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Wind Pyo Country Strongest Eater RAW novel - Chapter 196
청풍표국 최강식객 196화
196화. 반격의 시간(1)
슈가가각!
여산홍의 두 자루 천망비도는 적을 놓치지 않았다.
잠깐 사이에 반 이상이 죽어버렸다.
“제, 젠장! 너 이 새끼 누구야!”
혈은비가 소리쳤다.
촤악!
다시 두 명의 멱을 따자, 혈은비와 수하들이 잠시 주춤했다.
압도적인 실력.
두 자루 단도로 펼치는 수도쌍검술은 가히 무적이라 할만했다.
“후후. 날 모르겠나 혈은비? 네놈들이 멸문시켰던 유가살문의 은혈비도다.”
“뭣? 은혈비도! 그, 그렇군. 생각이 나. 넌 그때 도망치다 상처를 입고 죽은 게 아니었나?”
“그렇게 소문을 흘렸지.”
가까스로 탈출한 여산홍은 그 길로 사천을 떴다.
그래서 더욱 그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었고, 자연히 잊힌 이름이 되었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어떻게 이렇게 실력이 는 거지?”
“그거야….”
콰아아앙!
그때 갑자기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폭음과 함께 중앙 전각이 그대로 터져나갔다.
“마침 저기 나오시는군. 나의 주군께서.”
“뭐, 뭣?”
파바바방!
순식간에 발출된 수십여 개의 암기를 미친 듯이 쳐내는 임요성!
파바바박!
“크아악!”
혈은비가 있는 곳으로 암기가 튕겨 날아왔고, 창졸간에 살문의 살수들이 모두 죽어버렸다.
“미, 미친!”
혈은비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다시 십여 개의 암기가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암존! 정신 차리시오!”
아직 약효가 돌지 않았는지 암존은 거세게 임요성을 압박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없을 때 암존에게 뭔가 해를 끼치려는 이가 나타나면 바로 공격하라는 최면이 혈궁주에 의해 걸린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단약을 먹자마자 뭔가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느낀 암존이 바로 임요성을 공격한 것이다.
당운심의 손짓 한 번에 십여 개의 암기가 날아다녔고, 그 암기 하나하나에는 치명적인 독이 스며들어 있었다.
이것이 독인(毒人)의 무서움이다.
간단한 암기에도 자연스럽게 독기가 스며있었으니.
“젠장!”
만독을 제독할 수 있는 임요성이었지만, 그건 시간이 주어졌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렇게 계속 독이 침범해 들어오면 제독하랴, 공격을 막아내랴 아무래도 공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팡!
“헙!”
그사이 여산홍이 혈은비에게 쇄도했다.
빨리 그를 처치하고 임요성을 도우려는 것이다.
“풍귀!”
여산홍의 외침과 어느새 나타난 풍귀의 후위 공격!
촤악!
“커윽!”
등을 사선으로 벤 풍귀의 공격에 혈은비가 휘청하는 사이 여산홍의 비수가 번뜩였다.
“크륵… 이, 이럴 수가….”
심장에 정확히 꽂힌 여산홍의 천망비도가 뽑히자 선혈이 사방으로 튀었다.
파바바방!
하지만 과거의 복수를 한 감상에 취할 시간은 없었다.
“주군!”
여산홍이 다가오려 하자 임요성이 소리쳤다.
“다가오지 마! 독인이라 사방에 독무가 퍼졌다! 옆에서 비도로 지원해!”
그나마 자신 정도였기에 이 정도였다.
만약 여산홍이나 풍귀가 이 싸움에 말려들었다면 반 각도 되지 않아 죽었을 것이다.
슉! 슈슉!
임요성의 말대로 여산홍이 옆에서 비도를 날려가며 그를 지원했다.
다행히 여산홍이 가지고 있는 천망비도는 운철비도라서 이기어검처럼 조종이 가능했다.
실제 이기어검과 같이 섬세한 검술을 펼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빠르게 투척하고 회수할 정도만 되어도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한다.
여산홍이 비도를 날리면 그 때문에 잠시 틈이 생겼고, 그사이 임요성은 짧은 운기를 통해 독을 몰아냈다.
