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2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26
83. 시조 마법사의 유물(4)
직박구리 안경에는 서리구릉의 상 세 지도가 담겨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제 작된 것이기에 표시되지 않은 포인 트가 상당히 많았다.
플레이어들은 사냥터와 던전을 위 주로 포인트를 콕콕 집어두었는데,
이곳 어디에서도 시조 마법사의 유 물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즉, 현재 백유설이 찾는 게 최초의 기록이라는 의미.
“이쪽입니다.”
아직 하늘 높이 태양이 떠 있는 희멀건 대낮. 서리구릉 전역을 뒤덮 은 흰색빛 서리 속에서 알록달록한 그들의 복장은 지나치게 눈에 띄어 서 전부 흰색으로 통일하였다.
서리가 내려앉은 숲길을 따라 한참 을 걸어가니, 탁 트인 공간이 나오 며 호수가 나타났다.
아니, 자세히 보니 호수가 아니라 강이었다. 지나치게 폭이 넓어서 호 수로 보였을 뿐.
“이런 추위에 강이 흐르다니……
풀레임이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 이자 늑대수인 한 명이 기쁘다는 듯 설명했다.
“선조의 마법입니다. 사시사철 물 이 얼어붙어 있다 보니, 구릉 전역 에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났거든요. 강을 만들어 구릉 전역에 흐르게 한 뒤 특별한 마법을 걸어서 얼어붙지 않도록 했습니다.”
“오
잠자코 말을 듣던 백유설이 정정했다.
“정확히는 마법이 아니라 화기 속 성의 마정석을 강물 속에 흩뿌려놓 은 거죠. 원래는 강물을 뜨겁게 만 들어서 얼어붙지 않게 만들려고 했 는데, 그건 별로 효과가 없었고 마 정석에서 흘러나온 ‘마력칼륨 제로’ 라는 성분이 강물에 뒤섞여, 어는 점이 낮아진 겁니다.”
“예……r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지 당황한 늑 대수인은 백유설이 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따라서 바라보았다.
“강물 위에 반짝이는 저것들이 그 증
거입니다. 인체에 크게 해롭지는 않습 니다만 오래 마셔서 좋을 건 없어요.”
“그럴 리가. 서리구릉의 모든 수인 이 마시는 물입니다. 그런 이상한 성분이 들어가 있을 리가 없어요.”
“당신은 이곳에 처음 와보는 인간 이면서 그런 걸 어떻게 안답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십시오. 선조 의 지혜를 무시했다가는 저희도 정 말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다른 수인들이 번갈아가며 반박했 으나 백유설은 어깨를 으쓱 올렸다.
“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풀레임은 이 상황이 재미있
었는지 공간 확장 배낭에서 각종 연 금술 도구를 꺼냈다.
“궁금한데, 확인해 볼까요?”
굳이 이런 데에 시간을 쓸 필요는 없었으나 수인족들은 저 인간 남자 의 콧대를 뭉개주고 싶다는 생각에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배를 타고 건너야 하니…… 가는 동안에 해보시죠.”
수인족 한 명이 끌고 온 꽤 커다란 나룻배 위에 탑승한 그들은 풀레임 이 꼼지락거리는 손에 집중하였다.
강물을 떠서 시험관에 넣은 뒤 임 시로 페트리 접시에 옮겨 담은 풀레
임은 화학 연성진을 완성하여 받침 대 위에 올려놓았다.
이 세계에서의 화학 성질 분석은 현미경 같은 최첨단 기술이 없는지 라 모두 연금술로 진행되었다.
우우웅-!!
물방울이 희석되더니 육망성 형태 의 연성진 속 빈 공간으로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흩어진 물방울 아래에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언어가 표시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함유 성분.
“오! 정말로 있다. 마력칼륨. 생각 보다 엄청 높은 비중이야.”
“서, 설마요…….”
수인족들은 연성진을 알아볼 수 없 으니 혹시라도 풀레임이 거짓말을 하면 깜빡 속을 수밖에 없다. 희망 을 담아서 젤리엘을 쳐다보았으나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었네. 저런 성분을 강물에 희석해 놓다니.”
믿었던 아가씨마저 확답을 내리자 수인족들은 자괴감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여태 자신들이 믿어왔던 것 이 부정당한 탓이었다.
“전혀 몰랐습니다…….”
제일 처음 신나게 이야기를 꺼냈던 늑대수인까지 시무룩해져서 귀가 내
려가자 백유설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까지 나를 바닥으로 내리깔 고 싶을까.’
