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67)
67화. 불장난만큼 재밌는 건 또 없죠 (3) + 남의 영지가 잘되면 배가 아픈 법이다 (1) 기왕이면 성내에 창고를 털고 싶지만 그쪽 보물은 자칫하면 처분 루트가 덜미를 잡힐 가능성이 있어서 그냥 태워 버렸다.
그러니 챙길 건 여기서 챙겨 먹어야지.
여기서 옮긴 물품 중 값이 나가는 건 나중에 번거롭지만 내가 비밀스럽게 처분해야지.
후후후, 생각만 해도 즐겁군.
이래 보여도 이전 생애에서는 몇 번 괴도 짓도 한 적이 있어서 값나가는 물건만을 선별하는 건 익숙하다.
“다음은 비밀 금고인가.”
이곳 상단주가 만들어 놓은 비밀 금고도 찾아내고는 빼먹지 않고 털어 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침대 밑에 비밀 공간은 너무 허접하잖아, 머리 좀 굴려라.
제법 소득이 짭짤하군.
가끔은 도적질도 할 만한데?
옛날 생각도 나는데.
전생에 괴도 짓을 할 때도 이렇게 박살 내도 불 지르고 마음껏 챙기고 즐거웠지.
‘……뭐 괴도라기보단 거의 테러리 스트지만.’
왕국 제일 유력 귀족가를 불바다로 만들고 여유롭게 보물을 챙겨 달아나는 괴도.
전무후무할 것이 분명한 전설적인 테러리스트다.
분명 왕국 역사상 오래오래 남을 전설이 될 것이다.
‘그래,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해 줬으면 좋겠군.’
나는 마음속으로 웃으며 돌아가기 위한 스크롤을 꺼내 찢었다.
이제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구나.
? ? ?
가장 먼저 테러 소식을 들은 것은 왕비 엘리아였다.
당연히 그녀 역시 친가가 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에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아버님은 무사하신 거니?”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가문에서 보낸 전령이 담담하게 엘리아의 질문에 답했다.
우연인지, 아니면 그것이 의도였는지 사망자만은 나오지 않았다.
기껏 해 봐야 화재를 진압하는 도중에 가벼운 화상을 입은 것이 고작이다.
‘그런 테러에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과연 그 사실에 안도해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의 불행에 이를 악물어야 하는가.
엘리아 역시 이때만큼은 좀처럼 혼란스러운 가슴속을 수습하기 어려웠다.
“어떤 자의 짓이지?”
가장 궁금한 것은 범인이 누구인가였다.
감히 대귀족, 그것도 왕비의 친가를 습격한 범인에 대해 추궁했지만 전령은 좀처럼 말이 없었다.
“…… 현재 조사 중입니다.”
기어이 대답을 짜내려는 왕비의 시선에 결국 내놓은 답은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그 정도 일이 벌어졌는데 범인이 누군지 모를 수 있단 거지?”
아랫것들의 무능함에 분통을 터트릴 뻔한 엘리아는 가까스로 자신을 진정시켰다.
범인을 알 수 없다.
그만큼이나 철저하게 사주된 테러라는 의미인가.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반드시 어떤 자의 소행인지 찾아 내렴.”
“엘리아 님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 알고 있어.”
과연 가문 자체를 노린 것인가, 아니면 왕비를 노리기 위한 전조인가.
그녀 역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윽고 왕국 전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왕비 엘리아의 친가이자, 왕국에서도 알아주는 대귀족가 프라체 가문의 영지가 정체 모를 테러리스트에게 습격당한 것이다.
본가는 물론이고 분가까지 성과 저택이 전소하고, 창고와 병기고마저 새카맣게 타 버렸다.
거기에 프라체가에서 뒤를 봐 주는 상회 역시 도둑이 들어, 모든 창고 내에 보관해 둔 상품이며 금고까지 전부 도난당했다고 한다.
프라체가의 가주 데젤 공작은 국왕에게 테러의 고통과 억울함을 호소했고, 왕비 역시 눈물로 국왕에게 호소했다.
그렇게 나오니 국왕 테오넬 역시 움직이지 않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프라체가는 왕국의 한 축을 떠맡는 대귀족이다.
