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57)
457화
렉.
컴퓨터에서 서버와 클라이언트 간의 시간 차이, 혹은 디바이스 간의 입력과 출력 시간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또 이 렉은 아무리 좋은 성능의 컴퓨터라도 완전히 잡을 수 없다.
입력한 정보가 처리 장치를 거쳐 메인 서버에 반영되고, 그 반대의 상호작용을 하는 것 모두 미미하게나마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동기화를 잘해도 그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거리가 멀수록 그 차이는 더욱 커지고, 지구 반대편쯤 가면 게임 자체를 하기 힘들어진다.
지금 파프닐이 겪고 있는 것이 그 정도 현상이었다.
“침입자 놈!”
공중에 떠다니는 갑옷. 무덤 수호자가 검을 휘둘러 왔다.
파프닐은 눈에 힘을 주고 그 모습을 주시했다.
‘이거 짜증 나는군.’
몇 초 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순간 이동이라도 한 듯 나타나 공격해 온다.
팔의 방향이나 시선을 보고 공격 방향을 예측해 대응하고 있지만,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금속을 쏟아부은 파프닐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것만 빼면 그럭저럭 할 만해서 다행인가.”
파프닐은 렉이 생긴 틈을 이용해 다음 위치에 창을 휘둘렀다.
[트럼페터]무덤 수호자들은 파프닐의 공격을 간단히 받아쳤다.
마법 방어 장비를 준비한 마법사, 혹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검사들을 저격해 나온 중갑주의 기사, 골렘 몬스터들.
단단하고 우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근접전에 약하지도 않다.
그러나…….
“으음?”
한창 싸우던 무덤 수호자들이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분명 최고의 경로로 휘둘렀는데, 모든 공격이 전부 빗나가는 것이다.
“크헉!”
반면 파프닐이 휘두르는 창은 어김없이 수호자들을 찔렀다.
아무리 강력한 공격이라도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렇게 교환이 반복되자 순식간에 수호자들의 수가 줄어들었다.
“지원을 불러와야 한다.”
“일단 물러나자.”
수호자들은 살아생전 명망을 높이 떨친 기사들이고, 등을 보이는 건 수치 중 수치였다.
그만큼 파프닐이 두렵다는 뜻!
“1호, 놈들의 후방을…….”
파프닐은 말을 하려다가 곧바로 창을 찔렀다.
이미 1호가 파프닐의 지시를 짐작하고 수호자들의 뒤에 있었던 것이다.
“비, 비켜라!”
“으윽!”
파프닐은 천천히 퇴로가 막힌 무덤 수호자들을 사냥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8골드 71실버를 획득했습니다.
-천공의 나이트 헬름(유니크)을 획득했습니다.
신대륙 최심부의 몬스터들이다 보니 잡을 때마다 눈에 띄게 경험치가 올랐다.
드롭하는 장비들도 무려 800레벨대 장비.
다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초고레벨 제한의 고성능 장비였다.
파프닐은 한 마리씩 잡고 아이템을 수거하며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창술 스킬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새로운 창술 스킬 ‘카운터 스피어(레어)’를 스스로 습득했습니다.
-효율적으로 연계 스킬을 성공하여 창술 스킬의 연계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무덤 수호자들은 광역 공격이나 마법, 저주 등은 쓰지 않았다. 마법 보호를 둘둘 말고 온 사람들을 저격하는 몬스터인 만큼 굳이 스킬을 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득이 쏠쏠하군.”
유니크 등급이긴 하지만 800레벨제 장비.
시장에 내놓으면 최상위 랭커들이 앞다퉈 사 갈 테고, 프론티어 길드원들에게 지급하고 부려 먹어도 된다.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에서 오다 노부나가 일행이 싸우는 게 보였다.
전투 때문인지 자꾸 버벅대는 모습.
“분명 마법사의 무덤에 가니 대비하라 했는데 왜 마법사 상대용 장비를 가져온 거지.”
득템으로 기뻐하던 파프닐의 표정에 짜증이 깃들었다.
마법사의 무덤.
이름만 들어도 마법사가 들어가선 안 될 곳 같지 않은가.
“기왕이면 풀 컨디션으로 싸워 보고 싶은데…….”
파프닐은 조금 더 기다렸지만 전투가 이어지며 계속 렉이 걸렸다.
‘하는 수 없군.’
