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93
그리하여 그들에게 간접 광고 관련 제작비를 더 요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 저녁 식사는, 래원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의 마지막 카메오와도 자연스럽게 연을 맺을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것이다.
일석이조. 일거양득.
이는 래원이 좋아하는 일 처리 방식이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87화 – 리디북스
* * *
런던 노팅힐에 있는 음식점.
“(레스토랑 조든 람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래원과 다리오 본부장, 그리고 뮤지컬 의 프로듀서 맥킨까지.
이 3명의 손님을 직접 모시러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오너 셰프 ‘조든 람보’였다.
람보의 VVIP 대접을 받으며 따라 들어간 곳.
하얀 식탁보가 깔려있고 그 위에 크리스털 촛대가 놓여있는 정갈한 테이블이 보였다.
직접 하우스 와인을 따라주고 러쉬 아워의 런던 교통 체증에 대해 농담을 던지는 조든 람보의 모습을 보며, 맥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뭐야? 조든 람보가 직접 서빙 해주는 거야···?)’
맥킨이 주위를 둘러봐도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테이블은 여기뿐이었다.
세 사람은 그의 추천대로 양고기 스테이크 코스를 주문했다.
람보가 주방으로 사라지자,
맥킨이 먼저 잔을 내밀며 건배를 청했다.
쨍——
테이블 위, 3개의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한 모금 음미해본 맛 또한 일품이었다.
입안에 남아있는 와인 향을 즐기는 도중,
맥킨이 목소리를 낮추며 대뜸 물었다.
“(본부장님, 조든 람보와 아는 사이셨습니까?)”
“(아뇨. 저희도 오늘 처음 뵙는 겁니다.)”
다리오가 웃으며 답했고,
‘(근데 오너 셰프가 이렇게나 두 발 벗고 나와서 환대해준다고? 초면에···?)’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맥킨.
‘(다리오 본부장 이 새끼 대체 뭐지···? 분명 예약 다 차서 절대 불가라고 했었는데···. 예약을 떡하니 해낸 거 하며···.)’
래원은 이 같은 맥킨의 표정을 읽고서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와인잔을 빙그르르 굴리며 말이다.
“(에피타이저 준비 해드리겠습니다.)”
이윽고, 바질 소스를 곁들인 연어 샐러드가 나왔고,
포크를 든 맥킨이 래원을 향해 슬슬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실은 어제 촬영장에 갔었습니다.)”
“(어제요? 오셨으면 인사 주시지···!)”
“(방해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보다가 나왔습니다.)”
래원은 맥킨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지그시 미소를 지었다.
조용히 보다가 갔던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구태여 꺼낸 것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을 터.
“(라울이 재밌다고 했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직접 보니 퀄리티가 굉장하더군요!)”
“(어제라면 세트장 촬영이었네요. 저희 세트 디자이너님이 신경을 많이 쓰시긴 했죠. 어제 언제 오셨는지···?)”
“(오후에 갔었습니다.)”
인턴인 [올리버]가 심낭 압전을 진단해 낸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한 교수의 등장 씬.
그리고 교수와 [릴리]의 관심을 한꺼번에 올리버한테 빼앗긴 [매튜]의 질투.
이것이 어제 오후의 촬영 분량이었다.
맥킨의 입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랴, 음식을 먹느랴 쉴새 없이 움직였다.
“(세트장이나 소품들도 진짜 병원을 방불케 하는 데다가, 대본 자체도 원작 소설보다 재밌더라고요.)”
“(으아···. 과찬이세요. 원작 소설 만큼만이라도 잘 만드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다리오가 손사래를 쳤고,
맥킨은 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하하하. 그렇다면 이미 그 목표는 이루신 것 같은데요? 이런 드라마에 저희 뮤지컬이 소개될 수 있다니···. 넷플릭스에 공개됐을 때 세간의 반응이 기다려집니다.)”
그때,
“(랍스타 리조또 입니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디쉬 사이의 요리가 하나 더 서빙됐다.
