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63)
재력, 무력, 명예, 외모까지. 모든 것을 갖춘 케이네스 H 스페이원 백작. 그런 그가 고작 15세에 불과하다니.
알브리안은 태호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하아, 역시 세상은 불공평하네요.”
“네 녀석의 재능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불공평하긴 매한가지일 거다. 나 역시 너의 재능에 부러움을 가지고 있으니까.”
알브리안의 대답에 태호는 멋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하하, 그런데 그…… 아르덴 백작님은 정말로 아름답나요?”
태호 역시 남자다 보니 이성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아름다움을 가진 이성이라면 더욱 관심이 생기겠지.
알브리안은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어드 전하께서 완전히 빠져계실 정도라고 하더구나. 과거에는 좋지 않은 소문들이 떠돌았지만, 그 소문이 거짓이라고 밝혀지면서 지금은 제국 제일미인 중 한 명이라 부를 정도로 유명하다.”
“아…….”
“게다가 아르덴 가문을 물려받은 이후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남성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고 들었다. 물론, 그녀의 등 뒤에 스페이원 백작가가 존재하는 만큼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어렵겠지.”
“그야말로 절벽 위의 장미꽃이네요.”
“적절한 표현이구나. 실수로라도 그녀를 건들었다간…… 분명, 가해자 측 가문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 거다.”
태호는 알브리안의 이야기에 쓴 웃음을 지었다.
좋아하는 여성의 남동생이 대기업에 버금가는 상회의 주인이며, 제5 서클에 도달한 고위 마법사라면 확실히 가까이 다가가긴 힘들 것이다.
‘심지어 아르덴 상회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니…….’
남자 쪽은 여러모로 자존감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과연 본인이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일까?’라는 의문으로 말이다.
“그래도…… 한 번쯤은 아르덴 백작님을 만나 뵙고 싶네요.”
알브리안은 팔짱을 끼면서 미간을 좁혔다.
“흐음, 아카데미가 곧 개학을 할 테니……. 수업을 참관하는 식으로 아카데미를 방문하는 것은 가능할 거다. 황제 폐하께서도 허락을 해 주시겠지.”
“그렇다면…….”
“그래, 내가 한번 말씀을 드려보마.”
알브리안의 미소에 태호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 대신, 아카데미의 방문은 네가 중급 익스퍼터의 검사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가 될 거다.”
해당 발언에 멈칫한 태호.
“저, 저는 아직 최하급 익스퍼터입니다만…….”
“너 자신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검기가 꽤나 깊어졌더구나. 아마 곧 하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올라서겠지.”
아주 미세한 차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알브리안은 그 차이를 알아보고, 태호가 다음 단계의 앞에 서게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그에 태호는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 정말입니까?!”
“그래, 확실히 용사의 성장력은 규격을 벗어났구나. 천재라 불리는 검사들조차 하급 익스퍼터에 도달하기 위해선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 그런데 목검을 처음으로 쥐어본 너는 고작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하급 익스퍼터에 도달하게 생겼으니…….”
“아하하하.”
태호는 멋쩍게 웃었다.
설마, 하급 익스퍼터에 도달하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이었을 줄이야. 아무래도 자신의 성장력이 남들보다 눈에 띄게 높은 모양이다.
“그래도…… 그만큼 가르치는 재미는 있구나. 자아, 그럼 서둘러 훈련을 재개하자.”
“아, 알겠습니다.”
재미라.
태호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목검을 집어 들었다.
알브리안의 구령에 따라 힘차게 목검을 휘두르는 태호.
그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지만, 주변 기사들은 그런 태호의 모습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거, 잘하면 1년 만에 소드 마스터가 되는 게 아닌가 모르겠네.”
“그러게 말이야. 처음에는 제대로 따라가지도 못하더니, 지금은 신입들의 훈련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어.”
“마르데니아 후작님의 말씀대로 재능 하나는 정말로 소름이 끼치는데?”
기사들의 술렁거림에도 묵묵히 목검을 휘두르던 태호는 곧 연병장의 주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헤엑……. 헤엑……. 헤엑……. 그, 그냥 죽여라.”
그는 정신 나간 강아지처럼 헐떡였다.
그렇게 연병장을 몇 바퀴가 달렸을까? 태호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식당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멍한 눈동자로 무슨 맛인지도 모를 음식들을 우물우물 씹어 먹은 뒤, 간단히 샤워를 마친 다음에야 침대에 엎드려 자빠질 수 있었다.
“요, 용사 때려치우고 싶어.”
그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그는 드르렁 코를 골면서 수마에 빠졌다.
* * *
아르카드 왕국이 마왕군에게 정벌 된 이후, 브리튼에겐 마계 백작이라는 새로운 작위가 주어졌다.
털썩!
“후우, 연이어 전쟁을 강행하려니…… 확실히 지치는군.”
소파에 걸터앉아 겉옷을 벗어 던진 브리튼. 그는 현재 마왕 루스펠의 명령을 받아 마왕군에 합류했다.
그리고 아르카드 왕국의 서쪽 국경과 맞닿은 아케디리아 왕국과의 전쟁에 참전하여 연전연승을 거두어들였는데, 무려 제6서클의 흑마법사가 참전했다.
승리는 당연한 것이나 다름없겠지.
“그래서, 제3 사도도 마왕군에 합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예, 아무래도 이웃 왕국이 마왕군에게 정벌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협력관계만을 바랐던 바르반 왕국의 여왕, 크리스티나 K 바르반.
그러나 마왕이 교단을 산하에 거두려고 하자, 그녀는 반발을 일으키면서 고려해 보겠다는 대답과 함께 시간을 질질 끌었다.
