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514)
514화. 용 남매 (3)
델네프도 복잡한 시선으로 그녀의 모습을 쫓더니 이내 내 쪽을 의식하고는 고개를 획 돌렸다.
[빚으로 생각하진 않겠다.]“상관없어. 보기 흉해서 말린 건진심이니까.”
보기 흉하다는 말에는 그도 달리 반박하지 못했다.
“그래서? 왜 그러고 있던 거야? 남매라면서? 아닌가?”
적어도 마지막에 네렐은 진심으로 델네프를 때려눕히려 했다.
나랑 카니아 누나도 예전에 가끔 의견 다툼을 벌일 때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지.
물론 우리의 경우는 친남매는 아니니까.
비교할 건 되지 못한다.
제아무리 남매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본능이 꿈틀거리는 사이라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다툴까?
“흐음, 그래? 뭐, 시간이야 널널하니 푸념 정도는 들어주겠는데.”
나는 슬쩍 방 안을 두리번거리다가 물었다.
“설마 맨 입으로 들으라고는 안 하겠지?”
[……기다려라. 얻어 오도록 하지.]그도 인간의 방식은 꽤 익숙해졌는지 달리 무슨 뜻인지 묻지 않는다.
쟤도 참 타락했어.
그 원인 제공을 한 나는 홀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그가 가지고 온 것은 거대한 드래곤 사이즈의 병과 잔.
그 병에서는 희미하게 묘한 냄새가 나는 걸 보니 아마 술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그래, 뭘 좀 아는구나.
푸념할 땐 자고로 그걸 가져와야지!
델네프는 마법으로 내 사이즈의 잔도 별개로 만들고는 마찬가지로 마법으로 내용물을 잔까지 옮겨 와 내게 잔을 넘겼다.
그리고 자기 것도 채우고는 그대로 넘긴다.
나도 잔에 입을 대자 강렬하다고 해야 할지, 묘한 식감의 액체가 목을 태우듯 넘어간다.
“으91”
?1 ? ?
잠깐? 이거 도수가 몇이야?
나 정도의 내공이 아니었으면 위험한 거 아닌가?
이거 우리 드워프 대장장이들도 버티지 못할 정도인데?
까놓고 말해, 먹으면 죽을 레벨이다.
“맛이 묘하군. 인간 사회에 시판되는 물건은 아닌 거 같은데?”
그 인간이 먹지 못할 물건을 마신 나는 더러운 눈매로 놈을 쳐다봤다.
“……야.”
이 새끼가? 그걸 알면서 나한테 주저 없이 넘겨?
그 전에 이건 나를 그냥 인간으로 보지도 않는다는 은유적 의미니? 뭐니?
하긴, 이걸로 내가 어떻게 되진 않지만.
실제로도 내겐 ‘그냥 조금 독특하네?’ 정도로만 넘길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두 번 먹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그사이 델네프는 또 잔을 비운다.
음, 저러다 훅 갈 텐데?
그렇게 세 잔째 정도 비웠을 때야 델네프는 드디어 자기 이야기를 꺼냈다.
“위업? 그러고 보니 아버님의 이름어쩌구라고 했던가? 꽤 강한 드래곤이 었나봐?”
긍지 운운하는 걸 보고 보통이 아니라곤 생각했는데.
[그는 과거 화이트 드래곤 로드라 불리던 강대한 드래곤이었다.]……너, 실은 있는 집 자식이었군요, 호구 드래곤 씨.
그런데 왜 이 모양, 이 꼴인 걸까.
인간으로 치자면 가문의 몰락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건가?
“화이트 드래곤 로드? 하지만 네렐은..”
내가 네렐의 비늘 색을 떠올리며 떨떠름하게 말끝을 흘렸다.
뭔가 어두운 가정 사정의 냄새가 나요!
[착각하지 마라. 우리들에겐 너희 같은 혼인 개념은 없다. 그렇기에 알을 만드는 데 너희 같은 도덕적 제약은 없다.]참, 개방적이시네요.
[우리로선 너희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만.]하긴 그저 기본 의식의 차이이다.
그들로서는 자신들이 당연하고 인간들의 방식이 이상하게 느껴지겠지.
잠시 이야기가 샜군.
