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62
63.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화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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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하나연을 데리고 갔던 카페.
산을 쌓아놓고 먹었던 하나연과는 반대로, 유정아는 커피 한 잔만을 시키고서 열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채널명은 정했어? ‘하나연 Ha nayeon’······? 너무 딱딱하지 않아?”
“영상만 올릴 건데 뭐.”
“그래······? 아무튼 채널 개설은 이렇게 하면 되고, 첫 영상도 업로드 해야지. 역시 소개 영상이 좋겠지? 다른 채널은 어떻게 하나 볼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신이 나서 찾는 유정아.
바로 하루 전에 얘기를 꺼냈는데도 자기 일처럼 나서준다.
나랑 친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하나연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유정아가 하는 대로 내버려둔 채 음료나 마시는데.
“어?”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노트북을 한 번.
그리고 나를 한 번 바라본다.
“왜 그래?”
“이거 좀 봐봐. 아무리 봐도 오빠 얘긴 것 같은데······.”
유정아가 떨떠름한 얼굴로 내게 화면을 돌렸다.
그녀가 보여준 것은 어떤 기사였다.
<연예계 소형 기획사의 그림자,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제목.
기사를 훑고 있는데 유정아가 걱정스레 말했다.
“내용은 특별할 것 없는데, 거기 나온 사례가 좀.”
그녀의 말대로, 기사는 이름없는 기획사들이 뜨기 힘든 엔터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대형 기획사들과 달리 소형 기획사의 아이돌은 갖은 설움과 무관심을 견뎌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문제될 일은 없었다.
하지만.
“C 기획사의 연습생이었던 H 양, 계약 후 반년이 지나기도 전에 작곡가인 K 씨의 권유로 계약 파기를 요구해. 완전히 나연이랑 오빠 얘기잖아. 특히 부유한 집안의 자제인 K 씨 어쩌고 하는 걸 보면, 빼박인데?”
기사에서 첫 번째로 든 사례에 문제가 있었다.
유정아가 단번에 눈치챌 만큼, 아는 사람은 알 법하게 써놓았다.
그것도 내가 재력을 이용해서 계약을 파기시킨데다 협박까지 했다는 뉘앙스로 말이다.
협박을 한 건 맞지.
착지 엔터가 워낙 터무니없는 짓을 했으니까.
원래라면 어이가 없었을 상황이었지만, 나는 웃음이 났다.
하필이면 이걸 물고 늘어져주네.
아마도 누군가 내 의도를 의심했거나.
혹은 의도야 어쨌든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던져보는 걸 수도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든 둘 모두 잘못 짚었다.
“이거 어떻게······잠깐. 오빠, 웃는 거야?”
유정아가 질린 듯 말했다.
“미쳤어. 다들 오해할 수도 있잖아! 그래도 좋아?”
“응.”
간단한 대답에 유정아가 정말로 미친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데?”
지금 이렇게 노이즈를 일으켜주면 고마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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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존재하는 기획사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연예계 소형 기획사의 그림자,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기사는.
처음에는 별 파문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기사를 읽은 몇몇 사람들 중 하나가.
[?? 여기 사례 1 김ㄷㅎ 아님?]: 하ㄴㅇ이랑 김ㄷㅎ. 이니셜부터 다 들어맞는데?
커뮤니티에 의혹을 제시하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헐 진짜네; 협박했다고?? ㄹㅇ??
└친해보이던데 둘 다 상도덕을 모르네…좀 실망이다ㅠ
└?? 김ㄷㅎ 금수저였어? 어쩐지 귀티나더라. 부럽네.. 기획사들 앓이하는 건 별로 안 와닿음. 더 좋은 조건 있으면 옮기는 거지 뭐..
└저런 찌라시를 믿냐 븅신들ㅋㅋㅋ 대표가 오죽 그지같이 대했으면 김ㄷㅎ한테 홀랑 넘어갔겠냐
대놓고 이름을 언급했으면 몰라.
