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30)
제30화
예상보다 흑곰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넓은 숲인데 정작 흑곰의 개체 수는 적은지 도통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이럴 때 추적 스킬이라도 배웠다면 좋았을 텐데.’
몬스터나 사람이 이동한 방향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스킬이 지금 아쉬울 따름이다.
흑곰 (50레벨, 일반)
한참 만에야 발견한 흑곰은 숲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상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녀석은 두 발로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나무를 밀쳐 뿌리째 뽑아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얼핏 보기엔 현실의 곰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일단 놈의 뒤로 접근해 보자.’
기습을 노려 먼저 선제 타격을 하면 못 잡을 리 없다.
이런 판단하에 살금살금 흑곰의 머리 반대 방향으로 접근했다.
그러나 상대는 야생 동물이었고, 하필 바람이 테오가 접근하는 쪽에서 불고 있었다.
“쿠어어!”
테오의 체취를 맡은 흑곰이 몸을 돌리며 포효했다.
‘에잇! 다 와서 들키다니.’
비록 기습에는 실패했어도 두세 걸음이면 검을 휘두를 수 있다.
테오는 검을 든 채로 흑곰을 향해 덤벼들었다.
“더블 슬래쉬!”
2단 공격이 들어가면서 흑곰의 HP가 깎였다.
“쿠어!”
이에 한 발로 반격해 오는 흑곰!
부웅-!
머리를 노리고 날아든 거대한 앞발을 피하며 측면으로 파고든 테오의 검이 흑곰의 옆구리를 벴다.
“크왕!”
이런 테오를 쫓아 몸을 돌리는 흑곰이었다.
하지만 테오는 이미 공격했던 자리에 없었고 어느새 반대편으로 이동해 다음 공격을 펼쳤다.
이런 식으로 철저하게 히트 앤 런(Hit and run) 전법으로 흑곰의 주위를 계속 돌면서 싸운 결과, 단 한 번도 피격되지 않고 처치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흑곰의 고기’를 1개 획득하였습니다.
‘흑곰의 이빨’을 1개 획득하였습니다.
“아니 이 덩치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가 꼴랑 하나뿐이라고.”
기가 막히지만, 게임의 시스템이 그러하니 어쩌겠는가.
퀘스트에서 요구한 고기는 모두 다섯 개.
필요한 수량을 맞추기 위해 네 마리를 더 잡아야 한다.
‘쉬운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어려운데.’
운이 없으면 퀘스트를 실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테오는 서둘렀고 서서히 노을이 질 무렵이 되어서 겨우 모든 재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큰일 났다.”
도저히 제 시간 안에 오두막까지 도착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테오는 보튼이 준 약도를 두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면 절대 시간을 못 맞출 거야. 그렇다면 여기 표시된 길로 갈 수밖에.’
약도에는 현 위치와 오두막 사이를 바로 가로지르는 샛길이 하나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애초 이 길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길 한가운데에 위험을 나타내는 해골 표시가 떡하니 있었기 때문이다.
보튼이 직접 위험하다고 따로 표시한 것을 봐선 여간 위험한 길이 아닐 것이다.
“그냥 퀘스트 실패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목숨을 건 도전이냐.”
애초 목적을 생각하면 목숨을 지키는 게 옳은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은 본래 도전을 통해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던가.
“까짓것 안 죽고 퀘스트를 달성하면 되는 것 아냐.”
테오는 망설임을 버리고 위험이 도사리는 길로 직행했다.
그 길은 아까 지났던 낭떠러지 아래로 지나가는 길이었다.
‘이걸 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테오는 급경사에 장애물이 즐비한 길을 뛰어 내려가며 속으로 이리 생각했다.
안전을 고려하면 천천히 내려오는 게 정석이겠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뛰어서 내려오는 중이다.
낙하 충격으로 5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속도를 내느라 중간에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테오는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경고한 위험이 언제 닥칠지 모르기에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미 위험은 테오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쾅!
“크워어어!”
갑자기 등 뒤의 절벽 일부가 안쪽에서부터 터져 나오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존재가 나타나는 게 아닌가!
