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96
밥만 먹고 레벨업 997화
[도전자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통제의 시련을 동시에 완료하였습니다.] [도전자가 통제의 동굴의 총달성도 65%를 기록합니다.]로카더가 전율했다. 등 뒤로 소름이 돋아올랐다.
사내를 무섭게 하던 어둠이 걷히고, 그를 힘들게 하던 반복적인 행동이 멈춰지며, 그를 쫓던 배고픔이 사라진다.
사내가 시련이 종료됨과 동시에 인벤토리에서 빵을 꺼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로카더가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말이다.
나는 할 수 있다.
이것은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또 어떤 때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그저 ‘오만’에 불과한 말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누군가의 ‘객기’일 뿐인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내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가 했던 그 말이, 그가 이제껏 있던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헤치고 나아갔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고작 그 말 몇 마디에, 그가 살아온 모든 길이 보이는 것 같았으며.
‘어째서 그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시련을 통과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로카더가 허탈하게 웃음 지었다.
저 사내라면, 헤라클을 맡기고 안식에 빠져들어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정체도 모르는 자에게 헤라클을 맡긴다는 것에 로카더는 분명 불안해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러나, 곧 로카더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멈춰주시오.’
마지막 시련이 남았다.
문제는 그 마지막 시련이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다.
그리고 1~4까지의 통제의 시련을 달성도 50% 이상으로 해낼 시에 시스템은 마지막 시련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는 절대 5차 시련을 깰 수 없다.
그 이유는.
‘나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곳엔 만능손 로카더. 자신의 분신이 나타난다.
그 분신은 모든 것이 로카더와 같다.
아니, 전성기 시절의 자신이었기에 그는 이길 수 없다.
물론.
‘또 다른 진실을 마주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부디 포기하고 바로 이곳으로 왔으면 한다.
하지만 그는 곧 결단을 내렸다.
[도전자가 통제의 동굴의 마지막 시련을 진행합니다.]“…….”
로카더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마지막 시련을 실패하면 현재 달성도 50%를 달성했다 한들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때문에 이곳으로 오는 길은 영영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금 죽음에 이르러가는 로카더도 죽게 된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 정도.
“쿨럭……!”
로카더가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가 사색이 되어 말했다.
“헤라클, 그가 설령 이곳에 오지 못해도, 꼭 그를 찾아가거라. 그에게 널 부탁한다 했던, 내 말을 전해주거라.”
그 말이 끝이었다.
로카더의 시야가 어둠 속으로 파묻히기 시작했다.
털썩-
그가 기절했다.
* * *
총 세 개의 시련을 한꺼번에 클리어한 민혁은 미친 듯이 빵과 같은 먹을 것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며칠 동안은 허기가 억눌러지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허기가 그를 집어삼켰다.
그것은 폭식 결여증이 무척 심했을 때와 비슷했다.
그렇기에 더욱더 반복적인 행동을 하여 몸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항상 했던 말을 곱씹었다.
-나는 할 수 있다.
이 말이 가지는 힘은 컸다.
쓰러지지 않게 그를 잡아주었고,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말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되었을 때,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1~4개의 통제의 동굴 시련을 완료하셨습니다.] [당신은 총 세 개의 통제의 시련을 말도 안 되는 성과로 해내셨습니다.] [총 65%의 달성도를 기록합니다.] [당신은 통제의 동굴을 벗어날 시 로카더에게 그 어떤 아티팩트든 1회 강화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통제가 남아있습니다.] [당신은 50%이상의 달성도를 기록함에 따라 더 이상 통제의 시련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고. 마지막 통제는 쉽지 않습니다.] [경고. 마지막 통제는 쉽지 않습니다.]계속해서 알림창이 점멸한다.
알림창이 시련의 진행을 이렇게까지 권고하지 않는 것은 처음 본다.
‘애초에…….’
이 시련은 깨는 것이 불가능한 시련이다.
1~4번째까지의 통제의 시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보통의 이들은 그 시련들을 깨도 달성도 50%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마지막 시련을 결국 해야만 하는 거지.’
알림 스스로가 마지막 시련은 권장하지 않을 정도이니, 모두가 해내지 못하는 게 맞다.
하지만 민혁은 이미 알게 되었다.
‘기둥의 요리재료.’
그 재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재료가 뻔히 눈앞에 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마지막 시련을 진행한다.”
곧바로 알림이 들려왔다.
[마지막 통제가 시작됩니다.] [마지막 통제는 좌절입니다.] [만능손 로카더와의 승부에서 승리하셔야 합니다.]‘로카더를 상대로 승리하라고?’
