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necromancer in a fantasy game RAW novel - Chapter 191
191
“그나저나 본모습으론 돌아갈 수 없는 겁니까?”
─형상 변환 주문은 정신력을 요구하는 지라, 지금은 곧바로 풀 수가···
혀를 찬 토드가 중얼거렸다.
“뭐, 주문이라니 죽으면 풀리겠군요. 다행입니다. 골재 소실은 없을 테니.”
유들유들한 입꼬리와 달리, 사령술사의 눈동자는 가라앉아 있었다. 오랫동안 고여 진녹색 퇴적물들이 침잠한 연못가의 바닥처럼.
그 시선을 목격하고 나서야 아즈트룽엔은 깨달았다.
저자는 자신의 명줄을 두고 교섭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용종으로서 긍지마저 내려놓았음에도.
아즈트룽엔에게 있어 인간들은 그저 자신에게 편의를 제공해주니 살려둘 뿐인, 가축과 다름없는 미물들이라 생각했었다.
하물며 강맹한 투사나 전투 주문에 숙달된 달인 수백 명을 데려오더라도 두렵지 않았다. 티끌들을 모아봐야 자신의 권세에 감히 대적할 수 있겠는가.
그에 비하면 눈앞에 있는 자는 혈색도 옅고, 볼품없이 비쩍 마른 사내였다.
콧김만 불어도 날아갈 것처럼 한없이 나약하고, 위태로운 인간에 불과하다.
그가 자신의 죽음을 바란다.
그러나 항거할 수 없다.
─싫어···. 죽고 싶지 않아. 무섭다고.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요. 당신의 불길에 휩쓸린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아즈트룽엔이 비틀거렸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서서히 치미는 한기에 그녀가 벌벌 떨었다.
─자,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요···!
토드가 피식 웃으며 손짓했다.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나서야 개심했다는 듯 구는 건 피조물이라면 별수 없는 본성일까요? 아무리 드래곤의 연령 개념이 인간과 다르다 하더라도, 흘러가는 시간은 같지 않습니까.”
핏물로 얼룩진 이스라가 드래곤에게 다가섰다. 할버드를 늘어트린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사형집행인이었다.
“300년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요. 여기 널린 이들도 당신과 마찬가지라는 걸 깨닫기엔.”
업이 짙다. 진하다 못해, 피보다 선명한 진홍색이었다. 얼마나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생명을 해쳐온 걸까.
─저는 아둔한 짐승이라 몰랐어요. 부디 사령술사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신다면 남은 생애는 속죄··· 속죄하며 살게요!
그간 유구한 생애를 살아오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타자의 피로 수명을 영위한 존재다. 필멸자들의 처지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영영 알지도 못할 거면서 속죄를 입에 담는 게 가증스러웠다.
순전히 악어의 눈물이다.
토드가 빙긋 웃었다.
“염려 마시길. 어차피 속죄는 당신의 유해가 대신 할 테니까요. 그저 잠이 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드래곤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 아아···!
“감사하라. 어머니께선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깨지 않을 안식을 약속하셨나니. 이제 그 품에 안길지어다.”
자비는 깔끔한 죽음만으로 충분했다.
이스라가 힘껏 도낏자루를 들어 올린 찰나, 드래곤이 목청을 높였다.
─라노···! 살려주거라! 제발, 본녀를 구해다오!
걔 이름이 왜 여기서 나와?
토드가 황급히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 여자와는 무슨 관계입니까.”
이스라가 불만스러운 안광으로 도끼를 거뒀다.
가늘게 숨을 헐떡인 드래곤이 미소를 흘렸다.
─크흐, 니힐다르의 무희는··· 무려 본녀의 정인이란 말이다. 분명, 구하러 올 것이야···.
그러고 보니 유독 여자를 밝히던데.
둘 다 콘라트에게 협조하는 걸 생각해봤을 때 긴밀한 공조가 오갔던 모양이다.
‘설마 드래곤이랑도 얽혔을 거라곤.’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확신 가득한 눈빛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 사소한 이유로 목숨을 구하러 올 인물이 아닐 텐데요.”
체념한 것인지, 죽음의 공포에 기어코 넋을 놓은 건진 몰라도 드래곤이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네놈 따위가 뭘 안다고 지껄이느냐! 분명 우리의 관계가 오래되진 않았더라도, 쿨럭. 우린 진정 우정과 친교로 맺어졌다!