여산홍이 다시 위험에 빠질 만하면 풍귀가 비도를 날려댔다.
비록 일회성으로 날리는 것이지만 급소를 노리고 들어가는 무서운 공격이었다.
그랬기에 암존도 그냥 맞아줄 수는 없었다.
그러다 다시 임요성이 참전하면 두 사람이 숨을 돌렸고, 그렇게 세 사람이 암존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임요성의 마음이 급해졌다.
임시방편으로 막고는 있었지만, 점차 밀리고 있다는 건 확연히 느낄 정도였다.
아무리 그라 해도 독인이 내뿜는 독무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면 내공의 회복이 힘들어지고, 그러다가 힘이 떨어지면 죽게 될 것이다.
파바방!
다시 날아드는 암기를 튕겨낸 임요성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여산홍과 풍귀가 합격술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 여산홍과 풍귀의 공격은 그에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푸슈슈슉!
바닥에 떨어져 있던 수많은 암기가 하늘로 비산했다.
“만천화우!”
수많은 침이 하늘에서 유영하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모두 치명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
그때 갑자기 암존이 코피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냥 찔끔 새어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줄줄, 말 그대로 줄줄 피를 흘렸다.
“크으윽!”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까, 임요성이 외쳤다.
“암존! 정신 차리시오! 겨우 이 정도 고독에 당할 정도란 말이오! 대사천당가의 가주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오!”
임요성의 독한 말이 암존의 가슴을 후벼팠다.
“크으윽! 젠… 장! 끄어억!”
암존이 머리를 부여잡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후두두둑!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 암기들이 쏟아져 내렸다.
만약 저 암기들에 암존의 독기를 머금고, 만천화우가 펼쳐졌다면 끔찍했을 것이다.
여산홍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암존!”
임요성이 다가 그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혹시 이런 상황이 되면 하라고 일러준 신의의 말이 있었다.
천둔진결을 운용해 그 기를 손에 담아 정수리, 천문에 갖다 대라는 것이었다.
“끄으윽!”
갈수록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던 암존의 몸부림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밖의 상황도 얼추 정리되어 가는지 소란이 잦아들고 있었다.
“여 호법! 풍귀! 여기는 이제 괜찮은 것 같으니, 내원과 외원을 도와주러 가라.”
“명!”
두 사람이 뛰어갔고, 임요성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계속 기를 운용해 천문에 맑은 기를 불어넣었다.
“으으음….”
축 늘어져 있던 암존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자넨… 누군가…?”
“후우….”
임요성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런 상황에 통성명이 우습긴 한데, 전 임요성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파천황이라 불리지요.”
“…모르는 이름이군. 한데 실력은 어마어마하군.”
“오랫동안 고독에 침습되셨으니 모르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얼핏 들은 기억은 나네.”
이지가 상실된 상태였지만 주위에서 떠들던 말들과 자신이 했던 행동들이 드문드문 기억이 난 암존이었다.
“그간의 사정은 기억나십니까?”
“음.”
암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드문드문 실혼 상태에서 백도 무림인을 공격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바보였지. 그리고 정파 무림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어.”
스륵.
힘겹게 암존이 몸을 일으키다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아! 당가타! 당가타를 구해야 하네!”
“예?”
임요성이 이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물었다.
당가타는 당가의 씨족들이 모여 사는 일종의 집성촌이었다.
“혈궁주는 지금 어디 있나?”
“지금 청성에 있다고 합니다.”
“청성에?”
“예. 당가에 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하려고 한다더군요.”
“잘됐군. 나랑 같이 당가타로 가주겠는가? 혈궁도들이 당가의 씨족 전체를 인질로 삼고 있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허망하게 당했겠는가!”
대충 그간의 사정이 짐작이 간 임요성이 몸을 일으켰다.
* * *
“당가타가 정확히 어떤 곳입니까?”
암존과 함께 성도의 외곽으로 향하며 임요성이 물었다.
