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58
밥만 먹고 레벨업 1359화
세상이 시끄럽다.
[민혁 황제가 아르도 제국과 동맹을 구축하고, 아르도 제국이 품었던 동맹국 여섯 개를 흡수했습니다.] [아르도 제국이 수백 년을 이어온 동맹국과의 동맹을 일방적으로 끊었다는 건, 아르도 제국이 천외제국의 속국이 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버려지듯 한 여섯 개의 왕국은 도둑의 신 헤르메스에 의해 국고가 바닥났고, 그로 인해 천외제국의 손아귀에 넘어간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 천외제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고작 한 달도 되지 않아 일어난 변화에 많은 이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천외제국이 빠른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제일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기존의 아르도 제국과 왕국들이 품고 있던 군사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외제국은 군사력이 가장 뛰어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아르도 제국의 군사들은 과거와의 명성과 달리 약해졌고, 여섯 개의 동맹국들의 수준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준입니다.] [오합지졸…… 이라고 설명하면 맞을까요?] [맞습니다. 여섯 개의 왕국을 흡수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많은 인구와 영토를 확보했으나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그저 천외제국의 국고를 갉아먹는 자들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선 그들을 훈련시키고 더 나은 병사로 탈바꿈시켜야겠지요.]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총사령관직을 맡았던 브로드는 루브앙 제국 황제가 되었고, 총사령관직에 밴이 앉았습니다. 지금 이 인원들까지 훈련시키기엔 밴으로선 역부족입니다.] [당장 4천만이 넘는 군사들을 새로 확보한 상황이긴 하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란 겁니다.]천외제국 회의실.
민혁 역시 세간의 우려를 알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점들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던바.
“이제 완전한 동맹국이 되었으니 아르도 제국엔 아마칼 경을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칼은 강국이던 시절의 아르도 제국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문제는 이 오합지졸 같은 여섯 개의 왕국이었다.
“4천만이라…….”
민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티팩트나 훈련비 등은 헤르메스한테서 받은 돈이 있으니 그걸로 하면 될 것 같아. 밴 어르신. 병사들 수준은 어때요?”
“참담한 수준입니다. 어떻게 왕국을 유지했는지 놀라울 지경입니다.”
민혁의 확인 결과, 레벨로 치면 350이다.
천외제국 일반 병사들의 레벨이 470 가까이에 이르고 있는바.
“철저히 아르도 제국에 기생하면서 살아왔구만.”
그동안은 굳건한 아르도 제국이 있었기에 다른 왕국과의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을 터였다.
“확실히 문제긴 하네요.”
그럼에도 민혁은 같은 선택을 했을 거다.
눈앞에 떡하니 차려진 아주 큰 밥상이 있는데 그걸 먹지 않을 바보 같은 자는 없다.
“지금 상태로는 일반 병사들과 훈련시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따로 그들만을 훈련시켜야 할진대.”
천외제국에 그럴 만한 인력이 부족하다.
‘설령 있다 해도 350레벨짜리 병사들을 450레벨까진 끌어올려야 하는데 누군가를 육성하는 데 특화된 힘을 가지지 않은 이상…….’
그때.
“아테나 님이 오셨습니다.”
“아테나?”
아테나는 최근 외교군사훈련 당시 천외제국 정예들을 훈련시켰던 자이자, 가이아 대륙의 올림푸스 신이다.
“그녀가 왜……?”
민혁은 혹시 무슨 큰일이 벌어지는가 싶은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곧 안에 들어온 아테나가 말했다.
“저 가출했어요.”
“……예?”
“천외제국에서 지낼래요.”
“예……?”
“허락해 주세요.”
다짜고짜? 아니, 그리고 올림푸스 신이나 되는 아테나가 가출이라니?
“밖에서 들어보니 군사들을 훈련시켜야 한다던데, 제가 맡을게요.”
민혁이 듣기로 아테나는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데 특화된 무수히 많은 ‘패시브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 들었다.
“지금 장난해요?”
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가 무슨 가출 쉼터도 아니고!”
성난 그가 회의실에 앉아 있는 가신들을 둘러봤다.
확실히 가신들도 황당하긴 했다. 가출했으니 다짜고짜 와서 받아달라니?
폐하께선 얼마나 황당하시고 어이가…….
“집 한 채 해드려!”
“……?”
“여긴 가출 쉼터가 아니니까!”
모든 문제가 한순간에 해결되었다.
묵은 체증이 싸악 내려가듯 민혁의 속이 편안해졌다.
그때.
한 마리의 새가 날아들었다.
바로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였다.
