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1)
51화
“이게 끝이야?”
“딸그락.”
“네? 네, 끝이랍니다.”
“좋아, 가 봐.”
“예.”
“딸그락!”
미궁 근처의 필드.
2차 토벌대가 오기 전 자리를 피한 파프닐은 이번에 얻은 전리품의 목록을 확인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경험치가 많이 올랐어.’
레벨 업까진 모자랐지만, 그래도 같은 레벨 몬스터를 죽어라 잡는 것보다 몇 배의 효율이 나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템 상태창!’
[다크엘프 세나의 흑색 쌍검]-등급 : 유니크
-레벨 제한 : 148
-물리 공격력 : 285
-내구도 : 53/100
-민첩 +65
-행운 +10
-치명타 확률 +20%
-치명타 피해 +70%
-대미지를 입힐 시 다크엘프의 독 디버프 효과 발생.
-상세 효과 : 초당 체력 320 감소.
-스킬 시전 시간 -15%
-모든 쌍검 스킬 레벨 +1
-설명 : 다크엘프 여검사 세나가 사용하던 흑색 쌍검. 어둠의 마나와 독기가 완전히 정착한 요검이다.
[버몬드의 신성한 흉갑]-등급 : 유니크
-레벨 제한 : 150
-물리 방어력 : 450
-힘 +40
-체력 +20
-민첩 +20
-행운 +7
-HP 회복 속도 +30%
-낮은 확률로 신성력이 작용해 해로운 저주나 마법 공격을 튕겨 낸다.
‘대박이다.’
수십 마리를 잡아야 아이템 하나를 떨어뜨리는 몬스터와 달리, 플레이어는 죽이면 반반에 가까운 확률로 장비 아이템과 골드를 떨어뜨린다.
비록 꼬리가 밟힐 위험성 때문에 바로 팔 수는 없지만, 나중에 마켓에 내놓으면 큰 도움이 되리라.
그뿐만이 아니다.
‘해골병과 기사도 전투가 꽤나 익숙해졌어.’
전투 숙련도는 물론, 실제 스킬이나 레벨도 하나씩 올랐다.
‘이제 해골 기사도 전투에 유기적으로 쓸 수 있겠군.’
파프닐은 1호와 대련 중인 해골 기사, 루이를 보았다.
태생이 기사라 그런지, 루이는 1호와 일대일로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보다 대단한 건 저 녀석인가.’
파프닐은 1호 쪽을 보았다. 해골 병사임에도 불구하고 1호는 루이와 호각을 이루다가 오히려 압도하고 있었다.
‘엘리트 해골병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군.’
수많은 전투를 거치며 경험치를 쌓고 스킬을 연마한 엘리트 해골병!
본래 일반 해골병이라면 100마리가 있어도 기사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
저 정도까지 싸우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다.
‘앞으로도 PVP를 계속하면 성장은 금방이겠어.’
실제로 원작 소설에서 악 성향 직업들의 주된 성장 방법 중 하나가 바로 PVP였다.
물론 선 성향도 PVP를 하면 레벨이 오르긴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선업 카르마가 떨어지기에, 사실상 PVP는 악 성향 직업을 위한 콘텐츠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PVP만 할 수도 없는 게, 악 성향 직업의 PVP엔 여러 제한이 붙어 있었다.
카르마가 떨어짐으로써 주변 평판이 안 좋아지는 건 물론, 심하면 왕국이나 교단에서 현상 수배를 하기까지 한다.
또한 선업을 쌓는 것도 동일하게 레벨 업 및 아이템 지급, 스킬 숙련도 상승 등의 효과를 받을 수도 있으니, 어느 쪽을 골라도 장단점이 있었다.
‘나는 악 성향이니 PVP가 효과가 있지만.’
파프닐은 턱을 쓰다듬었다.
‘그나저나 이번 전투로 지금 부족한 게 뭔지도 대충 정리가 되었다.’
첫 번째는 마법사와 궁수의 부재.
지금의 해골병들은 모두 근거리이기에, 원거리 공격과 마법 공격이 가능한 해골병이 필요했다.
‘이건 성장하다 보면 금방 해결될 문제이니 깊게 생각 안 해도 될 거고.’
두 번째는 직접 전투와 관련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사안이었다.
‘정찰 수단이 필요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CCTV 같은 것이.’
‘별들의 전쟁’이라는 전략 게임에서, 괜히 일꾼을 초반부터 정찰용으로 보내는 게 아니다.
현실에서도 정찰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지금까진 전력이 부족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슬슬 신경 써 줘야겠지.’
시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관련된 특성의 마물을 사역하거나, 언데드에게 시야 공유 스킬을 거는 것.