이런 식으로 이니셜만 언급한다는 건 반드시 찾아달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호기심만 왕성해진 대중들이 당사자들을 찾아내는 건 금방이었다.
인물이 특정되자 해당 기사는 물론, 각 커뮤니티에서 여론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대다수는 여태 김도하가 보여줬던 모습과 매치가 안 된다며 중립기어를 박았고.
평소 김도하에게 불만을 가졌던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 가람에서 퇴출당했다는 사실까지 끄집어냈다.
[모르는 사람들 많네. 김ㄷㅎ 이쪽 업계에선 유명했음]: 본인 중소 기획사에서 3년동안 근무했는데 여자 연습생 새로 들어올 때마다 주의시키는 게 바로 김도하 만나지 말라는 거였음ㅋㅋ 찾아보니까 김ㄷㅎ랑 하ㄴㅇ 만난 경로도 애매하게 말하던데. 의심스럽다잉ㅋㅋ
└응 나는 엔터 대표였는데 그런 일 없었어^^ 개소리도 정성스럽게 하네
└근데 저거 진짜면 일부러 빼온거 아니냐? 돈 많다던데 자기가 기획사 차리려고 하는 걸수도ㅇㅇ
└헐 전에 비슷한 글 봤는데ㄷㄷ 왠지 지금 ㄱㄷㅎ 이미지 다 구라같다…
가람 엔터와 엮어서 말하니 설득력을 가지는 글도 있었다.
이후 예전 김도하에 대한 증언이 하나둘 나타나며 문제의 기사가 신빙성을 가질 때.
한 너튜브 채널이 영상을 올렸다.
바로 김도하의 팬계정인 ‘도하됴하’ 채널이었다.
[현재 발생한 논란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내용은 이랬다.
자신이 봐온 김도하는 절대 힘없는 소형 기획사를 협박할 사람이 아니며, 하나연과 김도하의 관계는 신뢰가 두터워 보였다고.
명확한 해명이 올라오기 전까지 자신은 김도하를 믿을 거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영상은 좋아요와 싫어요 비율이 상당히 차이났다.
즉, 아직은 그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었다.
이렇게 때아닌 논란이 길어지며 먹잇감을 포착한 다른 기자들도 가세를 해, 점차 스케일이 커지는데도.
└그런데 김ㄷㅎ는 왜 해명 안 하는 거임? 그럼 빼박 아님?
김도하 쪽에서는 별 말이 없었다.
간단한 입장문이라도 낼 법했지만 그는 조용했다.
마치, 불이 번지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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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데스패치에서 기사가 나고서 지난 시간이었다.
그동안 여러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TX 관계자나 기자들도 있었다.
그들에게 나는 한결같은 대답을 할 뿐이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그 말에 가장 큰 반발을 한 건 유정아였다.
“오빠! 내가 여기까지 찾아와야겠어? 얼른 뭐라도 좀 해!”
내 작업실에 오자마자 하는 말이었다.
소란에 하나연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자료들을 정리하며 내가 대꾸했다.
“뭘?”
“뭐든! 작은 불도 조심하자, 라는 말 몰라? 시간이 지나면 없던 일도 진짜가 될 수 있는 게 이 바닥이라고.”
유정아가 답답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글쎄, 이 경우엔.
“불이 아니라 와인이겠지.”
“와이인? 이 오빠 정말 왜 이래?”
“저어. 괜찮은 거예요······?”
우리를 지켜보던 하나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까부터 안절부절하더니, 유정아때문에 더 불안한 것 같았다.
“너는 너 할 거 해. 그건 잘 됐으니까 걱정 말고.”
“네에······.”
하나연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의미모를 대화에 유정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그게 뭔데? 나 걱정되니까 빨리 말해.”
확실히, 작업실까지 올 정도로 걱정할 줄은 몰랐다.
나는 시계를 봤다.
