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85
밥만 먹고 레벨업 986화
민혁은 전율했다.
‘유토피아의 신. 그리고 내가 이끌 군대의 첫 번째 기사.’
상상해 본다. 어떠한 위협과 싸울 때, 로안더는 민혁과 함께 선봉에 서줄 것이었다.
심지어.
‘로안더는 내 듬직한 아우라는 사실이다.’
패시브 스킬 부름은 그저 돈독한 사이라고 하여 승인할 만한 것이 아니다.
유토피아 쪽에 무슨 일이 있든, 그는 신들의 땅이 위험에 빠져 민혁의 부름을 들으면, 달려와야만 하니까.
때문에 로안더의 민혁에 대한 돈독함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의 방증이었다.
‘더군다나, 로안더는 평범한 인간들보다 더 뛰어난 반인들 세상의 왕이자 신.’
어찌 보면 유토피아를 지탱하던 대부분의 영웅들이 죽음으로써 이 땅에는 많은 혼란이 찾아올 것이다.
‘반신반초월자는 계속 나타날 것이니까.’
때문에 언제든 로안더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대비할 한 가지 방법도 있었다.
민혁이 걸음을 옮겼다. 로안더가 그를 환한 웃음으로 반기며 말했다.
“형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을 가도 잊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바로 로안더가 민혁에게 ‘형님’이라 하였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다.
병사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으며, 로안더의 왕과 신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품던 자들이 곧 그를 다시 봤다.
군신.
아는 자도, 모르는 자도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이들은 알고 있다.
가장 위대한 신 중 한 명.
그런 군신과 로안더가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새로운 왕이자 신이신 로안더 님은 군신님과 형, 아우 하신단 말인가?”
“로안더 님의 나이가 올해 600살이 넘으시는 걸로 아는데, 군신께서는 1천 살은 되시겠지.”
“…….”
“…….”
로안더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아마, 로안더는 평생 백성들에게 민혁의 나이를 밝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민혁의 대처가 중요했다.
“아우야, 네가 만들어가는 세상을 기대하고 있으마.”
또 먼저 악수를 청하며 말한다.
“네가 내 도움이 필요하다 한다면 언제든 달려오겠노라.”
“……!”
“……!”
군신이 언제든 달려오겠다, 그 한 마디면 족하다.
로안더의 신 혹은 왕의 자리를 노리려는 그 누군가는, 군신도 상대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고작 말 몇 마디로 민혁은 로안더를 위협할 위험요소를 제거했다.
또, 로안더가 말한다.
“저도 형님이 저를 필요로 할 때 언제든 형님을 돕겠습니다.”
민혁은 작은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주억였다.
그리고 또 필요한 것이 있었다.
말뿐만이 아니라 군신이 자신의 ‘수하’를 이곳에 배치함으로써 이곳에 눈을 두는 것이다.
“반인의 세상을 아주 좋아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는 인간이나, 용과 함께하지.”
“반인반용인 것입니까?”
“아니, 왼손과 오른손에 용을 봉인하고 다니신다.”
민혁이 말하는 그분.
아버지는 꿈이 있다고 하셨다.
-후후후, 아들아.
-예, 아버지.
-이 아버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단다.
-?
민혁은 놀랐다.
일화그룹 회장,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남자.
또 결국 여러 용을 거느리는 데 성공한 자.
아버지의 꿈은 무엇인가?
-진짜 흑염룡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즉, 그저 용을 거느리는 것이 아닌 진짜 ‘용’이 되는 것을 뜻함을 민혁은 알았다.
때문에 민혁은 아테네에서 정보꾼 아벨에게 부탁해, 그 방법을 찾게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민혁이 있던 세상에는 그러한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반신반엘프였던 로안더가 진짜 신이 된 곳.’
이곳이라면 아버지가 오랜 염원을 이룰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걸리는 건, 이들이 아버지의 중2병을 감당할 수 있는가였는데.
“세상에, 양손에 용을 봉인하다니. 너무 멋진 분이군요.”
“어,? 어, 그, 그렇지. 멋있지.”
하지만 그런 걱정은 없어 보였다.
로안더를 비롯해 그 말을 들은 만인이 용을 손에 봉인한다는 말에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다.
주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어야 했다.
“내 신하를 보내는 만큼, 로안더. 네게도 부탁할 것이 있다.”
“예, 형님. 말씀하십시오.”
“네가 가지게 될 가장 뛰어난 요리재료를 나에게 다오. 또 내게 가장 비옥한 땅을 주고.”
이제 이 세상엔 다시 음식과 관련한 모든 것이 만들어진다.
곧 다시 식당이나 흑맥주집도 만들어질 터.
또 사라졌던 유토피아만의 놀라운 특산물도 존재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신의 밭을 만든다.’
민혁이 특별한 밭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서 좋을 필요가 없다.
또 이제 막 다시 농사와 같은 것을 시작할 터고, 그중 가장 좋은 터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알겠습니다. 형님.”
