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ogenous Zone RAW novel - Chapter 19
19.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고 최시백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어떻게든 버티려면 지탱해 의지할 만한 게 이것뿐이라.
“대체 왜.”
흐느끼느라 하릴없이 이지러지는 눈가를 그의 엄지가 쓸고 지나간다.
“우리 아직 이혼 전이고.”
“흐으읏.”
“너랑 나는 부부고.”
재연아.
그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울렸다.
어떻게든 울음을 참아보려고 애쓰는 사이 좆이 좁다란 좆길을 빠듯하게 개통하며 들어왔다. 길을 열고 내벽을 부풀려 낸 자지가 온몸을 뒤트는 재연을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붙든다. 내장이 덩달아 딸려 나오지 못하게 고정시키기라도 하듯 펼친 깃으로 속주름을 벌려 낸 귀두가 좆길에 대가리를 끼우곤 왕복을 시도했다.
“아앙, 아! 아흐! 여, 보, 잠깐!”
입버릇처럼 밴 여보 소리가 이렇게 자연스러운데, 왜 딴 새끼한테 널 못 줘서 질질 흘려 대. 그가 비릿한 웃음을 터트리며 서재연의 몸을 꽉 눌러 당겨 왔다. 그만큼 쫀득하게 맞물리는 생것이 서로의 속살을 비비며 신경을 곤두세운다. 예민한 보지는 이미 그의 번들거리는 귀두 링이 뻑뻑하게 물리는 순간, 울음보를 터트려 낸다.
부부 관계가 없었던 지난 석 달, 유은림이 서재연 보지 맛까지 들이지 않은 건 확실한데. 한동안 뚫어 주지 않았다고 그새를 못 참고 길이 협소해져 있다. 포실하게 우거져 포개진 속살을 봐주지 않고 열어 헤쳤다.
첫 관계를 했던 날이 생각났다.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는 것도 몇 번 되지 않는 남편 앞에서 치욕스러움을 참아 가며 가랑이를 벌리고, 보지 털을 쓸어 올려 구멍을 내주며 첫 임신 시도를 하던 그 밤.
자지를 처음 받는 좁은 길을 억지로 뚫어 주느라 서로가 진땀을 뺐었다.
앞으로 아이가 나오기 전에 수백 번도 더 드나들 길이라고, 서재연을 단념시켜 주었었다.
앙! 하고 끝내 터지는 교성, 앞으로 그와 평생을 이 짓만 하고 살아야 한다는 걸 막 깨달았던 그 울먹거리던 눈동자. 서재연이라고 몰랐을 리 없었겠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자 맞닥뜨렸을 공포감이 눈 안에 선연했다.
시백은 그날을 곱씹어 보았다. 부풀어 오른 자지만큼이나 육욕이 솟구치는 걸 억누르고 좆질을 해야 한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서재연과의 섹스는 늘 그랬다.
“지금 이 좆 뽑으면 불륜이야, 너.”
물론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였다. 합리니 이성이니, 그런 좆같은 건 죄 갖다 버린 말.
재연이 그의 뺨을 때렸다. 그렁그렁, 눈물방울이 맺힌 눈가가 자르르 떤다 싶더니 기어이 좆길이 활짝 열린다. 거센 타격음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최시백은 허릿짓에 열을 올릴 뿐이었다.
“하으, 으응, 아! 비, 켜어, 으응! 아!”
눈깔이 돌아간 최시백의 척척한 눈동자는 그만둘 마음 따윈 터럭 한 톨도 없어 봤다. 처음부터 최시백 전용 구멍이었다. 최시백만이 드나드는 전용 보지. 언제든지 그가 원하면 낮이고 밤이고 벌려 피로를 풀 수 있게 대기시켜야 하는 전용 좆집. 그 좁디좁은 집을 찢어발길 기세로 뚫어 대며 자궁을 밀어 대는 힘에 재연은 덜컥 겁이 났다. 임신하면.
메다꽂듯 귀두를 박아대는 자지는 명백하게 날것의 살덩이다. 두 사람이 늘 임신을 위해 붙어먹던 그대로.
