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84
밥만 먹고 레벨업 985화
화살과 마법이 역행하여 그것을 쏘아 보냈던 이들에게 꽂힌다.
의아한 표정을 짓던 백성들이 머리를 두들기는 무언가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떨어지는 밀과 벼를 발견한다.
그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더 이상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 사과나무에서 싱그러운 붉은색 사과들이 맺힌다.
오랫동안 갈리지 않고 방치된 땅이 저절로 갈려지며 다양한 농작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음머어어어.”
“꼬꼬댁!”
“음메에에에.”
“꾸이이이이이익!”
그들이 빼앗아갔던 가축들이 왕국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온 백성이 떨어지는 밀과 벼를 맞으며 하늘을 본다.
그 하늘 위로 빠른 속도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는 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려진 신. 즉, 유토피아의 신을 모방한 그 그림이 말한다.
[세상에 음식과 관련한 모든 것을 없애겠다.]그로 인해 이 세상에 모든 음식이 사라졌다.
꽤 오랜 수명을 사는 누군가는 그때의 그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림이 흩어지며 시장의 모습이 그려진다.
채소와 과일 등을 팔던 가게가 사라지고, 고된 업무를 끝내고 모두가 모여 마셨던 흑맥주집이 사라진다.
거리에 가득했던 모든 식당들이 사라져 간다.
그 사라진 거리를 수많은 이들이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들 틈에 있는 한 아이가 말했다.
[배고파.]그것은 실제 배가 고팠기에 하는 말이 아니다. 그리웠던 음식을 더 이상 먹지 못함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모든 이들은 궁금했을 것이다.
[도대체 왜?]세간에 알려진 사실은, 하늘이 비루한 신인 식신의 피를 이어받아 그를 없앴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진실.
정체 모를 던전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수십의 이들이 있다.
바로 영웅들의 모습이었다.
그 영웅 중 하나. 모두가 알고 있고 또 누군가는 존경하나, 또 누군가는 그의 본질을 알고 있어 경멸하는 자.
영웅왕 락이 작은 심장을 만들어내며 웃고 있다.
[음식을 수백 년 동안 억압시키면 이 심장이 내게 엄청난 힘을 가져다줄 것이다.]“……!”
“……!”
단지 하늘이 식신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던 백성들의 눈이 크게 떠진다.
그들의 분노가 더욱더 커져 간다.
음식이 이 세상에 오랜 시간 동안 사라졌던 그 이유는 고작 ‘개인’의 욕심에 의한 것이었다.
로안더조차도 그 사실을 처음 알았다.
여전히 그는 의문이었다.
온화하고 따뜻한 군신의 목소리가 그에게 말했다.
[고맙다, 아우야.]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쏘아 보낸 화살과 마법에 공격당한 병사들의 비명.
바론과 영웅들이 서둘러 그 원인을 찾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
“다시 공격해라, 모조리 죽여라. 더 이상 가리지 말란 말이다!”
“하, 하지만…….”
병사들이 머뭇거렸다. 왕국의 병력을 이끄는 사령관도 더 이상 백성들을 공격하라 명령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바론이 바로 근처에 있던 기사의 목을 베었다.
푸쉬이이이익-
“안 죽이면, 너희를 죽이겠다.”
바론은 악마였다. 결국 겁에 질린 병사들이 다시 마법과 화살을 쏘았다.
이번에는 훨씬 더, 많은 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까와 같았다.
그들의 공격이 멈춰 섰다.
이번엔 역행하지 아니하고 화살들이 힘을 잃고 떨어졌으며, 마법들은 소멸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힘이 발현된 곳을 찾아 바론의 시선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곳에 로브를 두르고 있는 자가 있었다.
곧 그가 스스로 로브의 후드를 뒤로 젖혔다.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엄청나게 아름다운 소녀였다.
그러나 그 눈은 뱀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갑고 소름 끼쳤다.
시스템을 관장하는 여인.
그때, 바론이 자신의 창을 쥐고 매섭게 쏘아져 나갔다.
그 창이 소녀의 심장을 노린다.
그러나 그 창은 한 사내의 손에 의해 막혔다.
그 창을 쥔 사내에게서 로안더는 눈을 뗄 수 없었다.
