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692
약먹는 천재마법사 692화
마녀와 마탑(6)
데드라이즈가 돌아왔다.
삼두령의 일각이자, 카이세의 동료였던 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민간군사기업.
발칸에 있을 당시에도 가장 사납고 폭급한 방식으로 거대도시의 음지를 지배하던 초인들.
중앙전선으로 본대를 옮긴 그들이 다시 이 도시에 눈길을 돌린 이유가 무엇일까.
하지만 레녹은 당장 그 사실을 말라시아에게 캐묻는 대신, 철갑날개를 보고 경악한 그녀의 반응에 집중했다.
“너……!!”
시종일관 음울한 웃음을 짓고 있던 구부정한 장신의 말라시아가, 처음으로 드러내는 감정의 동요.
스스로를 데드라이즈 괴마전단 소속이라 언급했다면, 이 철갑의 날개를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다.
“네가 어떻게 그분의 장비를……!!!”
“길레온 마일로즈.”
레녹이 물었다.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지?”
카이세 바쥬르의 심복이었으며, 데드라이즈의 회색 유령이라 불리던 길레온 마일로즈의 전용장비.
공간을 깎아 잘라내는 이 날개를 레녹은 폐쇄구역에 남겨진 과거 속에서 손에 넣었다.
만약 길레온이 아직 멀쩡한 다른 한쪽 날개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면, 틀림없이 말라시아도 이 날개를 알아보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어딘가 느긋해 보이던 말라시아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레녹이 길레온 마일로즈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의심. 그것 하나만으로 말라시아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던 것.
하지만 말라시아는 얼핏 내비친 스스로의 감정을 놀랍도록 빠르게 수습했다.
이를 악물고 그 자리에서 땅을 기듯 자세를 낮추더니, 거대한 낫을 역수로 쥔 채 마력을 끌어올린 것.
“아니이, 생각하지 않을거야.”
“…….”
레녹이 날개를 드러낸 것 자체가 말라시아 자신의 반응을 확인해 보기 위한 의도.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말라시아는 여기서 그 속셈에 고스란히 넘어가지만 않으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외려 판단을 멈추고 당장의 상황에 집중하는 대처.
그녀 역시 무수한 전투를 거쳐 실전경험을 쌓아올린 고위계 육체능력자였다.
“여기서 널 죽이고, 그분의 장비를 회수해 사령부에 보고한다. 그것 하나면 충분해!!”
길쭉한 손가락을 들어, 입가를 가린 마스크를 그대로 찢어버린다.
마스크 안에서 드러난 말라시아의 입이 귀까지 쭉 찢어지더니, 목구멍 너머로 끈적한 점액질을 토해냈다.
“우웨에에엑!!”
촤아아악!!
순식간에 터져나온 점액질이 쓰레기장 일대를 뒤덮고, 사방의 모든 것을 미끈거리게 만들었다.
레녹이 그 점액질에 섞인 마력과 심상의 흔적을 발견한 순간.
“소우주?”
점액질 사이로 미끄러진 말라시아의 신형이 길게 비틀린 초승달처럼 구부러졌다.
마찰력이 거의 사라진 점액질 사이로 가속한 낫이 참격을 띄워올린 순간, 쓰레기장이 절반으로 뚝 쪼개졌다.
콰아아앙!!
사방에 널브러진 쓰레기 잔해들이 반으로 잘려 나가고, 담벼락과 지면이 사선으로 쪼개지며 그 반동으로 튀어오른다.
지팡이를 짚은 채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턱 아래쪽에 드리워진 낫의 그림자.
[겸삭(鎌朔)]그대로 레녹이 서 있는 어깨 위를 거꾸로 베어내고 사라진다.
서걱!!
실드와 보호술식이 잘려 나가며, 그 여파로 남은 파공음이 레녹의 목덜미를 싸늘하게 스쳐 지나간다.
“크히히히힛!!”
기괴한 웃음을 터트리며, 점액질 사이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말라시아의 신형.
늘어뜨린 머리칼이 검은 우산처럼 회전하며 휘둘러지는 낫의 날을 절묘하게 가려세웠다.
마력을 끌어올린 말라시아의 손가락 사이로, 새카만 낫이 초고속으로 회전하며 레녹의 신형을 수십번씩 잘라낸다.