토드가 씨익 웃었다.
“아뇨. 누구보다도 잘 알지요. 제가 아는 암살자는 비열한입니다. 철저히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움직이는데, 뭣하러 위험을 무릅쓸···”
아니.
귓가에 미세하게 소곤대는 소리가 들린다.
영혼 목걸이가 가까워졌다는 징후다.
당연하지만 목걸이에 발이라도 달려서 돌아오는 건 아닐 테고.
‘좀도둑이 제 발로 찾아올 줄이야.’
당장 오감으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목걸이의 속삭임은 선명해지고 있다. 주력기인 은신을 발동한 채 접근하는 게 분명했다.
하수인들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온통 드래곤에게로 시선이 쏠려 있었다.
‘대충 어디 있는진 알 것 같은데.’
토드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르커스에게 명령을 내린다면 당장 해제시킬 순 있다. 은신에서 이어지는 선공권이 암살자의 핵심 기술. 이를 조기에 차단당한다면 기습의 위력은 경감된다. 이제 토드의 하수인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만큼, 수틀리면 달아날 가능성이 크다.
‘···가급적이면 보내주고 싶진 않단 말이지.’
그간 피의 업을 벌어다 준 게 제법 갸륵하다만, 이제 슬슬 영혼 목걸이를 돌려받고 싶은 참이었다. 어차피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장에선 업의 수급도 원활하고.
더군다나 레벨 99의 암살자는 활용처가 무궁무진했다. 요인 암살 외에도 정보 수집, 강자들 간의 교전에서 조커 카드로 예비해둘 여지가 있었다.
어느덧 속삭임이 또렷해졌다. 이제 판단을 내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뺏기긴 했어도, 영혼 목걸이는 여전히 내게 귀속되어 있어. 그것 때문에 라노가 강제로 의식계까지 끌려왔고, 덩달아 대가까지 치르고 있어.’
그럼 여기서 죽으면, 녀석도 그곳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
속삭임은 지척에 이르렀다.
마치 아무런 방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처럼, 무방비함을 가장한다. 상대도 일말의 의심이 남았는지 일정 거리에서 접근하려 들지 않았다.
토드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그럼 들어오게 해주마.’
손을 치켜들자 다시 이스라가 할버드를 치켜든다. 그리고 내리치기 직전.
【토-드!!】
이스라의 안광이 번뜩였다. 그녀는 할버드를 내던지곤, 벼락처럼 허리에 차고 있던 장검을 뽑아 휘둘렀다.
쩌엉!! 콱-!
섬광이 번뜩이고, 토드의 발치에서 스며 나온 신형이 흐릿하게 일렁인다.
눈꺼풀이 깜빡일 찰나.
순간적으로 수차례의 치열한 검격이 오갔다.
뒷걸음질 친 그림자는 토드의 목덜미를 휘감은 채 물러났다.
“제법인데. 호위 기사.”
드래곤의 발톱에도 으스러지지 않았던 투구가 박살 났다. 이스라를 훑어내린 라노는 히죽 웃으며 입술을 훑었다.
“···대공 집안 출신이라는 건 익히 들었는데, 그 무거운 갑옷 속에 그리 반반한 얼굴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지 뭐야.”
비아냥에 이스라의 눈매가 사나워졌다.
【네년···!!】
흉흉한 기세에 라노는 턱밑에 칼날을 들이밀며 엄포를 놓았다.
“아, 아? 거기서 한 걸음이라도 움직이면, 그쪽 주인님 목이 날아갈 텐데?”
거칠게 투구의 파편을 떼어낸 이스라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명예라곤 모르는, 천한 뒷골목 쥐새끼 같으니! 네년만큼은 갈가리 찢어 죽이겠···】
“이래도?”
토드의 목덜미를 타고 옅은 핏줄기가 흐르자 파멸의 기사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연신 장검을 부여잡았다.
다른 하수인들도 라노의 출현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작 토드만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당신이 저 드래곤을 구하러 올 줄은 몰랐군요. 애완동물치곤 좀 크지 않습니까?”
라노는 한숨을 흘리며 대꾸했다.
“어쩌다 보니.”
잔뜩 숨죽이고 있던 아즈트룽엔은 대번에 기세가 돌변했다. 꼬리가 잘려나가지만 않았어도 세차게 흔들어댔을 모양새였다.