델네프는 다시 본래 주제로 되돌렸다.
[본래라면…… 굳이 신경 쓸 일도 없는 일이다.]“본래라……
대놓고 봐도 신경 쓰는 게 딱 티가 났으니까.
그러고 보면 이 녀석은 그때 이곳으로 안내하라 했을 때 뭔가 떨떠름한 눈치였지.
이제야 이해했다.
“네렐 때문이냐?”
[네렐은 강하다. 나이는 비록 100살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그녀석은 이미 어릴 때부터 웬만한 성체 드래곤들과 맞먹는 재능을 보였지.]“흐음. 하긴 좀 전에 네가 그 몸으로 몸소 보여 줬지.”
[……아마 그 녀석이라면 장래 아버님의 명성을 잇는 드래곤이 될지 모르지…… 다만 그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흐음?”
그는 우습다는 듯이
다.
고개를 저었
[닮은 것이라고는 이 비늘밖에 없다. 힘도 그녀 쪽이 더욱 강하거늘…]“그럼 이주를 하지 않은 게 설마……
[그런 기대를 하는 그들과 얼굴을 맞대기 거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 홀로 레어를 만들고 그곳에서 지낸다. 그편이 내게 편했지.]이제 보니 가출이었구만.
호구에, 가출 속성까지 붙여서 뭘 어쩌자는 거냐.
아무래도 드래곤에게도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나 보다.
생각해 보면 이상하긴 했다.
왜 이놈은 내상까지 입고 그 꼴이 되었는데도 굳이 내 도시에서 부려 먹히는 굴욕을 감내하는가.
각자가 사정이 있기 마련이지.
“그게 참으로 어렵지. 인간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간단하게 되진 않거드 ”
부담감. 명예.
그것들은 참으로 귀찮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그것에 얽매여서 엉망진창 엉켜 쓰러지는 것들을 보았지.
“아까 분위기를 보아하니. 기어코 널 그 후계자에 걸맞게 키우려는 모양이더군?”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지금도 네렐의 힘이 더욱 강하다. 설사 이 내가 낫는다 해도 말이지…… 그렇다면 그 녀석이 이으면 될 것을.인간 따위에게 붙잡히기나 하는 한 심한 동생은 잊으면 될 것을.]
“그러냐.”
……왕위를 귀찮다면서 형님에게 슬쩍 자연스레 떠넘겨 버린 제가 뭐라 할 문제가 아닌 거 같네요, 델네 프 씨.
저도 제 코가 석 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아하하하하.
나는 그 적당히 으쓱이는 시늉만 하며 다시 잔을 입에 댔다.
“으엑.”
역시 사람이 입에 댈 것이 아니다.
더 이상 마실 기분도 안 나서 적당히 던져 버린 뒤 나는 일어났다.
남의 드래곤 가정사 이야기는 더는 못 들어주겠다.
음…… 차라리 하녀 드래곤들에게 폴리모프라도 걸어 볼까.
덩치 차 때문에 이쪽이 불편하다는 핑계를 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차라리 드래곤이라도 꼬셔 보는 게 이득일 거 같군.
생각해 보면 드래곤들은 인화하면 죄다 미남, 미녀니 그쪽이 더욱 건설적이겠어!
다만 일단은 내 도시에서 일하는 노동자니 특별히 충고는 해 주마.
“. 특별히 한 가지 충고하지, 애송이 호구 드래곤.”
[뭐냐?]이젠 내가 이렇게 불러도 따질 맘도 들지 않는지 그저 노려볼 뿐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라. 그리고 보여 줘라. 지금의 넌 대화조차 하지 않고 등 돌린 채 틀어 박힌 어린애나 다름없어. 그만 좀 찡얼거려. 너도 이젠 쟤네들의 사정을 알아야 해. 이해받기만을 바라지 마.”
[……뭘 안다고.]“에드렐스에게 들었다. 쟤네 대충 100년 전쯤에 웬 미친놈한테 습격받아서 바깥에 제대로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더군.”
[…….]델네프가 입을 다물었다. 아마 몰랐겠지.
아까 그 싸늘한 태도를 보아하니 네렐도 그 사정을 말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하여간 인간이나 드래곤이나 거기서 거기라니까.