당연히 콘돔을 쓸 일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최시백 정액을 더 뽑아 자궁 가득 뿌려 아이를 일구려 혈안이 되었던 그때와 같은 양감에, 같은 좆감, 바들바들 떠느라 젖이 붙잡히고 브라가 잡아 뜯기는 것도 한 타이밍 늦게 알았다.
원망스럽게도 익숙한 손길에 유두가 바짝 서서 앞뒤로 고갯짓이다. 그와 별거하기 전 얼마나 생식기를 꽂아 댄 채 해 먹었는지, 몸은 자동 반사적으로 그에게 반응했다. 최시백 자지 소식에 전자동으로 침샘이 열린 아가리. 서재연을 무너뜨리는 그 익숙한 감각.
“아흐으, 아! 잠, 잠깐, 임신, 나, 아응! 아!”
“해야지, 임신.”
뭐?
“임신시킬 거 아니면 뭐 하러 좆물 뽑겠다고 밑 빨고 있겠어, 재연아.”
똑똑한 애가 왜 계산이 안 돼.
그의 낮은 음성이 마음속 깊이 침투해 그녀의 심장을 도려낸다. 이번 떡의 목적은 뚜렷했다.
아연해진 낯빛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안 돼! 안 돼! 가슴을 두드릴수록 의도된 살덩이가 깊이 박힌다.
그간 임신을 위해 가능성을 계산해 오던 두 사람이라, 지금이 얼마나 위험한 날인지 결단코 모르지 않았다. 비릿한 정액을 알 가득 품고 있을 고환이 겁박하듯 회음으로 얼러붙는다. 자궁구를 문지르는 귀두가 쌀 곳을 미리 알아보듯 자리 탐색에 한창이었다.
아기집 주변을 쓰다듬으며 이곳에다 뿌리겠다, 예고라도 하는 모양으로 척, 척 분출구를 올려 친다. 질질 흘려대며 앞서 뿌려대는 쿠퍼액만으로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건 의사인 그녀가 더 잘 알았다. 분야가 다르다 해도 이 정도 성 지식은 모르는 게 더 어려우니까.
가학적인 질투와 욕정이 두둑두둑 뭉친 오만무도한 자지는 좆길을 더 넓히겠다, 안달이다. 그럼에도 우아하게 허릿짓을 지속하는 남자의 눈깔은 환장하는 성감에 집중하기보다 어떻게든 임신시키겠다는 목적만이 가득했다.
재연은 무겁게 출렁이는 젖통을 감당하느라, 좁은 세로길 가득 드나드는 좆을 어떻게 막아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자궁구를 가볍게 내찌르는 좆줄기가 전질궁을 우비다 후질궁까지 뿌리내리며 재연의 도망을 막는다.
복잡하게 길이 난 주름 굴곡에 제대로 낀 귀두가 압사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갓을 걸었다. 무식한 꼬챙이에 구멍째로 박혀 어디든 달아날 수 없게. 이걸 뽑아 숨어들 수 없게.
부피가 큰 젖을 바짝 움켜쥔 그가 더 빠르게 꽂은 것을 올려 찍었다. 좆집이 미어터져라, 처박질하고 정액을 뽑아내려 구멍질에 몰두했다. 아기가 이곳에 자리 잡도록. 서재연이 이제 얼굴을 마주 보는 것도 싫다는 최시백의 씨로 임신이 되게. 주현재도, 유은림도 아닌 최시백의 씨로.
“아아앙! 아흐! 아!”
“서재연, 임신하게 보지 더 벌려.”
“싫, 싫어어! 아흐응! 앙! 싫!”
“남편이 박아 주는데 싫어? 그럼 누가 좋아.”
“아흐응! 아앙! 싫, 아아!”
문밖이 시끄러웠다. 성 회장의 조카가 강간당하고 있다. 금욕적인 얼굴로 씹은 거들떠도 보지 않던, 콧대 세우고 다니던 그 최시백한테 뒤통수를 존나게 얻어맞았다. 빼앗긴 제 여자를 간신히 손에 넣은 최시백한테.
싫다는 새된 교성에 성 회장의 똘마니들 눈깔이 돌아갔다. 그럴 만도, 들으라고 일부러 침실까지 가지 않은 것도 있고, 출입을 불허하도록 지키고 선 윤겸이나 희원도 가만히 있을 멍청이는 아니질 않나.