원래는 이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 다. 그런데 수인족들이 은연중에 서 열정리를 하려고 하니, 백유설로서는 확실하게 못을 박아둘 필요가 있었다.
내가 너희보다 낫다고.
‘오히려 반발만 산 것 같지만.’
못을 박으려고 했는데, 상처만 입 히고 빗나가 버렸다. 수인족들은 여 전히 백유설을 믿지 못하고 경계하 는 감정을 띠고 있었으니까.
그나마 적대감이 없어서 가만히 놔
두고는 있었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기회만 있으면, 제대로 해둬 야겠어. 그래도 쓸모는 있는 것 같 으니까 계속 데리고 다녀야겠지.’
수인족들은 나룻배를 이리저리 빙글 빙글 돌면서 몰았다. 육지에서 강을 바라보고 있을 수인족들에게 최대한 식별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양측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간격을 유지하면 수인 족들은 그들을 식별할 수 없고, 거 리가 지나치게 먼 관계로 반대쪽 육 지의 진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여 감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왼쪽 육지에는 푸르랑카 부락이 있습니다. 서리구릉에서 가장 강력 한 늑대수인의 부락이지요.”
“오른쪽 육지는 카라쿨의 영역입니 다. 켄타우로스들이 지배하는 곳인 데 수인족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가까이 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수인족들의 설명을 들으며 느긋하게 배를 타고 있으니 꼭 관광 이라도 온 것 같다.
“저기 끝에 보이시죠? 켄타우로스 들은 시력이 좋아서 저희가 진작에 외지인이라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면 투창
마법이 날아와서 배에 구멍이 날 테 니 조심해야 할 겁니다.”
비록 관광가이드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하나같이 흉흉했지만 말이다.
“저들한테 들켜도 상관없습니까?”
“예……. 켄타우로스들은 수인족들 을 그저 사냥감으로 생각할 뿐이라 서 소통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그저 바깥 세상에서 온 또 다른 사냥감일 뿐이지요. 수인족들에게 저희의 신 분이 노출될 위협은 없을 겁니다.”
“그건 다행이네요.”
그러나 그것은 수인족들의 착각이 었다.
* * *
육지에 상륙한 뒤 다시 호른을 타 고서 한참을 달렸다. 서리구릉은 어 마어마하게 넓은 땅이었기에 며칠을 돌아도 지도에 표시된 포인트를 모 두 확인하기 힘들다고 했다.
백유설이나 풀레임은 며칠 더 학교 를 쉬어도 상관없다지만, 젤리엘에 게는 큰일 날 소리.
하지만 마음대로 서리구릉을 활보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우거진 숲속, 서리가 내려앉은 나 뭇가지 위로 올라간 사자 수인 한 명이 주위를 살펴보더니 어두운 표 정으로 착지했다.
“뭔가 이상합니다.”
“이상하다고요?”
“예. 이 숲을 지나면 사자 수인족 의 부락 라이락스와 치타 수인족의 부락 치도락스가 나옵니다. 워낙 청 각이 좋은 수인족인지라 경계 태세 를 다른 수인에 비해 널널하게 해두 고는 했는데…… 지금은 3배 이상 경계가 삼엄해져 있습니다.”
이쯤되면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
이라고 알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서리구릉에서 무슨 사건이 벌 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백유설은 표정을 찡그리고서 나무 를 타고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어어……!”
설마 인간이 저 정도의 신체 능력 을 보여줄 거란 생각을 못했기에 수 인족들이 당황하는 소리가 스쳐 지 나갔다.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간 백유설은 직박구리 안경을 쓰고서 서리구릉을 한눈에 담았다. 워낙 나무가 우거지
고 눈이 뒤덮여 있어서 모든 장소가 보이지는 않았으나, 무수히 많은 인 기척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 정도는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건 진짜로 뭔가……
그러다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무심코 뒤를 돌아본 백유설 은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뭐야 저것들?”
숲을 헤치며 켄타우로스 수십 마리 가 우르르 달려오는 게 저 멀리 시 야에 들어온다.
게다가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다 면, 그 옆으로 호랑이 수인족들이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는 것.
“쟤들 사이 안 좋다매…….”
서둘러 나무 아래로 뛰어 내려가 수인족들에게 상황을 알리자 그들의 안색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케, 켄타우로스와 호랑이 수인이 협력해서 저희를 추격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진짜야! 발소리가 들려와! 최소 수십 명 이상…… 대체 어째서?”
바닥에 귀를 대고서 소리를 감지하 던 늑대 수인은 아예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떠십니까?”