록 이터 (110레벨, 일반)
바위 같은 껍질을 가진 거대한 지네 같은 괴수였다.
“헉!”
이런 몬스터의 서식지일 줄이야!
달리는 테오의 발걸음이 더 빨라졌다.
‘더 빨리! 멈추면 끝이다!’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다른 생각 따위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달리는 앞을 가로막는 무수한 장애물들이 시야에 보인다.
“우오오!”
테오는 기합을 내뱉으며 잘도 장애물을 돌파해 나갔다.
하지만 장애물을 덩치로 깔아뭉개는 록 이터는 점점 거리를 좁혀 오고 있었다.
이대로면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뭔가 방법이….’
이때, 테오의 눈에 절벽 비탈에 튀어나온 바윗덩어리가 보였다.
그걸 본 순간, 록 이터의 추격을 따돌릴 방법이 생각났다.
“점핑!”
테오는 스킬을 써서 높게 도약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눈여겨본 바위와 절벽 사이를 향해 검을 겨눴다.
“일점 공격!”
스킬의 힘까지 더해진 일격이 충격을 가하자 절벽에 금이 갔고 이내 바위가 아래로 추락했다.
탓.
이러한 바위를 밟고 재차 도약한 테오는 무사히 반대편에 착지했다.
그에 반해 록 이터는 미처 바위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것과 충돌하고 말았다.
“해치웠나.”
테오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바위가 위아래로 금이 가더니 둘로 쪼개지는가 아닌가.
그 너머로 꿈틀거리는 록 이터의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아니겠지!”
테오는 다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달렸고 간신히 록 이터를 따돌릴 수 있었다.
* * *
“다, 다녀왔습니다.”
“수고했네. 조금만 더 늦었다면 내가 찾으러 가려 했던 참이었는데. 잘 돌아왔네.”
“하하, 네.”
딱 3분을 남긴 시점에서 퀘스트 완료다.
스태미나 바닥은 둘째치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버려 손가락 하나도 까닥할 힘이 남지 않아 재료를 건네자마자 마당에 대자로 누운 상태다.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군. 잠시 쉬게나. 내 곧 저녁을 준비하지.”
보튼은 이렇게 말하고는 오두막 밖에 마련된 화덕에 불을 피우더니, 익숙한 솜씨로 요리를 만들었다.
얼마 뒤, 맛있는 냄새가 누워 있던 테오의 코를 자극했다.
“여기 받게.”
“꿀꺽! 잘 먹겠습니다!”
안 그래도 허기가 지던 차다.
테오는 나무 그릇에 담긴 곰 전골을 허겁지겁 먹었다.
채소의 향이 고기의 잡내를 없애 주고 있고, 고추의 매운맛이 한국인인 테오의 입맛을 만족하게 했다.
‘흑곰 전골 요리’를 포식해 최대 HP가 500 올라갑니다. (지속 시간: 3시간)
‘오오.’
생각보다 좋은 버프를 주는 전골 요리.
테오는 이것을 무려 세 그릇이나 비웠다.
물론 그런다고 버프가 추가되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맛있어서 먹고 또 먹은 것이다.
“참! 잊고 있었네.”
테오는 소환 해제해 뒀던 큐이를 다시 소환했다.
빛과 함께 소환된 큐이는 반갑다는 듯 테오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배고프지. 자, 보석은 아니지만 맛있게 먹으렴.”
“큐우!”
큐이는 테오가 내민 그릇에 담긴 음식을 코로 확인하더니, 이내 맛있게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큐이를 보더니 보튼이 단번에 정체를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호오, 희귀한 환수인 카벙글을 반려동물로 두고 있나. 보통 사람 눈에 띄지 않는 녀석인데 용케 길들였군.”
“아하하.”
사실 뽑기로 뽑았다고 말하면 믿지 못할 테지.
여하튼 큐이도 만족스럽게 포식하였고 금방 테오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미소 지으며 보면서 테오는 속으로 생각했다.