서재연을 말없이 빼돌려 최시백을 이만큼 엿 먹였으면 그 뒷감당도 예상했을 터다. 그게 강간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으셨겠지만, 지금쯤 성 회장의 귀에 들어갔을 테고, 서재연을 순순히 돌려줄 마음이 없다는 것도 짐작했겠지. 유은림 그 기생오라비 같은 새끼를, 최시백 야마 돌게 오붓하게도 붙여 놓았다.
의도는 명백했다. 성 회장이 바란 대로 석 달을 서재연 흔적만 핥아 대며 뭐 빠진 병신처럼 살았다. 덕분에 잘 알기도 했고, 누가 없으면 누가 병신이 되는지.
“아, 안 돼. 안에, 싸지 마아, 아아으, 앙! 흐! 아!”
시백은 임신시키기 전까진 이 좆집 밖을 벗어날 일말의 마음도 없는 좆을 자궁구에 딱 붙여 걸쭉하게 정액을 쏘아 냈다. 길고 긴 발사 시간에 재연이 자지를 뽑아내려 발버둥 쳤지만 그럴수록 뻐끔거리며 씨를 살포 중인 요도구를 아기집 대문에 대고 살살 비벼댔다.
끝내 붙잡혀 자궁 사정 당한 보지에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는 분출물을 자궁구에 뭉근하게 비비며 한동안 접착해 있었다. 그녀가 임신하기 전, 마지막 섹스에서도 그가 해준 짓이었다. 임신이 더욱 잘 되라고.
“후우… 누구 상간질을 얼마큼 했으면 남편이 싸 준다는데도 싫어.”
그는 안 된다는 보지에 씨근덕거리는 오줌길을 꾸욱 밀어 넣고 돌리며 길게 길게 질싸했다.
아기집 입구가 미어터질 듯이 버글거리자 자궁 전후면, 질 앞뒷벽, 성한 내장재가 없도록 남편 좆물을 뿌려 발랐다.
“아흐응, 응, 으응, 아흣.”
아랫배를 경련하듯 떨며 넘어가는 허약체가 정액을 쪽쪽 빨며 씨를 담아 빈 자궁을 채우려 애쓴다.
핏발이 잔뜩 곤두서 거무죽죽한 자지가 또다시 연속 왕복을 시작했다. 싫다는 다리를 벌려 더욱 허리를 당겨 왔다. 유독 숱 많고 거뭇한 그녀의 보지 털은 벌써 그가 튕겨낸 우윳빛 진액이 엉망으로 뭉쳐 너저분하다. 싸고도 남은 씨다. 넘치고도 넘치는 알물. 같이 진창에서 뒹구는 기분이 가히 싫지만은 않다.
시백은 그의 밑에서 눈물을 빼고 있는 재연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오래도록 찾아 헤맨 만큼. 서로 떨어져 있던 시간의 그녀를 되짚어 보듯.
브라로 감싸는 것도 늘 애먹던 큰 젖통을 들썩거리며 우는 서재연 얼굴이 눈물범벅이다. 또 울렸다. 울면서도 유은림을 찾는다. 최시백이 괴롭히면 찾으라고 가르친 모양인데, 들끓는 질투에 형체 없는 살의가 솟는다.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형태의 살의. 서재연의 입으로 딴 놈 이름이 나오는 것도 싫다. 배알이 꼴린다. 처음부터 그랬다. 사랑의 다른 형태라고 했던가, 질투.
달고 간지럽고 예쁜 것들에 눈독 들여 본 적이 없어서.
이 감정을 뭐라 정의 내려야 할지 몰랐다.
별걸 다 하고 앉았다. 달고 간지럽고 예쁜 게 눈앞에 있어서 그런가.
왜 그걸 이제야 알았는지, 문득 고개를 쳐드는 감정의 자각은 처참한 수준이다.
“아앙! 앙! 아! 아!”
푸욱, 박아 헤집으며 성감대를 찾아들어 질궁 후측을 찧자 안 된다고 도리질을 치면서도 조갯살 정중앙에 박힌 물구멍이 좌우로 빠끔히 열리고 쭉쭉 물줄기를 뽑아낸다. 흔들리느라 뱅글뱅글 돌아가며 유두로 그림을 그려대는 빨통을 붙잡아주니 한결 편안하게 자지 저작에 열중하는데 그래 봤자다.
