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54)
“취익? 취이이익!”
녀석들이 아무래도 나를 발견한 모양이다.
나는 어깨에 걸친 스태프를 크게 한 번 휘두르면서 씨익 미소를 지었다.
“고작 오크에게 사용하기는 아까운 마법이지만…….”
활의 시위를 당긴 오크 궁사.
나는 놈들의 적의를 확인하고 곧바로 마법을 시전했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인페르노(Inferno)!”
시전어를 읊음과 동시에 허공에 붉은빛의 마법진이 생성됐다.
그리고…….
푸화아아아아아-!
불꽃을 뿜어냈다.
마치 드래곤의 브레스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화염이 전방을 향해 방사된 것이다.
“취이이익?!”
“취익!!”
거대한 화염과 강렬한 열기에 당황한 오크들. 녀석들은 우왕좌왕하면서 뒤늦게나마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염은 녀석들이 도망칠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네들이 공격할 시간 따윈 없어.”
두꺼운 가죽 갑옷조차 그들을 지켜 주진 못했다.
“취이이익-!”
활의 시위를 당기던 오크 궁사와 검과 방패를 쥔 채 달려오려던 오크 전사 등.
나는 스태프를 겨누면서 연이어 마법을 시전했고, 놈들을 불태웠다.
놈들은 비명과 같은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이른바, 돼지 멱따는 소리랄까?
이내 흙바닥을 거칠게 뒹굴었는데.
불이 꺼지게 내 버려둘 거 같아?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인페르노(Inferno)!”
다시 한번 거대한 화염이 놈들을 뒤덮기 시작했다.
잠시 뒤, 놈들의 부락에선 거대한 불꽃이 솟구치며 캠프파이어가 시작되었다.
지옥이란 이름의 캠프파이어가.
“흐음, 계획했던 것보다 너무 일찍 끝내 버렸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방적으로 진행된 토벌작업.
하지만…….
“이걸로 제1차 실기평가는 만점 확정인가.”
작게 미소를 흘리던 나는 이내 고개를 돌려 아르데알 일행에게 수신호를 보내려 했다.
그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만 아니었다면, 오크들의 시체를 회수하자며 수신호를 보내 세 사람을 불렀겠지.
나는 갑작스러운 살기에 흠칫 놀라면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자…….
스스스슥!
불꽃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세 개의 수리검.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재빨리 바닥을 굴러 수리검을 피해 냈다.
“크윽……. 이게 무슨……?!”
오크족이 수리검을 사용한다? 장군과 족장급 존재라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분명 부락에는 전사와 궁사밖에 없었을 터.
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보이지 않는 불꽃의 너머를 주시했다.
그 순간, 수리검과 마찬가지로 불꽃을 뚫고 나를 향해 돌진해 오는 검은 복면의 사내.
슈욱-!
“이런……?!”
녀석의 도검이 내 가슴팍을 향해 내질러 왔다.
번쩍거리는 검신이 시야에 들어오자, 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녀석의 공격을 회피했다.
서걱!
옷깃이 살짝 베였다.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해야 하나? 평소에 누님과 훈련을 한 보람이 있었구나.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복면의 사내를 노려봤다.
“……누구냐?! 아니, 이 경우에는…… 누군가 나를 죽이라고 사주한 건가?”
차림새는 누가 봐도 암살자였다.
게다가 원작에선 존재하지 않았던 전개.
나는 세린과 관련된 누군가가 암살자를 보낸 것이라고 순식간에 추측해냈다.
“…….”
녀석은 내 추측에 놀란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검격을 회피한 것에 놀란 것인지, 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놀란 감정을 감추듯 녀석은 눈동자를 좁히면서 지면을 박찼다.
파앗!
“이 자식…….”
확실히 암살자가 말이 많다면 그것도 이상하겠지. 하지만 도대체 누가 나를 암살하려고 한 걸까?
나는 녀석의 공격을 회피하면서도 머릿속에 몇몇 인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잠시 눈앞의 적에게 집중하던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눈을 번뜩이면서 오른쪽으로 몸을 내던졌다.
쐐애액-!
등 뒤에서 내질러온 도검.