민혁은 엄습하는 불길함을 느꼈고 그것은 곧 현실이 되었다.
[만능손 로카더와 끝나지 않는 승부가 펼쳐집니다.] [로카더와 당신은 쉬지 않고 제작 승부를 펼칩니다.] [만들고자 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시스템이 상대방을 관조하여 그의 손재주 스텟을 비롯한 만드는 것과 관련한 것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려 합니다.] [당신은 이미 시스템이 상승시키려는 범주 이상의 힘을 가졌기에 어떤 것도 상승되지 않습니다.] [주어진 이틀 동안 최대한 높은 등급의 무언가를 만들어내어 로카더의 점수의 70%를 달성할 시 승리합니다.] [만들어지는 모든 것은 점수가 매겨집니다.] [신등급 10점, 전설 7점, 에픽 5점이며 그 이하는 점수가 반영되지 않습니다.] [패배 시 다시 승부를 펼치게 됩니다.] [승부를 펼치며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든 현실 시간으론 5분이 지나 있을 것입니다.]‘……헐?’
민혁은 만능손 로카더와의 승부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다름 아닌 손재주의 아버지다.
그러나 한편으론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70%라면…….’
민혁은 아테네 유저들, 그리고 NPC를 포함해서도 거의 정점을 찍을 정도로 높은 손재주 스텟 보유자였다.
또 하루에도 수십 개 이상의 요리를 만들어내기에 손재주는 계속 비약적으로 상승해 왔다.
그리고 민혁이 만들어내는 높은 등급의 요리 완성 확률은 실제 혜민아빠보다 몇 배 뛰어나다고 알고 있다.
그 정도로 민혁은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그가 8기둥이긴 하지만…….’
해볼 만할 것 같다.
민혁이 선 동굴이 곧바로 변화했다.
아무것도 없는 초원이었다.
[상상하는 재료,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때론 주방, 혹은 대장간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상상만 하면 원하는 모든 것이 쥐어진다.
그리고 곧 민혁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로카더를 볼 수 있었다.
로카더는 헤라클에게 들었던 인상과 달랐다.
‘중년인의 모습이라고 들었는데?’
그와 다르게 로카더는 젊은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로카더가 무심한 눈빛으로 민혁을 바라본다.
“안녕하세요?”
민혁의 말에 로카더는 반응하지 않았다.
곧바로 알림이 들려왔다.
[이곳의 로카더는 그의 분신에 지나지 않습니다.] [분신 로카더는 전성기 시절의 그의 힘을 발휘합니다.]민혁은 그제야 그가 진짜 로카더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과거 전설 등급 요리 열 개를 연속으로 만들어낸 적이 있다.’
꽤 오래전의 과거였으나 요리의 신과의 내기 당시 그것을 해낸 적이 있다.
3일 동안 만드는 것이며, 실패 때마다 무한 반복이 가능하다.
충분히 그때와 같은 쾌거가 가능하리라.
그리고 곧 알림이 울려 퍼졌다.
[승부가 시작됩니다.]곧바로 로카더의 앞으로 거대한 대장간이 만들어졌다.
그 대장간 안으로 로카더가 걸어 들어간다.
민혁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도 요리에 최적화된 주방을 생각했다.
그러자 단숨에 만들어졌다.
‘이로써 가능성은 더 크게 올라갔다.’
잘 생각해보면, 이 시련은 그저 높은 등급의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티팩트 제작의 경우 요리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때문에 분신 로카더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민혁은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만능손의 가속이 발동됩니다.]“……?”
민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그는 자신이 했던 생각을 정정할 수밖에 없었다.
푸쉬이이이익-
태애애앵! 태애애앵! 태애애앵! 태애애앵!
로카더는 마치, 민혁이 ‘배고픈 자의 요리’로 열 배 가속화되어 움직이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눈에 보이지도 않잖아?’
민혁의 배고픈 자의 요리는 10배 가속으로 요리한다.
그런데 로카더의 가속은 거의 20배는 빨라 보였다.
잔상을 남기며 빠르게 움직이는 로카더에 의해 어느덧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쇠가 달궈진다.
“나도 질 순 없지.”
민혁은 마음을 다잡았다. 그 또한 배고픈 자의 요리를 발동하여 요리속도를 가속화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좋지.’
빠르게, 그리고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요리는 제육볶음.
재료는 당연히 신등급 재료를 상상하자 모두 만들어졌다.
그리고 막 민혁이 핏물이 빠진 고기를 양념에 버무리고 프라이팬을 달구고 있던 때다.
[로카더가 신등급 검을 완성시켰습니다.]“……?”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속도란 말인가?
