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53
밥만 먹고 레벨업 854화
[카리스마 1이 소멸합니다.] [카리스마 1이 소멸합니다.] [경험치 533,314가 소멸합니다.] [경험치 568,413이 소멸합니다.] [경험치…….] [카리스마…….]군신의 불멸의 기사단.
솔직한 감상으로 이를 사용해본 민혁은 쉬이 사용할 수 없는 스킬임을 깨달았다.
총 소환시간은 4분 정도다.
문제는, 약 3분 30초에 이른 지금 카리스마 스텟이 자그마치 약 300여 개가 소멸하였으며 다음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도 약 21%가량이 소멸했다는 거다.
그 정도로 군신의 불멸의 기사단 스킬은 극악의 페널티를 가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얻게 된 페널티보다 이득이 훨씬 컸다.
그리고 민혁은 앞으로 얻게 될 이득도 기대됐다.
지극히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기사.
그를 향해 수십 명의 강자들이 달려들고 있다.
엘레스 황제를 비롯한 그 자리의 왕들은 안도하고 있었다.
‘나의 인재들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군.’
‘자금도 회수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야.’
‘그래도 천외제국의 황제놈이 우리와 척을 지고 싶진 않은 게로구나.’
‘적당히 혼내주라 해야겠군.’
‘그보다 저 기사는 불쌍하군, 천외제국의 황제는 듣던 것보다 신하들을 막 굴리는 것 아닌가?’
어떤 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보였다.
두들겨 맞기만 해야 하는 자를 앞으로 내세웠으니 저 신하의 속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지고 있겠는가.
물론 그것을 자신들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그때, 가장 선두에서 내달리는 요한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요한은 레벨 585의 파로틴 왕국의 기사단장이었다.
요한의 검이 평범한 기사를 내려찍기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
쑤우우웅-
요한의 검은 허공만을 갈랐다.
평범한 기사로 보이는 사내가 발을 비튼 것만으로도 가뿐히 피해냈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평범한 기사 사내가 검의 그립으로 툭, 치듯이 요한의 안면을 때렸다.
콰아아아아앙-
하늘까지 치솟아 올라간 요한이 천장에 부딪히며 떨어져 내렸다.
“끄어어어어…….”
그와 동시에 평범한 기사, 그리고 한때는 검신이었던 발렌이 움직였다.
‘죽이지는 말라고 했으니.’
발렌은 아직 환생의 강을 건너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환생의 강을 건넌다면 민혁을 만나지 못했으리라.
그가 아직 환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사실, 민혁을 다시 만나는 게 즐거워서이기도 했다.
“……!”
검의 그립만으로 한 왕국의 기사단장을 한 번에 제압한 검신을 보며 황제와 왕들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이미 깨달았을 때는 늦었다.
한 창술사가 발렌을 향해 힘껏 창을 찔렀다.
그는 한 제국의 건립 이래 최강의 창술사라 불리던 인물이었다.
팅-!
검 끝으로 그 창끝을 가볍게 막아낸 발렌이 거리를 빠르게 좁혔다.
콰자아아악-
그의 그립에 맞은 창술사가 뒤로 날아갔다.
열댓 명의 이들이 동시에 평범해 보였던 기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단 한 번도 기사에게 닿지 못했다.
콰자아아악-
콰지익!
콱콱!
끊임없이 퍼지는 타격음을 들으며 왕과 황제들은 입을 떡하니 벌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고작 인간에 불과한 자들이 신의 무위를 보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겠는가?
사실 그들도, 창신 밴과 같은 자의 이야기는 소문으로만 들어왔다.
검신 발렌은 최소 창신 밴과 동급인 인물이었다.
퍼, 퍼퍼퍼퍼펏-
순식간에 열댓 명의 왕국과 제국의 자랑들이 허물어진다. 그와 동시에 이젠 스무 명 가까운 인원들이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어, 어떻게든 제압해라!”
“제압해야 한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놈을 저지하라!”
저 정체 모를 자를 제압하지 못하면 끝이다.
