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270
270화
“저도 무사하고 촬영도 잘 끝났는데 왜 그래요.”
“그래도 좀 미안해.”
배정환이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자 덕팔이 얼른 배정환의 어깨를 잡아 주었다.
“자꾸 그러면 저 화냅니다.”
“차라리 화를 내면 마음이 편하겠다.”
“나참…”
덕팔이 혀를 찼다.
“형! 한유리라는 고등학생 찾아봤어요?”
“또 그 소리냐?”
조금 전까지 눈물을 흘릴 것 같았던 배정환의 안색이 싸악 변했다.
“형한테는 귀인이라니까? 형이 안 하면 제가 데리고 와서 데뷔시킵니다?”
“허이구, 퍽이나 네가 그러겠다.”
이젠 배정환도 덕팔에 대해서 알 만큼 아는 모양이었는지 덕팔의 헛소리에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덕팔이 입맛을 다시며 다시 강조했다.
“3년 후에, 딱! 한유리에요. 한유리를 만나면 무조건 꼬셔서 데뷔시키고 독립하세요. 그게 형이 살길이에요. 알았죠?”
“알았어. 알았어. 내가 더럽고 치사해서 회사를 때려치울 생각이었지만 네 말 따라 딱! 한유리를 만나면 독립할게. 됐지?”
“흐흐, 됐어요.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요. 청국장이 참 맛있게 잘 됐더라구요.”
“허얼.. 완전히 우리 엄마야!”
하지만 배정환은 절대 거절하지 않고 덕팔을 따라 부엌으로 향했다. 이미 덕팔의 닭백숙에 중독이 된 중독자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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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그러니까 문필욱이의 사주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이네요. 하지만 증거가 없어요. 일을 봤던 박 실장은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구요.”
“돈이 오갔다면서? 그럼…”
“완전히 세탁된 돈이라서 돈의 이동 경로로는 배후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허허.. 배후를 알았음에도 처벌을 시킬 수 없다? 이거야..”
인신이 혀를 찼다. 엉덩이가 무거워 특별한 일이 아니면 집 밖 출입도 하지 않던 인신이 서초동까지 왕림을 하였다. 하지만 향숙은 인신이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없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길동이 녀석도 특별한 것을 찾지 못했다고 하던데.. 그럼 막다른 길인가?”
“덕팔씨는 뭐라고 해요?”
“자네가 찾지 못하면 그때 직접 움직이겠다고 하더군.”
“위험한 생각을 하지는 않던가요?”
“작은 경고를 해주겠다고 하는데.. 그 아이의 성품상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네.”
향숙이 말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자신이 보는 덕팔도 인신의 말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독여 주세요. 요즘 무슨 일인지 매우 힘들어하던데…”
“힘들기는? 자업자득이지.”
인신이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지 아주 고소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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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들 형한테 이러면 안 돼! 나중에 형한테 맴매 맞는다?”
덕팔이 울상이 되었다.
근 일주일간 집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생기를 다듬고 있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아니 있었다.
“하아.. 생기와 신력이 반발하니…”
벗어 놓은 신투장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울상을 지었다. 덕팔은 요괴들의 생기가 선천진기에 완전히 흡수되는 바람에 분신술과 꼬리감추기라는 특별한 능력을 얻은 대신 신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덕팔은 생기가 선천진기에 흡수되자 가장 먼저 신투 장갑 안에 있던 신력을 몸 안으로 받아들여 보았다. 몸 안에 신력만 쌓을 수 있다면 신속의 단계는 금방 뛰어 넘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신투장갑 안에 있던 신력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자 생기들이 신력을 적으로 간주하곤 신력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신력들은 개장수 앞의 개마냥 꼼짝도 하지 못하고 생기에 흡수되어야 했다.
“허얼…”
신투장갑에 들어있던 신력의 대부분이 흡수되었음에도 생기는 쥐꼬리만큼 밖에 늘지 않았다. 신력이 선천진기로 흡수되어 생기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신력 어딘가에 남아 있던 미약한 생기들만 흡수가 되고 나머지 신력들은 흩어져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덕팔이 흩어지는 신력 중 일부를 다시금 신투장갑으로 받아들여 신력의 낭비를 막았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난 그믐에 얻었던 신력들을 고스란히 잃어버릴 뻔하였다.
