에 오른 것은 반란자 아멘메세스의 아들 십타였다.
그는 자신의 고모 겸 숙모 겸 전임 파라오의 아내이자 왕대비(아이깁토스에서 이는 일상이었다.)인 투스레트에게 휘둘리는 꼭두각시였다.
그리고 그 꼭두각시가 막 죽었다.
“···자손도 없이.”
죽은 파라오의 시신을 앞에 두고서 투스레트는 읊조렸다. 그녀는 파라오의 배가 절개되고, 그 속의 내장이 꺼내지는 모습을 똑바로 지켜보았다.
저것은 영원을 향해 가는 여정이다. 썩어 사라질 장기들을 빼낸 뒤 불멸의 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다. 영혼이 언젠가 다시 돌아와 거할 수 있도록.
“귀족들이 날뛸 것입니다. 누가 다음 파라오가 되겠습니까?”
어느 신관이 말한다. 어딘지 모르게 말투와 표정에서 인위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모두 연기였기 때문이었다.
“이리 되었으니 야심 있는 이들이 무기를 들고 뛰쳐나올 것입니다. 피가 나일의 강물을 붉게 적시고, 신들 역시 지상의 비참에 눈감고 고개돌리며 침을 뱉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