접시의 크기는 작았으나 맛은 엄청났다.
래원은 스푼을 들어 이를 음미하면서, 연신 주방을 힐끔거렸다. 조든 람보를 관찰하는 중이었다.
그런 래원과 다리오의 관심을 끌려는 듯, 맥킨이 목소리를 높여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극 중에 저희 뮤지컬 의 공연 장면을 조금 더 길게 넣어주십사,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드디어 속셈을 밝힌 맥킨.
이것이 그가 오늘의 식사 자리를 마련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내, 다리오의 시선이 래원을 향했다.
다리오가 함부로 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려는 해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고려 부탁드립니다, 도 감독님!)”
“(하지만, 장담은 못 드립니다. 대놓고 간접 광고 티 내는 거 정말 싫거든요. 드라마 진행에 무리 없는 선에서 고려해 보겠다는 말씀입니다.)”
“(제..제작비 지원이자 광고료! 저희 측에서 조금 더 보태겠습니다.)”
맥킨이 이같이 외치며 다리오를 보았다.
지원 요청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하지만 다리오는 함부로 나서지 않았고,
래원이 한 마디 더 보탰다.
“(그러셔도 소용없습니다, 프로듀서님. 성의는 감사하나 그러신다고 저의 기준은 달라지지 않아요. 말 그대로 ‘간접’ 광고인 만큼, ‘드라마 진행에 무리 없는 선’ 이외의 기준은 있을 수 없습니다.)”
“(··· 네, 감독님 뜻 잘 알겠습니다. 말씀드린 광고료 추가 지불..도 하겠습니다. 도 감독님께서 저희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주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해야할 말은 할 만큼 다 했다고 생각한 래원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으며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어색해지려던 찰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희 레스토랑의 야심작, 양고기 스테이크입니다.)”
조든 람보가 때맞춰 나타나 메인 디쉬를 서빙해주었다.
맥킨의 눈이 다시 휘둥그레졌다.
오너 셰프가 직접 내어주는 게 광경이 드물기도 하고, 다른 이도 아니고 ‘조든 람보’가 직접 이렇게까지 하는 것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니까.
“(입맛에 맞으신가요? 오늘 특별히 시즈닝에 신경을 썼습니다만···.)”
게다가 래원과 다리오가 양고기를 맛보는 것을 지켜보며 눈치 아닌 눈치를 보는 모습까지.
맥킨에게는 낯선 광경이었다.
“(맛있다는 말보다 더한 표현을 찾고 있는데, 없네요. 그냥.. 정말 맛있습니다.)”
“(제가 먹어본 양고기 스테이크 중에 최고예요.)”
“(저도 양고기 스테이크가 이렇게 맛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세 사람에게 극찬을 들은 후에야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주방으로 돌아가는 그였다.
조든 람보.
영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과거, TV 출연 당시 독설가로 유명했다.
장사가 잘 안되는 레스토랑의 제보를 받고 문제점과 솔루션을 진단 및 제안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대중들이 조든 람보에게 환호를 보낸 것은, 그의 요리 실력이나 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그 괴팍한 성정 덕분도 있었다.
에둘러 말할 줄 모르는 직설적인 성미에 많은 이들이 속 시원함을 느끼며 인기몰이를 했다.
허례허식을 모르는 조든 람보가 지금 이렇게 구는 것은 분명 진심일 터.
맥킨이 이 상황을 신기하게 여기는 이유였다.
“(라울한테 들으니 내일이 마지막 촬영이라던데요?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도 감독님.)”
“(네, 내일은 라울의 분량이 좀 많을 겁니다.)”
래원의 이 말에 맥킨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런가요? 어려운 장면인가요?)”
“(으음···. 에피소드의 마무리랄까요? 라울이 무사히 깨어나고, 라울의 소식이 대서특필 되면서 우리의 주인공 올리버가 병원장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시퀀스죠.)”
“(잘 부탁드립니다, 감독님! 라울이 무대에서는 날고 기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걱정을 좀 했는데···. 카메라 연기도 곧잘 하더라고요?)”