이대로라면 오다 노부나가가 죽고 만다.
파프닐은 곧바로 그쪽으로 향했다.
“이럴 수가……! 어떻게 내 공격을!”
“네놈의 검술은 도대체……. 크헉!”
무덤 수호자들은 쓰러지며 광석이나 뼈, 메달 등 여러 아이템을 떨어뜨렸다.
오다 노부나가와 부하들이 고전하던 수호자들을 간단히 처치!
“아, 아니…….”
노부나가와 세이메이, 그리고 아케치는 멍한 표정으로 파프닐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음?”
“어떻게 저 녀석들을…….”
“그냥 잘 싸웠지.”
파프닐은 퉁명스레 대답했다.
프로게이머인 그에게 있어 몬스터 사냥은 단순 이득 외에도 사냥의 손맛을 보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냥은 렉 때문에 도무지 그걸 즐길 수 없었으니 짜증이 절로 났다.
‘아이템과 경험치는 잘 나오긴 하는데……. 도대체 무슨 렉이…….’
예상이 가는 원인은 두 가지.
일본에서 접속한 것과 접속 시 사용한 VR 머신이다.
‘흠……. 하는 수 없지.’
남은 몬스터들을 정리한 파프닐이 말했다.
“어떻게, 상대할 만하나?”
“음……. 솔직히 말해서 자네처럼 움직일 수가 없어서 상당히 버겁군.”
“움직일 수가 없다고?”
파프닐은 고개를 갸웃했다. 렉 때문에 제대로 스텝을 밟지도 못하고 싸웠는데 움직임이라니?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그보다 이곳, 경험치가 장난이 아니군.”
“그러게 말입니다. 겨우 두 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제 레벨이 올라서…….”
가짜 세이메이, 야베가 감탄했다.
그럴 만했다.
800레벨이 훨씬 넘는 초고레벨 던전.
게다가 최초 발견자 버프로 인해 경험치 두 배 이벤트가 적용 중이다.
아무리 셋이 700레벨대라고 하지만, 경험치가 안 오르는 게 이상한 거다.
“잠깐만, 한 가지 물어보지.”
오다 노부나가가 질문했다.
“그동안 자네는 1인 군단이라 할 정도로 소환물을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저 해골병 말고 다른 소환물을 안 쓰더군. 혹시 이유가 있나?”
“흠…….”
파프닐은 잠시 고민했다.
제대로 말해 줘야 하나? 아니면 숨겨야 하나.
‘약점은 굳이 말하지 않는 게 맞긴 한데.’
파티원으로 데려온 입장이니 전력을 솔직히 공개하는 게 훨씬 나으리라.
“다른 소환물들은 따로 하고 있는 일들이 있어서.”
“일?”
“자세한 건 비밀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번 전투에서는 저 녀석 한 기만 쓸 거다.”
“그건 아쉽군……. 해골병 군단이 있다면 저 녀석들을 상대로 꽤 효과를 보았을 텐데.”
오다 노부나가는 입술을 핥았다.
한 기로도 이 정도의 싸움을 벌인다면, 백 기가 넘는 해골병들이라면 엄청난 효과를 보리라.
그러나 이번엔 쓸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 다른 녀석들은 전부 다이야마토 개조 작업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지.’
드워프들 수백 명이 착수에 들어간 다이야마토 개조.
그러나 워낙 큰 작업인 만큼 인력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마룡의 뼈를 자르고 다른 곳에서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
일반 노동자가 아닌, 한 명 한 명이 영웅급의 근력을 가진 노동자들이 필요했다.
‘그래도 1호와 복돌이를 쓸 수 있어서 다행이군.’
다이야마토 탈취, 오다 노부나가와의 협상 건 때문에 한동안 제대로 된 사냥을 못 했다.
게임 속 아베노 세이메이의 세력을 일소하고, 파이브스타와의 일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참에 레벨을 올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마법사 해골병을 만들 시체도 물론 필요하지만, 겸사겸사 레벨을 올리는 것.
“쉴 시간이 없어. 계속 가지.”
파프닐은 계속해서 앞으로 움직였다.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적을 잡으려면, 지금부터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저기 도굴꾼 놈들이다!”
“감히 이곳에 들어온 놈들을 응징해라!”
포탈을 넘자 배회 중이던 무덤 수호자들이 검을 들고 쇄도해 왔다.
