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19)
619화
다크 형제는 금방 시안을 만들어 가져왔다.
“여기 있습니다.”
“어떻게…… 마음에 드십니까?”
드래곤의 형태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고, 입 안에서 드릴을 만들어 갈아 낸다.
표면은 드래곤 가죽과 오리하르콘을, 그리고 안쪽에는 미스릴과 다른 다양한 합금을 써 열기와 압력, 혹시 모를 유독성 가스 등을 막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잠지함의 중심인 드릴은 오리하르콘 재질로 만들고, 드래곤 하트의 마력을 이용해 회전시킨다.
드래곤의 가죽이나 뼈조차도 갈아 버릴 수 있는 최강급 드릴의 완성.
문제는 갈아 내며 생기는 토사의 처리인데, 그 부분은 엔진 내부의 설비가 해결해 주었다.
“저희가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 개발한, 무한-위상전이초동역학에너지변환장치가 있기 때문이지요.”
“……?”
“쉽게 말씀드리자면 마법을 이용해 갈아 낸 토사를 동력원으로 쓴다는 겁니다.”
“그런 게 가능한가……?”
“현실이라면 불가능하지요.”
“호라이즌의 마법과 연금술,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설명을 마친 다크 형제가 말했다.
“시안이 좋다면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그 부분은 맡기지. 전문가가 디자인하는 데 괜히 끼어들 이유가 없으니까.”
프로게이머 시절에도 그랬다.
상대의 영웅을 나오지 못하게 하는 Ban, 그리고 아군의 영웅을 고르는 Pick.
코치와 감독의 전략도 있지만, 실전에서는 선수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별한 기능 차이라면 모를까, 외형이라면 굳이 간섭할 생각이 없었다.
“잘 부탁하지.”
“예, 마스터.”
고개를 끄덕인 다크 형제가 질문했다.
“그리고 혹시 원하시는 사양이나 옵션이 있습니까?”
“사양?”
“예. 필요하다면…….”
“일단 최소 지하 3,000km 아래까지 내려가도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군.”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정도 오리하르콘이면 맨틀이 아니라 핵까지 가도 멀쩡할 겁니다.”
최고급 재료들을 마음껏 조합해서 만든 합금은 충분히 그 정도의 강도와 보온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언젠가 유저가 핵 안쪽까지 들어갈 걸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럼 다른 건…….”
“참, 그리고 탑승 가능한 인원은 최소 12명 이상으로 부탁하지.”
“예. 12명 이상에…….”
“사용 기한은 한번 움직이면 식재료나 장비의 보충, 교환이 없이 최소 6개월 이상, 그리고 환기 및 공기정화장치도 있어야 하고……. 비상용 출입구가 있었으면 좋겠군.”
“어…….”
“그리고 이건 중요한 건데, 자력이나 전력, 마력을 외부로 투사할 수 있는 증폭 장치와 발사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군. 아주 깊은…… 맨틀 쪽에서도 가능하도록.”
“…….”
“제작 기한은 2개월 안쪽으로 부탁하지.”
다크 형제는 진땀을 흘리다 말했다.
“그 기한은……. 조금 힘들…….”
“대신 지원 연구비를 두 배로 더 늘려 주고, 기한 내 작업을 마무리할 시 한국 서버에 있는 프론티어 길드의 신규 지저 연구소장 직책 직위를 맡기겠네.”
“…….!”
“필요한 인력은 내 해골병들에게 시키면 될 거고, 기술자가 필요하다면 킨도르한에게 부탁해 지원을 받아 오지. 그 외에 필요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고.”
“정, 정말입니까?”
“이런 장비를 만드는 데 두 달밖에 안 줬으니, 지원은 달라는 대로 해 줘야지.”
“헉…….”
“그런…….”
다크 형제의 눈동자가 촉촉해졌다.
“죄송합니다.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라서요…….”
“나도 그래……. 형.”
현실이나 게임 속에서나, 다크 형제가 의뢰를 받은 고객들은 항상 깐깐했다.
일을 맡긴 후, 마감 3일 전 이런저런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한다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나, 온갖 변명을 붙여서 대금 지불을 미룬다거나.
며칠 밤을 새우고 식사 시간까지 줄여 가면서 작업한 공돌이들에게는 항상 박했던 게 현실.
그래도 꿈에 그리던 드림인 잠지함 개발을 위해 모든 걸 참아 왔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온 동양의 부자(?) 파프닐이 재료와 금액 전액을 지원하면서 연구를 하라고 하더니.