인재들을 다시 데려올 수도 없을 것이며 이 자리에서 천외제국에 엄청난 자금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스무 명의 강자들은 실제로 목숨을 내던질 각오로 검신 발렌에게 덤벼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들, 실력 차이는 좁힐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발렌이 움직일 때마다 강자들이 쉴 새 없이 쓰러져 내리고 있었다.
강자들의 공격이 발렌에게 닿는 속도보다, 발렌의 공격이 강자들에게 닿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그리고 불멸의 기사단의 소환시간이 끝나갈 무렵.
[군신의 불멸의 기사단이 종료됩니다.] [모든 기사들이 자신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카리스마 413개가 소멸하였습니다.] [경험치 26%가 소멸하였습니다.]역시나 극악의 페널티였다.
그렇지만 역시나 얻는 것이 훨씬 컸다.
[천외제국의 기사와 대련을 하였던 자들에 대한 값을 1명당 30만 플래티넘 및 1개의 권능의 약초로 지불할 것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1,534만 플래티넘을 약속받습니다!] [96개의 권능의 약초를 약속받습니다!]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헤이즈는 이제 신이 되었다.
[풍족의 권능이 발동됩니다.] [헌신의 신이 얻어낸 것들이 1.5배 더 많아집니다.]“……!”
민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헤이즈를 통해서 뭔가를 얻자, 그보다 1.5배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완전 사기잖아……?’
민혁은 장담할 수 있었다.
비전투직 클래스에서 헌신의 신만큼 대단한 힘을 가진 신은 없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
또한.
‘이게 영구적으로 항상 발동된다면?’
다른 유저들과 다르게 1.5배 아티팩트 드랍률 혜택을 평생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바닥에 쓰러져 널브러진 강자들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왕과 황제들은 이 상황을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꼴깍-
누군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였다.
천외제국, 그에 대한 원망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만약 천외제국을 치려고 한다면 나는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비록 건립된 지는 얼마 안 된 제국이었으나, 혹여 싸운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잃고 싸울 각오를 해야 할 것이었다.
“또, 다시……!”
왕들과 황제들은 또다시 자신들이 놀아났음을 깨달았다.
그에 민혁이 그들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짐의 백성을 건드린 죗값이다.”
사실, 민혁은 ‘이득이든 무엇이든’을 떠나서, 당장에라도 왕들과 황제들을 두들겨 패고 싶었다.
헤이즈는 자신이 정말 여동생처럼 생각하는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전쟁?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
“…….”
“그렇지만 난 나의 신하들에게 명령할 것이다.”
그 명령이 무엇인가.
곧 민혁이 작은 실소를 머금었다.
“왕 혹은 황제부터 죽여라.”
“이, 이노오옴!”
“네이노오오오옴!”
“이, 이이. 건방진!”
그러나 왕들과 황제들은 실제로 앞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
자신의 수하들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실제 전쟁이 났을 때, 창신 밴이나 브로드 같은 자들이 자신들을 암살할 것을 생각하자 눈앞이 깜깜해졌다.
“가자, 헤이즈.”
“예, 폐하.”
민혁과 헤이즈가 몸을 돌려 돌아갔다.
* * *
천외제국에는 이러한 알림이 울려 퍼졌다.
[재상 헤이즈가, 평범한 인간에서 ‘헌신의 신’이 됩니다!] [헌신의 신. 그녀는 제국을 위해 가장 헌신하는 신으로서 가장 고귀한 이름을 가진 신입니다.]음성은 이리 들렸지만 헤이즈는 한편으론 걱정했다.
시기, 질투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고작 인간인 자신이, 그것도 거짓말을 잘하던 자신이 신에 올랐다.
평생을 강자가 되기 위해 수련했던 자들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평생을 무언가를 보고 쫓던 이들도 달성하지 못한 성과였다.
그 성과를, 거짓말을 잘한다는 이유로 헤이즈는 달성해 냈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그녀는 천외제국에서 더 이상 사적인 일로 외출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벌써 몇 년은 된 일이다.
그러나 폐하는 쓰러진 자신의 손을 꽉 쥐며 말씀하셨었다.
자신의 헌신에 천외제국의 백성들은 자신을 이젠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고.
정말 그럴까?