싫다는 여자 억지로 범하는데 재연이 집중해 봤자 전만큼 맛있게 먹지도 못할 것이고. 강제로 오른 오르가슴 꼭지에서 어떻게든 뛰어내리려는데 보지가 꿰어 멱살이 잡혀있으니.
직벽을 타고 뻗쳐오른 귀두 갓이 싫다는 보지 구석구석 찍고, 닫으려 안간힘을 쓰는 출입구를 마구 열어댔다.
격전지는 이미 뒤엉킨 교접물로 희끄무레한 액상 범벅이다, 아무리 도망가도 남편이 뿌려준 좆내가 가실 일이 없게. 서재연 남편이 누구인지를 나타내는 증표. 감히 최시백이 정 준 여자, 잡아 쥐려고 하려다간 대가리 정도는 내놔야 할 거라는 경고가 담긴 표식.
‘이 개새끼야. 이 문 열어!’
무질서한 고함 소리로 밖이 요란스럽다. 이어 들리는 둔탁한 폭력이 뒤엉키는 소리.
그래. 서재연 말이 맞다. 최시백은 원래가 이런 새끼다. 단내 나는 사랑 나부랭이는 할 수가 없는 새끼. 기껏 할 수 있는 게 싫다는 애 몸 열어젖혀 임신이나 시키려는 새끼.
서재연은 모르는 게 있다.
근본이 이런 새낀 거 다 알면서도 제 조카를 최시백과 맺어 준 건 성 회장이다.
원래가 이런 새낀 거 누구보다 잘 알면서.
그 알량한 죄책감이 결국 제 조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성은 개나 준 눈깔로 자지 각도를 다시금 조준하며 다른 남자를 찾는 그 입 속에 혀를 박아 입을 틀어막았다.
네가 사라졌던 그날부터, 나는 엉망진창이었다고.
서재연 때문에 최시백이.
미친 새끼처럼 혀를 빠는 데 혈안이 되어 있던 그가 한참 만에야 울먹거리는 눈가에 입술을 뭉갰다. 뜨거운 혀로 펑펑 쏟아 대는 눈물을 너끈하게 닦았다. 뚫어낸 생구멍으론 더 빠르게 욕정을 처박아 풀지 못해 야단이 났는데도 입으로는 꽤나 다독이는 시늉을 하며 느긋하게 혀를 움직였다.
그 침질에 마구잡이로 좆을 박을 때보다 더 서럽게 울어 댄다. 보짓물 빨아 줄 때도 이렇게 넓게 울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그는 밀어내는 주먹을 붙잡아 깍지를 끼우고 덜덜 떠는 손을 칭칭 감았다. 똑똑한 서재연은 그 뜻을 알아차렸으리라.
놓아줄 생각 같은 건 없다는 걸.
최시백은 이혼 같은 걸 해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그새 퉁퉁 부어 두껍게 펄럭거리는 소음순 주름을 가르며 검측한 몸기둥을 밀어 넣었다.
“하으, 아!아!”
석 달 만에 제 아내의 구멍을 뻐근하게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 선연히 느껴지자, 그는 치미는 흥분을 걷잡을 수가 없다. 서재연이 밀어낼수록 발목을 꺾어서라도 곁에 있어야겠다는 잔혹한 다짐만 짙어진다.
피차 좆같다. 서재연은 최시백에게서 떠나갈 수 없어 좆같고, 최시백은 서재연을 놓을 수 없어 좆스럽고, 서로가 밑바닥까지 더럽게도 지독히도 엉킨 인연이다.
“보지 힘 풀어야 안 다쳐. 재연아.”
“후으, 응, 싫어. 흐.”
“만져.”
싫다는 그녀의 손을 끌어다 단단한 그의 가슴팍 위로 얹어 주었다. 자그마한 손이 그의 판판한 배 어디쯤을 더듬고, 근육으로 덧입혀진 가슴을 만지고, 끝내 지탱할 곳을 찾아 어깨를 붙잡는다.
“최시백, 나쁜… 아흐응!”
“서재연.”