─라노! 정녕 그대가 왔구나! 그대가 본녀를 구하러 오리라 믿고 있었노라!
와락 인상을 구긴 라노가 그녀를 쏘아붙였다.
“입 닥쳐. 이 쓸모없는 도마뱀아. 내가 그토록 조심하라고 했는데, 아주 사람 말은 좆으로 알아듣지?”
눈망울을 반짝이던 아즈트룽엔은 급격히 소심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그대 말을 무시한 게 아니다. 단지 방심했을 뿐···.
혀를 찬 라노는 가래침을 뱉으며 뇌까렸다.
“저 녀석은 보내줘. 당장. 안 그러면 사령술사는 죽는다.”
지면을 훑어보니 타액에 검붉은 핏덩이가 섞여 있었다. 은신 상태에서 최초로 가하는 일격은 어마어마한 보정치를 받는데, 이스라는 이를 정면에서 받아낸 거로도 모자라 유효한 타격까지 입힌 것이다.
“흠,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
토드의 딴지에 라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
“드래곤을 살려서 보낼 순 없습니다. 사체로부터 획득할 부산물이 어마어마할 텐데, 사령술사더러 그걸 포기하라니. 어불성설이지요.”
입가를 비튼 라노는 단검에 힘을 주었다.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핏줄기가 선명해진다. 와중에 급소를 피해서 칼날을 얕게 찌르는 솜씨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암살자는 굳은 표정으로 속삭였다.
“너, 진짜 죽고 싶어? 지금 네 처지를 모르는 것 같은데, 네 명줄을 쥐고 있는 건 나야.”
그녀의 목에 걸린 줄이 들썩인다.
가죽조끼 너머로 희미한 아지랑이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영혼 목걸이는 소유자의 업과 페널티를 대가로 부활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착용자는 별개인데, 소유권은 그대로라면.
더욱이 영혼은 같은 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명의 상태에선, 영혼 목걸이의 메커니즘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까?
토드가 어깨를 들썩였다.
“일부러 각을 내어준 거라곤, 정말 생각 못 해보셨습니까?”
소곤소곤. 가느다랗게 윙윙대고. 갓 태어난 구더기처럼 숨죽여 사각거린다.
입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별개의 케트로 나뉜 것들. 마땅히 바는 다르며, 렌 또한 제각각이나.
종래엔 하나의 카로 묶여 다시 일어나리라.
또렷한 전언에 토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면 라노에겐 그저 불쾌한 이명에 지나지 않았는지, 이를 갈아붙였다.
“개소리···하지 마. 줄창 인형들 뒤에만 숨어있던 새끼 주제, 모가지 걸고 줄타기를 하겠다고? 내 앞에서?”
카는 하나.
“이 씨발, 그리고 뭔 개 짓거리를 했는진 몰라도··· 이, 주문인지. 저 거지 같은 넋두리 안 끄면 진짜 고통스럽게 뒤질 줄 알아. 칼날에 독을 발라놨거든? 해독제는 내가 아는 곳에 있으니, 알아서 처신하는 게 좋을걸.”
토드가 빙긋 웃었다.
“잘됐군요. 어쩐지 목덜미가 화끈거리더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다시 태어나면 되겠습니다.”
독이고 뭐고, 큰 결심 하면 그만이야.
대뜸 토드는 목걸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 어?!”
돌연 가슴팍에 손을 뻗으니 기겁한 라노가 단검을 찔러넣었다.
두부 썰듯이 쑥 들어간 칼날에 토드의 머리가 축 늘어졌다.
설마 이렇게 맥없이 죽으리라곤 예상 못 했는지, 라노가 허망한 듯 중얼거렸다.
“아, 씨발. 좆됐네.”
돌연 발밑이 얼어붙었다. 안구마저 말라붙는 한기가 엄습하고, 초록빛 섬광이 엄습했던 것 같다.
라노의 머리가 바닥을 뒹굴었다.
누군가 격하게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주변이 온통 물에 잠긴 것처럼 먹먹해졌다.
물보다는 기름처럼 무거운 유체에 깊이 빠진 느낌이다.
‘이, 이렇게 끝이라고? 지랄한ㄷ···’
암살자의 의식은 거기서 차단기 내리듯, 급작스럽게 암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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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라.