“내가 봤을 땐 저 깜장이는 딱히 말이 통하지 않는 건 아냐. 굳이 따지고 보자면 정작 말이 통하지 않는 건…… 네가 아닐까?”
[………]델네프는 말이 없었다.
찔리는 것인지, 아니면 와닿지도 않는 건지.
음, 그거야말로 내가 알 바 아닌가.
“아무튼, 앞으로 며칠은 더 머물거야. 그러니 그사이 제대로 매듭지어. 그리고 이곳에 남을지, 내 도시로 되돌아갈지는 알아서 해라. 난 뭐라 안할 거니까.”
그렇게만 말해 두고는 나는 그대로 방을 나왔다.
이건 저 호구의 문제다.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그렇게만 선을 긋고는 나는 하녀드래곤이나 꼬실 방법이나 생각하며 나섰다.
* * *
다음 날 해가 뜨자 나는 선언했던 대로 에드렐스에게 알을 치료할 방법을 말하고자 했다.
“강제로 부화 시기를 앞당길 거야.”
별것 없다.
그냥 나는 이 자리에서 알을 부화 시킬 생각이다.
내가 이리 말하자 엎드린 채 듣고 있던 에드렐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강제로 부화를 시킨단 말인가?]“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알을 깨울 만한 강한 자극을 준다는 것이 맞겠지.”
내가 파악한 알의 상태가 옳다면 말이지.
대충 맞을 거다.
“사실 알 자체는 이미 지맥의 에너지로 치유되어 있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꽤 성장했지.”
비유하자면 지금 저 지맥 에너지로 가득 찬 비석은 인공 부화기인 셈이다.
그리고 손상을 입은 알들은 그 부화기 안에 가득 찬 에너지로 유지되면서 어느 정도 성장했다.
응급조치로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알을 까고 나오지는 못한다.
그건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생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부화했겠지. 아마 드래곤 특유의 강인함이 원인인 거 같더군.”
차에 비유하면 연비가 나쁜 거지.
충분히 성숙하기 위한 결정적인 힘이 부족하다.
그것도 아주 절묘하게.
손상이 가서 계속 생명력이 새어 나오는 게 원인인 거지.
실은 저대로 놔둬도 부화는 할 거다.
“아마 저대로면 부화까지 못해도 2년은 걸릴 거 같은데.”
미묘하게 시간이 걸린다.
그것이 짐작컨대 아마 그의 의도일 것이다.
“놔둬도 부화는 하겠지만 문제는 2년이면 과연 어찌 될까?”
그때면 그놈 멋대로 일을 끝낸 뒤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까진 기다려 주지 못한다.
노골적으로 시간 끌기인 걸 아는데?
[……그럼 어쩌잔 것인가?]“말했잖아? 강제로 깨울 거라고.”
이전에 암흑 교단의 교주가 부활했던 방식을 따라 해 볼 셈이다.
부족한 힘을 강제로 추가로 집어넣어서 시기를 앞당기는 거지.
[위험하지 않는가?]에드렐스가 걱정스러운 듯 우려를 말했다.
일단은 손주인 셈이다.
이런 태도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나는 그저 괜찮다고만 말해 줄 뿐.
“병아리도 아니고. 일단은 드래곤 새끼야. 그 정도면 충분히 부화할 수 있을 걸?”
실제로는 실패할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닌데.
굳이 그건 토를 달지 말도록 하자.
어차피 이거 안 되면 나는 강제로라도 저 비석을 손을 댈 생각이었으니까.
선택지가 없는 건 그들 쪽이다.
그리고 나는 그걸 들이대는 쪽이고.
굳이 내가 우는 소릴 할 이유는 없지.
[어떻게 할 셈인가?]“별건 아냐. 말했다시피 부족한 건 에너지. 그리고 알은 지맥의 에너지로 치유를 받고 있으니 그 치유력을 높이면 되는 거지.”
그것을 위해서라면서 나는 종이와 펜을 꺼내 적당히 그렸다.
그러자 에드렐스가 경악한다.
[……설마 알을 굽자는 것인가?!제정신인가!]
……이놈의 그림 실력!
뭐, 알면서도 일부러 이러는 거지만.
최근에는 일부러 상대의 반응을 즐기려고 이러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보이나?
연습했는데도 이 모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