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66)
266화. 결국 SS급 피규어 아이템 하나 생겼구나···
266화. 결국 SS급 피규어 아이템 하나 생겼구나···
“흐음. 저기에 어떻게 들어간다···.”
멸망의 12사도 중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이 검은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검은용의 수장 카이저가 삼켰다는 용의 능력을 키워준 물건을 찾기 위해서는 검은탑에 들어가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물론 다른 멸망의 사도들이 애용하는 탑에 들어갈 수 있는 존재에게 힘을 나눠주고 자신의 파편을 기생시켜 탑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 같은 고고한 늑대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저급했다.
그때
“아. 요르문간드를 이용하면 되겠군!”
펜릴이 탑 주변에 통로로 위장하고 사냥을 하는 세상을 삼키는 뱀 요르문간드를 떠올렸다.
그리고
“요르문간드!”
펜릴이 요르문간드를 불러 검은탑에 들어가기 위한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
달칵.
아침을 먹은 세준이 풍요의 황금 상자를 열자 안에는 검은콩 3개가 고이 모셔져 있었다.
“흐흐흐.”
세준이 웃으며 상자 안에서 검은콩 2개를 꺼낸 후
달칵.
풍요의 황금 상자를 닫았다. 이제 내일 아침에 확인하면 남은 검은콩 1개가 다시 3개가 되는 매직이 벌어질 거다.
“콩 한 개만 넣을 수 있다는 게 아쉽네.”
세준이 풍요의 황금 상자를 보며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이런 식으로 검은콩 개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다익선이니까···.
얻은 검은콩 2개는 용들 모르게 풍요의 황금 상자와 함께 아공간 창고에 숨겨놨다.
용은 셋이고 검은콩은 2개. 괜히 지금부터 검은콩을 팔겠다고 하면 용들 사이에 서로 검은콩을 가지겠다고 엄청난 싸움이 일어날 거다.
검은콩의 효과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틀만 지나면 잉여 검은콩이 6개로 늘어나 용들에게 두 개씩 팔 수 있으니 굳이 분란을 만들 이유가 없었다.
용들을 싸움 붙이면 검은콩 가격도 올리고 좋겠지만, 그건 코앞의 이득 때문에 미래를 잃는 일이다.
세 용이 서로 검은콩을 가지겠다고 싸우기 시작하면
“여기 농장 다 개판 되는 거지···.”
거기다 그 여파에 재수 없게 휩쓸리면 자신도 위험해지고···이득보다는 손해가 더 컸다.
그렇게 세준이 검은콩을 챙긴 사이
꾸엥!
[꾸엥이는 약초를 보고 오겠다요!]“응. 잘 다녀와.”
아침을 배불리 먹은 꾸엥이가 칡들이 심어진 서쪽 숲으로 향했다. 며칠 자리를 비웠으니 오늘은 캘 약초가 평소보다 많을 것이다.
“나도 일해야지.”
꾸엥이가 떠나자 세준도 일할 준비를 했다. 진짜 할 일이 많았다.
완성된 술을 병에 담고 비워진 항아리에 다시 술도 빚어야 하고, 테오가 미미르에게 주기로 한 쌀국수도 만들어야 한다.
거기다 수확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해 농작물에 >권능 : 풍성해져라!>도 사용해야 했다.
“테 부회장, 일할 시간이다.”
탈탈탈.
세준이 눈치 없이 자신의 다리에 매달려 있는 테오를 보며 다리를 흔들었다. 회장이 일하면 너도 일해야지. 일해라. 테 부회장아.
하지만
“싫다냥! 박 회장은 너무 일을 열심히 한다냥!”
꽈악.
세준에게서 떨어지기 싫은 테오가 항의하며 더욱 강하게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일을 열심히 하니까 회장인 거야. 테 부회장아.”
“냥! 그랬구냥!”
테오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 아무렇게나 말한 세준의 말에 테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일을 가장 열심히 하니까 회장인 것이었다냥! 그럼 테 부회장인 자신도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냥! 아니면 부회장 자리를 뺏길 수 있다냥!
“박 회장! 열심히 일하고 오겠다냥!”
테 부회장 자리를 뺏길 수 없는 테오가 일하기 위해 서둘러 탑을 내려갔다.
“근데 쟤 봇짐에 농작물은 채워갔나?”
이미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버린 테오를 보며 세준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미르에게 봇짐에 있던 농작물을 다 팔았으니 따로 채우지 않았다면 봇짐은 비워진 상태.
“뭐···없으면 중간에 돌아오겠지.”
테오가 떠난 방향을 보던 세준이 서둘러 양조장으로 걸어갔다.
***
탑 4층.
저벅.저벅.