“당가 집성촌이지. 당문이 무림 문파라면 거긴 당씨 성을 쓰는 이들이 모인 마을에 불과하네. 당문으로 오고 싶어 하는 이들은 보통 무사 대주가 가서 선별해서 데리고 오고, 그 외에 관리, 상인, 장인 등등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도록 지원해주는 곳이지.”
당운심의 설명에 따르면 집성촌의 사람들은 무공은 전혀 모른다고 한다.
이미 무공을 알고, 무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사천당가로 모두 편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중의 특성상 집성촌의 촌장과 원로회는 아무리 암존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누대로 이어져 내려온 가문의 역사와 조상에 대한 존중 때문이다.
그리고 집성촌이 없다면 당문도 그 정기를 잃고 쇠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희만으로 괜찮겠습니까?”
“충분하네. 이미 난 모두 회복되었어. 나 혼자도 충분하지만, 혹시 인질이나 기타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도와달라는 거네. 살육은 내가 할 테니 자네들은 당가타로 진입하는 순간 그들이 인질을 잡지 못하도록 당가타의 구성원들만 좀 보살펴 주게.”
가는 동안 대략적인 위치를 설명하는 당운심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살의가 느껴졌다.
성도 외곽으로 가니 당가타(唐家陀)라는 글이 적힌 거대한 패방(牌坊)이 나왔다.
여기서부터 당가 집성촌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어지간한 현(縣) 하나가 통째로 집성촌이라고 하니 사천 내에서 그 위세를 능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누…!”
빠르게 쇄도하는 세 명의 인영을 보고 패방 입구를 지키고 있던, 혈궁 무사들이 소리쳤다.
아니 소리치려 했지만 이미 날아간 암기 때문에 네 명의 무인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그럼 부탁하네!”
당운심이 들어가며 눈에 보이는 혈궁의 무사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독과 암기술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경지!
그야말로 당가의 가주들이 이상향으로 그리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신위를 감상할 겨를은 없었다.
“우리도 가지.”
임요성과 여산홍은 오는 길에 들었던 대로 촌장과 원로회가 있을 곳으로 향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그들의 안전이었다.
그들은 이 집성촌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은 존재들이었으므로.
쉬쉬식!
여산홍이 천망비도를 이용해 미리 눈앞의 적들을 해치워 버렸다.
염위평에게 사사한 수도쌍검술에 운철비도의 공능으로 혈궁의 무사들이 나뭇잎 떨어지듯 우수수 쓰러져갔다.
어느 순간 이미 눈앞에는 촌장과 원로들이 거주하는 가옥들이 나타났다.
“누…!”
여산홍의 비도에 무사들의 목이 꿰뚫렸고, 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가던 이들의 뒤통수에 작은 구멍이 뚫렸다.
임요성의 지풍이었다.
털썩.
삽시간에 십수 명의 인원이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걸까.
끼익.
가장 안쪽에 있던 집의 문이 열리고 노인이 나타났다.
“뉘시오?”
임요성이 한발 나서며 정중히 포권을 취했다.
“저는 소주에 있는 청풍표국이란 곳의 총사인 임요성이라고 합니다. 암존께서도 같이 오셨습니다.”
“당 조카가? 그리고 청풍표국의 총사 임요성이라면… 그 파천황?”
무림의 인물이 아니라도 무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정보를 꿰차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놈 정신머리가 돌아왔소?”
“예. 다행히도.”
“흥. 당가 전체를 불길 속으로 던져놓고 제 놈은 속 편하게 정신줄이나 놔버린 못난 놈.”
그들이 생각하는 암존이었다.
“숙부.”
마침 당운심도 당가타를 감시하고 있던 혈궁의 무리를 모두 죽이고 왔다.
털썩.
“죄송합니다.”
담담하게 무릎을 꿇는 당운심.
끼익.
문이 활짝 열리고 안에 있던 노인들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가장 뒤에 나오는 노인은 눈썹이 이미 광대까지 내려와 신선의 풍모를 느끼게 할 정도였다.
“…못난 녀석. 들어오거라.”
그리고 방으로 다시 들어가려던 노인이 임요성을 힐끗 쳐다봤다.
“자네도 들어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