“개자식아. 빼, 빼에 어서. 흐으! 아!”
우흑, 우는 소리를 내며 달아나려 하지만 아기가 새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씨를 마구 퍼붓고 끼얹고, 아낌없이 주는 그의 음욕을 뽑아낼 길은 요원하다. 밤이 길고 고단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 어느덧 삼 일째. 어느 순간부터 현관 밖은 고요했다.
이미 보지 속은 침수가 한창이다. 담아낼 그릇이 좁아 침대 시트로 꾸역꾸역 밀려 나오는 정액을 바라보던 그가 지친 몸이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안고 욕실로 향했다. 뜨거운 욕조 속에서 말랑거리며 풀어지는 서재연의 젖통을 뭉근하게 만져 주고, 벌리고 있느라 내리 좌우로 젖혀져 있던 허벅지 근육도 만져 주는 데 공을 들였다. 탈진해 눈도 뜨지 못하는 몸에 반항의 의지라곤 싹마저 밟혀 찌꺼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의지를 심어 준다 한들 맛보게 될 건 실패로 비롯될 좌절뿐이리라.
냄새만 맡고 말 뽕이면 처음부터 갖지 못하는 게 낫다.
애초에 꺾여 시든 의지, 가져 봐야 훑고 간 뽕맛만 그리워질 뿐이다.
침대 위 어딘가에서 전화가 온다. 지쳐 몸도 가누지 못하는 재연을 침대 위로 눕히고 전화를 받았다. 스피커폰으로 돌려놓은 핸드폰이 툭, 콘솔에 놓였다.
-그래도 그 집구석에서 나올 생각이긴 했나 보다.
“…….”
-임신시킬 만큼 박았으면 그만 쑤시고 나와 회장님이 좀 노여워하시네. 자초지종부터 들어 볼까 싶어?
“제가 벌인 일이니 제가 탈 없도록 매듭짓겠습니다.”
시백은 풀어 두었던 넥타이를 매고, 끌러 두었던 시곗줄을 채웠다.
외출 준비를 끝냈지만 발이 무거웠다. 아니, 사실 모르겠다. 마음이 무거운 건지, 그래서 입이 안 떨어지는 건지. 방법이 틀려먹었는데 올곧게 마음을 전한다는 게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 명제다.
방법은 처음부터 글렀다. 그를 증명하듯 여린 몸이 나자빠져서 겨우 숨만 쉬고 있질 않나. 저 멍투성이 빨통에 그의 마음을 잘도 아름답게 접어 담았으려고.
-그래. 그래 주면 좋지. 무리하진 말고.
“예, 형님.”
잠투정인지 그의 흔적이 난자한 젖통을 들썩거리는 서재연이 자꾸만 번데기처럼 몸을 옹송그린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 듯한데 무자비한 정력이 저 밑바닥 체력을 죄 빨아 먹고 갉아 먹었으니. 골조에 눌어붙은 체력이 자생하려 발버둥질하느라 자꾸 오그라드는 것이다.
곤히 잠에 드는 듯하지만 사투를 벌이는 몸에 또 열이 오른다.
원체 밤에 잠을 자주 설치는지라, 섹스를 하지 않는 날엔 새벽에도 여러 번 깰 정도로 재연은 깊이 잠들지 못하는 편이었다. 떡이라도 좀 친 날에야 실신해서 깊은 잠을 잤을까. 곧 깰 것 같았지만 기척에도 곤해서인지 쉽게 눈을 뜨지 않는다. 최시백이랑 눈조차 마주치고 싶지 않을 수도, 그럴 수도 있고.
“…….”
시백은 녹작한 숨을 내쉬는 그녀의 뺨을 쓸어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돈해주곤 서랍을 열어 홈웨어 원피스를 꺼냈다. 죽은 듯이 누워 있는 몸을 안고 기어이 옷을 입혀 주었다. 아마도 그녀를 가장 먼저 발견할 사람이 그가 아닐 확률이 최대치를 찍고 있으므로, 뜨끈하게 열이 오른 젖통을 안고 그 위로 옷을 덮어 여미자 눈썹을 꿈틀거린다.