“(그럼요. 앞으로 더 잘 되실 겁니다. 좋은 배우예요.)”
마치 자신이 칭찬을 받은 듯 입꼬리가 내려올 줄 모르는 맥킨이었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다리오가 돌연 질문을 던졌다.
“(참, 도 감독님, 연기하니까 생각났네요. 요즘 래미 씨 연기도 따로 봐주세요?)”
“(아뇨. 요새 우리 촬영 스케줄 아시잖습니까? 그러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그렇겠네요. 여기서 레딩까지는 거리가 꽤 되니···.)”
레딩(Reading)은 영국 남동부 버크셔주에 있는 도시로, 래미가 출연 중인 영화의 촬영지가 있는 곳이었다.
런던에서 아주 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바쁜 일정 사이로 쉽게 다닐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래원이 무슨 일이냐는 듯 물음표를 띤 표정으로 보자, 다리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고, 래미 씨 연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더라고요. 그쪽 감독님이나 촬영 감독님 말이 그렇길래 겸사겸사 한 번 가봤는데, 정말 그랬어요.)”
“(그래요? 반가운 소리네요.)”
“(아시겠지만, 초반에도 그렇고 얼마 전에는 감을 못 잡아서 감독님이 따로 디렉팅도 여러 차례 줬을 거예요. 안쓰러웠죠. 주눅 들어 보일 정도여서···.)”
“(아···. 그런 일까지 있었나요?)”
자존심이 센 래미였기에,
이런 것은 구태여 래원에게 말하지 않은 듯했다.
래원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다리오가 이를 의식한 듯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
“(중요한 건,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거죠. 래미 씨 표정도 훨씬 좋아졌고요.)”
래원은 씨익 웃으며 양고기 스테이크를 썰어서 입에 넣었다. 살살 녹았다.
‘이재윤이 시킨 걸 잘 하고 있는 모양이네?’
여러모로 기분이 좋은 저녁 식사였다.
“(잘 먹었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 뵐 수 있어서 반가웠고 영광이었습니다.)”
래원과 다리오 그리고 맥킨이 레스토랑을 나서자, 조든 람보가 문 앞까지 배웅을 나왔다.
래원이 먼저 악수를 청했다.
“(제가 영광이었죠. 셰프님이 주방을 휘어잡는 모습에서 영감도 받았고요.)”
“(하하하. 제 주방은 재미 없으셨을 텐데요···. 방송에서 연출됐던 거랑은 다르죠?)”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이미 머릿속에 콘티까지 나왔거든요. 하하. 촬영장에서 뵙겠습니다.)”
지켜보는 다리오의 얼굴이 흡족하게 피어있었고, 맥킨은 비로소 조금씩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뭐야···? 설마···. 조든 람보도 에 나오는 건가? 와우! 대박!)’
에 카메오 출연을 결심하고 직접 다리오에게 연락을 했던 조든 람보였다.
그가 윤지민 선수와 그 구단의 소문난 극성팬이라, 윤 선수의 드라마 출연 소식을 듣고 나서 래원의 전작들을 찾아본 모양이었다.
‘(윤지민 선수와 조든 람보가 출연한 드라마에 우리 뮤지컬이 소개된다? 와우! 200파운드 넘는 접대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데?)’
이제야 조든 람보의 오늘 행동이 전부 이해가 되는 맥킨.
그의 의문이 시원하게 풀리는 순간이었다.
* * *
드라마 의 4번째 에피소드 ‘피로 물든 무대’ 촬영이 끝나면서 전체 제작 일정 중 50%를 지나고 있었다.
이제 한창 스퍼트를 올리는 런던과 달리,
서울에서는 오늘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있었다.
오늘 촬영은 일찍 끝났지만 홀로 콘티를 점검하느라 모니터도 못 하는 상황.
지이이잉——
그런 래원을 부르기라도 하듯,
휴대폰이 울렸다.
민세라의 문자.
오랜만에 보는 이름에 반가움이 밀려들었다.
