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445)
445화. 탐험대의 귀환 (1) 지금으로부터 약 1년쯤 전.
한창 에르네시아 왕국이 흑마법사의 단체 암흑 교단 문제로 골머리를 가장 깊게 썩일 무렵이었다.
그렇게 한창 혼란스러운 시기의 대륙 바깥.
남쪽 대륙을 향해 항해 중인 탐사대는 오로지 파도를 가르며 저 앞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왕립 아카데미 교수 첼티스텐을 중심으로 뭉쳐 출발한 탐험대는 결코 짧지 않은 여정을 거쳐 마침내 목적 지인 남쪽 대륙에 도달하게 되었다.
‘……참으로 꿈만 같군.’
이곳까지 도착하는 데 원래 계산된 예정 일정 이상으로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항해로를 개척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목표로 하는 건 남쪽 대륙의 다른 지역.
그리고 미지의 국가와의 접촉.
최종적으로는 우호적인 접근을 통해 그 성과를 가지고 본국에 귀환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선 편한 길을 택할 필요는 없다.
뭐, 그것도 철선의 힘과 속력이 있기에 이와 같은 과감한 결단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시간은 걸렸지만 무사히 남쪽 대륙의 새로운 땅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착만 한다고 끝나진 않는다.
진정한 여정은 지금부터다.
도달하는 건 이제 시작을 알리는 것일 뿐.
대륙에 발을 디디고, 그리고 떳떳하게 돌아가기 위한 성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거기에 접촉하는 것은 이곳뿐이 아니다.
이후에도 이 지역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바로 다음 지점으로 향해야 한다.
자원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남쪽 대륙의 생태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아렐이 당부한 것들도 찾아야 하고.
‘그 무슨 콜라나무 열매였던가?’
하는 것.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탐험대는 점차 대륙으로 향했다.
거대한 철선이 접근함에 따라, 그 땅의 주인으로 보이는 주민들 다수가 이쪽을 경계하는 게 보였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을 위한 분기점이다.
탐험대는 국왕과 그리고 스폰서인 아렐의 당부를 잊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평화와 우호를 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딱히 목숨까지 내놓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들이 먼저 그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있이 있어선 안 된다.
우선은 우호적으로 접촉한 뒤, 이 배에 실은 무역품을 보여 주며 환심을 사서 자연스럽게 말문을 트게 해야 한다.
그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첼티스텐은 선원들에게 주의를 줬다.
“……이 시간부로 통제에서 벗어나거나 저들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는 자는 엄벌에 처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자리에서 처형할 권한도 있다.
첼티스텐은 모든 선원에게 그리 엄포하고는 배를 댈 수 있는 곳으로 향하라 지시했다.
주민들의 경계를 받으며 배는 드디어 일차적으로 탐사할 곳에 접촉했다.
드디어 첫 탐사가 시작되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긴장과 달리 남쪽 대륙의 주민과의 접촉은 별 탈없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그곳의 주민들을 이끄는 어떤 소녀가 중재해 준 덕이었다.
“성과는 순조롭다.”
처음 상륙할 때만 해도 걱정 반 긴장 반,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접촉이 이루어졌다.
물론 처음부터 대화가 썩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당연히 현지인들은 상당한 경계를 해 왔고, 그들이 침략자가 아닌지 노골적으로 우려를 해 오는 시선과 의견도 보냈다.
첫날에는 배를 가까이 대지조차 못했다.
이미 남쪽 대륙 일부 중 무역로를 트고 있는 국가와는 교류를 하고 있기에 그들 나라의 이름을 대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통할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런 와중 첼티스텐 측을 중재해 준 이가 있었다.
‘지금의 우호적인 상황은 그녀 덕분이다.’
첼티스텐은 그녀를 처음 마주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들이 접촉한 왕국 내에서 ‘무녀’라 추대받는 여성이 있다고 한다.
그곳의 주민들은 탐험대를 경계하며 그녀에게 의견을 묻고 싶은지 그 여성을 불러온 것이다.