“아무리 소왕국이라곤 하지만, 고작 닷새 만에 한 국가가 정벌 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을 테니…… 그녀로선 여러모로 기겁할 수밖에 없었겠어.”
“300만의 마수와 25만의 마족. 그런 대군을 막아낼 국가는 아마 이 대륙에 몇 없을 겁니다.”
마왕이 마음만 먹는다면 바르반 왕국 정돈 손쉽게 정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왕 본인이 직접 몸을 움직일 필요 없이 말이다.
크리스티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분명 공포에 질렸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로 공포에 떨면 안 될 텐데 말이야.”
“예?”
오르가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브리튼은 고개를 젖히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왕국 하나가 닷새 만에 무너졌다는 사실보다도 나는 마왕이라는 존재가 더욱 두렵더군. 그를 알현했을 때는 진심으로 공포에 떨었지. 교주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기운. 그 기운에 나는 저항 의지를 한순간에 떨쳐내고,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
오르가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두 눈을 감았다.
그렇게 30초 정도 지났을까? 자세를 바로잡은 브리튼이 오르가를 바라봤다.
“제5사도에게 연락은 해 두었겠지?”
“예, 그는 제1사도님을 따르겠다는 대답을 남기며, 마계 자작이라는 작위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확실히 마음에 드는 녀석이야.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누구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지를 잘 알고 있어.”
브리튼은 흡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오르가는 너무나도 순순히 받아들인 케이네스의 모습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어쩌면 그가 다크니스의 협력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브리튼은 그의 가정을 부정했다.
“나 역시 만약의 경우를 가정해 제5사도를 한 달간감시했다. 하지만 다크니스와 접촉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어.”
“통신구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증거가 있나?”
“그건…….”
“확실한 증거도 없이 가정만으로 몰아붙였다간 녀석이 다른 마음을 먹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제거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깝지.”
브리튼이 케이네스를 옹호하고 나서자, 오르가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케디리아 왕국과의 전쟁에 집중할 때다. 제아무리 다크니스라 하더라도 마왕군의 앞에선 어쩔 수 없을 테니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마왕군의 산하에 들어간 교단은 더 이상 다크니스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확실히 다크니스에는 교주를 쓰러트릴 정도의 강자가 존재했다. 그러나 마계에는 마왕을 제외하더라도 ‘다섯 기둥’으로 불리는 마계 공작들이 있다.
“그들은 전원 제7 서클에 도달한 괴물들이다. 심지어 마왕의 경우에는 제8~9 서클 정도로 추측하고 있지. 아니, 이러한 추측은 무의미한가? 어차피 인간은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없으니까.”
씨익.
브리튼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자, 오르가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경지. 마왕 ‘루스펠 K 드제르트’는 그 경지에 도달해 마계의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다.
“대마왕의 재림이라고 해야겠군.”
* * *
라바디안 제국 남부지방에 위치한 우르간 산맥. 해발 수천m에 달하는 해당 산맥을 두 인영이 오르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후우.”
목적지에 도착한 것일까?
망토를 뒤집어쓴 여인이 동굴 앞에 멈춰선 채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녀의 뒤에는 검은 망토를 펄럭이는 해골이 서 있었다.
“아직도 말하는 게 불편해?”
“아직…… 조금…… 불편하다.”
마치 돌을 가는 듯한 기괴한 목소리.
여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귀를 틀어막았다.
“확실히 듣기에는 좋지 못한 목소리네. 그보다 네 부하들은 마왕의 아래로 들어갔다는 모양인데……. 지금 어떤 기분이야?”
“그다지…… 좋지는 않군.”
“하긴, 우문이었네. 그보다 마계의 게이트가 개방됐다니……. 과거의 인마대전이 다시금 재현되려는 건가?”
“그……럴지도.”
여인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후우……. 설마, 그 대공이 드제르트 왕가를 이어 마왕이 되었을 줄은……. 세상 참, 어떻게 돌아갈지 모른다니까?”
“그렇게…… 놀랄 일인가?”
해골의 물음에 여인은 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대공은 마계에서도 평화주의자로 유명했던 분이셨거든. 루시퍼께서 전쟁을 일으킬 당시만 하더라도 중간계와의 화합을 도모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분께서 중간계에 그 정도의 대규모 병력을 투입시키다니……. 마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여인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잠시 뒤, 바람이 차가워진 탓일까? 그녀는 두 팔로 어깨를 감싸면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얼른 들어가자. 날씨가 더 추워진 모양이야.”
수백 년간 눈이 녹지 않은 우르간 산맥의 봉우리. 365일 영하를 기록하면서 고위 마수들이 서식하는 덕분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산맥의 정상까지 닿지 않았다.
여인은 해골과 함께 봉우리 인근에 위치한 거대한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의 내부는 높이 5m, 폭 10m로 상당히 큰 통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300m 정도 걸었을 때쯤 거대한 바위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동굴에 이런 깔끔한 벽이 존재한다니. 도저히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순 없었다.
그리고 해골의 머릿속을 읽은 듯 여인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가로막힌 것처럼 위장해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어느새 수백 년이 지나 버려서. 지금은 그냥 내버려 두고 있어. 누가 봐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위벽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애초에 이곳까지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
“아, 가끔씩 마수들이 들어올 때가 있기는 하네. 그래도 하룻밤만 머무르곤 곧바로 나가 버리더라고. 그보다 이쪽이 출입구야.”
그녀는 벽의 우측 구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대놓고 만들어진 출입문.
여러모로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잠시만…….”
여인이 품속에서 열쇠를 꺼내 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철컥! 끼이익-
“자, 따라와.”
그녀는 해골에게 손짓하며 문 너머로 들어갔다.
“꽤…… 두껍군.”
벽의 두께가 상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해골. 그에 여인은 생긋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벽을 툭툭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