이젠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 더 말해 달라고 한다.
“……이거 꿈 아니지?”
“아닌 거 같아, 형.”
“그래……. 우리가 접속해 있으니 꿈이 아닐 리 없긴 하다.”
숨을 고른 마인 다크가 말을 이었다.
“최선을 다해 납기일을 맞추겠습니다.”
“저도요.”
재료와 금액이 전부 보충된 지금, 필요한 것은 작업을 해 줄 인력과 전문 기술자들이다.
파프닐이 그마저도 보충해 주었으니, 남은 건 자신들이 시간과 몸을 갈아 넣어 그에 보답하는 것뿐이었다.
“마인 형님.”
“그래, 동생아.”
“혹시 일정이나 약속 잡은 거 있냐?”
“……취소할게.”
“좋아. 한번 해 보자고.”
두 형제는 눈을 빛냈다.
그렇게 시안이 결정되자, 형제는 곧바로 드래곤 본 뼈대 가공에 들어갔다.
“엔진부터 만들어야겠군요.”
드래곤 하트를 둘 초전도 케이스를 만든 다크 형제는 곧바로 주변에 복잡한 마공학 회로를 설계했다.
-잠지함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필수 제작 부위 목록] [중앙 엔진 : 0/100%] [드릴 : 0/100%] [골조 : 0/100%] [외부 장갑 : 0/100%] [내부 장갑 : 0/100%] [내부 골조 : 0/100%] [조종 회로 : 0/100%] [중앙 명령 연산장치 : 0/100%] [공기 정화 시설 0/100%] [보조 제작 부위 0/100%] [외부 카메라 : 0/100%]……(후략)……
동시에 나타나는 제작 진행 과정.
3D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형태 위로, 수많은 해골병이 움직이며 재료를 운반하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군.”
파프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킨도르한.”
“응?”
“슬슬 가자.”
“엉? 어디로?”
“해야 할 일이 있다.”
“……?”
킨도르한은 고개를 갸웃하며 파프닐을 따라갔다.
산 몇 개를 넘어, 드래곤의 레어 주변에 도착하자 멀리서 움직이는 수많은 점이 보였다.
“저건…….”
“중국인 플레이어들이다.”
블랙 드래곤 레이드가 실패했다는 소식은 웨X보 게시판에 금세 퍼져 나갔다.
그 소식 중에는 드래곤 아르고낙스의 레어도 있었다.
“레어에 아직 보물들이 남아 있나?”
“아니.”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가져올 수 있는 금속들을 가져온 뒤, 그곳에 있던 수많은 실험체나 마수, 아이템 들은 레어를 무너뜨려 완전히 묻어 버렸다.
이유? 간단하다.
내가 가져올 수 없다면 남이 가져가는 것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 녀석들이라면 더더욱 그랬고 말이다.
“그럼 뭐…… 괜찮지 않나?”
“지금은 그렇지만, 저기서 수색 범위를 넓힌다면?”
“우리가 움직인 길을 발견할 거고……. 아.”
중국 서버 원정군은 표면적으론 천마신교의 지휘를 받는다.
그러나 정작 천마신교는 소속 교도를 제외한 다른 유저들에겐 그렇게까지 큰 제한을 두지 않았다.
무림맹, 사파 소속 유저들까지 지휘 체계를 잡기엔 인원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굳이 그걸 잡다가 불온한 움직임이라도 일어나면 곤란하니 말이다.
이 때문에 천마신교 소속이라도 일반 유저들은 큰 공성전이나 필드 전투를 앞두지 않으면 자유롭게 진군할 수 있었다.
유럽 서버 도시나 던전, 필드의 약탈이나 아이템 파밍 정도는 굳이 간섭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그러니 저렇게 왔을 테고, 그러다가 저 다크 형제의 연구소를 발견하면 곤란하다는 얘기군.”
“…….”
파프닐은 놀란 눈으로 킨도르한을 바라보았다.
“왜?”
“……예전보다 말귀가 빨라졌군.”
“뭐야?”
따져 묻던 킨도르한의 목소리는 중국 유저들의 함성에 묻혀 버렸다.
“저기 이상한 놈들이 있다!”
“공격!”
지평선을 가득 메운 채 달려오는 중국 유저들.
“아무래도 이야기는 저놈들을 다 잡은 후에 해야겠군.”
“젠장, 두고 보자고.”