하지만 덕팔의 불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덕팔아, 신력은 이제 완전히 못 쓰는 거야?”
“어…”
“아싸!!”
“좋냐?”
“당연하지, 네가 신력을 못 쓰면 신투장갑에 있는 신력은 모두 네 아빠가 쓸 거 아냐? 그럼 난…흐흐흐! 나이트의 왕이 나가신다!!”
“써글…”
덕팔이 다시 좌절하며 벗어 놓은 신투장갑을 요리조리 바라보다 물었다.
“너 참, 어떻게 됐어?”
“뭐가?”
“문동성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봤어?”
“가봤지, 누구 분부신데..”
“뭐 없어?”
“없어. 병원인지 술집인지 모를 분위기 더구만.”
“그게 무슨 소리야?”
“밤낮 없이 술에 취해 있더라고. 여자들은 매일 바뀌고 난리도 아니었어.”
“월급쟁이 사장 아들내미가 그런다?”
덕팔이 턱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가끔 시간 날 때 한 번씩 들려서 문동성이의 상태를 봐주고, 지금은 문필욱이 뭘 하고 있는지 살펴줘”
“지금?”
“어. 지금! 나이트는 그다음에 가고.. 그리고 너 그렇게 공짜로 술 먹고 도망 다니면 나중에 언젠가 덜미 잡힌다.”
“걱정하지 마, 얼굴을 바꿔가면서 하고 있으니까. 하하하”
“써글.. 부러운 놈!”
덕팔이 마냥 부러운 듯 길동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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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의 꿀 맛 같은 휴식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여, 1등! 왔어?”
과대표가 덕팔의 목에 헤드락을 걸었다.
“아프다.”
“아프라고 한 거다. 1등!”
“이름으로 불러라. 왠지 기분 나쁘다. 그 1등이라는 말!”
덕팔이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과대표가 덕팔의 귀에 작게 속삭이듯 중얼거리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저놈은 살면서 한 번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데. 근데.. 첫 시험에서 3등을 해버렸네? 크크”
덕팔이 과대표의 뒷통수에 대고 크게 물었다.
“야, 2등은 누군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던 과대표가 뒤를 돌아 슬쩍 웃더니 손가락을 자신을 가리켰다.
“크크크.. 결국 그 얘기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군.”
덕팔이 전국 1등, 한국대 수석, 의과대학 수석, 의예과 수석을 차지했던 전직 1등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는 뭔가 초조한 듯 다리를 떨며 책을 보고 있었다.
“그래.. 너도 한 번쯤은 2등도 해보고, 3등도 해봐야지. 어떻게 맨날 1등만 할 수 있겠냐.”
덕팔이 씨익 웃으며 법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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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팔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인계산을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써글! 능력 없는 손자놈 때문에 다 늙어서 고생이군. 다녀올 테니 오골계수육무침을 해 놓거라.”
“네네, 할아버지. 조심히 댕겨 오세요.”
덕팔이 환히 웃으며 인신을 배웅하였다. 인신은 투덜거리면서도 이미 대문 밖에서 인신을 기다리고 있는 김혁성의 차에 올랐다.
“어르신도 조심히 다녀오세요.”
“오냐, 공부 열심히 하고 있거라. 허허”
김혁성은 뭐가 그리 좋은지 허허로운 웃음을 터트렸다. 김혁성은 몇 번의 악귀행을 통해 자신이 정립한 술법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자존심을 부렸을 김혁성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인신을 찾아왔다. 자신을 것을 모두 꺼내 놓고 인신과 상의를 하였다. 한 달 내내 술법을 재정립한 김혁성과 인신이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악귀행을 떠나고 있었다.
“신력을 못 쓰니 이건 좋네. 하하”
덕팔이 웃으며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벌써 가셨어?”