곧바로 이어지는 전투!
파프닐은 한 대도 맞지 않는 신묘한 움직임으로 수호자들을 상대했다.
그야말로 경악스러울 정도의 실력.
“1호 한 기만으로 저 정도의 컨트롤을…….”
“우리가 끼어들 틈이 없…… 옵니다!”
멍하니 전투를 지켜보며 감탄하던 노부나가 일행들에게도 움직이는 갑옷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정신없이 싸우는 그들의 주변으로, 끝도 없이 수호자 갑옷들이 리젠되었다.
“저기 있다!”
“저놈, 실력이 범상치 않다. 합공해서 처리해!”
고레벨 몬스터는 플레이어보다 훨씬 더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
다른 구역에서까지 병력을 불러와 한꺼번에 몰려드는 수많은 수호자.
심지어 뒤쪽에서까지 나타나며, 파프닐 일행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다.
“놈들이 더 오는군.”
렉에 걸려 있던 파프닐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한층 더 진해졌다.
“경험치를 가득 얻을 수 있겠어.”
탐욕으로 가득 찬 미소를 띤 채 굳어 버린 파프닐!
마치 악덕 상인의 조각상을 떠올리게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
파프닐과 오다 노부나가 일행이 한창 사냥 중인 바로 그 시각.
자유 시간을 얻은 복돌이는 예상 못 한 인물과 다시 만나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금빛 갈기를 휘날리는 고양이.
사자묘였다.
“그때 도와준 암견은 잘 갔나?”
“몰라.”
“모른다라, 정말 도와주기만 했나.”
사자묘는 묘한 눈빛으로 복돌이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좋아. 솔직히 나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렇게 나왔군.”
“목적이 뭐야?”
“목적이 뭐긴. 정말로 같이 사냥이나 하자는 거지.”
사자묘는 등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검은 균열이 한 곳 있고, 그 안에서 불이 붙어 있는 개나 작은 소악마들 여럿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었다.
지옥, 마계의 일부 구역과 연결된 작은 입구!
주인님이 간 던전과 비교해도 그렇게까지 꿀리지 않는 마경 중 한 곳이었다.
“멍, 같이 사냥을 하자고? 정말 그것뿐?”
“그래.”
사자묘도 힘이 필요했다.
“이 세계에서 나의 레벨은 대략 500대 초반. 다른 녀석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 그것을 키우고자 한다.”
최근 쥬토피아교에서의 패배 이후, 그는 사실상 아이언 마스크에게 숙청 대상으로 찍히게 되었다.
그러나 딱히 두려운 건 아니었다.
어차피 산 하나에 패왕이 둘일 수는 없는 법.
언젠가 아이언 마스크에게 당한 패배의 설욕을 할 참이었는데, 저쪽이 먼저 나서 준다면 사자묘로서도 환영이었다.
다만 문제는 방금 말했듯이 레벨.
음지의 활동을 하거나, PVP만을 하다 보니 정작 호라이즌의 힘인 레벨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했다.
아무리 강한 힘으로 공격을 해도, 스테이터스 부족으로 대미지가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
“결판을 내야 할 상대가 있는데, 문제는 그 녀석이 엄청난 레벨을 가진 녀석이라는 사실이지. 놈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최소한 600, 아니 700레벨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래서 찾은 사냥터가 이곳.
신대륙 최심부에 있는 ‘마계에게 침식된 땅’이었다.
“뭐, 너도 사냥이라 하면 싫진 않을 테고. 안 그런가?”
사자묘는 복돌이가 대답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말했다.
어차피 이곳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에 대한 정보나 공략 패턴 등을 숙지시키는 것이었기에, 대답 따윈 필요 없기도 했다.
“좋아, 이제 가자.”
수 분 후.
설명을 마친 사자묘가 고개를 돌렸다.
“멍! 좋다, 멍!”
그 순간 복돌이도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두 개와 고양이가 가까이 가자, 불타는 개들이 일제히 눈을 돌렸다.
“크르르…….”
“크아앙!”
지옥의 개. 헬하운드들의 등장!
그 앞에서도 복돌이와 사자묘는 투지를 잃지 않았다.
“멍멍!”
“크허엉!”
크게 사자후를 내지르는 사자묘.
그것을 신호로 수많은 개가 엉킨 개싸움이 시작되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