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370)
370화. 교주의 출전 (2)
“소교주님……
“전황은 어떻지?”
알고 있지만 그는 일부러 조금 전까지 연합군과 격전을 직접 벌인 그에게 묻는다.
조금 전까지 로겔은 에르네시아 왕국의 소드 마스터에게 철저하게 난 도질당했다.
온몸이 40조각으로 토막 나는 진귀한 경험을 하고 온 참이다.
“힘겨운 참입니다.”
로겔은 솔직하게 전황을 고했다.
“소드 마스터들과 탑주들이 참전한 후에는 힘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음, 그렇겠지.”
죽지 않는다고 해도 실력 차가 난다면 그저 고기 방패일 뿐이다.
“무엇보다, 동지들의 사기가 걱정이 되옵니다.”
“그것도 일리가 있군.”
죽지 않는다 해도 고통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계속 찔리고 불태워지면 정신도 피폐해지기 마련이지.
레텔네아스는 납득했다.
“계속 이대로 버티는 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만.”
“동감이다.”
버틸수록 이쪽이 유리하다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계산이다.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히 차고 넘친다.
레텔네아스 역시 그 점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지.”
레텔네아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주의 명으로 그저 혹마법사들을 지휘하고만 있던 그가 직접 움직인다.
그 뜻을 이해한 로겔은 눈을 크게 떴다.
“소교주께서 나서실 것입니까?”
“교주님을 기다리시게 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교단원으로서의 도리가 아니겠나?”
“그, 그렇사옵니다!”
“그러니 내가 나서야지. 이곳의 지휘는 임시로 자네가 맡고 있게나.”
보통은 지휘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일이나.
어차피 정식 군대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형식에 연연할 필요는 없겠지.
사실 가만히 앉은 채 “음! 여기에 전력을 투입해라!” 같은 지루한 소리만 하는 것도 질리던 참이었다.
거기에 연합군도 실력자를 투입한 이상 이쪽도 실력이 있는 자가 나서는 게 합리적이다.
“한 명이라도 침입시키게 되면 그것이 더 골치 아프다. 자칫하면 교주님을 방해할 수도 있지. 그러니 내가 연합군의 실력자를 전부 처리 한다.”
레텔네아스는 최소한의 통솔권만은 로겔에게 떠넘기고는 전장으로 향하려 했다.
“그래, 가볍게 놀아 주마…… 음?”
그러나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려던 그가 휘청거렸다.
마법이 갑자기 방해받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실패에 그는 하마터면 꼴사납게 넘어질 뻔했다.
실수는 아니다.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그의 마법을 취소시킨 것이다.
그리고 범인은 굳이 찾을 필요도 없었다.
“……소교주? 직접 전장으로 나가는 건가요?”
그의 마법을 취소시킨 건 교주의 목소리였다.
단순한 디스펠도 아니고.
그녀의 마기가 간섭하여 소교주의 텔레포트를 막은 것이다.
이 무슨 방대한 마기란 말인가?
‘터무니없군.’
그러나 레텔네아스는 당혹해하지 않고 그저 태연하게 자신을 불러 세운 교주의 앞에 허리를 숙였다.
“교주님, 준비로 바쁘신 게 아니십니까? 어찌 이리 시끄러운 곳에 올라오셨습니까?”
“준비는 이미 끝난 지 오래예요.
남은 건 그것만을 회수하면 될 뿐.
딱히 바쁜 건 아니어요.”
평범한 마법사라면 평생을 바치고 대를 거듭해도 천 년은 지속되어야 할 준비를 이 짧은 시간 안에 끝냈단 말인가?
교주가 하려는 것을 아는 레텔네아스는 속으로 감탄했다.
자신들같이 인생의 기회를 거듭하여 쌓은 것이 아닌, 단 한 번의 인생으로 저 정도의 경지에 오르다니.
그러나 지금은 그것에 흥분하고 있을 때는 아니 었다.