헤이즈는 복귀 후에, 딱 하루를 침실에서 잠만 잤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사적인 일로 외출을 하기로 했다.
혹여나 백성들의 눈빛이 시기와 질투로 가득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그런데 성을 벗어나며 걷는 동안 자신과 눈이 마주친 하녀의 시선이 자신이 알던 시선과 달랐다.
그 눈빛은 진심으로 걱정을 담고 있었고, 존경을 품고 있었다.
“재상님, 좀 더 쉬셔야지 않겠어요? 어떤 일인지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
“아, 괜찮아요.”
진심으로 걱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하녀. 초반에 하녀들은 자신을 보며 숙덕였다.
‘거짓말쟁이 헤이즈잖아?’
‘나이도 어린 게 거짓말로 저 자리에 있어?’
‘신분도 평민에 불과한데.’
그러나 지금 하녀의 눈빛과 언행은 헤이즈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존중하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나가며 병사들과 마주쳤다.
“재상님! 괜찮으십니까!?”
“내 이 빌어먹을 자식들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병사들이 자기 일인 양 얼굴이 시뻘게져 분노했다.
당장에라도 어떤 왕국이든 제국이든 쳐들어가겠다는 기세였다.
그들 또한 초반엔 헤이즈를 싫어했다.
‘저런 어린 여인이 우리에게 명령을?’
‘어이가 없군.’
그러나 지금 그들은 헤이즈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그녀를 위해 목숨조차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녀에게 자신감이 붙었다.
한걸음, 한 걸음 위풍당당 성 밖으로 걸음한다.
그러자 자신이 제대로 보지 못했던 천외제국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의 시선을 회피하기 위해 땅만 보며 걷곤 했다.
제대로 마주하기 힘들었던 진짜 천외제국의 모습!
길을 걷던 많은 백성들이 자신을 보며 달려온다.
“헤이즈 양! 괜찮아요?”
“다친 데는 없나!?”
“내 이놈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아아, 이 비단처럼 고운 피부가 상했네……!”
“괜찮은 겐가!”
많은 백성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물었다.
헤이즈는 계속 걸었다.
“누나, 괜찮아요!?”
“헤이즈 누나 다친 데는 없는 거예요?”
“언니, 이야기 들었어요. 다른 왕들과 황제들이 검을 겨눌 때도 언니가 견뎌냈다면서요!?”
한 소녀의 이야기에 머리를 쓸어주자, 그 소녀가 말한다.
“나는 언니처럼 되는 게 꿈이에요!”
헤이즈는 계속 걸었다.
“헤이즈!”
“재상 헤이즈!”
“헤이즈으!”
끊임없이 자신을 부르며 걱정하고 안도하는 백성들.
‘나는 스스로가 세상과 단절하였을지도 몰라.’
초기의 천외국에서 그녀의 활약상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때 당시는 누구를 위한 거짓말인가도 사람들은 몰랐다.
그때의 틀에 박혀 모두가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할 거라 여겼다.
그러나 아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의 천외제국은 자신을 걱정하고 배려하며, 위로하고 있다.
헌신의 신은, 특이하게도 ‘신의 목소리’를 보유하지 않은 신이다.
대신에 ‘헌신의 신의 이야기’라는 특별한 힘이 존재한다.
놀랍게도, 이 ‘헌신의 신의 이야기’는 가장 위대한 신인 아테네가 동화책을 읽는 듯한 목소리로 그녀의 업적을, 또 그녀의 행보를 표현해 준다.
그러한 ‘헌신의 신의 이야기’가 발동된다.
[헌신의 신은 많은 신들 중 가장 평범했고.] [헌신의 신은 많은 신들 중 가장 작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헌신의 신은 신들 중 가장 많은 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헌신의 신은 많은 신들 중 가장 많은 자들을 위해 살아왔다.] [가녀린 여인의 작은 발걸음이, 영지민들을 위했고.] [지키고 싶었던 여인의 두 번째 걸음이 왕국을 위해서였으며.] [모두가 풍요롭게 살고 싶었던 여인의 세 번째 걸음이 제국을 만들어냈다.] [그 신은 가장 평범한 신이나.] [그 신은 가장 소중한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