민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흐…… 맛있는 것들을 많이 얻고 가는구만.’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그때 하늘이 번쩍이며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러난 하늘 아르세 Lv 784.]로안더의 형이자, 스스로 신의 자리에서 물러난 자.
또 실질적으로 이 세상의 음식을 없앤 자다.
영웅왕 락이 그를 등 뒤에서 모두 조종했음이 세상에 드러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용서받을 수 있는가?
‘동생 로안더는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그 형인 아르세도 그랬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또 민혁은 알았다.
‘식신의 마지막 퀘스트. 그 끝이 다가온다.’
민혁은 로안더를 도와 반신반용 사냥하기를 완료하고 그 후에 억압의 심장 파괴하기를 받았다.
그것마저 완료한 후에는 ‘새로운 신을 위하여’라는 연계 퀘스트를 받았다.
[연계 퀘스트: 새로운 신을 위하여]등급: 직업
제한: 억압의 심장을 부순 자.
보상: 식신과 관련한 스킬 창조권, 식신의 비기 모두를 위한 즐거움.
실패 시 페널티: 마지막 식신의 힘을 개방할 수 없음.
설명: 신의 힘을 가지게 된 로안더는 유토피아의 진정한 신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그 길이 결코 쉽진 않을 것이다. 그를 도와 그가 완전한 신이 될 수 있게 하라.
이 퀘스트에서 중요한 점은 바로 ‘?’로 되어 있던 최종 보상이 온전히 드러났다는 거다.
그것은 바로 ‘모두를 위한 즐거움’.
이것이 어떤 스킬인지는 획득해 봐야만 알 수 있을 터이다.
곧바로 모두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아르세가 민혁 앞에 무릎 꿇었다.
그는 후련한 표정이었다.
“신이 되고 한 번도 즐거웠던 적이 없습니다.”
그 말은 로안더에게도 하는 말일 것이다.
“식신의 피를 이어받은 것을 원망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말을 해도 자신의 죄가 지워지진 않을 것을 알 터.
“감사드립니다. 식신이시여, 그리고 군신이시여.”
“……!”
“……!”
또 한 번 엄청난 파장이 병사들과 백성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
민혁이 군신이라고만 알고 있던 그들이었기에, 그가 현시대의 식신임을 깨닫자, 그들 또한 영웅들이 주입시켜 놓은 식신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민혁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여기서 나설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로안더에게 맡겨야 했다.
그것을 로안더도 알았기에 말한다.
“아르세에게 태산의 족쇄를 300년간 채우라.”
태산의 족쇄는 약 300㎏에 달하는 족쇄였으며 신들조차 그를 쉬이 풀 수 없다.
아주 오래전, 유토피아로 온 신들과 마찰이 있을 때 태산의 족쇄로 묶고 감옥에 가두곤 했다.
“또 3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유토피아에서 사라진 음식이 다시 자리 잡게 무엇이든 해야 할 것이다. 밭일, 식당 짓기. 그 무엇도 가릴 수 없을 것이다.”
신에게 있어 하찮은 일을 하라는 건 죽으라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아르세는 후련한 표정을 짓고 있다.
병사들이 그의 발에 두꺼운 족쇄를 채운다.
이제 그는 어디든 도망갈 수 없다.
길을 걷다 많은 백성들에게 돌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되려 웃고 있다.
그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로안더가 눈을 크게 떴다.
민혁도 알 수 있었다.
‘이 퀘스트의 종착점.’
아르세가 민혁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로안더가 중얼거렸다.
“아버지께서 세상에 남긴 ‘식신의 가장 위대한 힘’.”
민혁의 가슴이 크게 뛴다.
식신이 세상에 남긴 가장 위대한 힘.
그 말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만 같았다.
“신분을 논하지 않고.”
아르세가 희미하게 웃었다.
“성별을 가리지 않으며.”
“또 나이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게 음식을 먹을 방법이 여기에 담겨 있다 들었습니다.”
민혁은 천천히 그것을 건네받았다.
[연계 퀘스트: 새로운 신을 위하여 완료.] [식신의 마지막 비기 모두를 위한 즐거움을 획득합니다.]민혁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식신이 남긴 가장 위대한 힘은 어떤 힘을 가졌을까?’
그런 의문을 가질 때, 곧바로 아르세가 말한다.
“이건 제가 당신께 드리는 감사의 뜻입니다.”
식신의 마지막 퀘스트는 총 두 가지 보상을 가리켰다.
하나는 ‘?’였고 또 다른 하나는 식신과 관련한, 즉 먹을 것과 관련한 스킬창조다.
[유토피아의 하늘이었던 아르세의 권능이 발동됩니다.] [아르세의 권능에 따라 당신은 식신과 관련한 스킬 창조를 1회 하실 수 있게 됩니다.] [단, 무리한 스킬을 창조하려 할 경우 스킬창조가 소멸됩니다.] [스킬창조는 총 열 번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곧 아르세가 병사들을 양옆에 끼고 끌려갔다.
민혁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새로이 얻은 힘을 확인해 봤다.
