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
밥만 먹고 레벨업 14화
“어떻게 초보자가 사용하는 검 공격력이 211이야, 그거 제한 없어? 이거 밸붕 아니야?”
레어라고 같은 레어가 아니다.
시스템에 착용 제한이 있는 것은 레벨에 따라 더 강한 공격력을 가진 검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민혁의 레벨에 211의 공격력은 말도 안 되었다.
초보존의 이들이 레어를 가졌다고 가정했을 때 보통 공격력 130 정도를 가지는 편일 거다.
그런데 민혁의 공격력은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이거 아이템 제한 없더라고요.”
“…….”
오창욱은 입을 뻥긋거렸다.
“바, 방어구는?”
“실프의 레더아머. 이것도 레어고 어디 보자…….”
민혁은 기억을 떠올렸다.
“방어력 314에 힘+2, 민첩+6, 그리고 바르디 검술+1레벨 상승.”
“……우와아아아.”
주변에 있던 한 여성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것도 제한 없고?”
“그렇습니다. 제네럴!”
창욱은 말을 잃었다.
초보자 레어는 보통 방어력이 약 150~180을 웃돈다.
“실프의 레더아머? 하여튼 넌 뭘 해도 난 놈이라니까, 그보다 아쉽게도 스킬은 못 쓰겠다. 쩝…… 배우지를 않았으니까.”
“배웠어요.”
“그걸 배웠어? 거기 스킬 상점도 없잖아.”
“초보 사냥존 교관님이 가르쳐 주던데요?”
그렇게 말하며 천진난만하게 방울토마토를 와구와구 먹는 민혁이다.
창욱은 할 말을 잃었다.
“게임 안에서 도대체 뭘 하길래…….”
“열심히 먹은 거밖에 없는데, 넘나 행복한 것!”
그렇게 외치며 민혁은 씨익 웃었다.
졌다는 듯 양손을 들어 올린 창욱이다.
민혁은 의자에 앉아 방울토마토를 우적우적 먹었다.
그리고 한 손으론 휴대폰을 들었다.
“참, 형. 저 전설 클래스 퀘스트인가 뭔가 얻었어요.”
“전설 클래스? 진짜?”
“넵, 실화요.”
“그걸 어떻게…….”
그리고 창욱은 어느 때보다 더 놀랐다.
“클래스 명이 뭐야. 아니다, 아직 모르려나?”
“버서커요.”
“버, 버서커. 클래스명이 밝혀져 있어?”
“네.”
클래스명이 밝혀져 있는 경우.
이런 경우는 보통 쉬운 전설 클래스 퀘스트에 속한다.
이미 보상도 모두 알려준 것 아니던가.
“와……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좋은 건가?”
“남들은 전설 클래스 하고 싶어도 못해. 최상위 랭커 중에서 전설 클래스가 주를 이룬다고. 이런 말도 있어, 전설 클래스로 랭커 10만 안에 못 들면 등신이다.”
“등심 먹고 싶다.”
“내 말 듣고 있어? 관심이 1도 없는 표정이다. 전설 클래스 퀘스트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있어, 정보만 주면 현금으로 몇억씩 오간다.”
“으흠, 그렇군.”
하지만 민혁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그러면서 휴대폰으로 전설 클래스 퀘스트를 검색해봤다.
[님들 저 전설퀘 대마법사 얻음여, 내 생에 이런 날이 오다니……!-콩이똥덩어리: 오…… 어차피 실패함. ㅅㄱ
-밍구존멋: 오…… 실패2222ㅋㅋㅋㅋ
-카카카스: 실패33333
-뽀로로킹: 제가 대마법산데요?
-ghdgs432: 저새퀴, 사기치다걸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혁은 전퀘에 대해서 검색해 봤다.
확실히 사람들은 전퀘에 열광하고 있었다.
전퀘를 얻을 수만 있다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그 밑의 댓글들은.
-[철수엄마: 이 녀석.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철수아빠: 아들아, 공부를 핑계로 게임을 한다는 소리 아니더냐.
-철수누나: 철수. 그런 헛소리하지 말고 가서 라면 하나 끓여와 봐.
-철수형: 그라믄 안 돼~ 그렇게 거짓말하고 그라믄 안 돼~
-철수이모: 우리 철수. 캡슐 뽀샤놨다.
-철수200년 전 조상님: 크흠, 내 후손 중에 공부 핑계로 게임을 하겠다는 놈이 있다니, 예끼 이놈!]
새삼 사람들의 단합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닉네임까지 수정해서 댓글 다는 걸 보면.
민혁은 몸을 일으켰다.
“민혁이 너 전퀘 할 거지?”