[민세라] 도 감독님, 런던에 잘 계시죠? 항상 고마워요. ‘보라’ 잘 해낼 수 있게 묵묵히 도와주신 것도, 저희 엄마 일도요. 실은 며칠 전에 유산 상속 집행이 됐어요. 이제 정말 끝이다 싶고···. 오늘따라 감독님이 더 보고싶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런던 일정도 응원할게요.래원은 여러 생각이 밀려들어 이 문자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맞다. 지금 시간이···?”
한국에서는 마지막 화 방송이 끝났을 시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단톡방이 오랜만에 불타올랐고,
주길호 국장에게도 따로 메시지가 왔다.
[주길호 국장님] 도 감독, 막방 최고 35%까지 떴어요! 정말이지, 수고 많았습니다!숫자가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 숫자는 곧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척도였다.
래원의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곧 바로 한국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기사를 보고 댓글을 확인하는 래원이었다.
[ ‘월미도의 선물’ 스스로의 인생을 구원한 4명의 청춘★ 우리 가슴속에 해피엔딩을 선물하다! ]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서로의 인생이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 있다는 따뜻한 이야기, 아쉬운 종영 ] [ 도래원표 힐링 드라마 이번에도 통했다! ]ㄴ 이제 도래원 이름 석 자 걸려있으면 무조건 본다!
ㄴ 그래서 감독님 차기작은요?
ㄴㄴ 지금 찍고 있잖아 영드
ㄴㄴ 소설 원작
ㄴㄴ 영드? 아놔···. 자막 달린 드라마 극혐인데
ㄴㄴㄴ 야? 나두! 근데 도 감독님이 찍었다면 봐야지ㅜ.ㅜ
ㄴㄴㄴ ㅇㅇ 덕후에게 뭔 힘이 있겠음ㅠㅠㅠ
[ ‘월미도의 선물’이 우리에게 남긴 선물들 (종합) ]ㄴ 연보 커플 영원해♥
ㄴ 이제 민세라는 이번 드라마 이후로 국민 배우 반열에 들게 될 듯ㅋ 레알 인생작이었다ㅋ
ㄴㄴ ㅇㄱㄹㅇ 문걸즈 시절이 다 잊힐 정도
ㄴ 이재윤은 왜 암말 없냐?
ㄴㄴ 이재윤도 굉장했지!
ㄴㄴ 전작은 긴가민가했는데, 이제 20대 초중반 남배 중에는 독보적임
ㄴㄴ 이재윤, 민세라는 대놓고 도래원 사단 아님? 연기 존잘러들인데 말해뭐함ㅋㅋ
[ 월미도88, “영화보다 원작을 존중한 구성으로 원작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드라마” ]ㄴ 와 원작자도 아쉬워할 정도면 말 다했지ㅠㅠ
ㄴ 자까님 저희랑 같이 웁시다ㅜㅜㅜㅜ
ㄴ 시즌2 가즈아!!! 드라마로 먼저 만들고 웹툰으로 가면 되잖아?
실시간 검색어와 드라마 커뮤니티 반응 또한 뜨거웠다.
래원의 심장도 덩달아 뜨겁게 뛰기 시작했다.
지이이이이잉———
그 순간,
애타게 울리는 래원의 휴대폰.
“영상 통화?”
안정원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
“실장님, 잘 지내셨어요?”
– 그럭저럭이요. 감독님은 얼굴이 좀 야위셨는데요? 영국 음식이 입에 안 맞으세요?
“하하. 잘 먹고 다니는데, 이번 달 촬영 일정이 조금 바빴어요. 날씨가 좋을 때라서요.”
– 아···. 런던 날씨 유명하죠. 날씨 좋을 때 바쁠 수밖에 없겠네요. 그럴 때일수록 영양제랑 잘 챙겨드세요!
못 본 사이에 잔소리가 잔뜩 늘어버린 안정원이었다.
래원의 매니저 자격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긴 했다.
– 보셨겠지만, 종영 반응이 아주 좋아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