다른 반란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사내가 자신이 두른 로브를 천천히 벗어 던졌다.
펄럭-
그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185㎝에 이르는 훤칠한 키. 깎아 만든 듯 잘생기고 흰 피부를 가진 사내.
검은색 머리카락 사이로 차갑게 바론을 바라보는 그.
로안더와 반란군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형님!!!”
“형니이이이임!”
그들은 곳곳에서 나타나는 음식과 관련된 것들을 보며 눈치채고 있었다.
‘우리 형님이 해내셨다.’
‘억압의 던전 안에 있는 억압된 것을 깨우셨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곳의 그 누구도, 그가 누구인지, 어떠한 자인지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피하십시오!”
“우리는 괜찮습니다.”
“형님. 군신이 우리를 도우러 왔나 봅니다.”
“군신이란 신을 아시지요? 그러니 걱정 말고 형님은 일단 피하십시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민혁을 걱정하고 있었다.
민혁은 분명히 강하다.
신룡을 혼자서 사냥할 정도이니 더 많은 말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민혁은 혼자였다.
그들은 민혁이 혼자서 여럿의 영웅들과 왕국군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민혁이 바론의 창을 잡아챈 순간, 영웅들의 검과 창이 동시에 쏘아져 그의 몸 곳곳을 노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민혁은 움직이지 않고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그 공격을 바라봤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한 한 거구의 사내가 민혁의 심장에 창을 꽂으려던 영웅의 목을 움켜쥐었다.
또 민혁의 복부를 찌르려던 영웅의 목을 한 노인이 손날로 후려쳤다.
콰자아아아악-
민혁의 등 뒤를 노리는 자를 외팔의 사내가 단숨에 도륙하여 피가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민혁을 공격하기 위해 마법을 캐스팅한 영웅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캐스팅을 끝맺기 전, 정체 모를 빛의 창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강자들.
더 놀라운 사실은, 거구의 사내와 노인이 그토록 강한 영웅들을 어린아이 다루듯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저게 말로만 듣던, 군신이 이끄는 신들……?’
‘대단하다.’
‘영웅들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
로안더와 반란군은 안도했다.
어딘가 군신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들이 자신들의 형님을 지켜주었다.
아마도 형님께서 억압된 음식을 해방시켰기에 그를 아끼시는 것이리라.
여전히 그들은 민혁을 군신이라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영웅들을 제지한 자들이 일제히 민혁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그 숫자가 약 오십여 명에 이른다.
물론 그중에는 실제 신만큼의 힘을 가지지 못한 자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보이는 것만으로는 그들은 신과 같이 보인다는 것.
몰려든 이들이 민혁에게 청했다.
“폐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폐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
“……!”
그 순간, 로안더의 몸이 알 수 없는 전율에 휘감겼다.
드디어 그는 알게 된 것이다.
알감자를 먹으며 해맑게 웃던 그분.
처음 만났을 때 예의 바르게 인사했던 그분.
또 현시대의 식신이신 그분.
그가 황제이자, 군신이었다는 사실을.
검을 쥔 민혁이 뒷걸음질 치는 영웅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걸음씩 떼었다.
“나는, 군신이다.”
그 말에 영웅들이 더 뒤로 물러선다.
반대로 민혁은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간다.
뚜벅-
“신들을 이끄는 대군주이며,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신.”
뚜벅-
“또 그 이전에 수백만 병사와 천만 백성의 황제다. 나는 살면서 너희와 같은 자들을 보지 못했다.”
뚜벅-
“그저 영웅이라는 우월함에 많은 자들을 짓밟고 빼앗는 자들.”
뚜벅-
“그저 목소리를 높였을 뿐인 가여운 백성을 모두 죽이려 했던 것.”
뚜벅-
민혁의 날 선 검이 바론의 목 끝을 겨눈다.
“즉각 심판한다.”
민혁의 그 말이 떨어진 순간이었다. 브로드의 검이 빛처럼 움직이며 바론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노인의 창이 여러 영웅들을 빠른 속도로 꿰뚫었다.
유토피아의 이들은 경악했다.
