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04
밥만 먹고 레벨업 205화
매콤하고 쫄깃쫄깃한 면발이 입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다시 젓가락을 이용해 면을 먹어준다.
“후루루루루룹!”
젓가락은 저절로 민혁이 식품 보관 인벤토리에서 꺼낸 잘 익은 김치로 향한다.
아삭아삭-
새콤하게 씹히는 김치 맛이 라면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그리고 김밥 하나를 입에 넣는다.
안에서 단무지, 계란, 햄, 시금치, 오이, 우엉 등이 씹힌다.
그리고 식욕을 돋우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에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목이 조금 메면 라면 그릇을 통째로 들어 올려 ‘후루루루룹’ 얼큰한 국물을 먹어준다.
“허어, 좋다!”
감탄사를 뱉어내다가 라면과 함께 잘 익어진 계란을 들어 올린다. 계란을 입에 넣자, 담백하면서도 얼큰한 라면 국물을 빨아들인 계란의 맛에 빙긋 미소가 감돈다.
“정말 맛있다.”
그리고 그 앞에선 케리가 민혁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사냥에 열중하고 있었다.
* * *
케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저 유저는 저렇게 태평할 수가 있는 거지?’
자신의 인생이 걸린 대회일지도 몰랐다. 또한, 그에게는 꼭 MVP를 따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이유가 존재하지 않던가?
그리고 케리는 몰랐지만, 그가 추구하는 게 대회 우승이고 목표인 것에 반면, 민혁의 행복은 먹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민혁에게는 먹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행복한 일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갔던 시장의 그 향기.
그 추억을, 지금 다시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림의 군주 브하드가 부리는 소환수의 숫자가 어느덧 서른이 넘었습니다.]브하드와 파비앙의 포지션은 간단했다. 파비앙은 폭탄의 마법사가 직업이었다.
그는 많은 것을 이용해 폭탄을 만들 수 있었다. 나무나 흙, 바위, 혹은 몬스터의 부산물 등 다양했다.
그는 초반엔 빠르게 나무, 흙, 바위 등으로 폭탄을 만들어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그리고 그다음엔 몬스터들의 부산물을 이용해 폭탄을 제조해냈다.
몬스터들은 다양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바람, 불, 흙, 번개 등 다양했다. 그러한 속성에 따라 폭탄의 힘이 달라졌다.
그리고 파비앙이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죽은 그 몬스터의 살아생전의 모습을 브하드는 그려냈다.
브하드의 스킬 ‘그림 지배’는 무조건 죽은 몬스터를 그려내야 부릴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숫자도 제한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렇기에 말도 안 되는 숫자를 그려서 부릴 수 없었지만, 촛불이 꺼질수록 강한 몬스터들이 나타나 수하가 되어주기 때문에 갈수록 그들의 사냥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브하드가 50번째 촛불을 꺼냈다.
[브하드 선수가 50번째 촛불을 끕니다. 빠른 속도로 2위로 올라섭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모습이군요.] [심지어 브하드가 부리는 소환수들은 생전의 80%의 힘을 내는 놀라운 소환수들이지요!] [민혁 선수는 언제까지 먹기만 할 건가요.]그리고 케리는 빠르게 추격하는 브하드를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브하드는 그들의 바로 옆에서 투명한 벽 사이에 있었다.
브하드는 케리를 보고 짙은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명백한 조롱의 웃음이었다. 하지만 케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슬슬…….’
케리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뽑는 선발전 선수였다. 현재 그가 혼자서 끈 촛불의 숫자가 일곱 개였다.
그가 촛불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후!’ 하고 불어 촛불을 꺼뜨렸다.
촛불 열 개가 사르르륵 꺼져 나갔다.
이젠 레벨 380~420대의 몬스터들이 나타난다.
그러한 몬스터들이 나타나자 케리는 자신의 낚싯대를 움직였다.
[낚아 올리기] [수십 개의 낚싯바늘이 표적을 낚아 올립니다.]허공으로 수십 개의 가느다란 낚싯줄이 생겨났다. 낚싯줄 끝에는 날카로운 낚싯바늘이 있었다.
“크헤에에에!”
“키헤에에에엑!”
수십 개의 낚싯바늘이 달려오는 몬스터들의 몸 곳곳을 관통했다.
펏펏펏펏펏펏펏펏-
관통당한 몬스터들이 마치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허공으로 들어 올려졌다.