그렇잖아도 슬슬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아까 네가 시간이 지나면 없던 일도 진짜가 된다고 했지. 그건 왜 그럴 것 같아?”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는 듯 유정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야 나중에는 더 증명하기 어려워지니까. 그래서 다들 곧바로 입장문을 내는 거기도 하고. 늦어지면 의심스럽잖아?”
“그 의심도 증거가 없으니 하는 거지.”
“당연하지. 이런 일에 증거가 어딨어? 저쪽도 기록이 남아있으니 당당한 거잖아. 그러니까 오빠가 불리하다고······”
유정아의 말을 끊고서 내가 입을 열었다.
“증거가 있으면?”
“뭐?”
마침 올라왔네.
나는 시간 맞춰 뜨기 시작한 기사를 보며 씨익 웃음을 지었다.
“뽕 뽑을 때까지 숙성시켜도 괜찮지 않겠어?”
그러면서 유정아에게 보여준 뉴스란에는.
<하나연, ‘C 엔터에 있었던 건 사실······김도하가 구해줘’>
<C 대표와의 녹취록 공개 돼······사기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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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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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하가 구해줘? 이걸 믿으라고?”
송승현은 하나연의 인터뷰가 담긴 해명 기사를 읽고서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절대로 그럴 리 없었건만.
그 기사에서는 김도하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드러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나연이 하는 말은, ‘착지 엔터한테 사기를 당해 500만원을 계약금으로 냈는데, 그걸 김도하가 되찾아주고 계약도 무사히 해지시켜줬다’ 였으니까.
더불어 그녀는 자신은 사기를 당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으며, 데뷔곡을 의뢰하려고 만났던 작곡가가 바로 김도하였다는 이야기도 풀었다.
한 마디로, 김도하가 우연히 만난 하나연을 도와줬다는 게 확실히 드러난 상황이었다.
그에 따라 여론이 쏠리는 건 한순간이었다.
사기 당하던 고등학생을 성심성의껏 도와준 능력있는 작곡가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를 모르던 사람들에게까지 말이다.
모르는 사람을 도와줬다고.
다른 사람도 아닌 김도하가.
송승현으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다.
자신이 목격한 것은 물론, 신인개발팀과 갭 멤버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수두룩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김도하는 남을 위하는 위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기를 쳤으면 쳤지.
실제로 그는 사기 당한 경험이 있는 연습생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와, 진짜로 그거에 속는 멍청이가 있다고? ATM기도 그것보다는 똑똑하겠는데.’
······이렇듯 필터 없는 발언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거기다 더해 김도하 때문에 연습생에서 탈락하게 된 몇몇 사람들까지.
김도하는 그야말로 물질주의, 이기주의를 제대로 보여주는 인간이었다.
그렇지만.
<김도하, C 대표와의 녹취록 공개······사기 정황 드러나>
기다렸다는 듯 하나연의 인터뷰와 함께 낸 해명문에는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언제 녹음한건지 모를 녹취록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게다가 기자들에게 돈이라도 쓴 건지, 관련된 기사는 온통 김도하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거기에 간간이 하나연의 앨범을 홍보하는 기사도 껴 있었으니, 말 다 한 셈이었다.
[데스패치 박 기자 : 녹취본 얘기는 없었잖습니까. 확인하지도 않고 기사를 올렸다고, 저만 징계먹게 생겼어요. 앞으로 송 팀장님 건은 못 해드리겠습니다.]방금 들어온 메시지를 보면서 송승현은 지끈거리는 미간을 눌렀다.
기자, 특히 데스패치 기자랑 친분을 쌓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설마싶던 녹취본의 등장으로 그 카드가 방금 날아갔다.
‘젠장! 애초에 가정을 다르게 해야 했는데······내가 알던 김도하와 달라. 너무 얕봤어.’
송승현이 짜증스레 생각했다.
못해도 약간의 타격은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김도하는 들어온 물살에 노를 젓기라도 하듯 논란이 숙성되길 기다렸다가 유유히 자료를 풀었다.
