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74)
“우와~ 설마, 저런 큰소리로 고백을 할 줄이야.”
“저 사람이 스페이원 백작이지? 제국신문에서 몇 번 봤었는데, 정말로 똑같이 생겼네? 아니, 오히려 실물이 더 멋있을지도……. 그보다 저런 남자한테 고백을 하다니. 오르지 못할 산이라도 도전은 해 본다는 건가?”
일본에서 소환된 사쿠라와 중국에서 소환된 왕린은 케이네스와 네리스를 바라보면서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중세배경의 만화에서나 등장하는 귀족 간의 사랑이라니…….
잠시 뒤, 케이네스가 네리스를 안아주자, 두 여성은 꺄악! 소리를 질렀다.
반면,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호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물론, 본인 역시 20대 초반에 불과했지만, 10대 중반…… 아니, 중학교를 다녀야 할 애들이 마치 성인처럼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미국에서 소환된 알렉스는 케이네스를 보면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부럽다.”
그의 중얼거림에 캐나다 출신의 용사, 저스틴이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설마, 여자와 사귀어 본 적이 없는 거냐?”
알렉스는 고개를 돌린 채 작게 혀를 찼다.
“제길, 이래서 잘생긴 것들은 짜증이 난다고.”
“어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굳이 외모를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용사라고? 아까도 봤겠지만, 우리에게 대쉬해 오는 여자들은 꽤 많아. 물론, 그 뱃살로 호감을 얻긴 어렵겠네.”
저스틴은 알렉스의 뱃살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그런 저스틴의 웃음소리에 미간을 찌푸린 알렉스.
“이래 보여도 30kg이나 빠진 거야! 원래는 150kg이었다고!”
“오우! 너…… 대단한 남자였네.”
신장 180cm에 몸무게 150kg이었던 알렉스.
그는 용사로 소환된 뒤, 지옥 같은 혹독한 훈련을 거치고, 30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제길, 이곳에선 직접 햄버거를 만들어 먹어보려고 했지만, 맥X날X와 같은 맛이 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더 치솟는 것 같아!”
저스틴과 태호는 그의 분통에 쓰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알렉스는 신경질을 내면서 케이크와 푸딩을 미친 듯이 먹어 치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스틴은 한숨을 토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더니, 이내 소피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내 평생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봤어. 그런데 하필이면 황자와 약혼을 한다니……. 아니, 황자나 되니까 가능한 건가? 게다가 얼굴도 나보다 더 잘생겼잖아! Shxx!”
라바디안 제국의 제3 황자, 라이어드와의 약혼만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 달려가 대쉬를 해 보았을 것이라는 저스틴의 발언에 태호는 잠시 눈치를 살펴야 했다.
황족의 연인(?)을 상대로 그런 이야기를 꺼내다니. 누군가가 들었다간 분명 큰 논란이 되고 말 것이다.
“아, 그런데 태호, 영국에서 왔다던 용사는 어디로 간 거야? 이름이 그…… 뭐였더라?”
“제시카 페피즈(Jessica Pepys).”
“아, 맞아. 그래서 제시카는 어디 갔어?”
태호는 고개를 돌려 파티장의 구석진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스틴의 시선은 태호의 손가락을 따라 이동했다.
파티장의 구석에 비치된 소파에서 다섯 명의 영식들에게 둘러싸여 받들어지고 있는 금발의 여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와우~ 역시 화끈한 여자네. 원래는 모델이라고 했었던가?”
“맞아, 나는 그쪽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신장 170cm에 아이돌처럼 예쁜 외모. 그녀의 인기는 확실히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다.
물론, 사쿠라와 왕린 역시 귀여운 외모로 인해 수많은 교제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뭐, 나도 소환된 국가에서는 꽤 인기가 많았었다고?”
뚜렷한 이목구비와 노란 머리카락을 지닌 서양의 외모.
태호는 저스틴의 외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 가벼운 성격이 흠이기는 하지만.
“태호도 여자들한테 고백을 받았을 것 같은데…….”
“아하하하……. 재밌는 농담이네.”
“농담?”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어.”
“흐음, 그래도 알렉스보단 네가 먼저 결혼할 거야.”
저스틴이 알렉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태호는 쓰게 웃었다.
호그네르 왕국에서 소환된 알렉스. 그가 음식 코너를 한바탕 뒤적거릴 때, 호그네르 왕국의 제1 왕실 기사단 단장이 음식 코너로 다가갔다. 그리고 알렉스의 귓불을 세게 잡아당기면서 그를 음식 코너로부터 떨어트렸는데.
“끄아아아악! 태, 태호! 저스틴!”
알렉스는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다. 구원을 요청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스틴과 태호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동시에 큰 웃음을 터트렸다.
“저것 봐! 네가 먼저 결혼한다니까? 크크큭.”
저스틴의 발언에 태호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
영양가 없는 농담과 함께 와인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한 두 사람. 그들은 실컷 최고급 와인을 음미했다.
잠시 뒤, 두 사람의 대화에 왕린과 사쿠라가 끼어들었다.
“으음~ 이런 와인이라면 집에다가 왕창 쌓아두고 싶은걸?”
왕린의 말에 사쿠라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정말 맛있네요. 와인은 처음으로 먹어보는 거지만……. 이렇게 맛있다면 정말로 어딘가에 쌓아두고 싶어요. 아…….”