민혁은 창욱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걸 왜 해요?”
“왜, 왜 하냐니, 그거 하면 게임 쉽게 하는 거 보증수표라니까?”
“그거 하는 동안 맛있는 거 못 먹잖아요.”
“넌 먹으려고만 게임…… 아, 먹으려고만 하지. 참.”
창욱은 그에 멍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전퀘인데?
전퀘라고!
“어떤 노인 만나면 양갱 준다던데요. 헤…… 맛있겠다.”
“양갱 먹으려고 전퀘를 안 한다고!?”
“아니, 형! 양갱 준다니까요? 와, 형 핵노답. 진짜 답답하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네요. 어떻게 양갱보다 전퀘일 수가 있지?”
“…….”
창욱은 순간 자신을 의심했다.
‘그, 그런가? 내가 이상한 건가? 그래, 먹는 게 더 좋은 거지.’
말발에 넘어간 창욱이다.
그러다가 말했다.
“아, 맞다. 이따가 접속할 때 이스빈 마을 중앙광장에서 만나. 알았지?”
“오키도키요!”
“너 머리카락 색깔 같은 것도 바꿨어?”
“살만 100㎏ 뺐어요.”
“그래? 알았다. 암튼. 운동하러 가자.”
“예압! 제네럴!”
“제, 제발. 그 제네럴 좀 그만해줘. 이 앞에 식당 아줌마가 나보고 제네럴이래…….”
“음…….”
낮은 신음이 지나갔다.
민혁은 현실에서도 계속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게임에서도 그렇지만 현실에서도 게을러지면 안 된다.
그는 요새 잠을 많이 줄였다.
하지만 즐거웠기에 괜찮았다.
* * *
게임에 접속한 제네럴은 곧바로 워프 마법사를 찾아갔다.
“어디로 모실까요?”
“이스빈 마을.”
“2만 골드인데, 괜찮으신가요?”
끄덕.
제네럴은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랭커다운 쿨내였다.
[오스틴에서 이스빈 마을로 워프합니다.] [이용료 2만 골드를 지불합니다.]밝은 빛이 그의 눈을 감쌌다.
눈을 떴을 때 제네럴은 이스빈 마을의 워프 마법사 앞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프의 집에서 나온 제네럴은 중앙광장을 향해 걸음 했다.
‘살을 뺐다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
피식.
제네럴은 웃었다.
그가 날씬했을 때의 모습을 그는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주변을 걷다가 생각했다.
‘사람이 100㎏이나 빠지면 도대체 얼마나 변하는 거야? 10㎏만 빠져도 엄청난데.’
그렇게 걷던 제네럴은 어느덧 중앙광장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고블린 필드 사냥 가실 5~10레벨 파티원 구함. 한 자리 남음여!”
“빨주노초파남보! 보! 보라 물약 팔아요, 열 개 사면 하나 서비스!”
“버프 걸어드립니다. 한 번에 1천 골드!”
“아테네 여친 구해요! 전 열세 살이고 학교에서 불주먹 에이스라고 불려요! 나미 같은 타입 좋아함!”
“야야, 진태야, 나 어제 개득템함!”
“뭐, 얻었는데?”
“유니크 창이다. 보이냐? 개 쩔지.”
굉장히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기 때문에 제네럴은 미간을 구겼다.
“어디 보자, 이놈 어딨으려나. 귓말 해볼까.”
제네럴은 귓속말 기능을 활성화했다.
[제네럴: 어디야?] [민혁: 중앙광장요.] [제네럴: 광장, 어디 쪽에 있는…….]귓속말을 이으려던 때였다.
툭!
“아, 죄송합니다.”
한 사내와 부딪쳤다.
제네럴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사내의 얼굴을 보았다.
‘지, 진짜 잘 생겼다……!’
그는 꾸벅 고개를 숙인 사내를 바라봤다.
185㎝의 커다란 키.
날카로운 콧대와 사슴 같은 눈망울. 부드러운 턱선.
흡사 강동원빈이 이런 모습일까?
‘와, 저건 리얼이다. 저 사람 현실에서 모델인가?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더 대박인데?’
오창욱은 원래 유명 연예인들 담당 헬스 트레이너였지 않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귓속말 답장을 하려던 때에.
톡톡
“저기요.”
제네럴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조금 전 그 존잘남이 서 있었다.
그리고 이어.
“충떵. 제네럴 경을 뵙습니다!”
“오, 옴마나…….”
왼손에 들려 있는 먹다 만 빵.
익숙한 장난기 어린 목소리.
바로 민혁이었다.
* * *
이스빈 마을 입구 앞에서 종료했다가 다시 접속한 민혁은 입구 앞을 지키는 경비병 두 명을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걸 먹고 싶은 날이죠?”