만약 자신이 주도한 일만 아니었다면 아마 김도하 혼자 꾸민 일로 보였을 터였다.
그만큼 김도하의 대처에는 흠 잡을 구석이 없었으며, 그가 가져가는 화제성과 긍정적인 이미지는 상당한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었다.
무엇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진짜 불씨는 어딨는가?]이번 실패로 인해 데스패치를 저격하는 기사들도 간간이 보였다.
정확히는 데스패치를 이용한 자신을 저격하는 거였다.
‘이게 다 갭 녀석들이 바람을 넣어서.’
특히 블랙은 적대감 때문인지 좋은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까내리는 말을 듣다보니 자신도 방심한 것 같았다.
그때, 본부장에게서 호출이 들어왔다.
‘이 인간이 왜?’
찔리는 게 있었지만 그는 태연한 척 본부장에게로 갔다.
본부장이 그를 보자마자 내뱉은 첫 마디는 이랬다.
“너지?”
“······네?”
“데스패치 박 기자 말이야. 둘이 아는 사이잖아. 돈만 보고 움직이는 그 인간이 이유도 없이 김도하를 찌를 리는 없고. 그나마 이유가 될 만한 갭이 속한 팀이 2팀이니까.”
딱딱하게 말한 본부장은 뻣뻣해진 송승현을 보고서 한숨을 쉬었다.
“그 양반, 의심하고 있어.”
“의심······이라니요?”
“김남혁 말이야. 우리가 아들내미 엿먹이려고 기사 뿌린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증거는 없는지 확실한 말은 안 했는데, 조심해야 될 것 같아. 그 양반 커넥션이 얼마나 많은지는 알지? 만약 척이라도 지는 순간, 너는 모가지야.”
송승현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그 사람이 언제부터 자식한테 그렇게 신경을 썼다고 그럽니까?”
“망할 자식 놈이랑 화해라도 했겠지. 그딴 건 알 바 아냐. 앞으로는 확실한 건 아니면 김도하 건드리지 마. 찔러보지도 말고, 갭 애들이 뭔 말을 하든 그냥 무시해. 알겠어?”
“······알겠습니다.”
단호한 말에 그는 대답만 할 수밖에 없었다.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하는데.
“참. 데스패치를 잡다 못해 지금 엔터 쪽으로도 화살 날아드는 거 알지?”
본부장이 눈만 들어 그를 쳐다봤다.
“이번 일, 인사고과에 반영될 테니 그렇게 알아둬. 감봉도 각오하고. 시말서는 다음 주까지 내.”
“······네.”
그대로 그는 문을 닫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분개하는 것도 잠시.
그는 이내 쿵쿵거리며 갭 멤버들에게로 향했다.
‘하, 내가 진짜 이 자식들 때문에!’
한창 연습 중인 갭 멤버들을 쥐 잡듯 잡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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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나간 날 저녁.
‘김도하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더니!’ 라며 유정아가 떠난지 몇 시간이 지난 시점이기도 했다.
“피디님, 기분 좋아보여요······.”
하나연이 나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그랬나?
의식하고 보니 입꼬리가 조금 올라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ㅠㅠㅠ와 하나연 구해준거 넘 감동이다…앨범도 엄청 열심히 준비했을 것 같은데 진짜 기대된다ㅠㅠ
└어쩐지 병아리처럼 삐약거리면서 따라다니더라ㅋㅋㅋ저렇게 귀여우니 김도하도 뿌듯해할듯
└2월달까지 어떻게 기다려요..난 못 기다린다···.
└사기당할때 구해준데다 앨범까지 만들어준다? ㄹㅇ 참된 금수저 아니냐?
└지금 가장 기뻐할 사람 : 도하됴하 채널주인ㅋㅋㅋ배팅 성공했구연
생각지도 못한 해프닝으로 여론은 물론, 화제까지 끌어모았으니까.