(모두를 위한 즐거움.)
식신의 비기.
레벨: 없음
소요마력: 30,000
쿨타임: 240일.
효과:
⦁한 개의 요리를 수만 개 또는 수천만 개에서 수억 개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단 어떤 재료를 사용하든 특수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맛은 동일하다.
⦁마을, 영지, 왕국, 제국 전체에 적용 가능하다.
“……!?”
민혁은 모두를 위한 즐거움이 어떤 스킬인지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내가 가진 그 어떤 식신의 스킬보다 가장 뛰어난 요리일지도 모른다.’
신분, 나이, 성별.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동등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배고픈 자들, 모두에게 요리해 줄 수 있는 방법.
‘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식신의 가장 위대한 요리입니까?’
민혁은 식신의 뜻을 아주 잘 느끼게 되어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또 스킬이란 것이 ‘강함’과 ‘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여 계산해도 이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약 6천만 국민이 있다. 그들에게 하나의 요리의 값을 1만 원이라고 잡고 계산하여 모두에게 먹인다면 자그마치 6,000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미쳤다.
한 번의 요리가 어쩌면 6천억의 가치를 가진다.
물론 민혁은 이 모두를 위한 즐거움을 유토피아 이들에게 적용할 생각이었다.
민혁이 로안더에게 말했다.
“로안더, 1시간 내로 너의 모든 백성에게 맛있는 음식을 줄까 해.”
로안더도 그 능력에 대해 얼핏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런 대단한 능력을 선뜻 유토피아 이들에게 써주는 민혁이 고마울 따름이다.
민혁의 표정이 보인다.
그는 수백 년 만에 음식을 접하고 행복해할 이들에 의해 설레하고 있다.
민혁이 요리하기 시작했다.
* * *
민혁은 유토피아 이들을 위해 호박죽을 끓였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입에 감기는 뜨끈한 호박죽은 부담감이 적었다.
그가 만든 호박죽이 단숨에 모두의 앞에 나타났다.
뜨뜻하고 달달한 호박죽을 먹은 백성들이 눈물 흘리고 있다.
그리고 성벽 위에 자리를 잡은 민혁도 호박죽을 먹으며 감탄하고 있다.
“으하하하하, 달짝지근하니. 조오타!”
로안더는 그런 민혁을 보며 고맙고 또 감사했다.
눈물 흘리며 호박죽을 허겁지겁 먹는 백성들을 바라보자 그의 가슴이 따스해졌다.
‘우리는 받은 것밖에 없다.’
그에게 비옥한 땅과 놀라운 재료를 주기로 하였지만, 그럼에도 받은 것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생각은 모든 백성들도 함께하고 있을 터다.
호박죽을 뚝딱 먹은 민혁이 로안더에게 다가왔다.
“아우야, 나는 좀 쉬어야겠구나.”
인사를 한 민혁이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고 로안더가 백성들 앞에 섰다.
“나는 오늘 왕이 되었고, 그 왕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저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대들도 느끼고 있을 거라 믿는다.”
백성들은 지금 맛있는 호박죽을 먹으며,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니 감히 청한다. 1골드라도 좋다. 음식을 먹은 우리 모두 감사의 뜻을 담자. 금액은 그대들이 넣고 싶은 만큼이다. 1골드여도 말이다.”
로안더는 백성들이 부담 갖지 않았으면 했다.
온 백성이 즐거운 미소를 머금으며 호박죽값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 * *
푹 쉬고 돌아온 민혁은 걱정이 많았다.
‘천외제국의 내로라하는 자들이 이곳에 왔으니, 꽤 손해가 크겠군.’
유토피아에 온 이들이 천외제국의 수익의 약 40%를 담당한다.
그만큼 그들의 비중이 높음을 의미했다.
아마도 당분간은 유토피아를 통해 많은 소득을 얻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3개월 이후에는 천문학적인 소득을 얻을 것이다.’
그것이 민혁의 계획이었다.
새로운 세상과의 교류는 분명히 엄청나게 값지니까.
그리고 로그인해서 돌아온 민혁에게 헐레벌떡 로안더가 달려왔다.
“형님, 오셨습니까.”
“그래, 아우야. 난 슬슬 돌아갈까 한다.”
민혁은 어서 돌아가서 소고기 구이세트를 먹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고 여유로이 말이다.
그에 로안더는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자주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백성들과 함께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조금 모았습니다.”
“에헤이, 뭘 그런 걸~ 됐어, 됐어. 아우님 쓰시게.”
마치 ‘택시비’를 챙겨주려는 동생과 같은 모습이다.
“형님, 꼭 받아주십시오. 그저 형님 ‘밥값’하시라고 좀 모아본 거니 부담 갖지 마십시오.”
“허헛, 밥값이라, 내 밥값은 좀 많다네. 아우.”
그리고 곧 민혁은 들을 수 있었다.
[939,10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훌륭한 밥값이었다.
그리고 감탄했다.
‘내 밥값을 아주 잘 알고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