해당 공격은 간발의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쯧……. 두 놈이었나. 게다가 최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들이라…….”
몸의 굴곡을 통해 방금 등 뒤를 공격해 온 암살자가 여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굴곡이 없으니 남성으로 추정해야겠지.
나는 작게 혀를 차면서 소리쳤다.
“당장 교수님을 불러와!”
내 외침에 머뭇거리는 세 인영.
그러나 아르데알이 함께하고 있었던 덕분일까? 세 사람의 기척이 71번 룸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는데.
“……어차피 죽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암살을 사주한 의뢰자를 말해 줄 순 없을까? 저승길의 선물이라는 셈 치고 말이야.”
그런 내 물음에도 두 암살자는 침묵을 일관했다.
“쯧, 저승길의 선물이라는 것도 모르냐?”
현재 내 머리 위에선 엔다이론이 녹화구를 양손에 쥔 채 둥실둥실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나는 암살을 사주한 의뢰인을 세린 또는 델트 정도로 추측했다. 그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하니까.
그리고 그들의 죄를 증명하기 위한 증거물을 확보하고자 엔다이론의 도움을 받아 영상기록물을 남기려 했는데.
녀석들이 이런 식으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면……. 뭐, 증거기록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
‘……그보다 그란스가 보냈을 가능성도 존재하려나?’
아직 본격적으로 데스 퍼레이드의 뒤를 캐지는 않았다. 그러니 교단과는 관련이 없을 터. 하지만 그란스는 세린과 황태자의 파혼으로 인해 분명 내게 분노하고 있으리라.
‘그래도…… 이런 애매모호한 시기에 나를 암살하려 하지는 않았을 거야. 오히려 나를 어떻게든 이용해 보려고 했겠지.’
나는 암살자들의 정체를 잠시 데스 퍼레이드의 교인으로 의심해 보기도 했지만, 이내 해당 의심을 거두면서 스태프를 겨누었다.
“그래, 암살자가 의뢰인의 이름을 술술 내뱉을 순 없을 거야. 그런데…… 내 정보는 제대로 확인하고 덤빈 거 맞지?”
내 물음에 두 암살자는 미간을 살짝 좁히더니, 이내 무기를 꽈악 세게 쥐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지면을 박차던 순간,
“암살을 하려면 목표물의 정보를 정확히 확인할 줄도 알아야지. 안 그래?”
나는 뒤로 물러나면서 씨익 웃으며 입꼬리를 귀에 걸었다.
그리고 내 중얼거림을 들은 것일까? 아니면 스태프를 타고 흐르는 강렬한 마나를 느낀 것일지도 모르지.
두 암살자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이미 늦었어.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번플레어(Burn Flare)!”
-엔다이론!
내가 시전어를 읊음과 동시에 전음을 받게 된 엔다이론이 황급히 지상으로 내려와 물의 장벽을 펼쳐 주었다.
투콰아아앙-!
“크으…….”
암살자들을 뒤덮은 화염 폭발.
수천℃를 가볍게 상회하는 초고온의 화염 폭발이 녀석들의 등 뒤에서 일어났다.
여성 암살자는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지만, 뒤늦게나마 몸을 내던진 남성 암살자의 경우에는 한쪽 다리와 한쪽 팔을 잃은 채 바닥을 뒹굴었다.
그는 사라져 버린 본인의 신체를 바라보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악-!”
나는 암살자들의 피해를 무시한 채, 작게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위험할 뻔했네.”
엔다이론의 장벽이 0.1초라도 늦었더라면, 분명 나 역시 큰 화상을 입고 말았겠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엔다이론은 내가 전음을 보내자마자 곧바로 지상으로 내려와 장벽을 펼쳐 주었다.
-이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있었나? 내가 한발이라도 늦었더라면…….
그는 내 옆으로 다가오며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그래도 늦진 않았잖아? 결과적으로는 아주 훌륭했어. 파트너.”
-……하아, 다음부터는 조금만 일찍 지시를 내려줬으면 좋겠군. 네 녀석 때문에 내 정령석에 금이 간 것 같다.