경험치 농장이 있는 탑 2, 3층을 쉽게 클리어하고 탑 4층에 올라온 초보 헌터 10명이 조심히 사냥감인 스켈레톤을 찾아 이동하고 있었다.
······
탑 2, 3층을 편하게 올라온 그들로서는 처음 하는 사냥이기에 모두가 긴장한 상태. 발소리 말고는 그들 사이에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그렇게 스켈레톤을 찾아 이동한 지 3시간. 꽤 많이 이동했지만, 그들은 스켈레톤을 하나도 구경하지 못했다.
“우리 너무 많이 이동한 거 아냐?!”
웨이포인트에서 멀리 떨어지자 겁에 질린 헌터 하나가 파티원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사냥 경험이 없는 걸 넘어 개념이 없는 모습.
“멘달, 일단 네 입부터 닫아줄래. 이러다 네 소리에 스켈레톤들 다 몰리겠다.”
“응···미안해···.”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멘달이 조용히 대답했다.
그때
킁킁.
“어디서 포도 냄새 나지 않아?!”
가장 선두를 맡고 있던 슈테판이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어?! 그러네.”
조금 더 이동하자 다른 파티원들도 짙은 포도 냄새를 맡았다.
“어디서 나는 냄새지?”
“냄새를 따라가 보자.”
스켈레톤 찾기에 지친 헌터들은 포도 냄새를 따라가기로 했다. 배도 좀 출출했고 포도 냄새가 너무 향긋했다.
하지만
“어?!”
달그락.달그락.
향긋한 포도향을 따라간 그들을 어느새 50명이 넘는 블랙 스켈레톤들에게 포위했다.
“무기를 버리고 따라와라.”
말을 할 줄 아는 블랙 스켈레톤의 말에 초보 헌터들은 블랙 스켈레톤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안 죽이는 게 다행.
그렇게 블랙 스켈레톤들을 따라 이동하자 포도 향이 더 짙어졌다.
잠시 후.
“와.”
헌터들의 눈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넓은 포도밭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스켈레톤이 포도 농사를 하는 거야?”
헌터들은 블랙 스켈레톤과 일반 스켈레톤들이 사이좋게 포도를 수확하는 기묘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때
툭.툭.
“가서 따라.”
블랙 스켈레톤들이 그들을 포도밭으로 밀며 말했다.
***
“여기 삼양주요.”
세준이 오늘 완성된 삼양주를 병에 담아 2만 병의 삼양주를 카이저와 켈리온에게 1만 병씩 나눠줬다.
-크하하하.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군.
-그러니까. 당분간 술 떨어질 일은 없겠어.
삼양주 1만 병씩을 받고 기뻐하는 카이저와 켈리온.
하지만
-······
램터는 그걸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카이저에게 가지고 있던 탑코인을 전부 뜯긴 램터.
램터는 그동안 탑코인을 열심히 모으기는 했지만, 그래봐야 카이저와 켈리온이 가진 돈과 비슷했다.
검은콩 구매가 우선이기에 삼양주를 살 여유가 없었다.
그때
“저기 램터 님, 이거 남은 건데 좀 드셔보세요.”
세준이 그런 램터에게 삼양주 5병을 건넸다.
삼양주를 덜자 정확히 2만 5병이 나왔고 세준은 그중 5병을 챙겼다. 나중에 자신이 마시거나 요리할 때 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삼양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램터를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 중 하나가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것. 용도 다를 게 없는 모양이었다.
-세준아, 고맙다!
세준의 그런 마음에 감동받은 램터.
-별거 아니지만, 저거 가져라.
램터가 자신의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자신이 여기 올 때 가져왔던 붉은색 전신 갑옷을 세준에게 줬다.
“정말요?!”
램터의 말에 세준이 기뻐했다.
고구마밭 중앙에 허수아비처럼 세워져 있던 붉은색 전신 갑옷.
갑옷이 멋있어서 어제부터 세준이 탐내고 있었는데 아직 램터랑 친하지 않아 멀리서 힐끔힐끔 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 갑옷을 주겠다니?
-그래. 이제 네 것이다.
램터의 말과 함께 갑옷에 걸려있던 사용 제한이 풀렸다.
“감사합니다!”
램터의 말에 세준이 설레는 마음으로 서둘러 고구마밭으로 달려가 갑옷을 살펴봤다.
[붉은용의 전신 비늘갑옷]붉은용의 비늘 1000장을 재료로 사용해 빼어난 실력을 가진 대장장이가 용의 기운을 견디기 위해 제작한 갑옷입니다.
붉은용의 비늘로 만들었기에 화염에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으며 아주 단단합니다.
착용 시 마력을 소모해 갑옷에 용의 기운을 일부 중화시키는 배리어가 작동합니다.