뒤늦게 현관문을 열고 나오던 다미가 물었다.
“한발 늦으셨네?”
“애구, 인사도 못 드렸네. 좀 불러주지.”
“어젯밤 샜다며? 할아버지께서 그냥 두라고 하셨어.”
“미안해. 덕팔아”
“나한테 미안할 게 뭐가 있어? 근데 반응은 좀 있어?”
“그게.. 계약을 하자고 전화가 왔어.”
“무슨 계약?”
“화요일 연재를 할 수 있게 해주겠데..”
“진짜?”
덕팔이 다미의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다미는 과 내에서도 일러스트를 잘 그리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 소문 때문에 게임업체에 근무하던 윤석철과 인연이 된 것이다. 덕팔이 보기에도 다미의 그림은 꽤 괜찮아 보였다.
한 달 전, 덕팔이 제안을 하였다.
“누나.. 웹툰을 그려 보는 건 어때?”
“웹툰? 나는 만화는 못 그리는데?”
“왜? 잘 그릴 것 같은데.. 한번 해봐.”
“하지만, 웹툰은 스토리도 있어야 하고..”
“흐음…”
덕팔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활짝 웃었다.
“날 그리면 되겠네. 내 얘기를 웹툰으로 그려봐.”
“네 얘기? 그럼 네가 불편하지 않을까?”
“왜? 지금도 전혀 안 불편한데?”
덕팔을 따라붙는 팬들이 많아졌다. 한국대 앞에서 덕팔을 기다리는 소녀팬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덕팔의 오리지널 팬들에게 철저히 교육받고 있었다.
[학교 앞에서는 뭐든 괜찮아. 오빠를 잡고 사인을 받아도 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도 된다. 원한다면 조공도 마음껏 바쳐라. 하지만 이 공간을 벗어나면 우리는 더 파르 오빠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더 파르 오빠가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해주는 것이 진짜 팬이다.]덕팔을 좋아하는 팬들은 모두 덕팔을 위해 이 수칙을 지켰다. 심지어 인신의 집과 불과 10m밖에 안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소녀 팬조차도 덕팔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한국대 정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되게 신기해. 다른 연예인들 팬들은 집 앞에 서서 난리라는데…”
“대신에 정문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사진 찍어주고 싸인 해주고 있잖아.”
“넌 그게 편해?”
“응, 나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은 구분되는 게 좋아.”
“팬들이야 그런다 치고 기자들은 왜 그러는 거야?”
“기자 분들한테 내 휴대폰 번호 돌렸어. 언제든 전화 받아준다. 뻗치기 하지 마라! 궁금한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라. 내 사진을 찍고 싶으면 공적인 장소에서 얼마든지 찍어도 좋다. 단, 집, 내 가족, 내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면 스팸으로 돌리겠다. 깔끔하지?”
“기자들이 그렇게 해줘?”
“본보기를 보였더니 해주더라고..”
“본보기?”
“응, 아버지랑 누나를 찍어 갔더라고 그래서 다른 기자들에게 이번에 찍은 드라마에 대해서 스포를 살짝 했지. 그 기자만 빼고! 데스크에서 난리를 쳤던 모양이야. 사과 문자를 100통도 넘게 받았어.”
“말도 안 돼. 기사야, 조금 늦게 내면 그만인데…”
“다른 기사를 가져와서 기사를 쓰려면 인용했다는 걸 밝혀야 하거든. 창피했던 거지. 그리고 사이드에서 우리 팬들이 그냥 놔두질 않았어. 신문사 게시판을 폭발시켜버렸거든. 하하하”
“호호호.. 너희 팬들도 진짜 이상해.”
“아무튼, 날 그려도 좋고 우리 집을 그려도 좋고, 누나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도 좋아. 그냥 누나가 하고 싶은 걸 해. 누나는 충분히 재능이 있으니까.”
“고마워, 덕팔아. 그럼 덕팔이의 응원을 받아서 도전!!”
다미가 웃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다미의 도전이 4주 만에 반응이 왔다. 대한민국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매주 연재하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