어느 쪽이건 구할 수 있다면 구해야 했다. 기본적인 병사들이 갖춰지며 정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건 기회가 되면 알아보도록 하고, 지금은 무엇보다 이것들에 집중해야겠지.’
파프닐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킹스맨 간부들이 떨어뜨린 빛나는 아이템들이 금색과 분홍색 오라를 내뿜고 있었다.
눈이 아플 정도의 찬란한 빛!
네크로맨서 같은 어둠의 자식에게 유해한 공격이지만.
파프닐의 미소는 한층 더 진해져 갔다.
***
월드 와이드 오브 호라이즌. 약칭 WWH.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라이즌 커뮤니티의 사건 사고 게시판에 한 가지 글이 올라왔다.
-제목 : [news] 캐터스 테러 던전에 히든 보스 출현!
-작성자 : 프라운문트
-날짜 : 2031/5/13
-내용 : 킹스맨 길드 놈들 토벌한다고 갔다가 길마랑 간부진 전멸함. 지금 독기 올라서 2차 토벌대 꾸리고, 흑사자 길드에서도 온 듯.
(인게임 내 동영상, 170레벨의 랭커 두 명이 길드원들의 접대를 받으며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 있다.)
솔직히 이거면 160레벨쯤 된다고 생각한다 ㅋㅋ
(댓글)(1,234개)
>제대로 큰코다쳤네. 이래서 템빨=/=실력인 거임.
>저기 길드 스펙들 꽤나 쟁쟁한 걸로 알고 있는데……. 좀 센 놈인 듯.
>킹스맨 쟤네 사냥터 통제하고 돈 걷던 애들이잖아? 쌤통이다 ㅋㅋ
유저들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이었다.
킹스맨 길드가 워낙 돈을 걷고 통제를 하다 보니 민심이 돌아선 탓이다.
한편 킹스맨 길드가 털린 보스가 누군지도 화제가 되었다.
당연한 일이다.
방랑 보스가 나타난 것만 알려졌지, 그 보스가 어떤 놈인지에 대한 정보는 철저히 감춰져 있었으니까.
원래 사람들은 드러나지 않은 것에 더 관심이 쏠리는 법.
유저들은 보스가 어떤 몬스터인지, 관련 퀘스트의 아이템은 뭐가 있을지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제가 보기엔 네크로맨서나 데스 나이트 종류입니다. 영상에 토벌대가 성수랑 성물 들을 많이 챙기고, 신관의 비중이 많은데, 원래 저 정도로 신관이 많으면 딜러나 탱커 밸런스가 깨져서 보통은 저렇게 안 합니다. 저런 경우가 몇 번 있는데, 바로 어둠 속성 몬스터를 잡을 때거든요.
정체를 분석하는 글부터.
-썬길드라면 이런 일 없습니다.
믿고 맡겨 주세요! 100% 안전! 초고속! 썬길드가 버스 태워 드립니다.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홍보하는 다른 통제 길드에.
>우리 김가패밀리가 나설 만한 적이로군……. 크크큭.
>김가패밀리? 그건 또 뭔…….
>후후, 아직 김가패밀릴 모르는군.
>나는 김호캉스!
>나는 김레지스탕스.
>김테트리스다! 저 보스, 우리가 잡겠다.
>미친놈들…….
>얘네 컨셉종자들임. 신경 쓰지 마셈.
이때를 틈타 콘셉트를 드러내는 이상한 사람들까지.
온갖 사람들이 게시판에서 떡밥을 굴리고 있었다.
‘흠…….’
인게임 안.
상태창을 통해 웹 사이트를 보던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다행히 들키지는 않았나 보군.”
호라이즌은 NPC와 유저 간 구분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었다.
거래 걸기는 물론, 길드 가입 등 스테이터스를 이용하는 것도 막혀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건도 보스 몬스터라고만 알려졌지, 누구도 유저라고 생각지 않고 있었다.
‘유저란 게 알려졌으면 귀찮아졌을 텐데, 잘됐어.’
그때였다.
파프닐이 있는 방의 문이 열리며 장발 미남자가 들어왔다.
“여어, 오랜만.”
킨도르한이었다.
“부탁한 일은?”
“그게……. 데려오긴 했는데, 사소한 문제가 있는데.”
“사소한 문제?”
“어, 네 정보에 대해 말하지 말라 했잖아. 그런데 그 사람이 내 말을 하도 안 들어서……. 어쩔 수 없었어.”
파프닐은 곧바로 정황을 이해했다.
“내 정보를 이야기했군.”