[아, 케리 선수! 이제까지 숨기고 있던 스킬을 사용합니다!] [케리 선수도 생산직 클래스들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미끼에 걸린 몬스터들이 마치 물고기 같군요.]그리고 케리는 낚싯줄을 감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가 낚싯줄을 감을 때마다 몬스터들은 더 높이 더 멀리 올라갔다.
그리고 이어서 케리는 검지와 중지를 가위 모양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낚싯줄을 잘라내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 순간 허공 높이 떠올랐던 몬스터들이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퍼짓!
퍼짓!
퍼짓!
퍼짓!
퍼짓!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린 몬스터들이 토마토처럼 터지며 모두 즉사했다.
[와, 케리 선수가 순위 방어를 위해 엄청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예상외의 선전입니다. 11조의 촛불이 어느덧 100개를 향해 달려갑니다.]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내가 숨겨둔 힘……!’
그리고 그치지 않고 케리는 다시 촛불을 다섯 개 끈 상태로 낚싯대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다랗고 가느다란 낚싯줄들이 몬스터들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부려지기 시작했다.
[노, 놀라운 광경입니다!] [낚시꾼 케리에게 저러한 능력이 있다는 건 처음 밝혀지는군요] [예상외의 복병입니다. 팽팽합니다. 4조와 11조의 격차가 좁혀지질 않고 있어요!]그리고 브하드. 그는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딱 보기에도 저 능력은 많은 몬스터들을 지배할 순 없군.’
그리고 브하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환수를 부리기 위해선 ‘통솔.’이라는 스텟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통솔 스텟에 한계가 존재한다.
브하드는 그 통솔 스텟이 한계에 다다르자 이제 자신도 크게 터뜨리자고 생각했다.
브하드가 이제 부리게 된 몬스터는 총 50여 마리.
눈짓 신호를 받은 파비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비앙이 30개의 촛불을 껐다.
그 순간, 더 강력해진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그 강력해진 몬스터들 사이에, 브하드가 그려낸 소환수 스무 마리가 뛰어들었다.
그리고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브하드가 그림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몬스터들과 소환수들이 뒤엉켜 싸우는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 지우개를 가져다 대자 순간적으로 그림 속 스무 마리의 소환수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스킬이 발동되었다.
[지워진 소환수들의 발악] [소환된 소환수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힘을 발현합니다.]쾅 쾅쾅쾅쾅쾅쾅쾅!
소환수들이 일제히 폭발을 일으키며 몬스터들을 집어삼켰다.
서른 개의 촛불의 점수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
케리는 당혹한 표정이 역력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확 좁히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케리는 이제 민혁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민혁을 돌아봤다.
“인제 그만 좀 먹고 어서 빨리……!”
그리고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가 말문을 잃었다.
“어, 어깨 위의 그 존재는 뭐, 뭐에요!?”
그것은 해설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지, 지금 민혁 유저의 어깨 위에 나타난 저 존재는 뭔가요?] [검은색 피부에 양의 머리를 가지고 있군요. 그리고 하체는 말과 닮아 보입니다. 그런데 콩이만큼이나 아주 작은 크기군요.] [어? 저는 저 존재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습니다.]한 해설자가 말했다.
[바포메트 미니어쳐 버전 같지 않습니까?]* * *
관계자들과 함께 선 박민규 팀장의 옆에는 다른 경기에 참가할 선수들이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리 빨리 먹기 종목이지만 사실상은 몬스터 사냥 아닙니까?”
“그렇죠. 근데 민혁 선수는 멍청하게도 진짜 먹기만 하는군요.”
“쯧, 대회가 장난도 아니고.”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박민규 팀장은 피식 웃음 지었다.
‘멍청한 건 당신들이지.’
빨리 먹기 종목.
분명히 운영자들은 공표했었다. 음식을 먹으면 HP 회복, MP 등을 회복할 수 있다. 그 외에 간혹 더 특별한 힘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들의 말도 일리는 있다.
그 사람이 먹는 시간 동안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가 좁혀질 테니까.
하지만 ㈜즐거움 측은 정말 그렇게 된다면 빨리 먹기 종목의 ‘의의’를 잃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그것은 슈퍼컴퓨터 아테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아테네는 먹을수록 정말 ‘특별한’ 힘을 숨겨두었다.
그 특별한 힘은 정말이지 놀랍고 대단하다.
그리고 민혁 유저는 자신 있는 것이다. 다시 따라잡혀도 역전할 수 있는 자신이.
