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28)
328화. 역시 ‘목욕’ 하면 찜질방이지 (8) 걱정 마시라.
이래 보여도 전문가도 무릎을 꿇고 한 수 가르침을 청할 만큼의 실력은 되니까 말이야.
최근에는 디아한테도 전수해서 가끔 받고 있다.
그러니 효과는 보증하지.
“가만있어 봐.”
그대로 나는 축 늘어진 페나의 등부터 시작해서 차례대로 직접 아렐표 손 마사지로 풀어 주기로 했다.
물론 번거로울 리가 있나.
나도 나름대로 이런 건 소소하게 즐겁거든.
특히나 페나는 완전히 안심하고 있느라 깜박 의식하지 않는 듯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고작 얇은 옷 한 장만 걸치고 있지.
‘얘는 대담한 건지 둔한 건지, 원..
속으로만 중얼거리며 나는 페나의 뭉친 혈을 꾹꾹 풀어 주었다.
평소에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사람의 특유의 혈이군.
나 정도 되면 보면 다 안다.
“ 후아.
처음에는 부끄러운지 약간 버둥거리던 그녀였지만 이내 정말로 몸과 마음이 풀리는지 안심하는 듯 녹아내린 목소리가 들렸다.
“아? 맞다. 아렐, 나중에 나한테도 가르쳐 줘.”
“응? 굳이 필요하면 우리 성에서 일하는 하녀한테 부탁해도 되는데?”
“아이 참, 그게 아니라.”
페나는 슬며시 웃으며.
“그래야 나중에 나도 아렐한테 해줄 거 아냐.”
그 말에는 나도 살짝 한 방 먹은 듯 잠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얘는 대담한 건지 둔한 건지, 원.
“으음, 그렇군. 뭐, 나중에 천천히 가르쳐 줄게. 다만 요령이 필요하니까 제대로 가르쳐 줄게. 잘못 짚으면 엄청 아프거든.”
뭘, 시간은 넉넉할 것이다.
“어차피 이젠 딱히 할 일도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장사도 충분하고.
이따금 생각나는 것 외엔 그렇게 일을 손대진 않을 것이다.
도시도 거의 완성이 됐으니 그렇게 신경 쓸 구석도 없지.
……음, 이 세상 어딘가에 조금 이상한 녀석들이 있는 것 같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굳이 할 게 있다면 그냥 느긋하게 살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그렇게 살면 되는 게 아닐까?”
아이란 대목에서 왠지 페나의 혈이 다시 굳어 버린 것 같지만 뭐, 눈치 채지 못한 척하자.
대신 페나는 얼버무리듯이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꼭 그게 세상 다 산 늙은이 같다니까.”
“뭐, 그건 그거고. 아무튼 이 이후 일을 느긋하게 생각해 보자고.”
우리도.
그리고 저 바깥에서 뭔가 잔뜩 기대하는 듯 사심 섞인 눈길을 보내는 분들도 말이죠.
“다행히 두 분 다 좋은 분위기로 있는 것 같네요.”
“어머, 아샤 양은 그게 보이는 거니? 기사들은 대단하네.”
“그냥 기척이에요. 대충 두 분이 가까이 계시는 건 느껴지니까요.”
“엿보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만.”
“어머, 정말이니?”
“오, 역시 고위 마법사! 자! 어서 그 마법을 보여 주렴.”
“관두지 말임다, 디아. 리파나 님, 메릴 님. 나중에 두 분께 무슨 말을 들으려고 그러는 검까?”
“저도 동의해요. 그냥 두 사람의 분위기가 괜찮다는 것만 확인했으니 슬쩍 물러나요.”
……욕탕 바깥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나는 일부러 듣지 못한 듯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하여간 다들 이상한 오지랖만 많아요! 진짜!
그것보다 다들 대체 뭘 기대하는거 람?
그런 거 없거든?
일단은 말해 두지만 저 아렐은 이번에는 끝까지 단순히 목욕만 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오늘은 자리가 자리고 해서 딱히 양심에 어긋날 일은 하지 않았다.
약간의 장난은 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시간도 꽤 오래가진 못했지.
페나 쪽에서 먼저 기권하고 튀었으니까.
내 딴에는 뭘 눈치 볼 게 있나 하지만, 역시 여성 입장에선 관점이 다른가?
처음에는 태연히 있던 그녀였지만 나중에는 조금 안절부절못하더니 이 내 머리를 식히겠다면서 어디론가 비틀비틀 사라졌다.