레녹 역시 다른 한 손으로 전격마법을 영창. 무기처럼 쏘아내 공방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군청사뢰(群靑社雷)] [뇌허공동(雷虛空瞳)] [응월(凝鉞)]드드드득!!
미끄러운 낫과 전격의 파편이 충돌하며 열선을 내비치고, 빛의 궤적이 꼬리를 물고 격렬하게 회전했다.
레녹과 말라시아 사이로 지면이 베여 갈라지고, 그 사이로 전극이 튀어오르며 폭발한다.
콰앙!!
“솜씨가 좋은걸.”
옆구리를 노리는 낫의 날을 전격의 창대를 내리찍어 빗겨낸 레녹이 웃었다.
“스타일이 특이해서 그런지, 패턴이 아예 없군. 그 까다로운 소우주를 이렇게까지 잘 운용하기 쉽지 않을 텐데.”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말라시아의 소우주는 마찰력을 줄이는 종류의 힘.
전투에 직접 도움이 되거나, 일대일 결전에 특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말라시아는 그 까다로운 소우주의 능력을 자유롭게 다루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체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점액질을 통해 마찰력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며 온몸의 균형을 억지로 무너뜨리며 휘두르는 낫.
언제 어떻게 미끄러져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패턴과 경향성이라는 게 아예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말라시아 본인 역시 그녀 자신이 어디로 낫을 휘두를지 생각하지 않는 수준이 아닐까.
공방을 교환하는 수준을 넘어, 흐름이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난전으로 끌고 가는 방식.
아무리 전투경험이 많고 노련한 초인이라 해도, 이런 구도에서는 어느 정도 몸으로 받아내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식의 패턴이 없는 난타전은 레녹처럼 유약한 마법사에게는 최악에 가까운 구도.
‘유지장치 쪽을 노리지도 않는군. 처음부터 그쪽에는 관심도 없었어.’
하프먼과는 달리, 말라시아는 레녹이 부상을 입었다는 소문을 알고 있을 텐데도 굳이 그쪽을 노리고 낫을 휘두르려 하지 않는다.
레녹이 전투에 나선 시점에서 생명유지장치 따위는 하등 약점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굳이 약점 따위를 고려하지 않아도, 정말로 눈앞에서 레녹을 잡아 죽일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이 괴물아.”
파앙!!
말라시아가 레녹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속삭였다.
“너, 그렇게 지껄이면서도 내 낫을 전부 받아치고 있잖아.”
패턴이 없다 말하면서도, 레녹이 터트리는 전격마법은 말라시아가 휘두르는 낫의 방향을 혼동하지 않는다.
단순히 공세를 받아치는 수준을 넘어, 역으로 낫의 날을 감전시켜 뭉개버리고도 남을 법한 저릿한 위력.
레녹이 대답했다.
“예측이라는게 꼭 패턴을 읽어야만 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오히려 이쪽에서 변수를 넣어 강제로 읽어낼 수도 있지.”
그 말과 동시에, 빠르게 미끄러지는 말라시아의 앞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구겨지듯 명치에 처박혔다.
[적련통(赤聯通)] [축화(築火)]콰아아아앙!!!
“키야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며 나뒹구는 말라시아의 그림자를 보며 레녹이 가볍게 손을 털었다.
“생각이 없다는 건, 반대로 말하자면 이쪽의 의도대로 구도를 끌고 가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고.”
말라시아의 공격에는 패턴이 없지만, 레녹이 그 공격을 받아쳐 강제로 꺾어버린다면 흐름을 억지로 만들 수는 있다.
상대의 능력과 생각과는 상관없이, 레녹이 전투에 개입하는 것만으로 구도를 뒤틀어 버리는 힘.
레녹이 싸우는 방식은 이미 상리를 뛰어넘어 결과에 도달해 있었다.
“하아, 아아아악!!”
초인적인 반사신경으로 피해내긴 했지만, 이미 말라시아의 팔 한짝은 완전히 불타 녹아내린 상황.
온몸이 불타 소멸하기 전에 팔을 끊어냈는데도, 체내를 파고든 레녹의 마력이 심신을 좀먹는다.
어지간한 초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이성을 잃고 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신경을 태워 버리는 격통.
“카하, 아……!!! 아직……!!!”
하지만 말라시아는 고통에 피거품을 토해내면서도 제 몸을 때리듯이 튕겨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이걸로는, 한참 부족해애……!!”