뱀의 아이 리오나 레이드 당시, 엄청난 매소드 연기를 펼치며 엘레와 라르도 왕을 비롯한 자들을 모았던 녀석.
최근에는 대장군 제넬이 민혁을 ‘구둣발로 막 짓밟았다’, ‘얼굴에 침을 뱉었다’란 거짓말로 벤더와 관종들을 싸그리 모은 녀석이다.
민혁은 이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에게 필로스를 주시해 줄 것을 명했다.
혹여 누가 괴롭히진 않는지.
무슨 큰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를 말이다.
“짹, 짹짹짹-!”
그 자리의 모두가 슬피 우는 새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 * *
1시간 전.
차원의 군주 이넬은 한때 기둥후보로 거론됐던 자다.
그는 어지간한 기둥후보들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무도 쉽사리 들어오지 못하는 자신의 차원에 다양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다.
성도 자신의 힘을 이용해 지을 수 있었고 다양한 공성무기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외부와 차단된, 새로운 차원에 자신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거다.
차원의 군주 이넬은 그 안에서 거대한 왕국을 건립했다.
이 왕국은 어지간한 제국보다 약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언제든 숨길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내가 기둥후보에서 떨어진 이유는 카오스가 생각하기에 부적합해 보여서일 뿐.’
이넬은 그리 확신했다.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이넬은 자신의 새로운 차원에 무수히 많은 악인들을 밀어 넣었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악인들이지.’
세상엔 악인들이 넘쳐났고, 그 악인들에겐 숨을 은신처가 필요했다.
그런 이들을 모으고 모아 ‘하나의 왕국’이 탄생했다.
‘바로 나의 왕국 파스든이지.’
파스든 국가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악행을 일삼다가 현상금이 걸리게 된 이들은, 바로 차원을 넘어 파스든 왕국으로 도망친다.
‘내 결계를 뚫을 수 있는 자는 세상에 거의 드물다 봐도 되지.’
그런 이넬은 최근 한 소녀에 대한 보고를 들었던바.
“이상한 꼬마아이가 있습니다. 모든 아티팩트가 볼품없어 보이긴 하는데 몬스터들과 싸울 때마다 몬스터들이 픽픽 쓰러집니다.”
이넬은 단숨에 알아챘다.
‘소녀가 일부러 자신의 아티팩트를 숨기고 있다?’
진실은, 필로스의 아티팩트가 노출되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판단한 민혁이 그녀의 아티팩트를 조잡한 모양새로 바꿔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넬은 아티팩트를 꿰뚫어 보는 안경을 통해 그 아티팩트들이 하나같이 신등급을 넘나드는 엄청난 것임을 알았다.
“흐음, 그래도 어찌 한참 어린 소녀의 것을 빼앗는단 말인가?”
이넬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넬의 보좌관 아스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럼 저 소녀를 오늘 저녁에 있을 귀족파티에 초대하는 건 어떨까요?”
“호오, 귀족파티라?”
이넬은 보좌관의 비열한 입꼬리를 보며 의도를 알아차렸다.
‘스스로 우리에게 가진 모든 것을 줄 동안 가두자는 거군.’
물리적인 어떠한 압력을 행사하진 않는다.
하지만 말 그대로 가두고 나가기 위해서 가진 것을 달라 말할 거다.
“그거 좋은 생각인데? 소녀한테 맛있는 것도 먹이고 말이야. 하핫!”
“예, 우리 왕국에 방문한 손님이니 아주 예쁜 드레스도 한 벌 입혀서 보내면 되겠군요.”
“이런~ 역시 저 아름다운 소녀에겐 검과 갑옷, 투구보다 드레스가 더 어울리겠지?”
“물론입니다. 하하, 저 낡디 낡은 아티팩트들은 우리가 대신 버려준다고 하면 되겠지요.”
“아, 그런데.”
이넬이 아차했다.
저 소녀는 이방인이다.
그리고 저런류의 소녀는 꽤 강한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을 거다.
하지만 이넬에겐 걱정이 없었다.
‘어차피 우리 왕국이 어딨는지 찾을 수도 없을 것이며 들어올 수도 없을 테니.’
이넬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만약을 대비해 양피지 한 장을 찢었다.
‘레벨확인 양피지.’
이는 유저들의 레벨만 확인 가능했다.
[Lv 154.]레벨도 아주 낮은 편에 속했다.
몬스터를 사냥하며 입에 뭔가를 오물거리는 소녀를 향해 이넬의 검지손가락이 겨눠졌다.
땅속에서 순식간에 튀어나온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덮쳤다.
검은 기류에 삼켜진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가 간 곳은 바로 파스든 왕국이다. 그리고 소녀가 사라진 곳으로 한 새가 날아들었다.