‘앞으로 나도 요리를 자주 해 봐야겠다. 참, 레시피도 가르쳐 달라고 할까.’
테오는 직업 체험 중에 이나 스킬을 배웠던 것처럼 스킬도 직업을 체험하면서 배운 바 있었다.
그렇지만 여태 요리를 직접 해 본 적은 없다.
지금까지는 게임에서의 음식은 공복도를 채우기 위해 먹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리하기 위해서는 요리 도구와 재료, 그리고 음식 레시피를 갖춰야 하는데 그 또한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요리가 주는 버프 효과가 좋은 것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과금 아이템을 쓰지 않고도 그에 상응하는 버프를 얻을 수 있다면, 요리 스킬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그런데 요리에 필요한 도구나 재료는 쉽게 수급이 가능하더라도 레시피가 없으면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그만큼 요리에는 레시피는 필수인데 HP 증가 효과가 있는 ‘흑곰 전골 요리’ 레시피는 특히나 배우고 싶었다.
해서 보튼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괜찮으시다면 요리의 레시피를 알려 주실 수 있으신지?”
“이 요리의 레시피 말인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
보튼은 너무나 쉽게 레시피를 알려 주었다.
‘흑곰 전골 요리’ 레시피를 입수하였습니다.
스킬 하위 목록에 처음으로 레시피가 등록되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받자고 여태 죽을 고생을 한 게 아니지 않은가.
‘보튼의 심부름’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보튼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호감도도 올렸겠다. 이다음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솔직히 기대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리라.
“이방인치고 제법 강단이 있군. 혹시 자네, 레인저의 길을 걸어 볼 생각이 있나?”
떴다!
그것도 무려 특수 직업인 ‘레인저’ 전직 퀘스트가 말이다.
퀘스트: 레인저로의 전직 시험
사람이 살지 않는 산과 황야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곳을 누비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레인저는 늘 목숨을 걸어야만 합니다.
위험과 항상 마주할 담력을 지녔다면, 한번 레인저의 길을 도전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난이도: E
목표: 보튼의 과제를 성공할 것.
보상: 레인저(Ranger)로 전직.
다른 플레이어라면 기꺼워하며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슈퍼 노비스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다 누리지도 못했는데, 다른 직업으로 전직할 수야 없지.’
이런 이유로 이 퀘스트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완전히 포기하기에는 아깝다.
‘내 직업 특성이라면 레인저의 스킬을 제약 없이 쓸 수 있잖아. 그러니 전직 말고 스킬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다른 게임이라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겠지만, 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바다.
테오는 일단 퀘스트를 포기하지 않은 채로 보튼에게 말했다.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은 정말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레인저라는 직업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제 직업에 자부심이 있기에 레인저의 길을 걷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거 안타깝군.”
말은 이렇게 해도 보튼의 표정은 전혀 그런 마음이 담겨 있지 않았다.
어찌어찌 전직 퀘스트를 줄 만큼의 호감도를 올리긴 했어도 꼭 테오를 붙들 만큼은 아닌 모양이다.
그런 보튼에게 테오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제게 기회만 주신다면 레인저의 기술을 꼭 배워 보고 싶습니다.”
“허허! 레인저가 되지 않겠지만, 기술은 배우고 싶다고?”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테오는 보튼 앞에서 오체투지를 선보이며 애원했다.
이러자 보튼이 테오를 손으로 일으켜 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사정하는데 매몰차게 굴 수는 없는 일이겠지.”
“그럼?”
“단! 자네가 충분히 자질을 갖췄는지 테스트를 해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겠네!”
띠딩!
퀘스트: 보튼의 시험 (1)
레인저 중에서도 경험을 오래 쌓은 상급 레인저인 보튼은 레인저 고유의 기술을 다수 갖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그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그가 주는 시험을 통과하십시오.
난이도: D
목표: 보튼의 시험을 통과하기.
보상: 경험치 4,000, 다음 연계 퀘스트 ‘보튼의 시험 (2)’의 도전 자격 획득.
실패 시, 퀘스트 소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