“조금! 진짜 조금. 내가 대박 나고 자경대 권한 얻은 게 네 덕분이잖아. 그거 아니었으면 애초에 내 말을 듣지도 않았을걸.”
“흠…….”
그 정도야 충분히 허락 가능한 일이다. 이번에 킨도르한이 데려온 사람은 그만한 거물이니까.
하지만 파프닐은 짐짓 눈에 힘을 주었다.
“이번만큼은 용서해 주지. 다음부터는 내 정보는 가급적이면 꺼내지 않도록.”
“알겠어, 명심하지.”
비밀 유지 계약을 깨면 더 이상 일을 같이할 수 없었다.
고개를 끄덕인 킨도르한이 문밖을 향해 손짓했다.
“당신이 저 친구를 키운 사람입니까?”
뒤이어 들어온 남자가 중저음으로 말했다.
남자는 온몸을 검은 로브로 가리고 얼굴엔 하회탈 가면을 쓰고 있었다.
“처음 이야길 들었을 땐 거짓말인가 했는데, 듣다 보니 흥미가 생기더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파프닐은 가볍게 손을 저은 뒤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보다 거래를 시작하죠. 아이템을 팔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오셨군요. 저희 활빈당이 하는 일이 주로 아이템 처리니까요.”
하회탈 남자의 직업은 다름 아닌 장물아비.
심지어 보통 장물아비가 아닌 초거대 장물아비 조직의 간부였다.
‘홍길동의 활빈당……. 원작 소설에서도 쭉 나오는 뒷세계의 지배자지.’
파프닐은 소설 속 내용을 떠올렸다. 십대 대악당 중 한 명인 홍길동은 미래 킨도르한과 함께 뒷세계의 장물들을 손아귀에 거머쥔 거물 플레이어였다.
‘장물아비지만 철저히 고객의 정보를 감춰 주고, 가격 후려치기도 하지 않지.’
다른 어중이떠중이와는 다른,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길드이기에 활빈당은 수많은 사람의 신용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자, 내용물을 보죠.”
남자의 말에 파프닐은 킹스맨 길드 간부들에게서 나온 장비들을 꺼냈다.
총 15개.
행동대원들에게서 나온 잡템이 13개, 그리고 간부진이 드롭한 다섯 개 중 세 개였다.
“흠…….”
물건들을 살피던 하회탈 남자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이것들 출처는 어떻게 됩니까?”
“킹스맨 길드에게서 탈취했습니다.”
이건 굳이 감출 필요가 없었다.
고객의 비밀 엄수는 활빈당의 절대적인 규율이었으니까.
“흐음,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장비들 때깔이 좋네요.”
하회탈 남자는 감정을 마치고 말을 이었다.
“매입하기로 결정은 했는데, 한 가지 알아 두셔야 할 게…….”
“정가로는 못 산다는 말이군요.”
“이해가 빠르시군요.”
파프닐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브로커에게 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장물이 뭐 그렇죠. 괜찮습니다.”
“가격은 정가의 25%이고, 잡템은 개당 20실버에서 40실버……. 이 두 개는 개당 5골드, 이건 10골드…….한데 이게 원가니 여기서 25%면……. 총 9골드 70실버입니다.”
25%!
정신이 얼얼해졌지만, 파프닐이 선택한 장물이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 했다.
‘역시 장물이라 어쩔 수 없군.’
다른 브로커들은 30~50%대의 가격으로 판다. 나머지 5%는 활빈당의 인프라와 브랜드를 이용하는 값인 셈이다.
‘대신 장물을 후려치거나 정보가 노출되는 일만큼은 무조건 피할 수 있으니, 위험부담을 생각하면 남는 장사지.’
괜히 킨도르한에게까지 말해 이쪽 연줄을 소개받은 게 아니다.
“알겠습니다. 이대로 진행하죠.”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파프닐은 순순히 거래를 마쳤다.
장비들을 넘기고 골드를 받자, 하회탈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도 우리 활빈당을 자주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스슥, 그대로 흐릿해지는 하회탈 남자.
순간 파프닐이 질문을 했다.
“가기 전에 하나만…….”
“네?”
“혹시 이 장비들, 사신 다음엔 어떻게 처리합니까?”
“음……. 영업 비밀이긴 한데, 당신과는 앞으로도 자주 만나 뵐 듯하니 특별히 가르쳐 드리죠.”
하회탈 남자는 파프닐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킹스맨 길드에 회수하는 값을 받고 다시 팔 겁니다. 그쪽이 제일 이문이 남거든요.”
“……!”
뺏은 장물을 구입한 뒤 뺏긴 이들에게 한 번 더 돈을 뜯어내며 돌려준다!
활빈당은 진정한 창조 경제를 실현하고 있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