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the World Tree RAW novel - Chapter 652
천도 조교 / 시바의 꿈 (1)
복숭아 홍차의 향이 아릿하게 감돈다.
협탁에 대충 걸쳐둔 쟁반 위, 주전자 입구에서 수증기가 흘러나왔다.
오늘도 어김없는 침대 지박령, 천도는 제 턱을 쓰다듬으며 미소지은 채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육아라….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지.”
“그렇다니까요, 애들이 서로 질투해서 얼마나 큰일인지. 요즘도 틈만 나면 싸워대서 골치가 아파요.”
시바와 위키는 첫 만남에 비해 굉장히 친해졌다.
부단한 내 노력과 시바의 동생 사랑 덕분인데. 어색하던 둘이 서로 가족임을 자각하는 순간, 애착이 커지면서 반대로 싸움도 늘었다.
핸드폰을 꺼내 하나 둘씩 사진을 보여준다. 잠을 자는 위키나 시바. 빙수를 먹는 아이들. 내 팔에 안긴 녀석들.
한 장 한 장이 소중한 기록이다.
천도는 그런 아이들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손으로 액정을 쓰다듬었다.
“헌데, 아이를 두고 이렇게 찾아와도 되는 것이냐?”
“싫습니까?”
“그, 그게 싫은 건 아니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시바와 위키는 낮잠을 재워두고 왔다.
설령 일어나도 알바가 돌봐줄 거고.
“가끔은 이렇게 보고싶은 사람이랑 있고싶은 거죠.”
천도는 뭐 씹은 듯 눈을 찌푸리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싫다기보단 억지로 싫어함을 연출하는 느낌이었다.
“…낯 부끄러운 소리를.”
손을 뻗어 스승님의 어깨를 어루만진다.
까슬까슬하면서도 그 너머의 탱글한 살결을 느끼며 가볍게 내 쪽으로 끌어 당기자, 천도는 은근히 저항하며 나를 밀쳤다.
“이런 짓은, 밤만이라고 하였을 텐데.”
“밤에는 제가 없는데도요?”
힘을 주어 천도를 끌어안는다.
부끄러운 듯 몸을 웅크린 천도가 가슴을 두 팔로 가리며 최대한 희롱하지 못하게 자세를 잡았다.
약간 머뭇거리는 태도.
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은 아무리 그녀를 안더라도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스승님이 완전히 천박해지는 모습을 언젠가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제자가 스승에게 품기엔 몹시 불경한 생각이지만, 이미 우리 사이엔 성욕이라는 욕망이 오간 뒤였다.
-꼬옥.
백허그를 하며 동시에 뒷덜미에 코를 문댄다.
진하고 시큼달달한 복숭아 향기가 감미로운 자극을 이끌어냈다.
“스승님 몸은 이미 착실히 반응하고 있는데. 부정만 하시네요.”
“닥…쳐라.”
외로움이 눈에 보인다.
어깨를 주무르며, 겨드랑이의 땀샘을 꾹 짓누르자 스승님의 몸이 남자를 만나 떨어댔다.
그간 많이 만져져 충분히 감도가 오른 몸은, 농익은 과실보다도 달콤한 것.
머리보다 훨씬 앞서 능욕당한 몸은 조교라도 한 듯 선명한 반응을 보였다.
-주물, 주물.
“흐윽…읏. 하아아….”
등 쪽의 지퍼를 얕게 열어, 뒤에서 손을 집어넣어 생가슴을 어루만진다.
잘 익은 복숭아마냥 농익은 젖가슴을 타이즈 안에서 실컷 괴롭히고 짓뭉겠다.
질긴 재질의 철창에 갇힌 새하얀 가슴은… 빠져나올 궁리도 못하고 유린되었고.
손바닥에 짓눌리듯 스친 스승님의 젖꼭지는 부끄럽지만 조금씩 딱딱한 돌처럼 단단해졌다.
수증기. 땀.
타이즈 위로 번져가는 아찔한 향기.
손을 깊숙이 집어넣으면 늘어난 타이즈 위로 커다란 손이 꿈틀대는 게 보인다.
팽팽하게 늘어나면 속이 비칠 터.
타이즈 안의 새하얀 과실이 남자의 손에 농락당하는 것이 스승님의 눈을 가득 채우리라.
-주물럭, 주물럭.
손바닥 자국이 남든 말든 상관 없이.
옆가슴을 꽉 쥐어짜고, 위에서 아래로 밀어내듯 자극을 주기도 하며, 브레지어처럼 손으로 가슴을 완전히 덮어 쓰다듬기도 했다.
“흣, 읏….”
말로 하지 않아도 남자를 꼴리게 하는 법을 안다.