이대로 가만히 방관할 수도 없다.
“대귀족가에 대한 테러는 왕국에 향한 반역이나 마찬가지다.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라.”
국왕 역시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겠다고 다짐하고 빈틈없이 조사할 것을 명했다.
조사 결과 폭발과 방화에 마법사가 개입한 것이 밝혀졌다.
규모와 잔존한 마나의 질로 봤을 때 최소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
그것도 다수의 마법사에 의한 범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식적으로 폭파와 방화된 사용된 마법의 규모와 필요 마나량을 추측해 봐도 개인보다는 집단의 소행으로 짐작하는 게 당연하다.
이걸 누가 한 명이서 했다고 생각할까?
최소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가 5명은 있어야 이와 같은 범행이 가능하단 계산이 나왔다.
왕국에선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드- 또한 마법사를 보유한 귀족가.
그리고 마탑까지 대대적으로 조사를 벌였으나 범인을 찾지 못했다.
원한을 가질 만한 귀족가들을 조사하더라도 이렇다 할 단서조차 찾지 못한 것이다.
대량의 마법사를 보유한 도적단의 짓이네, 혹은 이번 종이 건으로 손해를 본 외국의 군사적 보복이네, 아니면 이전 제2 공주 납치 미수사건처럼 흑마법사의 짓이네 하는 근거 없는 소문만이 무성히 돌 뿐 이렇다 한 진전은 없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망상이다.
어느 도적단이 6클래스 이상의 마법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겠는가.
또한 인접 국가들은 테러 사실에 적극 부인하며 알리바이를 증명하려 했다.
자연스레 의혹은 흑마법사에게 집중되어 가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행방은 여전히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기에 조사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조사도 진척이 없는데다가 심지어 프라체가의 불행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화재의 여파로 인해 전염병마저 돈것인지 프라체가의 귀족들마저 앓아눕는 등 이후 지속적인 피해에 신음을 흘려야 했다.
막대한 부를 자랑하던 대귀족가는 큰 타격을 입고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왕비의 부탁과 가주가 직접 친분이 있는 귀족들에게 돈을 빌려 어떻게든 테러의 수습을 하려 했으나 과연 그들은 언제쯤 이 타격의 여파를 씻어 낼 수 있을까.
기존에 그들을 지지하던 세력들도 안타까움의 위로의 몇 마디는 건넸으나 적극 재건을 돕진 않았다.
정체불명의 테러의 손길이 자신들에게도 미칠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만약 프라체가의 원한으로 이뤄진 소행이라면?
이후에도 그들과 얽히면 다음 타깃은 자신들이 될까 염려하고 있다.
이후에도 왕국 내 화제는 프라체가의 테러 소식으로, 한동안 수그러들 기세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아렐에 관한 세상의 주목은 자연스레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영지 파힐리아에는 4클래스정도의 마법사밖에 없다.
그것도 고작 두 명.
나머지는 3클래스 이하.
그 정도 마법사로 테러는 불가능하다.
또한 그 개인의 능력으로는 테러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먼저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이는 마탑의 조사로 인한 보증도 있었기에 신뢰성은 깊었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조사는 이뤄졌지만 용의선상에서 가장 먼저 제외되었다.
그를 의심할 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 * *
테러에 관한 소식을 들은 나는 애써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고생해야 했다.
“테러라…… 세상 참 무섭네.”
무섭다.
너무 무서워서 웃음 참느라 어깨가 떨리는군 그래.
“그러게 말이니. 성까지 전부 타버렸다는데?”
“실제로는 창고까지 전부 털렸데요.”
그걸 턴 게 나라서 잘 알지.
아주 일등석에서 관람했거든요.
그리고 동화 한 푼 안 남겼거든요.
“우와…… 대체 어떤 녀석이 저지른 걸까?”
카니아 누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누나 역시 프라체 가문이 얼마나 철통(줍!) 같은 경비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익히 들은 모양이다.
왕궁에서 지내던 시절에는 그곳에서 파견 온 기사와 겨뤄 본 적도 있고.
그들을 이렇게 철저하게 불태워 버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누나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조심해야겠어.”
누나가 뭔가 진지하게 중얼거리고 있다.