“짹!? 짹짹! 째엑!?”
분노한 그 새가 이넬과 보좌관을 향해 날아들었다.
“저건 뭐지?”
“아마 저 새가 소녀를 보호하고 있었나 본데요?”
“우습군. 자, 우리도 돌아가지.”
쑤우우욱-
두 사람을 검은 기류가 집어삼켰다.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가 그들이 있던 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들은 사라지고 난 후였다.
* * *
민혁은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차원? 왕국이라고?”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는 과장하기를 좋아하는 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신화 속의 슬피 우는 새도 분노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과장시켰다.
“뭐? 필로스의 것을 다 빼앗고 감옥에 가둘 거라고 했다고?”
“평생을 그곳에서 썩게 할 거라고 했어?”
꽈아악-
민혁의 주먹이 힘껏 쥐어졌다.
본래 필로스 주변에 그를 보호하던 병력이 있었으나, 불편하다는 필로스의 부탁으로 그들을 물렸다.
또 필로스가 동레벨대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신화 속의 새만 곁에 두기로 했다.
[필로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보호자인 민혁은 그녀를 곧바로 지키러 갈 수 있는 양피지가 있다.
하지만 다른 차원인 그곳엔 이 양피지마저 먹히지 않았다.
힘껏 쥐어진 주먹 쥔 민혁의 얼굴이 시뻘게진다.
그때 아벨이 들어왔다.
“다른 차원이라면 차원의 군주 이넬이 분명하다. 지금 바로 놈의 차원이 위치한 곳 좌표를 찾고 있으니 오늘 내로 찾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신화 속의 슬피우는 새는 필로스를 아끼는 자들을 알고 있는바.
먼저 이 자리에 없는 천외제국 가신들에게 알렸고, 그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모두 달려왔다.
“필로스가!?”
“어떤 새끼야!”
“내 그 새끼 꼭 죽인다!”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좌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들이 애간장 타는 마음으로 좌표가 나오길 기다렸다.
* * *
오랜만에 천외제국에 놀러 온 벤더다.
그러나 천외제국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들었다.
그도 빠르게 회의실에 들어섰다.
“아, 벤더.”
민혁은 오늘만큼은 기쁘게 그를 반겨주지 못했다.
그리고 현 상황을 모두 파악한 벤더가 말했다.
“민혁. 오늘만큼은 너도 내 ‘벤더와 관종들’에 들어오는 게 어때?”
“벤더, 지금 무슨 소리를!”
민혁은 화를 참지 못했다.
필로스와 연관된 일이다.
물론 그가 벤더와 관종들이란 이름으로 새로이 살며 활기를 가지고 즐겁게 산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또 벤더는 장난스레 말하곤 했다.
-언젠간 널 영입해 민혁이와 관종들을 만들고 말 거야.
하지만 벤더도 그런 사리분별을 못 하는 자는 아니다.
“장난치자고 하는 말이 아닐세. 언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네. 관심받기란 그만큼 누군가에게 두렵고 강한 존재로 인식된다는 의미일세.”
씩씩거리는 민혁의 숨이 잦아진다.
“세상 그 누구도 필로스를 건드릴 수 없게. 그 소녀를 건드리면 어떤 일을 겪는지 뼈저리게 알게 하란 걸세.”
“물론 우린 관심받기 위해 가장 멋지고 화려하게 등장하네. 하지만 그것이 앞으로의 필로스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네.”
일리 있는 말이다.
“허허, 그렇긴 하군. 이번 한 번에 확 잡아놔야 더 이상 내 손녀를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겠지!”
벤더만 즐겁자고 하자는 게 아니다.
벤더의 표정은 지금 민혁만큼이나 심각했다.
“화내서 미안합니다.”
“나도 조금 말실수를 한 느낌이라 미안하군.”
단지 잘못된 표현을 전달한 것뿐이다.
민혁은 계속해서 회의실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았다.
“어떤 새끼인가!?”
한 사람은 소식을 듣자마자 워프해온 루브앙 제국의 황제 브로드였고.
[누구지? 누가 감히 우리 필로스를 건드렸지?]한 사람은 8기둥 중 하나인 악신이었으며.
“로스야!!! 우리 로스! 로스를 누가 감히?”
한 사람은 헤파이스토스란 이름의 대장장이였다.
쉴 새 없이 회의실로 들이닥치는 강자들.
그들은 당장 미쳐 날뛸 것만 같은 맹수 같아 보였다.
민혁은 벤더와 관종들이란 이름은 싫었다.
“필로스와 가족들. 출정준비.”
벤더와 관종들에 이은 새로운 집단의 탄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