신음을 헐떡이지만, 애써 태연한 척 겨드랑이를 조여 내 팔을 멈추려던 천도가 이윽고 몸을 부르르 떨며 속삭였다.
“시헌…읏. 시헌아…. 그만.”
“에이 스승님. 그만하라뇨. 아직도 그 남자가 생각나십니까.”
“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거늘.”
우리가 몸을 겹치는 대신, 첫사랑에 대해선 아무 이야기도 하지 말라.
천도의 부탁이었지만 어디 그게 지켜질 리 있을까.
“스승님 이거 보십쇼.”
나는 만지고 놀던 가슴을 좌우로 쫙 벌렸다.
가슴골이 벌어지며 촉촉하게 젖어 색이 진해진 타이즈 위로, 수증기가 폴폴 풍겼다.
-움찔, 움찔…!
“이렇게나 체취를 흘려대는데…. 잘도 느끼시네요.”
흐느끼는 천도가 무게를 주어 나에게 기댄 채, 멍하니 제 가슴을 바라보았다.
“하아… 흐읏. 넌, 너무….”
타이즈 안에서 손을 뽑아내자 촉촉하게 젖어있는 손.
보란 듯이 스승님의 눈앞에 흔드니, 내 고간 위에 올라온 그녀의 엉덩이가 움찔거렸다.
“너무?”
지퍼를 풀어 살짝 흐트러진 타이즈 위, 선명하게 도드라진 젖꼭지를 검지와 엄지로 꼬집었다.
동그란 원을 그린 손동작은 무척이나 추했지만. 스승님은 짜릿한 쾌감에 어찌할 바 몰라 나에게 안겨 고개를 저었다.
“너무…. 얄궂다. 앗…!”
젖꼭지로 가버려라.
손톱으로 톡톡 긁으며, 검지를 빠르게 왔다갔다 흔들자 스승님이 내 품에서 벗어나려는 듯 발버둥을 친다.
“읏… 흣, 흐윽!! 흐옥…. 젖꼭지. 젖꼭지만 건들지 말 거라앗….”
제자 앞에서 체통을 지키던 그 모습이 점차 허물어지며.
조금씩 내게 안기던 어리광쟁이 스승님이 된다.
“으흑?! 읏…헌아. 시헌아앗!”
-꼬집.
“느끼십쇼 그냥…!”
젖꼭지를 꼬집고 있는 힘껏 잡아당긴다.
동글동글한 크랜베리처럼 부푼 그것이 쭉 늘어나자, 천박한 비명이 방 안을 가득 울렸다.
“옷…오옥!!!!”
스승님의 속옷이 젖어가는 게 느껴진다.
나는 천도를 끌어안고, 두 다리로 그녀의 허벅지를 속박한 채. 바짓춤만 풀어 거대한 양물을 꺼내 엉덩이에 쓱쓱 비벼댔다.
-쓰윽, 스윽.
“기분 좋으세요?”
“…읏…으으으으!?”
“더 솔직해지셔도 됩니다. 넣지도 않았는데 가버렸다고.”
천도 복숭아 스승님의 보짓물로 엉덩이 스마타.
젖은 타이즈는 몹시 거칠고 뻣뻣해, 정신없이 자지를 비벼댈 때마다 거친 자극이 동반되었다.
까슬대는 그 감촉은 그리 썩 쾌락적인 감각은 아니었으나.
스승님이 입고 있는 옷이라는 사실만으로 내 흥분을 돋우는데 충분했다.
넣으면 기분 좋겠지.
꽉 조이면서도, 매번 처음같은 스승님의 보지는 넣고 나면 내쪽에서 눈이 돌아갈 것이다.
더 진하고 강한, 육체와 정신적인 쾌락을 얻으려면 수개월을 걸쳐 서로 애태우는 게 맞았다.
‘게다가….’
스승님은 딱히 여러 체위로 돌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나 잘 느끼는데 왜인고 하여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너무 천박해서 싫다던가.
평소 침대 위에선 후배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 손을 꼭 잡고, 정상위로 입맞춤을 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어떤 의미로는 천마의 체통.
짐승같은 자세는 그 천마의 격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나를 안은 건 안은 거지만, 순수한 사랑을 길고 진하게 나누고 싶다며.
이런 식의 쾌락 섹스는 거부하는 낌새.
-슥, 스윽!
“읏!”
왕복하던 찰나 반응이 왔다.
-뷰르릇! 뷰릇!
엉덩이 위로 질펀하게 싸지른 나는 가볍게 티슈를 꺼내 타이즈 위를 닦은 후, 스승님을 끌어안았다.
“읏…흐윽, 끄으읏….”
나에게 안긴 순간에도 미약한 절정에 도달했는지 신음을 지르며 허벅지를 달달 떠는 천도.
흥건하게 젖은 아랫도리는 따로 손을 쓰지 않아도 애액이 기어 나왔다.