홍보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이 정도면 음악 쪽에 관심 없던 사람이라도 하나연이라는 이름은 똑똑히 기억할 것 같았다.
‘돈 쓴 보람이 있네.’
더불어 언론사들에 자료를 주며 앨범 홍보까지 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아닌 척하셔도 다 알아요. ······그 기사때문에 속상하셨죠? 그래서 억지로라도 미소를······.”
하나연이 감성 가득한 눈망울로 말했다.
얘는 어디서 소설을 쓰다 왔나.
어떻게하면 저런 식으로 해석이 되는지 모를 일이다.
“그나저나 너는 인터뷰 안 해도 된다니까 굳이 해서는.”
“하지만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그래, 그래. 잘 했다.”
하나연이 억울하다는 듯 외치길래 얼른 달래듯 말했다.
그러자 표정이 풀어진다.
원래 하나연의 인터뷰는 안 하려고 했지만, 본인이 워낙 해명하고 싶다고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넣었다.
티는 안 냈어도 자기 일로 내가 욕 먹는게 싫은 모양이었다.
‘해봤자 처음에 잠깐 가람이랑 엮여서 욕 먹은 게 다인데.’
어차피 그것도 한때라는 걸 아는 나는 신경도 안 썼지만 말이다.
나는 하나연을 대충 달래고서 하던 작업에 집중했다.
이제 하나연 일도 얼추 끝났겠다.
슬슬 내 앨범에 집중할 차례였다.
적어도 5, 6월달에 발매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지금 시작해도 늦은 감이 있었다.
‘버틀러스는 작업이 거의 다 돼서 다행이지.’
곡은 다 써졌고.
가이드만 녹음하면 버틀러스에게 맡길 곡이 완성되었다.
솔직히 최동주에 비하면 노래에 자신은 없었지만, 버틀러스 정도의 수준이면 문제 없었다.
디렉을 내가 보기도 하고.
다만, 버틀러스에게 녹음을 맡기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세션······특히 드럼이 중요한데.’
이 곡은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첫 마디부터 들어가는 드럼이 포인트였다.
이걸 잘 살리려면 가상악기로는 표현할 수 없는, 리얼악기의 사운드가 필요했다.
‘실력 좋은 드러머라······.’
하지만 나로서는 아는 드러머가 없었다.
이왕이면 최고의 세션을 넣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그냥 구해봐야하나 싶던 찰나.
-지잉!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명을 확인한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 시간에 전화가 오네.’
한창 퇴근할 시간일 텐데 웬일인가 싶다.
“네.”
곧바로 받았는데도 상대는 묵묵부답이었다.
잠시 기다리다 내가 말했다.
“아버지?
-크흠! 나다. 요즘 좀 어떻냐.
요란스레 목을 가담고서 하는 소리는 그저 안부인사에 지나지 않았다.
아, 혹시 기사난 것 때문인가.
정말 보기보다 섬세하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답했다.
“늘 똑같죠, 뭐. 아버지는 별일 없으세요?”
-그래. 그냥 요즘 시끌시끌한 것 같아 전화해봤다. 별 일 없이 무탈해 보여 다행이구나.
무뚝뚝한 말투였지만 내용은 평소보다 자상했다.
슬쩍 웃음이 나오는데, 문득 내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바로 부스 안에 있는 전자드럼이었다.
아버지가 오다 주웠다던 선물이었다.
‘아버지라면 알 것도 같은데······?’
제품을 만들기 전에 테스트를 분명히 할 텐데, 어중이떠중이를 쓰지는 않을 것이었다.
실력 하나는 확실하겠지.
괜찮다니 이만 됐다며 전화를 끊으려는 아버지에게 내가 물었다.
“혹시 드러머 한 분 소개해주실 수 있으세요? 실력 있는 사람으로.”
-드러머? ······글쎄다.
얼핏 그냥 하는 말처럼 들렸지만, 3분 후.
[아버지 : 010-xxxx-xxxx]아버지다운 답장이 날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