듣자니 그들의 왕국 내에서 가장 지혜로운 여성이라고 한다.
신에게서 지혜를 하사받았기에 그들조차 모르는 것을 안다는 여성.
처음에는 나이가 지긋한 장로를 떠올렸으나 불려 나온 건 의외로 어린애였다.
불과 열세 살 정도의 여자아이.
“리렌센이라고 합니다.”
지나치게 어린 소녀를 앞에 두고 첼티스텐은 놀랐다.
듣자 하니 그녀의 지혜는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기에 비록 어리더라도 그곳의 국민들은 진심으로 그녀를 따른다고 했다.
그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 자체가 실례이리라.
첼티스텐은 가능한 태연하게 그녀를 대했다.
“……철선이로군요.”
통역 마법을 구사하며 그 무녀가 묻는다.
첼티스텐은 가능한 정중하게 답변했다.
“저희 에르네시아 왕국의 배입니다.”
“당신들의 나라의……? 이 철선이‘?”
리렌센은 뭔가 의아한 듯 첼티스텐과 탐험선을 번갈아 보았다.
뭔가 미심쩍어하는 눈치다.
혹시 믿지 못하는 건가?
“혹시 당신을 보낸 것은 헤리얼이라는 사내입니까? 혹은 그런 자와 교류를 하고 있습니까?”
그리 묻는 그녀의 시선에는 묘한 적의가 머물러 있다.
대답에 따라서는 당장 베어 버리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날카로움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첼티스텐은 고작 열세 살짜리 소녀에게서 이런 기백이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에 경악했다.
“……아닙니다.”
처음 듣는 이름에 곤혹스러워하면서 첼티스텐은 조용히 설명했다.
에르네시아 왕국과 그곳의 국왕 제일.
그리고 이 배를 고안한 건 아렐 에르네시아라는 왕족 출신의 영주라고.
“……그렇군요.”
리렌센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해했다기보단 뭔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때 첼티스텐은 혹시 교류가 그른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하지만 곧 그녀의 입에서 대답이 나왔다.
“좀 더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무례를 모두를 대신하여 사과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저흰 당신들을 손님으로서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니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합니다.”
다만 그것은 승낙도, 거절도 아닌 보류의 대답.
그것을 이해 못할 정도로 첼티스텐은 교양 없는 인간은 아니다.
그러나 경계받던 상황에 비하면 훨씬 순조로운 결과였다.
그 뒤는 며칠에 걸쳐 이야기를 나눈 후.
그들 나름 내부에서도 회의를 거쳤는지 열홀에 가까운 시간이 더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 리렌센은 향후 에르네시아 왕국과의 교역에 뜻이 있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이후 탐험대는 정식적인 손님으로서 안내를 받게 될 것이다.
일부 지역 역시 탐사를 허락받게 되었다.
첼티스텐은 그녀의 결정에 순순히 감사를 표했다.
“용기 있는 결정에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마침 저 역시 좀 더 발전을 꾀해야 한다 고민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참이었습니다.”
“부디 리렌센 님의 결정이 향후 양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예, 아무쪼록 그리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그녀는 품에서 무언가 꺼내 작은 손을 뻗어 그에게 내밀었다.
두 장의 편지.
“이것은?”
“하나는 당신들의 왕에게. 그리고 또 하나는 그 배를 고안한 그 영주에게 보여 주시길.”
친서인가?
첼티스텐은 정중하게 받았다.
그런데 제일은 둘째 치고 어째서 아렐에게?
의아하긴 했지만 일단 확실하게 받았다.
“반드시 그분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은 가능한 그 외에는 보지 않도록 해 주세요.”
“당연한 일입니다.”
“……뭐, 하나는 보셔도 모르겠지 만요.”
그녀는 묘한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 ? ?
그렇게 리렌센의 적극적인 중재 덕에 탐험대는 별 탈 없이 첫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이후 탐험대가 접촉할 다른 상륙 지점에 있는 국가와도 별 마찰을 빚지 않도록 친서를 써 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녀는 남쪽 대륙을 통틀어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과 어느 정도 말이 통한다.