팬티 하나 없이 부은 보지 그대로 내놓은 다리 안을 열어 보았다. 구석구석 들볶인 보지가 퉁퉁 불어 소음순 두 짝은 있는 대로 몸피를 불려 구멍을 덮고 있다. 남산만 한 지붕 위로, 아직 가라앉지 못해 대가리를 빨딱 세우고 있는 음핵귀두가 꼿꼿하게 익어 있다.
언제라도 그가 만지면 다시 흥분할 준비가 된 알맹이. 그렇다고 막상 만져 주면 분통을 터트릴 성감대다. 서재연은 최시백을 원치 않으니까. 굉장히 좆스럽지만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별수가 없어서.
그는 정액을 말끔하게 털어 내 씻긴 복슬복슬한 보지 털도 정돈하듯 쓸어 주었다. 그러자 움찔하는 몸이 금방 겁박당하기라도 한 듯 움츠러든다.
시백은 그 몸에 속옷을 꿰어 입히고, 원피스 밑단을 내려 재연의 엉덩이까지 덮어 주고서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그의 자지가 휘두른 폭압에 맛이 간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던 그가 이불 시트를 끌어 올려 꼼꼼히 덮어 주고서 현관으로 나왔다. 도주로를 차단해 두었던 잠금장치를 하나씩 열었다.
퇴로를 열자 내내 문밖을 지키고 있던 그의 측근들이 다가선다.
며칠간 잘 따먹으셨냐는 인사는 그러니, 그저 묵례만 한다.
“따라 나올 거 없어. 잘 지켜.”
“사무실로 들어가십니까.”
아마도 그가 빌라를 나서는 순간, 성 회장 역시 최시백의 동태를 보고받을 것이다.
“형님. 이대로 회장님께 가시면.”
“시키지도 않은 걱정 하지 말고 하라는 거나 잘해.”
시백은 묵례하는 윤겸의 빼곡한 정수리를 보며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성 회장 밑 닦는 자지들이 줄지어 나와 있다.
반기는 건 아닐 테고, 곧장 회장실로 끌고 오라는 명령을 받아 친히 마중까지 나온 걸 텐데.
여태 그의 밑에서 형님 죽네 사네 이 지랄을 싸던 새끼들이 어디 하나 씹창 놓을 눈깔로 모가지를 좌우로 으득 으드득 꺾는다. 침 한번 놔 보려고 알 두 짝을 높이도 치켜들었다. 형님 앞에서 알 세우는 거 아니라는 말은 다 후장으로 처먹었지 또.
시백은 주위를 서슬 퍼런 눈으로 감싸고 도는 제 식구들이 퍽 믿음직스러웠다. 어딜 가서 작업을 쳐도 대가리 하나는 거뜬히 따겠다 싶어서. 헛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여자 하나 때문에, 시커먼 불알 달린 새끼들이 떼로 자지 바짝 쳐들고 이 지랄들을 하고 앉았다. 여자 하나 때문에 곧 뒤져도 가오만 챙기고 사는 새끼들이 좆 다 까고 파벌 싸움이나 할 판이다.
물론 그 중심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좆물 뽑아내는 건 최시백이고.
성 회장과 커넥트된 세들을 힘들이지 않고 흡수하려 팔자에도 없는 결혼까지 했는데, 그렇게 명분 달고 실수 하나 없이, 여태 한 걸음도 삐끗하지 않고 걸어왔는데, 결과가 이 지랄이다. 뭐 어디서부터 씹창이 난 건지 모르겠는데, 중간 단추를 잘못 끼워 끝단이 짝불알이다. 결국 성 회장과 척지는 꼬라지까지. 점입가경이었다.
이게 씨발 다 뭐 하는 짓인지. 쓸데없이 소모적인 일은 벌이지 않는 최시백이 시간 축내고, 정력 뽑아내고, 효율은 더더욱이나 쥐 좆도 없는 짓거리들을 사서 벌이고 있다. 서재연 하나 되찾겠다고.
마중까지 친히 나와줬는데 마다할 생각은 없었다.
아주 좆이나 까 잡술 것처럼 눈 부라리는 새끼들이 정성껏 엘리베이터까지 모셔다 놓는다.
뭐 어쩌겠나. 기어이 좆을 까 봐야 직성이 풀리시겠다는데.
시백은 그대로 회장실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