“듣자니 왕국들의 방해가 끈질긴 모양이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제가 직접 방해물들을 치우려 했습니다. 그러니 교주님께선 안심하시고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방해라…… 저들을 말하는 거군요‘?”
교주의 시선은 레텔네아스가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수정구로 향해 있다.
지금도 그 수정구에는 바깥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중계되고 있다.
오러 마스터들과 탑주들이 쉴 새없이 흑마법사들을 공격하고 있다.
참으로 잔혹스러운 광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야만스럽지 않습니까? 저들은 교주님의 경고도 무시하고 여전히 저리도 헛된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주님께서 신경 쓰실 필요도 없습니다. 이제 제가 직접 나서서..
“제가 나가죠.”
“예, 교주님께서 직접 쓸어버리시면…… 음?”
소교주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 렸다.
지금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한 거지?’ 하는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직접 나가겠다고 했어요.”
교주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마치 이제 곧 산책 나갈 거라는 듯이 말했다.
“교주님께서 말씀이십니까?”
“예, 그렇지 않아도 저들이 원하는 건 저를 끌어내는 것이겠죠?”
“그건…… 그렇습니다만……
소교주는 말끝을 흐리면서 탐탁지 못한 듯이 무어라 말하기를 망설였다.
루이레이나는 그 점을 눈치채고는 물었다.
“반대하는 건가요?”
“상식적인 의견을 원하신다면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교주님이 나서시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적이고 비효율적 입니다.”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다.
교주의 힘이 지나치게 압도적이기 때문이지.
그녀의 힘은 이런 전투에서 아용될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적재적소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8클래스의 마법사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다면 그 누가 납득하겠는가?
그러나 교주는 고집을 굽힐 생각은 없어 보였다.
“불합리적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나가는 것이에요.”
“교주님……
“그리고 저들에게도 단순히 제가한 말이 경고뿐이 아니란 걸 가르쳐주는 게 좋겠죠.”
그리 말하는 교주의 몸에서는 미처 감추지 못한 마기가 피어오른다.
그 고밀도의 마기만으로도 지금 엎드려 있는 로겔은 숨이 막히는지 괴로워하고 있다.
본래라면 즉사하겠지만 교주의 비술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버둥거리는 것이다.
“교주님, 저자를 괴롭히실 게 아니라면 기운을 제어하시는 게?”
“……실수했네요.”
소교주의 담담한 지적에 교주는 조금 놀란 듯 다시 마기를 감췄다.
“미안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지나치게 큰 힘이기에 저도 아직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네요.”
“아, 아닙니다……
그저 로겔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몸서리칠 뿐이었다.
상식 밖의 힘 앞에 감히 의견을 내비치기도 두려운 것이다.
그런 힘을 가진 교주나.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의견을 진 언하는 소교주나.
그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존재들이다.
“어쨌든 제가 나서죠.”
“음….”
레텔네아스는 고민해 보듯 눈알을 굴렸다.
딱히 손해 볼 건 없나?
그녀의 존재를 저들에게 똑똑히 각인시켜 주는 것도 방법이겠거니 싶었다.
본래는 자신이 하려 했지만.
그래, 효과는 클수록 좋겠지.
“반대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제가 어찌 교주님의 뜻을 거스르겠습니까? 예, 저들에게도 교주님의 존재를 똑똑히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럼.”
교주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바로 바깥으로 나간 거겠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휴우…… 교주님의 변덕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군.”
레텔네아스는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어디…… 그럼 일단은 지금 방어를 하고 있는 교단원들에겐 물러나라 알려야겠군. 그들의 수준으로서는 방해밖에 되지 않을 테니.”
곧 전장에 거대한 재앙이 몰아칠 것이다.
거기에 휘말리지 않게 하려면 나름신경을 써야겠지.
“그럼 어디 교주님의 힘을 느긋하게…… 음? 그런데 자네는 뭐 하나?”
흥미로운 듯 중얼거리던 그의 눈에 이제야 아직도 엎드려 있는 로겔의 굽은 등이 보였다.
이미 교주가 가 버렸는데 뭐 하는 짓인가?