자신들을 개미처럼 여기고 짓밟던 자들이 그들에 의해 허무하게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또한, 민혁이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앞을 가로막는 자들을 그의 신하들이 베며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민혁은 병사들에게도 죗값을 물을 것이지만, 영웅들에 가한 처벌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다.
그들 또한 영웅들과 왕에 위협받았던 자들.
그들이 하나둘 무기를 버리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열리는 길. 마치 모세의 기적을 보는 듯하다.
뚜벅뚜벅 계속해서 걷는 민혁이 어느덧 성벽 앞에 섰다.
번쩍 뛰어오른 민혁이 로안더, 반란군과 마주한다.
작은 웃음을 지은 민혁이 그들을 속박한 밧줄을 풀어냈다.
풀려난 로안더가 땅에 떨어진 검 한 자루를 쥔다.
병사와 기사들의 죄는 크지 않다.
그러나 로안더는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방관하였던 왕의 죄는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또한 영웅들을 등에 업고 많은 백성들의 피를 빨아 배를 불린 왕은 죽어야 함이 마땅하다.
로안더가 힘껏 내달린다. 왕을 지키는 신하들을 베어 넘기는 그의 뒷모습을 민혁이 묵묵히 바라본다.
이제 남은 것은 모두 그의 몫.
신하들을 베어 넘기고 왕에게 다다른 로안더가 끝내 왕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는 데 성공한다.
“끄으으으윽!”
비명을 지르며 심장을 부여잡는 왕이 쓰러진다. 그와 동시에 반란군에게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왕과 영웅들에게 억압받고 통제받던 백성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울려 퍼진다.
왕의 개가 될 수밖에 없던 병사들은 앞으로 받을 죗값을 알았으나, 앞으로 변화할 왕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다짐한다.
검을 뽑아낸 로안더가 하늘 높이 검을 치켜올린다.
반란군들이 서둘러 가져온 낡디낡은 의자가 성벽 위에 놓인다.
그 의자를 향해, 로안더가 걸어간다.
그 뒷모습을 보며 민혁은 생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이 되는 것.’
로안더가 이 유토피아의 중심이 되려면 더 강한 힘, 더 강한 이름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하늘이 로안더의 형이라는 사실이었고, 로안더는 신조차 죽여야만 이 세상을 온전히 다스리는 자가 될 거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려에 불과했다.
[반인들의 신 아르세가 하늘의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반인들의 신 아르세가 자신의 후예로 로안더를 지목합니다.]낡은 의자에 앉은 로안더에게로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내리친다.
파아아아아앙-!
신의 힘을 갖춤으로써 ‘하늘이 되려 하는 자’였던 로안더가 마침내 완전한 신이 된다.
‘애초에 반신 아르세는 꼭두각시였나?’
모든 일의 원흉이 영웅왕 락이었음을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유토피아의 새로운 하늘이 탄생했습니다.] [유토피아의 새로운 하늘은 바로 로안더입니다.]민혁이 로안더를 바라본다. 그리고 로안더 역시 민혁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빛엔 ‘믿음, 신뢰, 충성’이 공존하고 있다.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패시브 스킬 부름을 획득합니다.] [패시브 스킬 부름은 아직 신들에게 인정받지 못한 군신을 위한 힘입니다.] [패시브 스킬 부름은 신들의 땅이 위협받을 시 부름에 의해 연결된 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힘입니다.]민혁은 현재 신들의 땅이 위협받아도 실질적으로 신들을 통솔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그들의 믿음이 부족했고 또 충성하지도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 부름은, 민혁에게 충성할 신과 연결해 주는 일종의 고리와 같다.
곧바로.
[패시브 스킬 부름이 유토피아의 하늘에게 당신의 부름에 응답할지 묻습니다.]곧 로안더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사실 그의 선택이었다.
신들의 땅.
사실 로안더와는 별개의 곳이다.
이제 유토피아를 다스려야 하는 로안더는 무척 바쁜 인사가 될 터.
그러나 그는 망설이지 않고 민혁을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주억였다.
[로안더가 당신의 부름을 승인하였습니다.] [당신이 당신만의 ‘신들의 군대’의 첫 번째 신을 얻어냈습니다!] [그의 이름. 유토피아의 하늘 로안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