“……서리구릉의 수인족들은 인간 보다도 더 싫어하는 게 하나 있습니 다. 바로 배반자들입니다. 임무와 사 명을 저버리고 둥지를 떠난 이들은 결코 목이 달린 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당황한 건 오히려 젤리엘 이었다.
“자, 잠깐!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렇게 위험한데 이 임무를 따라오 겠다고 한 건가요?!”
저렇게까지 감정을 격정적으로 내 비치는 젤리엘은 처음 보았기에 백 유설조차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수인족은 오죽하겠는가?
젤리엘이 화를 내는 듯하자 수인족 들은 기가 죽었으나, 그녀는 정말로 그들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내 사람들의 목숨을 위 험에 처하고 싶지 않아요. 정말 그 런 줄 알았으면, 저는 이곳에 당신 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을 거예요.”
그 말에 수인족들은 감동받은 듯이 눈가가 촉촉해졌으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아가씨께서 그러시리란 걸 알았기 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저희도 아가씨의 도움이 되고 싶
었으니까요……
“지금 그런 소리로 넘어갈 때가 아 니잖아요!”
“젤리엘. 진정해. 지금은 이러고 있 을 때가 아니야. 상황을 모면할 방 법을 생각해야 돼.”
켄타우로스의 달리기 속도는 일반 적인 말보다도 훨씬 빨랐다.
도망쳐봐야 의미가 없을뿐더러, 어 차피 앞으로 나아가 봐야 사자 수인 의 영역이다.
나무 위로 숨는 일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이곳 지형에 능통한 그들은 나무껍질의 서리가 벗겨진 것만 봐
도 어디에 숨어 있는지 곧잘 알아차 릴 테니까.
“그렇다면 차라리, 저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어.”
“그게 무슨 소리야?”
“들어보니까, 모든 수인족들은 연 합하고 있다면서? 켄타우로스와는 사이가 안 좋았더랬지만 지금 보니 까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맞습니다. 만약 서리구릉의 커다 란 중대사항을 결정할 때가 되면 모 든 부족이 모여서 부족장끼리 의견 을 규합하지요.”
“오, 그런 제도가 있나? 그거 좋네
요. 이용합시다.”
“이용하자니 무슨…….”
“사기를 치자는 겁니다.”
“예? 사, 사기?”
대뜸 사기를 치자니. 저게 무슨 소 린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수인 족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믿고 의지 하는 아가씨를 바라보았으나, 젤리 엘 역시 자신들과 똑같은 표정으로 백유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라면 뾰족한 수가 있겠지. 믿고 따르겠어.”
“나, 나도. 일단 죽는 건 싫으니까.”
“좋아. 내 말 잘 들어. 사기를 치 려면, 우선 대화를 해야겠지?”
,예.,,
“그렇죠……?”
“그런데 저들이 우리화 대화를 하 려고 할까? 외지인에 배반자까지 있 는데?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대뜸 지 팡이를 겨누지만 않으면 다행이야.”
“그것도 그렇지만…….”
“하지만 저들이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 바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무력화됐을 때
지. 어차피 위험하지 않으니, 마지막 으로 대화 정도는 해볼 거 아니야?”
“어……
“그거 설마……
수인족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백유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붙잡히スト. 저기 호랑이 놈 들한테 붙잡히면 의견 규합이고 뭐 고 즉결처형을 당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많은 수인족에게 붙잡히는 거야. 재판을 위해 모든 수인족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그, 그럼 설마.”
백유설은 호른 위에 올라타고서 말
했다.
“정면으로 달리자. 치타, 사자, 호랑 이, 거기에 더해 켄타우로스까지 모 두가 보는 앞에서 붙잡히면 저들은 자기 마음대로 우리를 손쓸 수 없을 거야. 서리구릉은 그런 곳이니까.”
완전히 미쳐 버린 것 같은 백유설 의 폭탄 발언에 수인족들은 욕을 하 고 싶은 심정을 간신히 참았으나, 또 기이하게도 젤리엘과 풀레임이 납득하며 뒤따르니 아주 미치고 환 장할 노릇이었다.
“아, 아가씨. 정말로 저 미친 소리 를 들을 생각입니까?”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희망을 담아서 젤리엘에게 물었으나, 그녀 는 왠지 모르게 이 위기 속에서도 즐거운 듯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백유설은 언제나 믿어도 좋았 으니까.”
그 말에 하는 수 없이 7인의 수인 족 모두 백유설의 의견을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