“교주님은 가셨다만?”
“그게?…”
“음?”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일어날 수 없습니다……
상상 이상으로 한심한 이유다.
“이 허리를 어찌해야……
“알아서 해라.”
아, 몰라!
소교주는 그 한심한 노인에게서 눈을 돌렸다.
처음 그녀의 출현을 목격한 건 메르만 제국 측의 부대를 이끌고 돌진하던 메르만 제국의 소드 마스터 펠켄이 었다.
그가 이끄는 메르만 제국의 기사들은 타국의 군대보다 훨씬 더 앞서서 흑마법사들의 전선을 휘젓고 있었다.
과감하다면 과감하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섣부른 지휘였다.
잘못하면 포위되어 일망타진당하기 딱 좋을 정도로 앞서고 있다.
그런데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건 선두에서 흑마법사들을 썰어 버리는 그의 기세가 무시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투는 반드시 메르만 제국의 기사가 먼저 적의 우두머리의 수급을 딴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다른 나라의 군대보다 성과가 낮으면 자존심이 상하잖냐!’라는 이유일 뿐.
무엇보다 타국의 소드 마스터들의 활약을 의식한 것도 있다.
일종의 경쟁심이지.
그런 그가 잠시 돌격을 멈춘 건 전방에서 접근하는 묘한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엉? 저년은 또 뭐야?”
방해가 되는 흑마법사들을 마구잡이로 베어 날려 버리던 그는 명백하게 요상한 분위기를 풍기며 출현한 보랏빛 머리카락의 여자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꼴을 보아하니 흑마법사 같은데?”
그 여자의 굴곡적인 몸을 가린 것은 틀림없이 암흑 교단의 흑마법사들이 입는 로브다.
그러나 분위기가 묘하다고 느낀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녀가 풍기는 이질적인 느낌이다.
다른 흑마법사들은 지금의 전투와 불사의 광기에 취해 제대로 이성을 유지하는 것들이 없다.
어느 자식이고 할 거 없이 그저 자신의 죽지 않는 몸에 휘둘리는 듯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 뿐이다.
그러나 저 여자는 뭔가 이상하다.
무엇보다 풍겨 오는 심상치 않게 차가운 기운.
그는 마법사에 대해 모르지만 이것이 예사 사악한 기운이 아니란 것은 직감했다.
“……아무래도 나름 실력이 있는 자 같군.”
비록 성격이 조급하고 거칠긴 하지만 그는 결코 눈앞의 일을 과소평가 할 만큼이나 섣부른 안목을 가진 것도 아니다.
나름 강자를 알아볼 만한 눈 정도는 있다.
그리고 그녀를 본 순간 피부에 닭살이 돋았다.
본능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저년은 보통이 아니다, 라고.
“왠지 귀찮을 타입 같으니 먼저 머리를 쪼개 버려서 제압을…… 흠?!”
먼저 선수를 치려는 순간 그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주변에서 보랏빛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이윽고 그것이 거대한 손톱이 되어 그녀의 주변을 할퀴듯 휩쓴 것이다.
“뭐, 뭐야?!”
그는 황급히 대검을 세워 그 마기의 손톱을 막아 냈다.
하지만 다른 기사들은 그럴 수 없었다.
직접 얻어맞아 토막이 나 비명횡사하는 자도 있었고, 대부분의 이들이 그 막대한 힘의 밀도가 휘저어지면서 일어난 풍압에 떠밀려 대군 채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제국의 기사대가 스푼에 떠진 케이 크마냥 통째로 퍼올려져 공중에 흩날려진 것이다.
“아차!”
그는 날려 가는 병사들을 돌아보며 경악했다.
지금 일격으로 수천 명의 기사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저대로 낙하하면 누구 하나도 무사하지 못할 터.
‘ 일났다?!’
제아무리 제국의 소드 마스터로 임명받은 그라 하더라도 동시에 추락하는 기사들을 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각오했던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낙하하던 기사들의 추락 속도가 느려지는가 싶더니 그들은 무사히 지면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