파프닐은 대답 대신 씩 웃고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중국 유저들이 쏜 화살들이 둘과 해골병들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
한 달 반 후.
파프닐과 킨도르한은 다크 형제의 부름에 곧바로 모였다.
“오…….”
“이건…….”
눈앞에는 작은 아파트만 한 크기의 블랙 드래곤이 한 마리 엎드려 있었다.
정확히는 블랙 드래곤의 모습을 한 특대형 잠지함이었다.
“상태창!”
파프닐이 외치자 잠지함의 상태창이 나타났다.
[특대형 잠지함]-등급 : 하이퍼
-분류 : 대형 차량
-제한 : 없음
[장착 파츠]-드릴 : 캡틴 유로파 드릴
-주무장 : 드래곤 에너지 캐논
-제1부무장 : 이그나이트 파이어 발칸포X16문
-제2부무장 : 이몰레이션 플레임 세트.
-제3부무장 : 포이즌 쉘.
-방어력 : 125,000
-HP : 3251,8580,1351(3천2백5십1억 8천5백8십만 1,351)
-중앙 동력원 : 드래곤 하트
-에너지 저장율 : 100/100%
-에너지 변환 장치 : 작동 중
-공격력 : 90,000,000~500,000,000
-속도 : 45~90km/h
-배리어 : 앱솔루트 배리어 매직(하이퍼)
-상세 설비 : (확인을 원할 시 터치하십시오.)
-현재 선원 수 : 1/12(매우 부족) 최대 탑승 인원 : 1/24
-내부 탑재 : 소형 잠지함 1척
“드디어 완성입니다……!”
“오……. 성능 좋은데?”
킨도르한이 눈을 빛냈다.
다이야마토에도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는 방어력과 공격력.
심지어 최대 공격력은 그 다이야마토의 공격력을 웃돈다.
“이 정도 드릴이라면 어떤 암석이 나와도 뚫을 수 있겠는걸!”
“소형 잠지함은 뭐지?”
“아, 그게…….”
마인 다크가 머리를 긁적거리다 말했다.
“기존에 만들던 잠지함을 완전히 부수기 아까워서 고민하다가, 남는 재료를 조금 모아 만들었습니다. 대형 잠지함으로 들어가기 애매한 좁은 길이 있을 때, 바깥을 정찰하시면 됩니다.”
“호오…….”
확실히 대형 잠지함으로는 민감한 부분에는 들어가기 힘들 수도 있었다.
많은 용암이 한데 뭉쳐 있는 덩어리라든가.
지각을 받치는 맨틀 판의 민감한 부분이라든가 하는 장소들.
자칫 잘못 자극하면 자연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곳이 있을 테니, 그런 곳을 확인할 땐 이런 소형 잠지함이 있는 게 여러모로 편했다.
게다가…….
“만약의 일이 생길 땐 이걸로 탈출하라는 거군요.”
“예. 비상 탈출선 용도도 겸하고 있습니다.”
“텔레포트 스크롤도 있고, 플레이어니까 현실에서 죽진 않겠지만……. 자칫하면 캐릭터가 저 아래에 무한히 갇힐지도 모르니까요.”
호라이즌에서 사망하면 시간이 지난 후 가까운 리스폰 포인트에서 재접속이 가능하다.
편리하긴 하지만 무한 척살 등의 위협에 노출될 수도 있기에 결코 완전하지는 않은 방식.
그런데 문제가 있다.
만약 리스폰되어 재접속을 하는데, 그곳에 나타나자마자 수천만 도의 열과 수천만 톤 이상의 압력에 노출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지.”
고개를 끄덕인 파프닐이 말했다.
“고생했네, 소형 잠지함 작업 비용도 예산서에 넣어 두도록.”
“……예!”
“자, 그럼…….”
함에 타려는 파프닐을 다크 형제가 막았다.
“잠시만요.”
“음?”
“아직 부족한 게 있습니다.”
“부족한 것?”
“예.”
말을 마친 다크 형제가 대답했다.
“이름입니다.”
잠지함의 이름.
확실히 중요한 문제이긴 했다.
“이름이라…….”
파프닐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땅 밑을 탐험하는 것이니, 어스호라고 하지.”
“어스호……!”
-잠지함의 이름을 어스호로 설정하시겠습니까? (Y/N)
“설정한다.”
다음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대형 잠지함의 이름이 어스호로 정해졌습니다.
-어스호를 운행, 조종할 수 있습니다.
“됐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지하로 내려갈 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