어차피 우리 성에서 일하는 하녀들이 목욕 시중을 들기 위해 따라다니니까 별 걱정은 없지.
음, 좀 장난이 심했나?
나는 따듯한 물속에 잠수를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쩔까 고민하다 혼자 탕에서 노는 것도 왠지 뻘쭘해서 나왔다.
혼자 헤엄치면서 노는 것도 왠지 뭔가 아냐.
뭔가 시원한 거라도 마실까 하다가.
나는 식당가에서 느껴지는 진한 술냄새에 의아해했다.
“……누구야? 이 자리에서 대놓고 술판 벌이는 게.”
물론 후보는 많다.
드워프나 남성진들은 이런 대낮인데도 술판을 벌이고 싶어 하는 눈치였으니까.
그런 그들을 위해서 나는 일부러 따로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다만 지금 갖가지 술들을 쌓아 놓고 퍼마시는 인물은 그들이 아니었다.
애초에 혼자인데다가 여성이다.
그것도 상당히 희한한 인상의 여자였다.
뭔가 뒤죽박죽인 색의 머리카락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그 여자는 제법 도수가 높은 독주를 자기 머리보다 큰 잔에 한 번에 채워 놓고는 망설임 없이 들이켠다.
저거 저러다 훅 가는데.
장래에 간이 고생할 것 같은 여성이다.
‘……누구지?’
다만 내가 의아해한 건 그 여성은 내가 기억하는 초대객 중에는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침입자?
설마.
웬만한 인물은 여기 보안을 뚫고 들어오기도 어려울 텐데?
누굴까 궁리해 보던 나는 드디어 짚이는 인물을 한 명 떠올렸다.
그렇군. 그분인가?
이거 또 초대하기 어려운 손님이 발걸음을 하셨군, 그래.
“설마 계속 혼자서 마시고 계셨던 것입니까?”
나는 슬쩍 말을 걸며 그녀의 앞으로 걸어갔다.
“후하! 음? 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느니라. 이곳의 술은 충분히 맛나니까.”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뭐, 혼자시면 앞에 앉아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려무나. 어차피 자네를 부를 생각이었기도 했으니까.”
“이거 영광입니다, 켈리아의 여왕폐하.”
나는 히죽거리며 술을 퍼마시는 데 정신이 없는 켈리아의 여왕을 향해 눈웃음을 지었다.
평소라면 술을 혼자 마시는 미인이 있다면 그냥 순수한 흑심으로만 말을 걸었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간단히 대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 었다.
바로 그녀가 켈리아의 여왕.
헤티아 로아 제위렌로스.
모든 이종족을 통합하여 하나의 나라로 뭉친 여걸이다.
……뭐, 지금 이렇게 술을 물 마시듯 삼키는 걸 보면 그냥 알코올 중독자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으음, 설마 단번에 알아보는 것이냐? 재미없구나.”
“어디까지나 이번에는 아는 사람만 불렀으니까요.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사람이 떡하니 앉아 있는데 눈치 못 챌까요?”
“아하? 그것도 그렇구나!”
박수를 치며 껄껄 웃는 켈리아의 여왕.
……미안한데 솔직히 제정신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자리와 이런 꼴이라서 미안하지만 내 소개를 하지. 헤티아 로아 제위렌로스. 켈리아의 여왕이니라.”
“아렐 에르네시아입니다.”
어쩌다 보니 타국의 여왕과의 독대를 찜질방 식당에서 하게 생겼다.
“그건 그렇고 단번에 내 정체를 알아볼 줄이야. 과연 세간에 천재로서 유명한 사내답구나.”
“아뇨. 그런 건 아닌데요. 저 설마 그것만으로 납득하신 건가요?”
“음, 아니더냐?”
제가 명탐정입니까?
당신 얼굴도 모르는데 단번에 눈치 까게요?
그리고 내가 그녀의 정체를 알아챈건 처음부터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미 처음부터 그녀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은 이미 저희 폐하에게 언질을 받았습니다.”
“으음, 그랬던가?”
“설마 회담에 대타를 내보내실 줄。야.”
결국 현재 왕성에 있는 대타는 제일 형님에게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며 사정을 전부 털어놓았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자 켈리아의 여왕은 멋쩍은 듯 볼을 긁적이며 잔을 내려놓았다.