“응? 왜 그래?”
“저쪽에서 스페이원 백작님께서 다가오시는 것 같은데……. 그 이유를 아시는 분, 계신가요?”
사쿠라가 검지로 가리킨 방향에선 네리스를 윌트 백작에게 맡기고,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케이네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케이네스가 코앞에서 멈춰 서자, 저스틴과 태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세간에서도 유명하신 스페이원 백작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스페이원 백작님.”
저스틴과 태호의 인사말에 케이네스는 씨익 웃으면서 손을 휘저었다.
“대화에 방해가 되었다면 사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저도 대화에 잠시 참여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예, 물론이에요.”
대답한 것은 곧 21살이 될 신장 160cm의 여인, 왕린이었다.
태호와 마찬가지로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공석 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착석을 권했다.
“이곳에 앉으시죠.”
“예, 그럼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태호와 저스틴은 왕린의 행동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내, 스페이원 백작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것일까?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더니, 곧장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 눈치를 살피면서 뒤 따라 앉은 사쿠라.
케이네스는 네 사람을 보면서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저는 지구라는 세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고대의 문헌에서도 수많은 역사를 접해 본 만큼 여러분들에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죠.”
“말씀하신 흥미라는 것은 어떤…….”
왕린의 물음에 케이네스는 잠시 깍지를 꼈다.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직접 듣고, 두 눈을 보아 확인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세계의 다양한 기술들이 고대의 용사. 즉, 지구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
“어느 용사가 남겨둔 기록에 의하면 지구의 인족은 천공을 날아다니며,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도 일격에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를 한순간에 전소시킬 수 있는 병기가 존재한다고 들었습니다.”
“아, 그…… 뭐, 맞는 이야기입니다.”
멋쩍은 미소로 대답하는 저스틴.
태호는 쓰게 웃었고, 왕린은 미간을 좁히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그 병기를 만들고 싶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럴 리가요. 물론, 그런 무기가 존재한다면 마왕군을 손쉽게 막아낼 수 있겠지만……. 그 이후, 이 중간계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대륙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들 만큼의 대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겠죠. 그러니 지금의 저는 해당 병기의 개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왕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핵무기가 무조건 마왕군에게만 사용된다고 확신할 순 없었다. 마왕군이라는 주적이 사라진다면, 해당 무기가 인간들을 향할 수도 있겠지.
그 경우,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이 동반될 것이다.
“지금의 저는 단지 지구라는 세계에 관심이 많으며, 여러분들에게 후원을 하고 싶은 일개 귀족으로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호오, 후원이라면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턱을 괴면서 케이네스를 지그시 바라보는 왕린.
태호, 저스틴, 사쿠라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왕린과 케이네스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네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자, 케이네스는 미소를 유지하며 오른손을 들었다.
“단, 무료로 후원을 해 드리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스페이원 상회의 전속모델로서 활동해 주신다는 전제조건이 포함되어 있죠. 우선 계약금으로 금화 500닢을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계약금의 단위에 화들짝 놀란 네 사람. 특히, 왕린은 의심스러운 얼굴로 케이네스를 노려봤다.
“우리들의 장래를…… 기대해 보겠다는 의미인가요?”
“예, 맞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모델의 안전을 위해 경호원을 붙여드리거나, 무기와 방어구를 대여해 드리는 등. 불편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생활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모두 케어해 드릴 예정입니다.”
“저는 딱히 모델로서 활동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왕린의 대답에 케이네스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렇다면 제안은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계약금만 금화 500닢입니다. 장래 여러분들의 몸값이 오르게 된다면…… 모델의 활동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거금을 버실 수 있겠죠. 물론, 여러분들이 본국으로부터 생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받으신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용병 활동으로도 수익을 얻고 계시겠죠. 하지만…… 장기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보시길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장기적인 부분……?”
고개를 갸웃거린 왕린. 케이네스는 품속에서 종이와 만년필을 꺼냈다.
“예, 그렇습니다. 먼저, 고대의 용사들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해 드리자면, 이 대륙에 소환된 용사들은 대략 100~12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용지에 끄적여진 ‘100~120’이라는 숫자. 그리고 그 아래에는 ‘-90%’라는 퍼센티지 수치가 기입됐다.
“그중 80%가 사망하고, 오직 20%만이 생존하였으며, 그중의 대부분이 이 대륙에 남기를 희망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
모두가 잠시 침묵했다.
그들은 대륙에 남는 사람의 비율보다 사망률이 80%나 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케이네스는 쓴웃음과 함께 만년필로 ‘28’이라는 숫자를 기입하면서 용사들을 비잉 둘러봤다.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용사들이 미간을 좁힌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두 눈을 감으며 입을 연 케이네스.
“인마대전이 마무리되기까지…… 즉,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소요된 시간입니다. 용사들은 이 세계에 소환되고 무려 28년이라는 시간 동안 본인을 강화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왕군으로부터 승리를 거두고 나서야 긴 인마대전의 막을 내렸죠.”
케이네스의 이야기에 왕린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2, 28년이라고요?! 그건 정확한 정보인가요?”
“고대의 문헌은 각국의 자료들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리고 용사의 소환과 인마대전의 종결연도를 확인해 본다면, 제 이야기를 더욱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