아마 저 테러범이 우리 영지에도 올까 봐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거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왜냐고요?
범인이 저니까요.
설마 제가 제 영지에 불 지르겠어요?
“그러게요. 병사들에게는 주의는 시키도록 할게요.”
그래도 솔직하게 내가 범인이다, 라고 말할 수도 없다.
“저도 그들을 위해서 조금 성금을 보탰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테고요.”
불 지른 장본인이 그곳의 가문을 복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라.
참 가식이 넘쳐서 나 스스로지만 닭살이 돋을 뻔했네.
나지만 참 소름 돋는다.
그걸 또 거기 가주 양반은 직접 내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편지까지 써 보냈단 말이지.
필체가 조금 흐트러진 걸 봐서는 어지간히 분했나 보다.
그래도 받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
특히 왕비, 엘리아 아줌마가 어떤 얼굴을 했을지가 몹시 궁금하다.
지금쯤 이를 갈면서 범인을 쫓아 엉뚱한 곳만 파고 있겠지.
크크크크크크, 꿀맛이군.
“괜찮을까?”
“그들은 걱정 마세요. 그래도 대귀족이니까요. 하루아침에 망하지는 않아요.”
거기에 제일 형님이 왕세로서 존재하는 이상 그들의 권위는 이전보다 약해졌을지 몰라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고, 그들이면 한 20년 정도면 다시 예전과도 비슷한 부를 쌓을 수 있겠지.
크크크크크.
하긴? 그때쯤이면 내가 더 잘나가 있겠지만.
이 차이는 결코 메우기 힘들 거다.
다소 심술 같지만 나를 먼저 건드리려 한 건 그쪽이다.
거기에 그들이 자주 하는 짓이기도 하고.
나는 그들이 하는 방식 그대로 값아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조금 이자를 쳐서 값아 주긴 했지만.
상대가 더럽게 나오면.
나는 그에 몇 배는 더 더럽게 나올 수 있다.
진짜 악마 같은 놈이 어떤 건지 보여 줄 자신도 있다.
‘이걸로 당분간은 내 일에만 집중 할 수 있겠어.’
프라체가는 이제 열심히 테러범 뒤 꽁무니나 쫓아다니라 해라.
적어도 당분간은 그들이 내게 신경을 쓸 여유는 없을 것이다.
남의 영지가 잘되면 배가 아픈 법이다 (1) 왕국 내 테러 사건으로 인해 떠들 썩한 가운데 우리 영지도 다른 일로 막 떠들썩해진 참이었다.
“아렐 님. 지난번에 명령하신 것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오늘도 조용히 내 보좌를 하던 디아가 갑자기 움찔 고개를 돌리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녀의 모습을 본다면 얘 미쳤나, 라고 오해 하겠군.
방금 전 혼잣말은 아무래도 다른 팀의 마법사에게서 올라온 보고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역시나 마법사.
자기네들끼리 보고를 올릴 때도 전 언 마법으로 하는 건가.
요즘에는 기사들이나 다른 부서끼리도 같은 방식으로 연락할 수 있게 끔 소형 통신구를 개발하라 의뢰를 넣은 참이다.
기존 통신구는 일하면서 쓰기에는 조금 크거든.
조만간 마법사끼리가 아니더라도 일정 거리 내에서라면 서로 그 즉시 연락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내가 지난번에 시킨 거라면……
편의상 나는 마법사들은 4개의 팀으로 분류를 해 뒀다.
먼저 숲의 관리와 경계를 맡은 팀.
마도구 관리 팀.
경계 전담 팀.
그렇다면 남은 건.
“마을 부근에 보내신 이들입니다.”
분명 작물 관리와 마을에 발생한 문제들을 도와주게끔 일을 맡긴 이들이다.
“아. 걔들한테서야?”
“예. 그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완성이라……. 내가 그들에게 최근엔 명령한 건 그거밖에 없으니, 그거 겠지?”
“네. 그거입니다.”
…… 그거라고 하니 뭔가 있어 보이는군.
별것 아니다.
내가 명령한 것은 하우스 농법을 이곳에서 구체화시킬 방안.
일명 마나 하우스를 안정화시키고 제대로 구축할 방법을 확립하라고 명령해 놓은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