꺾이고 부러진 손가락을 뭉개 낫을 쥐고, 점액질 사이로 몸을 내던져 그대로 미끄러진다.
촤아악!!
동귀어진을 각오한 말라시아의 심상이 극에 달하자, 극한으로 줄어든 마찰력의 지변 위로 한계를 넘어 가속하고.
사선으로 구부러진 낫이 인지의 속도를 넘어 개념의 지평에 도달한 그 순간.
“그렇지. 항상 부족해.”
레녹이 처음으로 지팡이에서 손을 떼고, 양 손을 겹쳐 들어올렸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시도와 도박을 해서라도…… 계속해서 채워 넣어야 하는 거다.”
촤라라라락!!
마법사의 육신 사방으로 뻗어나온 수백 갈래 마력사가 거의 동시에 레녹의 육신을 섬세하게 조작해 비틀었다.
동시에 투인의 심결이 가동해 레녹의 자세를 강제로 조정해 심상의 영역을 끌어들이고.
란시아와 함께 배운 무도술의 묘리를 강제로 구현해 이 자리에서 때려 박았다.
키이잉……!!
마치 수인이나 영창이 아니라, 특정한 동작을 취하는 듯한 기묘한 모양새.
말라시아가 그 위화감을 제대로 인지하고 공세의 방향을 바꾸기도 전에.
눈앞에서 터져나온 황금빛의 광채가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렸다.
파아아아아!!!!
웅장하기 그지없는 장대한 선율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환상.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말라시아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다.
단지, 의식과 마음을 뒤흔드는 그 황금빛의 광채가 끝난 뒤로, 처참하게 널브러진 자신의 육신만이 눈에 들어왔을 뿐.
“아, 아아……”
제자리에서 힘없이 꿈틀거리는 말라시아에게 천천히 다가온 레녹이 말했다.
“재미있었다. 중앙전선에는 이런 경험자들이 가득하다는 말이지?”
말라시아는 레녹과 자신 사이에 숨길 수 없는 격차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외려 승산을 가늠하고 전투를 걸어왔다.
레녹과의 정면승부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외려 기꺼운 듯이 휘두르는 참극.
단순히 본신위계가 강력한 수준을 넘어, 온갖 전투와 목숨을 건 싸움에 이골이 난 용병의 그것이다.
만약 레녹이 아니었다면, 과감한 전투방식과 까다로운 소우주에 대처하지 못하고 당했어도 이상하지 않겠지.
“미, 미친 새끼……”
레녹의 의중을 눈치챈 말라시아가 덜덜 떨면서도 웃음을 터트렸다.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굳이 목숨을 걸다니…… 크흐흐, 금방 뒤질 거다…….”
“항상 듣는 소리지.”
파직!!
엄지와 검지를 튕겨, 작은 전극을 피워올린 레녹이 그것을 말라시아의 미간에 떨어뜨렸다.
말라시아가 자신의 눈앞에서 떨어지는 뇌전을 보며 킬킬댔다.
“크히히힛……!! 그래, 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
[볼트]비틀려 회전하는 작은 전격이 말라시아의 머리를 나사처럼 회전해 파고든 그 순간.
그녀의 호흡이 그 자리에서 끊어졌다.
블레이버 마탑 염주 한명은 생포. 데드라이즈의 전투원은 현장에서 사살.
처음에 언질을 주었던 그대로 일을 끝낸 레녹이, 저편에 주저앉은 타티아나를 향해 손짓했다.
촤라락!!
허공에 걸쳐진 마력사가 타티아나의 몸을 자연스럽게 일으켜 세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옆에서 부축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보조.
“기계도시를 반쯤 뒤집어놓았다더니, 네 행적이 왜 그렇게 기이했는지 이제 이해가 되는군…….”
힘겹게 레녹의 옆으로 걸어온 타티나아가 쓴웃음을 지었다.
“중앙전선의 베테랑들을 가지고 놀 정도라면 평소에 대체 얼마나 기괴한 싸움을 하고 있는거냐?”
“기괴하다니. 말이 심하군.”
레녹이 웃었다.
“다 어디까지나 필요해서 하는 일이다.”
“……내가 아는 필요성이란 단어가 그런 뜻이었나?”
타티아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레녹에게 얌전히 고개를 꾸벅 숙였다.