“캬학?! 학, 카학!”
숨 막히는 비명을 토해낸 라노는 연신 자신의 목덜미를 부여잡곤 기침했다. 좀 전의 소름 끼치는 감각이 생생했다.
‘부, 분명 목이 날아갔는데.’
눈꺼풀을 파르르 떤 암살자는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어째 땅바닥이 따뜻하다. 게다가 스펀지를 만지는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이 극도로 불쾌했다.
손을 떼어보니 지독한 쇠비린내가 진동한다.
‘아냐. 이건···.’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 판단력이 흐트러졌지만, 그녀의 감각이 오래전 익숙해진 냄새였다.
라노는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여긴 뭐야.”
끝없는 계곡이었다. 장중한 육벽이 기둥처럼 양옆에 서 있고, 그 아래로 핏물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로 흐르고 있었다.
땅은 살아있는 것처럼 펄떡대고, 꼭대기는 보이지도 않는 데다가, 출처가 어딘지도 모를 희미한 광원이 사방을 비추고 있는 기분 나쁜 세상.
“···씨발. 진짜 지옥인가.”
자신의 행보를 돌아보면 이런 곳에 떨어져도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돌연 누군가가 피웅덩이에서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여긴 지옥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고성소에 해당하는 곳이죠.”
태연히 핏물에 절은 머리카락을 말리는 토드의 모습에 라노가 턱뼈를 부딪쳤다.
“이, 이 새끼. 네가 왜 여기 있어.”
토드는 히죽 웃으며 답했다.
“그야, 동시에 죽었으니 같은 순번으로 도착한 거겠죠.”
여긴 사실 부활을 앞두고 의식을 재구성하는 공간이다. 육체완 별개로, 타격을 입은 정신도 수복이 필요하다. 당연히 물질계와는 별개의 시간 개념이 적용되는 곳.
물론 이곳에 대한 정보는 은폐해둔 채, 토드는 느긋하게 협상을 할 작정이었다.
“하나만 물어봅시다. 드래곤은 당신더러 정인이라던데, 구하러 올 정도였습니까?”
“그 녀석이 그렇게 떠들든? 헛소리야. 전략적 가치 때문에 나섰을 뿐.”
“흠··· 주문으로 취한 모습을 감안해보면 당신의 별난 기호에 들어맞을 법도 하던데요.”
울컥한 라노가 항변했다.
“씨발, 별난 기호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취향이라고. 내 본분은 남자야!”
“그런 것치곤 너무 왕성하게 즐기시고 다니는 게 아닙니까?”
생각해보니 이 몸에 갇힌 원흉도 저놈이지 않던가. 대체 이 게임 같은 하드코어 RPG에서 룩딸을 고려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또라이가 어디 있다고.
억하심정이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빠각!!
대번에 토드의 골통을 후려갈긴 라노는 맨주먹으로 그의 두개골을 으스러트렸다.
바닥에 주저앉은 라노는 멍하니 이 기묘한 세상의 경관을 응시했다.
‘그래서 이제 난 뭘 해야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자력으로 빠져나갈 만한 공간이 아니다. 기감을 퍼뜨려봐도 일정 간격으로 동일한 공간이 되풀이되는 곳이었다.
꼼짝없이 여기 갇혔다.
부글부글···!
돌연 옆쪽의 웅덩이가 끓어오르더니, 토드가 다시 일어섰다. 머리가 으깨진 채 널브러진 시신은 그대로였다.
“뭐, 뭔···”
“고성소에선 누구도 죽지 않습니다. 여긴 머물러 가는 곳이니까요.”
귀신 보듯 토드를 바라보던 라노는 인상을 구겼다.
“머물러 가는 곳이라고? 그럼 언제 나갈 수 있는데?!”
언뜻 토드의 입가에 불길한 미소가 걸렸다.
“글쎄요. 반나절, 혹은 영원히 머무를지도 모르죠. 당신이 마음먹는 바에 따라서요.”
토드가 손짓하자, 바닥에서 뼈로 만들어진 탁자와 의자들이 솟구쳤다.
“이번 기회에 한 번 느긋하게 교류의 장이나 열어봅시다. 라노.”
먼저 의자에 착석한 토드는 탁자를 탁탁 두드렸다.
“같은 멀티방에 참가한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로서요.”