“이래보여도 인망은 나름 있거든요. 제 친서가 있다면 쓸데없는 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에요.”
그렇게 스스로 자랑하듯 말했다.
덧붙이자면 현재 첼티스텐과 대화하는 리렌센은 현재 통역마법을 쓰지 않고 에르네시아 왕국 측의 언어로 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번의 대화만으로 그녀는 상대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한 것이다.
여러모로 비범한 소녀였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말하려던 첼티스텐은 마침 중요한 것을 한 가지 떠올렸다.
“아, 그러고 보니 한 가지 더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얼마든지요.”
“실은 그 철선을 고안하신 영주님께서 제게 개인적으로 구해 오길 원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아렐의 당부도 있다.
단서도 없이 찾기보다는 가능한 그녀에게 의견을 구하고 찾아보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물어보기로한 것이다.
“……어떤 것인가요?”
그 영주, 아렐이 직접 언급되자 리렌센은 약간 긴장한 듯 보였다.
실은 첼티스텐도 눈치채고 있다.
눈앞의 소녀는 어째서인지 대화하는 틈틈이 아렐의 정보를 캐내려 하고 있다는 걸.
가능한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첼티스텐은 별말 없이 아렐이 건네준 그 식물의 예상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여 주었다.
“이건!”
그녀의 눈썹이 좁혀진다.
“아시는 게 있는 것입니까?”
“……뭐, 제가 모를 리가 없겠죠.
그 전에 새삼 이런 것을 물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네요. 찾는 것은 겨우 이것인가요?”
뭔가 맥 빠진다는 목소리.
다만 첼티스텐으로서는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속내를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아니, 그는 오히려 오해를 하고 있다.
“아시는 것이군요?”
“예, 짐작 가는 게 있습니다……라기보단 저도 과거에는 잠시 눈여겨 보고 있었으니까요.”
리렌센의 대답을 들은 첼티스텐은 확신했다.
‘역시 중요한 식물임이 확실하다.’
아렐이 처음 이것을 의뢰했을 때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이곳에서 손꼽히는 지식인으로 불리는 이 소녀조차 저런 얼굴을 한다면 필시 보통 식물이 아니겠지.
“그 영주님의 바람입니다. 그 식물을 양도받을 수 있겠습니까?”
“하필 이걸 구하다니…… 그는 대체.”
“걱정 마시지요. 악용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리렌센의 표정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그녀는 ‘이 인간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뜻을 담아 바라봤지만 첼티스텐은 그녀의 심중을 눈치채지 못했다.
단지 ‘경계하는구나.’ 하고 착각할 뿐이다.
오히려 오해만이 쌓여 간다.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죠. 이곳에 자생하는 지역은 알고 있으니 그쪽을 관할하는 이에게 이후 양해를 구할 수 있도록 따로 언질을 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신 이걸 가져가면 그에게 꼭 전해 주세요.”
“예?”
그녀는 묘하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거 완성되면 꼭 이쪽에 좀 나눠달라고요. 마침 이쪽에는 소재가 모자라서 포기하던 중이었거든요.”
“아?…”
예.”
그 의미를 모르는 첼티스텐은 그저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리렌센의 배려 덕에 탐험대는 순조롭게 남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첼티스텐은 이곳의 지질 정보와 그리고 동식물들에 대한 자료뿐 아니라.
이후 무역을 검토하기 위해 남쪽 대륙의 각 국가들의 특산물들을 일부 얻기까지 했다.
성과로는 더할 나위 없다.
최종적으로 1차 탐사를 끝내고 탐험대는 이윽고 귀환하고자 결정을 내렸다.
아직은 이것저것 미련이 남긴 하나 한 번은 돌아가서 재정비를 해야 한다.
사람도, 물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 외에도 전해야 할 전언이나 물건들도 넘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탐험선은 다시 에르네시아왕국을 향해 귀향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