정령석에 금이 간 것 같다는 건 ‘간이 떨어질 뻔했다.’ 또는 ‘심장이 철렁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지?
나는 그의 충고에 작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앞으론 노력해 볼게.”
이내, 그로부터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고 눈물을 쏟아냄과 동시에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암살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크으…….”
녀석의 매서운 시선에 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먼저 공격한 건 너희라고?”
그런 내 발언에도 녀석의 눈빛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녀석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 어금니를 꽉 깨물었고, ‘까득’이라는 소리와 함께 나를 향해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치 ‘네 뜻대로 되진 않을 거다.’라고 말하는 눈빛이랄까?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면서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이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한단 말인가?
그러나 그 의문이 일어남과 동시에 녀석의 몸이 스르륵 옆으로 쓰러졌다.
털썩.
“무슨…….”
나는 설마 하는 생각에 서둘러 녀석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녀석의 맥박과 눈동자, 입 안을 확인하였는데, 입 안에서 풍기는 냄새에 나는 얼굴을 와락 구기면서 혀를 찼다.
“제길, 독을 어금니에 심어뒀어!”
-……전형적인 암살자군. 붙잡힐 바에는 자결을 선택하겠다는 건가.
“그보다 71번 룸 근처에도 체크 포인트가 있었을 텐데……. 도대체 이 녀석들은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거야!”
나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 뒤로 대략 2~3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르데알이 교수님들과 함께 71번 룸으로 달려왔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교수들은 나를 향해 달려오더니, 바닥에 쓰러진 암살자를 내려다보았다.
“분명 71번 룸의 근처에는 13번 체크 포인트가 있었을 터. 서둘러 아시아트 교수님을 불러오세요!”
율리우스 교수님은 젊은 교수들을 향해 아시아트라는 교수를 부르라고 지시했다.
그에 한 교수가 통신구를 꺼내더니, 서둘러 아시아트 교수에게 연락을 걸었다.
하지만…….
“여, 연락이…….”
“그러면 당장 13번 체크 포인트로 가 보십시오! 어서요!”
“아, 알겠습니다!”
젊은 교수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율리우스 교수님은 내게 다가오더니 어깨를 세게 붙잡았다.
“케이네스 학생, 어디 다치지는 않았습니까?”
“예, 저는 괜찮습니다.”
내 대답에 작게 안도하는 율리우스 교수님. 그는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이겠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의 물음에 나는 두 암살자와의 충돌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물론, 제5 서클의 화염 마법인 ‘번플레어(Burn Flare)’의 사용은 감추었다.
바닥에 만들어진 크레이터의 크기가 제4 서클로 추정하기에는 상당히 의심스럽기는 하겠지만…….
“암살…….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교수님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5~10분 정도가 지나고, 13번 체크 포인트로 향했던 젊은 교수가 허겁지겁 71번 룸으로 달려왔다.
“유, 율리우스 교수님!”
13번 체크 포인트에서 발견된 것은 목이 잘린 아시아트 교수의 시체 뿐.
얼굴이 사색이 되어 버린 젊은 교수는 율리우스 교수님에게 자세한 상황을 설명한 뒤, 곧바로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아, 아시아트 교수님께서…….”
율리우스 교수님은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지면에 만들어진 크레이터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의심스러운 것이 하나둘이 아니겠지.
그러나 교수님은 작게 한숨을 흘리면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뒤덮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하아, 우선 케이네스 학생과 아르데알 학생은 마이아 교수님과 함께 던전을 나가도록 하세요. 마이아 교수님, 두 학생을 부탁드립니다.”
젊은 여교수, 마이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학생은 어서 저를 따라…….”
마이아라고 불린 갈색 머리카락의 교수가 내게 손짓을 해 오자, 나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오크의 시체들을 가리켰다.
“잠시 저것들만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재빨리 크레이터의 주변으로 달려가, 오크들의 시체를 아공간 주머니에 담기 시작했다.
A-1클래스 제7조 조장인 내게는 조원들의 점수들을 확보할 의무가 있었다. 물론,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품는다는 것은 확실히 비정상적이겠지.
그래도…….
“코볼트만으로는 20점밖에 안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