“뭐, 어쨌든…… 살려주셔서 고맙다. 이번에는 정말 죽는 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타티아나를 마력사로 다시 잡아 세운다.
오랜 여행과 전투로 인한 피로감을 이기지 못할 정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겠나?”
“이런 내상은 며칠 쉬면 괜찮아져. 격한 작전을 수행하고 나면 늘상 겪는 일이기도 하고…….”
타티아나가 어깨를 휙휙 돌리며 말했다.
“진짜 위험한 건 사실 이런 물건이지.”
땅바닥에서 스탬프 건을 주워든 그녀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프먼이 타티아나의 머리에 대고 쏘려고 했던 정체 모를 물건.
“이걸 이 여자의 머리통에 반대로 대고 쏘아줬어야 했는데…….”
“아쉽게 됐군. 저 남자와는 달리 이쪽은 살려둘 수는 없었거든.”
레녹이 웃으며 대답했다.
“굉장히 유용한 심상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생포한다고 해도 내가 직접 구속해 두는 게 아니라면 오래 붙잡아두기는 어려웠겠지.”
말라시아가 지닌 소우주는 마찰력을 줄여주는 점액질을 만들어내는 것.
육체능력자의 소우주가 자신의 육신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 자신의 체액의 성질을 그렇게 변환시키는 것이겠지.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말라시아를 물리적으로 구속해 묶어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괜히 살려두었다 발이 묶이느니, 차라리 이 자리에서 깔끔하게 처리하는 편이 더 나았다.
“아니, 살려두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야…… 내가 뭐라 불평할 처지는 아니지.”
“텐타시온 사의 위성공장. 마탑과 데드라이즈가 손을 잡았던 건가?”
레녹이 물었다.
블레이버 마탑 염주와 데드라이즈의 전투원.
두 성위급 초인이 함께 움직이며 거대도시를 들쑤시고 있다면,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는 자명한 일이다.
아마 켈베로스 병단을 고용한 것 역시, 데드라이즈 산하 부대였던 그들을 하프먼이 잘 써먹은 결과물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어째서 타티아나가 위성공장을 찾고 있는지, 하프먼이 그것을 알고 그녀를 유인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발칸이 목적이었군. 마탑에게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계획을 오히려 쫓고 있었고,”
“……그래.”
타티아나가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처음부터 텐타시온 사의 위성공장을 쫓고 있었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위성을 만들 때 사용될 엔진을 찾고 있었지.”
“어째서지?”
“그 엔진에 사용될 부품은 단순한 기계덩어리가 아니니까.”
타티아나가 이를 악물고 중얼거렸다.
“거기 들어간 부품들은, 나와 같은 전선에서 싸우던 마탑의 마법사들이다.”
“마법사?”
“만약 발칸에서 쏘아올린 위성이, 중앙전선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춘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
“자기폭풍과 장막, 온갖 지형지물과 마력장으로 인해 어렵겠지만, 마법사의 영육을 갈아 넣어 강제로 성능을 끌어올린다면?”
그제서야 레녹은 타티아나가 어째서 이렇게 다급하게 텐타시온 회사를 추적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데드라이즈는 인간을 재료로 갈아 만든 영혼위성을 제작해 팔아먹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 재료는 전쟁에서 패배한 내 부하들이었지.”
마녀의 붉은 눈동자가 숨길 수 없는 분노로 타올랐다.
타티아나가 씹어뱉듯이 말했다.
“마탑에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막기는커녕, 거래를 통해 이득을 챙기려 했어. 청의 눈이 중앙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을 막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잠깐.”
말없이 타티아나의 말을 듣고 있던 레녹이 물었다.
“청의 눈이라고?”
“동대륙 북부에서 집결한 비밀결사이자, 승천자 천견의 후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무력조직이지.”
타티아나가 대답했다.
“최근에 엄청난 기세로 영토를 넓히고 등대를 세우는데, 최근에 건조한 등대에서…… 중앙전선의 외부 장막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말이 있어.”
“…….”
“그 때문에 외부 전선에 주둔 중인 세력들에게 단체로 비상이 걸렸지.”
침묵하는 레녹을 두고 타티아나가 조용히 말했다.
“데드라이즈에서 제작하는 위성은, 청의 눈에 필적하는 새로운 ‘눈’을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