사용 제한 : 힘 1500 이상, 체력 1500 이상, 마력 1000 이상, 램터 자히르의 인정을 받은 박세준
제작자 : 붉은탑 탑농부 우돈
등급 : SS
“힘이랑 체력이 1500에 마력 1000 이상이라고?”
사용 제한이 무지막지했다.
“아쉽네···.”
저런 멋진 갑옷을 착용할 수 없다는 것도, 용의 기운을 중화시키는 배리어를 쓸 수 없다는 것도.
“결국 SS급 피규어 아이템 하나 생겼구나···.”
잠깐 실망한 세준이 갑옷을 들고 창조신의 비석 앞 표지판 옆으로 이동해
척.척.
갑옷 관절을 움직여 표지판 옆에 무릎 앉아 자세를 하고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V자를 하게 했다.
“흐흐흐. 좋아.”
어디서 흐뭇한 건지는 모르지만, 혼자 흐뭇해하는 세준.
그렇게 피규어···아니. 붉은용의 전신 비늘갑옷을 창조신의 비석 앞에 전시하고
“이제 술 만들러 가야지.”
세준이 다시 술을 담그러 양조장으로 향했다. 오늘 2만 병의 삼양주가 나갔으니 다시 2만 병의 삼양주를 만들 계획이었다.
“흐흐흐.”
벌써부터 땀 흘리며 일할 생각에 신난 세준.
역시 이렇게 땀 흘리는 노동이 세준의 적성에 맞는 것도 있었지만
“흐흐흐. 빨리 술 만들어서 돈 벌어야지.”
그냥 돈 버는 것을 좋아하는 세준이었다.
***
“냥냥냥. 나 테 부회장은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냥!”
세준의 말에 큰 깨달음을 얻은 테오가 상인 통로를 이용해 탑을 내려가던 중
“또냥?”
갈림길이 나왔다.
그리고
“푸후훗. 이쪽 이다냥!”
앞발의 끌림을 따라 테오가 왼쪽 길로 향했다. 길이 맞는지 틀린지는 상관없었다. 틀린 답도 정답으로 만들 능력이 테오에게 있으니까.
잠시 후
쿵.
왼쪽 길이 닫히며 뱀의 얼굴이 나타났다.
“맛있는 녀석이면 좋겠군.”
테오를 삼키고 기뻐하는 세상을 삼키는 뱀, 요르문간드의 파편.
하지만 테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요르문간드 파편의 배를 찢고 나올 수 있는 강한 고양이였다.
서걱.서걱.
“냥냥냥. 끌림이 더 강해진다냥! 앞에 좋은 게 있다냥! 박 회장의 오른팔 테 부회장 나가신다냥! 개론, 주워라냥!”
-네!
콧노래를 부르는 테오가 백사들을 처치하며 자신의 머리에 있는 개론에게 말했다.
날름.날름.
테오의 지시에 열심히 혀로 백색 코인을 줍는 개론.
그때
삐욧!삐욧!
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끌림의 원인이 소리가 나는 곳에 있다고 느낀 테오.
“저기다냥!”
테오가 빠르게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쉬익!
삐욧!
그렇게 달려간 테오의 앞에 백사들에게 포위된 채로 싸우는 조그만 새 한 마리가 보였다.
울음소리는 요란했지만, 오래 싸우느라 지쳤는지 날갯짓이 약해지며 새의 나는 높이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높이가 조금만 더 떨어지면 뱀들에게 삼켜질 수도 있는 상황.
서걱.서걱.
테오가 빠르게 나서 뱀을 처리했다.
그리고
“푸후훗. 목숨을 구해줬으니 여기다 도장을···.”
꾸욱.
반짝.반짝.
테오가 내미는 계약서에 냉큼 도장을 찍고 테오를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테오를 바라보는 새.
삐욧!삐욧!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흰머리 오목눈이족 삐르르르 요트라고 합니다!]삐르르르 요트가 테오에게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했다.
“푸후훗. 이름이 삐욧이냥? 삐욧이는 이제 내 부하니까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냥!”
슥.슥.
을 : 삐욧이 (Ψ)
테오가 계약서의 을란에 미리 찍은 발도장 옆에 ‘삐욧이’라고 쓰며 말했다.
삐욧.
[저···제 이름은 삐욧이가 아니라 삐르르르 요트라니까요.]계약서의 이름이 틀렸다고 말하는 삐르르르 요트.
하지만 이름을 말하는 삐르르르 요트의 속도가 너무 빨라 테오의 귀에는 끄냥 삐욧이로 들렸다.
“삐욧이, 네 이름이 삐욧이인건 나도 안다냥!여기 맞게 적었다냥!”
테오가 계약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삐욧···
[내 이름은 그게 아닌데···]그렇게 다른 이름으로 계약된 것에 침울해하는 삐르르르 요트가 테오의 새로운 부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