“어, 그래. 여행자이군.”
“새로운 인사법인가?”
두 사람이 피식 웃었다.
로이나가 준 부드러운 빵을 먹으며 민혁은 이스빈 마을로 들어왔다.
그녀가 준 부드러운 빵은 딱딱한 빵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날이 갈수록 한 단계씩 더 맛있는 걸 먹는 것.
매우 행복한 일이었다.
중앙광장에 도착한 민혁은 다양한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고블린 필드 사냥 가실 5~10레벨 파티원 구함. 한 자리 남음여!”
“빨주노초파남보! 보! 보라 물약 팔아요, 열 개 사면 하나 서비스!”
“버프 걸어드립니다. 한 번에 1천 골드!”
“아테네 여친 구해요! 전 열세 살이고 학교에서 불주먹 에이스라고 불려요! 나미 같은 타입 좋아함!”
“야야, 나 어제 개 득템함.”
파티 사냥을 가기 위해 파티원을 구하는 이와 자신이 만든 물약을 파는 연금술사로 보이는 유저도 있었다.
그리고 친구끼리 게임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보였다.
“뭐 득템 했는데?”
“유니크창이다. 보이냐? 개 쩔지.”
“오, 쉬벨. 존내 부럽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이스빈 마을은 활기가 넘쳤다.
또한, 길거리에는 유저들뿐만이 아니라 NPC들도 나와서 무언가를 팔고 있었다.
“도착하셨으려나.”
유저들 틈에 파고든 민혁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제네럴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반투명한 홀로그램 창이 떠오르며 메시지가 떴다.
[제네럴: 어디야?]귓말이라고 생각하고 누구한테 보낼지도 지정하면 자신이 속으로 생각하거나 내뱉으면 그대로 입력되어 홀로그램에 입력된다.
[민혁: 중앙광장요.]첫 귓말을 해보고 민혁은 신기하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눈을 팔던 중.
툭!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쳤다.
“아, 죄송합니다.”
상대방이 더욱더 빠르게 반응했다.
민혁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하며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사내.
그 사내의 목소리도 얼굴도 알았다.
바로 제네럴이었다.
곧 제네럴이 시선을 떼고 자신의 갈 길을 가려 했다.
뒷모습을 바라보는 민혁은 제네럴 특유의 걸음걸이를 볼 수 있었다.
제네럴은 오랫동안 헬스를 해왔기에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게 걸었다.
가슴을 쭉 펴고 걷는다고 해야 할까?
‘창욱이 형이다, 근데 왜 그냥 가지?’
그렇게 생각한 민혁은 서둘러 그의 뒤에 따라붙었다.
그리고 톡톡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흐…… 제네럴을 드디어 뵙는군.’
그런 생각을 할 때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충떵! 제네럴 경을 뵙습니다!”
“오, 옴마나…….”
“응?”
민혁은 그가 화들짝 놀라자 고개를 갸웃했다.
제네럴은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이거 정말 아무것도 손 안 댔어?”
“손을 대요? 아테네는 얼굴 손대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 그럼 이게 정말 네 얼굴이란 말이지?”
“네.”
“와아아아, 민혁이 인마!”
제네럴이 갑자기 그를 껴안았다.
“요새 이 동네에 게이들이 있다더니…….”
“그거 알아요? 소문에는 저 우락부락해 보이는 사람이 여자 역할이래요.”
“……!”
유저들이 슬금슬금 물러나는 걸 그 둘은 몰랐다.
하지만 제네럴은 잠시 민혁을 껴안고 방방 뛰어댔다.
지금 그의 모습을 보자 자신도 기뻐졌다.
“웁, 형 왜 그래요.”
“야, 너 대박 잘 생겼잖아! 와하하하, 강민혁. 너 진짜 잘생겼다고!”
“그건 저도 아는데요.”
“대에박. 진짜 안 긁은 복권이었네! 하하하하하!”
그가 진심으로 기뻐해 주자 민혁도 웃음이 났다.
누군가 자신의 외모를 칭찬해 주는 일.
너무 오랜만에 있는 일이었다.
사람들의 손가락질?
사실 두렵지 않았다.
자신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니까.
폭식 결여증을 원해서 가진 게 아니니까.
하지만 단 한 가지가 걸렸다.
아버지.
아버지 밑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자신을 볼 때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안 봐도 뻔했다.
아버지는 말했다.
‘넌 내 자랑스러운 아들이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난 너를 한 번도 부끄러워한 적이 없어!’
하지만 민혁은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자연스레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과 친한 형이 말한다.
정말 잘 생겼다고.
너무 잘 생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