‘제자가 스승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천재야.’
가장 순수한데, 가장 좋은 반응을 보여준다.
말하는 것도 남자가 어떻게 하면 흥분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행동하는 것 같고.
잘 느끼는 거야 다른 여자들도 그렇지만. 스승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귀여운 반응이 있었다.
땀에 젖은 스승님의 고개를 잡고 돌려, 내쪽을 향하게 하자. 몽롱한 얼굴의 스승님이 슬며시 입술을 가져다댔다.
-쪽.
내 볼에 키스하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나를 끌어안은 천도.
“하아… 하읏.”
여러 체위로 하는 건 싫어하지만, 애정을 나누는 건 누구보다 좋아한다.
뽀뽀라거나, 손을 잡는 거라거나.
하지만 나는 안다.
오래 전, 깊은 산에서 보았던 노출증에 걸린 천도의 노상방뇨 행위를.
이 사람은 순수하지만 천박하다. 자기도 모르는 재능이 있다.
-스윽.
지금도 그랬다.
은근슬쩍 내 손 위에 허벅지가 닿게한다거나.
무자각으로 아랫배를 갖다대는 행위는… 스승님의 본성은 생각보다 천할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다.
플라토닉을 좋아하지만, 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더 진전하고 싶어한다.
억지로 다른 체위를 해금하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천도의 품에 코를 박았다.
“후우….”
부르르 떨리는 몸.
“밤에만… 된다고, 읏. 하였는데.”
“더 하실래요?”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거냐.”
손으로 스승님의 허리를 감으며, 허벅지를 주무른다.
안쪽을 쓰다듬자 다시 풍기는 음란한 향기.
내 중지가 음순을 꼬옥, 꼭 짓눌렀다.
“…….”
“스승님의 몸은 다른 것 같은데.”
제자의 농익은 장난감이 된 천도.
스승님은 말없이 눈을 감았다.
“…난, 상냥한 게 좋다.”
“어련하시겠어요. 그리 해드리죠.”
그 날, 그녀는 세 번 절정했다.
*****
“몸은 어때요 당신?”
휴일이 끝나가고 있다.
앞치마를 입은 알바의 물음에 나는 손목을 과장스레 꺾으며 피식댔다.
“괜찮아.”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산수유같은 괴물만 아니면 상대할 수 있는 수준.
일을 하기에는 더없이 충분하다.
알바는 고개를 저으며 내 어깨에 딱밤을 날렸다.
“아니요, 당신이 느끼는 것보다 당신 상태는 좋지 않아요.”
“왜?”
“그야 당신은 거의 죽을 뻔했으니까요. 부상의 의미가 아니라… 생명력이 한 번 고갈되었다고요.”
생명력.
권능을 지나치게 사용하거나 마력을 쥐어짜면 깎여나가는 그것은, 내가 사용하는 무공의 선천지기와 궤를 같이한다.
왕과의 전투 후. 나는 실제로 생명력을 소진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몸이 되었었다.
“…저번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었죠. 3년 전에.”
“그랬지. 하지만 그때는 괜찮았잖아?”
산수유의 눈앞에서, 대리자에게 목이 썰렸을 때였다.
무궁과의 사투 후. 생명력을 소진한 나는 별 다른 힘도 쓰지 못하고 죽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때도 똑같이 왕관으로 생명력을 공급받아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리 말했더니 알바는,
“달라요. 왕관이 내민 생명력은 애당초 당신의 생명력과 거의 흡사하지만…. 수목의 왕의 생명력은 본질이 다르다고요.”
다르다니?
비록 시간선이 다르지만 똑같은 나 아니던가.
“그래서 생명력을 줄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사람의 본체는 완전히 썩은 목귀에요. 경지를 넘었다고는 하나, 인간인 당신에겐 완전히 맞물릴 수 없어요.”
다른 형질의 혈액을 주입하면 위험하다.
그와 비슷하다고 여겨도 되는 걸까.
“몸이 안정되려면 앞으로는 싸움을 자제할 필요가 있어요. 대안을 몇 개 준비해둘 테니, 그건 나중에 보고….”
-덜컥.
열리는 문.
문틈으로 빼꼼 고개를 내민 시바가 나와 알바를 보곤, 나에게로 달려왔다.
-도도도도.
“빠아…!”
“응! 어이쿠 우리 시바. 왜?”
내 다리를 껴안길래 담쏙 안아 주자, 시바가 내 품에 안겨 고개를 비볐다.
“시바, 꿈 꿨어요.”
씰룩이는 나뭇가지. 살짝 몸이 큰 것도 같다.
“무슨 꿈?”
내 물음에 녹색으로 찰랑이는 시바의 눈이 반짝거렸다.
“꿈에서 시바랑,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