그런 이가 먹으면서 ‘특별함’까지 찾아낸다면?
말도 안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는 거다.
그리고 때마침, 민혁 유저는 또 다른 먹을 것 양피지를 들었다.
그 양피지에는 ‘시장 족발’이라고 적혀 있다.
‘저 양피지는…….’
소환석을 가지고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힘을 줄 음식이었다.
소환석.
아테네에선 간혹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면 소환석을 얻는다. 그리고 이 소환석은 아주아주 희귀하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민혁 유저는 ‘마물 최초 사냥 보상’으로 소환석을 획득했다.
그러한 소환석은 언급했듯 아주 희귀하며 사실상 민혁이 가진 ‘나약한 바포매트 소환석’은 역대급으로 가장 강한 존재를 소환시킬 수 있는 소환석이다.
그것이 마물 최초 사냥 보상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 음식을 통해 얻는 소환석 보상으로 선수들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사실상 300레벨 이상의 몬스터를 부리는 소환석을 가지는 유저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혁은 지금 훨씬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400레벨이 훨씬 넘는, 거기에 더해져 마물이라는 존재의 소환석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뜻하지 않게 엄청난 소환수가 나타나 버렸다.’
그리고 그의 생각과 함께. 미니어처 모습의 바포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설자들이 의문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그리고 민혁은 스크린 안에서 음식을 우물거리며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 어서 끝내고 밥 먹어야지!’ 하는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 촛불 서른 개를 껐다.
그 순간, 또다시 몬스터 수백 마리가 나타났다.
그리고 미니어처 바포매트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마법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마법은 단숨에 몬스터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쾅쾅쾅쾅쾅쾅쾅쾅쾅!
순식간에 몬스터들을 집어삼키는 엄청난 양의 마법 공격들!
그리고 자욱해진 흙먼지를 바라보는 브하드의 표정.
그 표정은 빅엿을 배불리 먹은 것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 * *
족발을 들고 야무지게 뜯다가 민혁이 들은 알림이었다. 이 대회에선 일반적인 포션이나, 혹은 소모용 아티팩트와 같은 것이 금지되어 있다.
단, 민혁은 음식을 먹으면서 HP 회복과 MP 회복 등의 알림에 대해 들었었다.
‘소환석이라면…….’
아직 민혁은 나약한 바포메트를 ‘유혹의 요리’ 스킬을 이용해서 수하로 만들지 않았다.
이제 대회가 끝나면 슬슬 ‘무한 리필 양고기’의 힘을 맛볼 생각이었다.
바포메트 소환석의 소환 가능 시간은 3시간이었다. 그중 대회가 끝날 때까지 남은 시간은 약 1시간 남짓이었다.
민혁은 바포메트 소환석을 사용했다.
기존보다 레벨과 능력이 훨씬 하향한 녀석이 나타난다.
그리고 민혁은 공간이 찢어지며 나타난 존재를 볼 수 있었다.
[펫 형태의 바포메트가 나타납니다.] [원할 시 본래 모습의 바포메트로 부릴 수도 있습니다.] [펫 형태의 바포메트와 일반 바포메트의 무력은 차이가 없습니다.]콩이만큼이나 아주 작은 바포메트였다. 그 때문인지 저번에 보았을 때는 한없이 무섭게 보였던 그 바포메트가 귀여워 보일 정도였다.
앙증맞게 솟아있는 뿔과 콩이만큼 작은 손과 발, 거기에 들고 있는 아주 작은 스태프까지.
“메에에에에에-”
바포메트는 민혁의 어깨로 응차응차 기어 올라왔다.
그러더니 어깨 위에서 그대로 벌러덩 배를 까고 드러누웠다.
‘……개냥이?’
강아지처럼 활발하고 말썽꾸러기들을 개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만큼 친근하다는 거다.
그런데 지금 미니어쳐 바포매트는 개냥이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음…… 무한 리필 양고기를 위해서 내가 너를 열심히 키워주지!’
민혁은 그런 음침한 생각을 하며 손가락으로 살살 녀석의 배를 만져줬다.
“메에에에~”
녀석이 기분이 좋은 듯 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민혁은 흘끗 브하드를 돌아봤다. 브하드는 갑자기 등장한 존재를 경계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얄밉게 웃어 보였다.
“아까 말했죠?”
“…….”
“빅엿을 배 터지게 먹여드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