이제 고작해야 5분도 채 지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로카더가 있는 대장간 안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오더니, 빛으로 만들어진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혁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곧 자신의 요리에 정신이 팔려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았다.
정체 모를 손들 여러 개가 두둥실 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자 전부 로카더의 손이었다.
대장간에서 걸어 나온 로카더가 이번엔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의 앞에 조각을 위한 거대한 석고가 놓여있다.
여러 개의 손들과 실제 로카더의 양손.
그 손들이 조각을 시작한다.
민혁은 방심하고 있던 것이다.
8기둥은 세상의 중심이 되는 자들이다.
오블렌은 수백만 명 이상을 학살했고, 또 정말 악귀가 되었다면 인류를 모두 죽였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헬레냐는 신들의 땅을 위협했고 초월자들을 몰살시켰다.
아테네는 온 세상을 다스린다.
그리고 만능손 로카더.
그는 인간이었던 자라고 들었다.
그리고 헤라클과 가까이 지낸다.
그의 업적, 그의 이야기, 그 어떤 것도 들은 게 없었기에 어쩌면 민혁은 그를 과소평가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고작 50분도 안 돼서 아주 아름답고 멋들어진 조각상이 완성된다.
[로카더가 신등급 조각상을 완성시켰습니다.]민혁은 멍하니 지켜봤다.
그는 한 가지만 집중해서 만들지 않고, 번갈아가면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조각을 끝낸 그는 이번엔 그림을 그려냈고 그다음엔 요리를 만들었다.
[로카더가 전설 등급 요리를 완성시켰습니다.]그리고 이번엔 보석을 세공한다.
[로카더가 신등급 목걸이를 완성시켰습니다.]민혁은 그 압도적인 힘에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가진 능력들을 살펴야 앞으로의 제작에 유리하다 판단했다.
어느덧 로카더가 보유한 만능손의 가속이 해제된 듯 느려졌다.
그리고 여러 개의 손도 사라졌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로카더가 다양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낸다.
[로카더가 전설 등급 갑옷을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가 전설 등급 조각상을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가 전설 등급 돛단배를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가…….] [로카더가…….]끊임없이 울리는 알림을 들으며 민혁의 입이 바짝 타들어 간다.
그리고 그 장관에 민혁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렇게 단숨에 3일이 흘렀을 때.
민혁은 볼 수 있었다.
그의 등 뒤로 산처럼 쌓여 있는, 그가 만들어낸 무수히 많은 것들을.
[로카더가 총 9개의 신등급 무언가를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가 총 51개의 전설 등급 무언가를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가 총 27개의 에픽 등급 무언가를 완성시켰습니다.] [로카더의 총점수는 633점입니다.]민혁에게로 알 수 없는 상실감이 몰려왔다.
그때, 알림이 들려왔다.
[8기둥 중 하나. 로카더의 작품활동을 3일 동안 지켜보신 유일한 인물이 되셨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로카더는 하루에 최대 스무 개의 신등급 무언가를 만들어냈던 바 있습니다.] [로카더는 인간 중 살아 숨 쉬는 신화 그 자체이며, 모든 손재주를 관장하는 기둥입니다.] [보상으로 손재주 1%를 획득합니다.]하지만 그 알림이 기쁘게 들리지 않았다.
민혁은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그 시각.
기절한 로카더를 편히 눕힌 헤라클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저 수정구 속 허탈한 표정을 짓는 민혁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해내야 한다. 로카더, 구해줘야 한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헤라클.
그가 보기에도 로카더를 손재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해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헤라클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다.
그러다 문득, 헤라클은 과거 로카더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로카더를 이길 수 있는 자, 세상에 없지 않나? 그런데 마지막 시련 이상하다.
-그렇지, 헤라클. 세상에서 손재주로 날 이길 자는 없다. 그렇기에 그 시련의 이름이 ‘좌절’이라는 통제다.
-이상하다. 할 수도 없는 걸, 왜 만들어놓은 거냐!
그 당시 로카더는 작게 웃었다.
-사실 그 시련은 총 두 개의 통제가 함께하고 있단다. 그리고 나조차도 그 두 개의 통제 중 무엇이 진짜 그 시련의 통제인지는 알 수 없다. 하나는 너도 알다시피 바로 좌절의 통제고.
-헤라클도 안다. 방금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그에 로카더는 기특하다는 듯 웃었고 헤라클이 곧 궁금한 듯 물었다.
-다른 한 개는 어떤 건가?
로카더도 이 시련의 진짜 통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던 나머지 하나.
로카더가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작게 웃었다.
-바로 인내의 통제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