“장난이 지나치시군요. 자칫하면 국가 차원의 결례가 될 수도 있는거 모르셨는지요?”
“아니…… 본래는 에르네시아 왕국과의 우호를 위해 방문한 건 사실이니라.”
그녀도 머쓱해하는 걸 보니 자기가 한 짓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 못하는 안하무인은 아닌 모양이다.
“그 왜…… 이곳에 와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자네가 이곳에서 연회를 한다 하지 않더냐. 그럼 왜…… 지난번 보낸 술도 있겠지 싶었다. 그래서 그만……
뭔가 장난치다 걸린 어린애처럼 웅얼거리는 게 의외다 싶었다.
“술이라면 지난번 사신 편에 선물로 꽤나 보내 드린 걸로 압니다만?”
“에이! 그게 여태 남아 있을 거 같냐!”
이상하다.
제아무리 주당이라도 못 해도 반년은 넉넉히 먹을 양을 보냈다고 들었는데?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나는. 모습을 흉내 내는 데 능한 가신을 대리로 내세우고 직접 온 것이니라!
쳇! 그게 끝이다!”
“잔부터 좀 치우고 이야기합시다!
아니, 그새 또 따라 마시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이전에 선물을 보낼 때 켈리아에 보냈던 사신의 보고에 의하면 여왕의 언동은 꽤나 특이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거 같은데.
그게 사실이었군.
실제로 큰 문제는 없다.
애초에 그 대타 역시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입궁하자마자 바로 제일 형님께 양해를 구했고.
그도 역시 여왕의 성격이 별나다는 정보는 숙지하고 있었기에 웃으며 흘려 넘긴 것이다.
그리고 내게 곧바로 몰래 연락을 넣었다.
아마 그곳에 여왕이 있을 것이다, 라고.
“아, 그리고 대타를 비롯해 여왕님 측근의 전언도 있었습니다.”
“음, 뭔가?”
“돌아가면 당분간 금주라는군요.
그리고 강제 업무 한 달.”
“……이, 인간도 아닌 것들.”
아니, 인간 아니잖아요. 이종족이잖아요.
“그건 그렇고 용케도 여기까지 단신으로 숨어드셨네요?”
이동이야 텔레포트 마법을 쓴 것 같지만 이곳의 경비 체계를 잘도 뚫었다.
“그런 재주에는 조금 소양이 있느니라. 이래 봬도 이것저것 배웠으니까. 꽤 여러 가지를 할 줄 아느니라.”
그냥 무능한 술주정뱅이는 아니라는 뜻인가?
뭐, 내가 일부러 통과시켜 준 것도 있지만.
왠지 그녀라면 그게 아니라도 통과했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음, 자네도 한 잔 하겠는가?”
“아니, 그 그릇을 잔이라고 비유하면…… 그보다 전 조금 전까지 약혼자와 같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술냄새 풍기고 돌아가면 싫어할 테니 사양하죠.”
“아, 그 제국의 황녀 말인가? 그녀도 있었군.”
이미 페나에 대해서는 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제국과의 관계도 생각해 두어야 하는 건가….
“그건 나중에 페나랑 논해 보시죠.
거기까진 제 소관은 아닙니다. 정뭣하면 소개는 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만?”
“음…… 됐느니라. 지금 난 마시러 온 거지 일하러 온 게 아니니까.”
“아니…… 일하러 온 거잖습니까?”
“하기 싫으니 온 거 아닌가?”
“그건 그렇네요.”
“그렇지?”
이해할 것 같지만.
아니,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그냥 이 자리에서 생포해서 다시 왕성으로 돌려보내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 아닐까?
제일 형님은 이렇게 된 거 그냥 내쪽에서 잘 접대하라 했지만…….
솔직히 뭔가 떠넘긴 기분인데?
“그리고 굳이 여기에 온 건 의미없는 짓은 아니니라. 애초에 자네의 얼굴을 확인해 보려는 것도 있으니까.”
“음…… ‘저’를 말인가요?”
“왕의 얼굴을 봐두는 것도 좋지만…… 아니, 에르네시아 왕국이라면 왕보다 자네 얼굴을 먼저 확인해야 하지 않겠나?”
방금 전까지 만취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날카로운 눈초리.
그녀는 지금 노골적으로 내가 사실 상 왕국의 실세라고 평하고 있는 것이다.
음…… 딱히 부정은 못 하겠는데.
그리고 또 하나의 의미가 있는 것은 명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